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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왜 그토록 골프를 사랑할까…김경민 작가가 담아낸 ‘그날의 여운’

  • 권민정 기자
  • 입력 2026.10.25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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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코어카드에 기록되지 않는 즐거움, 골프가 남기는 특별한 순간을 예술로 표현한 김경민 작가
  • 승부보다 오래 남는 사람과 추억, 골프를 통해 바라본 일상의 행복과 관계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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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GFS100 갤러리에서 만나는 김경민 작가의 Golf 12 "the Day_그날의 여운" 작품들 [사진=ESG코리아뉴스]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열정은 때로 놀랍다. 평소에는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조차 힘들어하면서 골프 약속이 있는 날이면 새벽부터 부지런히 움직인다. 몇 시간씩 차를 타고 이동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작은 공 하나를 홀컵에 넣기 위해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을 들이고, 마음처럼 되지 않는 샷에 아쉬워하면서도 어느새 다음 라운딩을 기다린다.


생각해 보면 참 묘한 운동이다. 잘 맞은 공 하나에 하루의 기분이 달라지고, 아쉬운 퍼팅 하나가 며칠 동안 머릿속을 맴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골프를 쉽게 놓지 못한다. 골프에는 단순히 공을 잘 치는 것 이상의 즐거움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골프의 어떤 매력에 이토록 빠져드는 것일까. 흥미롭게도 그 질문에 대한 또 하나의 답을 미술 작품에서 발견할 수 있다.


김경민 작가의 ‘Golf 12 〈The Day_그날의 여운〉’은 골프가 남기는 특별한 감정을 조형예술로 풀어낸 작품이다. 승부의 결과보다 그날의 경험과 기억에 시선을 맞추며, 우리가 골프를 즐기는 이유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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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GFS100 갤러리에서 만나는 김경민 작가의 Golf 12 "the Day_그날의 여운" 작품들 [사진=ESG코리아뉴스]

 

승부가 끝난 자리, 그날의 여운이 머물다


김경민 작가가 MGFS100 갤러리와 함께 선보인 ‘Golf 12 〈The Day_그날의 여운〉’은 골프의 극적인 순간을 조금 다른 시선에서 바라본다.


홀인원에 성공하거나 오랫동안 바라던 스코어를 달성했을 때 사람들은 대개 환호한다. 그러나 김 작가가 주목한 것은 그 환호가 지나간 다음의 순간이다. 작품 속 인물은 벤치에 앉아 골프채를 내려놓고 그날의 공기와 바람을 느끼며 잠시 여유를 즐긴다.


치열했던 승부가 끝난 자리에는 성취의 기쁨과 함께 잔잔한 감정이 남는다. 그날의 풍경과 함께했던 사람들, 긴장과 설렘이 교차했던 순간들이 마음속에 머무는 시간이다.


골프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제일까. 멋진 샷으로 버디를 기록했을 때일 수도 있고, 오랜 노력 끝에 목표했던 스코어를 달성했을 때일 수도 있다. 하지만 라운딩을 마친 뒤 동반자들과 그날의 이야기를 나누며 웃는 시간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누군가는 멋진 샷을 자랑하고, 누군가는 아쉬웠던 실수를 떠올린다. 잘 친 공은 좋은 추억이 되고,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간 공은 오래도록 웃음거리가 된다. 시간이 지나면 정확한 스코어는 잊어도 그날 함께 웃었던 장면은 또렷하게 기억되곤 한다.


김경민 작가의 작품은 이처럼 골프가 끝난 뒤에도 마음에 남아 있는 감정을 담아낸다. 골프의 즐거움이 반드시 승리나 기록에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조용히 이야기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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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GFS100 갤러리에서 만나는 김경민 작가의 Golf 12 "the Day_그날의 여운" 작품들 [사진=ESG코리아뉴스]

 

한국인이 골프를 좋아하는 이유


한국인의 골프 사랑은 숫자로도 확인된다. 대한골프협회가 발표한 ‘2023 한국골프지표’에 따르면 2023년 국내 골프 활동 참가자는 약 624만 명으로 추산됐다. 20세 이상 인구의 16.9%에 해당하는 규모다.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크게 성장했던 골프 시장은 이후 다소 조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골프를 즐기고 있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 조사에 따르면 2025년 전국 골프장 연간 이용객은 약 4,641만 명으로 집계됐다. 중복 방문을 포함한 수치지만 골프가 국내에서 얼마나 대중적인 여가활동으로 자리 잡았는지 보여준다.


한국인들이 골프를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끊임없이 새로운 목표에 도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공을 제대로 맞히는 것만으로도 기쁘지만, 어느 정도 실력이 늘면 100타를 깨고 싶어진다. 90타를 기록하면 80타에 도전하고, 목표를 이루고 나면 또 다른 목표가 생긴다.


그렇다고 노력한 만큼 결과가 따라오는 것도 아니다. 연습장에서는 그렇게 잘 맞던 드라이버가 필드에만 나가면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기도 한다. 완벽하다고 생각한 퍼팅이 홀컵을 살짝 비껴가는 순간에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그럼에도 골퍼들은 다음 라운딩을 기대한다. 지난번의 아쉬움을 만회하고 싶기도 하고, 어쩌다 한 번 나왔던 멋진 샷의 짜릿함을 다시 느끼고 싶기 때문이다. 잘될 듯하면서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골프의 특성이 오히려 도전하는 즐거움을 만들어낸다.


또 하나의 매력은 사람과의 관계에 있다. 골프는 몇 시간 동안 같은 공간에서 함께 걷고 대화를 나누는 운동이다. 일상에서는 바쁘다는 이유로 만나기 어려웠던 친구들과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고, 비즈니스 관계에서도 업무를 벗어나 서로의 생각과 성격을 알아가는 기회가 된다.


물론 모든 사람이 같은 이유로 골프를 즐기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운동이고, 누군가에게는 휴식이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즐거움이다. 자연 속에서 보내는 시간 자체가 좋아 골프장을 찾는 사람도 있다.


골프가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는 이처럼 한 가지 운동 안에 다양한 즐거움이 담겨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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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GFS100 갤러리에서 만나는 김경민 작가의 Golf 12 "the Day_그날의 여운" 작품들 [사진=ESG코리아뉴스]

 

김경민의 작품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다


김경민 작가의 작품 세계를 살펴보면 ‘그날의 여운’이 전하려는 이야기를 조금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김 작가는 일상 속 사람들의 모습과 관계를 따뜻하면서도 유쾌한 조형언어로 표현해 왔다. 인간과 가족, 일상의 소소한 순간들은 그의 작품에서 꾸준히 등장하는 소재다. 친근한 인물의 표정과 동작을 통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을 자연스럽게 끌어낸다.


골프를 소재로 한 작품에서도 이러한 특징이 드러난다. 김 작가는 골프의 기술이나 경기 장면을 사실적으로 재현하기보다 그 안에서 느낄 수 있는 인간의 감정에 관심을 기울인다. 골퍼의 자신감과 기대, 긴장과 기쁨, 때로는 익살스러운 모습까지 작품 속에 담아낸다.


2022년 MGFS100에서 ‘Golf & Art’ 전시를 선보이는 등 골프를 예술의 소재로 다뤄온 김 작가는 골프 트로피 시리즈에서도 특유의 인간적인 시선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선보인 ‘Golf 11 〈Delicate Moment〉’가 절묘한 샷을 성공시켰다고 확신하는 순간의 자신감과 여유를 표현했다면, 이번 ‘Golf 12 〈The Day_그날의 여운〉’은 성취의 순간이 지나간 뒤의 감정에 초점을 맞춘다.


두 작품은 서로 다른 순간을 담고 있지만, 골프를 즐기는 사람의 마음을 표현한다는 점에서 맞닿아 있다. 골프라는 운동을 통해 인간의 다양한 표정과 감정을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그날의 여운’은 골프 트로피에 대한 생각도 새롭게 한다. 트로피는 일반적으로 우승이나 좋은 기록을 기념하는 상징물이다. 그러나 김 작가의 작품에서는 그날의 성취뿐 아니라 함께한 시간과 사람들에 대한 기억까지 담아내는 매개체가 된다.


좋은 기록을 남긴 하루도 특별하지만,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 하루 역시 충분히 기념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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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GFS100 갤러리에서 만나는 김경민 작가의 Golf 12 "the Day_그날의 여운" 작품들 [사진=ESG코리아뉴스]

 

스코어카드에는 남지 않는 것들


골프는 숫자로 결과를 확인하는 운동이다. 몇 타를 쳤는지, 버디를 몇 개 기록했는지, 목표했던 스코어를 달성했는지가 중요하다. 하지만 라운딩을 마친 뒤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것은 꼭 숫자만은 아니다.


이른 아침 안개가 걷히던 페어웨이의 풍경, 멋진 샷에 함께 박수를 보내던 순간, 뜻밖의 실수에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던 장면도 그날의 기억을 채운다.


김경민 작가의 ‘The Day_그날의 여운’은 이러한 순간들을 떠올리게 한다. 작품 속 인물이 잠시 골프채를 내려놓고 휴식을 취하는 모습은 바쁜 일상 속에서 우리가 놓치기 쉬운 여유와 행복의 의미를 생각하게 만든다.


어쩌면 골프가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더 좋은 기록을 향한 도전도 즐겁지만, 그 과정에서 사람들과 나누는 시간과 감정 또한 소중하기 때문이다.


골프를 치는 동안에는 공을 얼마나 멀리 보낼지 고민하지만, 정작 라운딩이 끝난 뒤에는 가까이에서 함께했던 사람들이 기억에 남는다. 멋진 스코어는 자랑거리가 되지만, 좋은 동반자는 다음 만남을 기다리게 한다.


김경민 작가는 그 소중한 순간을 ‘그날의 여운’이라는 이름으로 붙잡아 두었다. 골프의 성취를 기념하면서도 그 안에 담긴 사람과 시간의 가치를 함께 바라보게 하는 작품이다.


골프는 18홀을 마치면 끝나지만, 그날의 즐거움까지 함께 끝나는 것은 아니다. 함께한 사람들과 나눈 웃음과 이야기는 시간이 흐른 뒤에도 문득 떠오른다.


어쩌면 우리가 골프를 좋아하는 진짜 이유는 좋은 스코어를 남기기 위해서만은 아닐 것이다. 다시 떠올리고 싶은 하루, 그리고 그 하루를 함께할 사람들이 있기 때문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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