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있는 Zoo Miami에서 태어난 아기 남부털코웜뱃(Southern hairy-nosed wombat)이 어미의 주머니에서 나와 바깥세상을 조금씩 경험하기 시작했다. 작은 몸으로 어미 곁을 오가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웜뱃의 독특한 성장 과정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Zoo Miami는 10일 공식 X 계정을 통해 ‘Wombat Wednesday’라는 이름으로 암컷 웜뱃 아델레이드(Adelaide)와 새끼의 모습을 공개했다. 사진 속 새끼는 어미와 마주 선 채 조심스럽게 주변을 살피고 있으며, 이제 막 어미의 보호 공간을 벗어나 새로운 환경을 익혀가는 모습이다.
이번 출생은 Zoo Miami에서 남부털코웜뱃의 번식이 처음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새끼는 지난 1월 19일 아델레이드와 수컷 고든(Gordon)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델레이드는 일리노이주의 브룩필드 동물원에서, 고든은 로스앤젤레스 동물원에서 각각 Zoo Miami로 이동해 번식 프로그램에 참여한 개체다.
웜뱃의 성장 과정은 다른 포유류와는 사뭇 다르다. 임신 기간은 약 3주 정도로 짧으며, 새끼는 태어난 직후 어미의 주머니로 들어가 본격적인 성장을 이어간다. 이후 상당 기간 주머니 안에서 생활하다가 생후 6~8개월 무렵부터 주머니 밖으로 몸을 내밀거나 주변을 탐색하기 시작한다.
웜뱃의 주머니 역시 생활환경에 맞게 발달한 특징을 지닌다. 주머니 입구가 뒤쪽을 향하고 있어 땅을 파고 굴을 만드는 과정에서 흙이나 돌, 식물 조각 등이 주머니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지하 굴에서 생활하는 웜뱃에게 적합한 구조인 셈이다.
새끼가 주머니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고 해서 곧바로 어미와 완전히 떨어져 생활하는 것은 아니다. 어린 웜뱃은 한동안 어미와 가까운 곳에서 움직이며 주변 환경을 익히고 독립적인 생활을 준비한다. 이번에 공개된 사진에서도 새끼가 어미에게 가까이 다가가 서로를 확인하는 듯한 모습이 포착됐다.
남부털코웜뱃은 호주 남부 지역에 주로 서식하는 유대류다. 건조하거나 반건조한 초원과 말리(Mallee) 지역 등의 환경에서 살아가며, 강한 앞다리와 발톱을 이용해 땅을 파고 지하 굴을 만들어 생활한다. 풀과 사초류 등 식물을 주로 먹는 초식동물이다.
낮 동안에는 굴 안에서 머무르는 경우가 많으며, 기온이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저녁이나 밤에 활동하는 습성을 보인다. 지하 굴은 뜨거운 외부 환경을 피하면서 비교적 안정적인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중요한 생활공간이다.
번식 역시 환경 조건의 영향을 받는다. 남부털코웜뱃은 먹이가 충분한 시기에 번식 활동이 활발해지는 경향이 있으며, 강수량이 적어 식물이 충분히 자라지 못하면 번식이 제한될 수 있다. 결국 비와 식생의 변화가 웜뱃의 먹이뿐 아니라 번식과 개체군 유지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Zoo Miami는 다양한 호주 동물들을 사육하며 생태 교육과 야생동물 보전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남부털코웜뱃의 번식 성공 역시 동물원에서의 개체 관리와 번식 프로그램이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특히 어린 웜뱃이 어미의 주머니에서 나와 처음으로 바깥세상을 탐색하는 과정은 유대류가 생명을 이어가는 독특한 방식을 보여준다. 태어날 때는 어미의 주머니에 의존했던 작은 생명이 시간이 지나면서 스스로 주변을 살피고 움직이는 모습은 야생동물의 성장 과정을 가까이에서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Zoo Miami가 공개한 아델레이드와 새끼의 모습은 단순한 동물원의 일상을 넘어 한 생명이 보호받는 단계에서 독립을 준비하는 과정까지 자연스럽게 담아냈다. 어미 곁에서 시작된 작은 움직임이 앞으로 새로운 환경을 살아갈 웜뱃의 첫걸음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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