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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로 만든 발레리나의 드레스…폴란드 작은 도시의 광장을 바꾼 공공미술

  • 윤재은 기자
  • 입력 2026.10.28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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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각가 마우고자타 호다코프스카의 ‘프리마 발레리나’, 청동과 물의 조화로 춤의 순간 표현
  • 낡은 상업시설 철거한 자리에 조성된 예술 분수, 도시재생과 지역 관광의 새로운 명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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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란드 포드뎅비체 코시치우슈코 광장에 설치된 ‘프리마 발레리나’ 분수. 조각가 마우고자타 호다코프스카가 제작한 세 명의 청동 발레리나 주변으로 물이 흐르며 발레 의상처럼 펼쳐지는 독특한 장면을 연출한다. [사진=Love Music & Dance 공식 X 영상 캡쳐]

 

청동으로 빚은 발레리나의 몸을 따라 물이 흘러내린다. 허리에서 퍼져 나오는 물줄기는 마치 얇고 투명한 발레 의상처럼 펼쳐지고, 정지된 조각상은 금세 춤을 추는 듯한 생동감을 얻는다. 단단한 금속과 끊임없이 움직이는 물이 만나 하나의 공연 장면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폴란드 중부의 작은 도시 포드뎅비체(Poddębice)에 설치된 공공미술 작품 ‘프리마 발레리나(Prima Balerina)’가 독특한 조형미로 관심을 끌고 있다. 28일 소셜미디어 X의 예술 콘텐츠 계정 ‘Love Music & Dance’에도 작품 영상과 함께 제작 배경이 소개됐다.


프리마 발레리나는 포드뎅비체 도심의 코시치우슈코 광장(Plac Kościuszki)에 자리한 분수 조각이다. 2024년 8월 3일 공개된 이 작품은 높이 약 2m의 청동 발레리나 세 명으로 구성돼 있다. 서로 다른 춤 동작을 취한 인물들의 주변으로 물이 흐르면서 조각과 분수가 하나의 작품을 이룬다.


작품을 제작한 인물은 폴란드 출신 조각가 마우고자타 호다코프스카(Małgorzata Chodakowska)이다. 현재 독일 드레스덴에서 활동하는 그는 인체의 섬세한 움직임을 표현한 조각에 물을 결합하는 작업으로 알려져 있다.


프리마 발레리나에서도 이러한 특징이 드러난다. 청동 조각은 발레리나의 자세와 신체의 균형을 고정된 형태로 보여주지만, 물은 끊임없이 흐르며 매 순간 다른 모습을 만들어낸다. 특히 허리 주변에서 흘러내리는 물은 발레 의상의 치맛자락을 연상시키며, 무거운 청동에 가벼운 움직임을 더한다.


세 명의 발레리나는 각기 다른 자세를 취하고 있다. 팔을 펼치거나 몸을 기울이는 동작이 서로 연결되면서 마치 하나의 안무가 이어지는 듯한 인상을 준다. 밤에는 조명이 청동의 색감과 물의 흐름을 비춰 낮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 작품이 주목받는 이유는 아름다운 조형미뿐만이 아니다. 분수가 들어선 장소에는 과거 도시 경관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던 상업시설 '한들로비에츠(Handlowiec)'가 있었다. 해당 건물은 2022년 철거됐고, 이후 시 당국은 이 공간을 주민과 방문객이 머물 수 있는 광장으로 정비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새롭게 조성된 공간에는 발레리나 분수와 함께 벤치, 휴식시설, 자전거 거치대 등이 마련됐다. 단순히 조각상을 설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들이 산책하고 쉬어 갈 수 있는 공공공간으로 바꾼 것이다.


폴란드 현지 언론에 따르면 분수의 공식 개장일인 2024년 8월 3일에는 주민과 관광객들이 광장을 찾았으며, 지역 문화행사와 공연도 함께 열렸다. 당시 포드뎅비체 시장 피오트르 셍치코프스키(Piotr Sęczkowski)는 분수 설치가 도심 정비사업의 중요한 단계라고 설명하며 새로운 지역 명소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작품은 공개 이후 지역의 관광 콘텐츠로도 활용되고 있다. 현지 언론은 개장 1주년을 맞은 2025년 보도에서 프리마 발레리나가 도시 중심부의 모습을 바꾸고 관광객의 관심을 끄는 장소로 자리 잡았다고 전했다.


포드뎅비체의 사례는 공공미술이 도시 공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보여준다. 기존 건물을 철거한 자리에 단순한 녹지나 시설물을 조성하는 대신 예술작품을 중심으로 휴식 공간을 마련하면서 시민들의 일상과 관광 활동을 연결했다.


특히 분수는 별도의 전시관에 들어가지 않아도 누구나 일상 속에서 감상할 수 있는 예술작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작품을 보기 위해 광장을 찾는 방문객뿐 아니라 주변을 오가는 주민들도 자연스럽게 예술을 접할 수 있다.


다만 공공미술을 활용한 도시재생의 성과를 평가하려면 관광객 증가뿐 아니라 시설 유지관리 비용, 주민들의 이용 만족도, 주변 상권에 미치는 영향 등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분수와 같은 수경시설은 지속적인 물 관리와 에너지 사용이 필요한 만큼 장기적인 운영 방식도 중요하다.


프리마 발레리나는 청동이라는 단단한 재료와 물이라는 유동적인 요소를 결합해 춤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작품이다. 동시에 낡은 상업시설이 있던 자리를 사람들이 모이고 머무는 공간으로 바꾸면서 공공미술이 도시의 풍경과 일상에 새로운 의미를 더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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