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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연구원, 고속도로 활용 ‘에너지 고속도로’ 제안…반도체·AI 전력수요 대응

  • 권민정 기자
  • 입력 2026.09.03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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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내 840km 고속도로 활용해 송배전망·태양광·ESS 연계 구상
  • “송전망 건설기간 단축하고 주민참여형 모델로 수용성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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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연구원, 고속도로 활용 ‘에너지 고속도로’ 제안 [사진=경기연구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로 경기도의 전력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기존 고속도로 인프라를 활용해 송전망과 재생에너지 설비를 구축하는 ‘에너지 고속도로’ 구상이 제시됐다.

 

경기연구원은 최근 연구보고서 ‘반도체 시대의 전력난, 고속도로 위에서 답을 찾다’를 통해 도내 약 840km의 고속도로를 전력 인프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 경기도의 연간 전력 사용량은 약 28만5,000GWh로 현재의 두 배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경기 남부를 중심으로 반도체 생산시설과 AI 데이터센터가 확대되면서 발전설비 확충뿐 아니라 생산된 전력을 필요한 지역까지 보내는 송전망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연구원은 신규 송전탑과 송전선로 건설이 주민 수용성과 토지 보상 문제 등으로 장기간 소요되는 만큼, 이미 국가가 확보한 고속도로 부지를 활용해 지하 송배전관로를 설치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연구원은 시화·화옹·평택호 등 서해안 간척지에서 생산될 약 3GW 규모의 태양광 전력을 경기 남부 산업지역으로 공급하는 경로로 서해안고속도로와 평택시흥고속도로 등을 활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방식이 적용될 경우 신규 송전선로 건설기간을 기존 평균 약 13년보다 5~7년 이상 줄일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연구원의 설명이다. 다만 실제 사업기간은 인허가와 기술 검토, 관계기관 협의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고속도로 유휴부지에 태양광·ESS 설치 제안


고속도로 자체를 재생에너지 생산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경기연구원은 고속도로 비탈면과 성토부, 방음벽 등 유휴공간을 활용하면 약 588MW 규모의 태양광 설비를 설치할 수 있으며, 연간 약 773GWh의 전력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했다.

 

휴게소와 나들목 등 주요 거점에는 4MW급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설치해 낮 동안 생산한 태양광 전력을 저장했다가 전력수요가 높은 시간대에 공급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연구원은 이를 통해 기존 배전선로가 수용할 수 있는 태양광 전력 규모를 14MW에서 18MW까지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주민 투자·배당 연계한 상생형 모델

 

주민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주민참여형 사업모델도 제시됐다.

 

도민이나 지역 주민이 사업비의 4% 이상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참여하고 발전수익의 일부를 배당받도록 해, 재생에너지 시설에 대한 주민의 이해관계를 사업성과 연계하는 구조다.

 

경기연구원은 주민참여형 사업을 통해 사업부지 확보와 주민 수용성, 지역 이익공유를 함께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경기도와 한국도로공사, 한국전력공사가 참여하는 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경기도가 정책 총괄과 국가 전력망 계획 반영을 맡고, 한국도로공사는 도로 부지와 관로를 제공하며, 한국전력공사는 송전망 구축과 운영을 담당하는 방식이다.

 

1단계 사업으로는 서해안 간척지의 태양광 전력을 연결하는 ‘서화성 집전 피더망’을 우선 추진한 뒤 경부·영동고속도로 등 경기 남부와 전국 고속도로로 확대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김점산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반도체와 AI 산업의 성패는 필요한 전력을 적기에, 그리고 친환경적으로 공급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고속도로를 활용한 에너지망 구축은 주민 갈등과 토지 보상이라는 장벽을 줄일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도와 한국도로공사, 한국전력공사가 참여하는 전담 추진체를 구성해 서화성 시범사업부터 조기에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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