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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경제난과 정치적 불만 속 전 세대가 참여하는 시위... 팔레비 왕세자는 향수가 아닌 변화의 상징으로 부상

  • 윤재은 기자
  • 입력 2026.01.12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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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스민 조이스(Jasmine Joyce)가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Jasmine Joyce facebook]

 

최근 이란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는 단순한 경제적 불만을 넘어 체제 전반에 대한 불신과 저항의 성격을 띠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시위는 처음에는 심각한 물가 상승과 생활고 그리고 통화 가치 폭락 등 시민들의 생계 문제에서 촉발됐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 요구는 점차 정부와 신정 체제 전체를 향한 정치적 목소리로 번져갔다. 수도 테헤란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 “변화를 원한다”고 외치며 상점과 시장을 닫는 전국적 파업까지 이어졌다.


당국은 시위의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적인 인터넷과 통신 차단을 단행했지만 유혈 진압에도 불구하고 시위는 줄어들지 않았다. 국제 인권단체와 외신들은 사망자가 최소 500명을 넘어섰다고 보도했으며 일부 추정에서는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평범한 시민과 대학생, 상점 주인, 청년들이 거리로 나와 “독재자에게 죽음을”과 같은 구호를 외치며 충돌하는 모습은 이번 시위가 단순한 항의가 아닌 전 세대적 참여를 특징으로 하는 사회적 사건임을 보여준다. 수도 테헤란에서 머리에 총격을 맞아 숨진 20대 학생의 사례는 젊은 세대가 이번 운동의 중심에 서 있음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한편, 페이스북을 통해 이란 시위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호소한 재스민 조이스(Jasmine Joyce)는 “저는 인권에 관심 있는 전 세계 모든 분들께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 달라고 호소합니다. 이란에 대해 이야기해 주세요. 이란은 언론의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이란 국민이 홀로 싸우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녀는 이어 “이 운동은 2025년 12월 28일부터 시작되어 이제 혁명으로 발전했습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가 맨손으로 싸우고 있으며, 47년 동안 온 나라를 인질로 잡고 있던 이슬람 정권에 맞서 싸우고 있습니다. 이란 국민은 조국과 자유를 되찾기를 원합니다. 최소한 할 수 있는 일은 이 소식을 전하는 것입니다. 그들의 목소리가 되어주세요.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세요”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시위를 내부 질서를 위협하는 폭력적 행동으로 규정하며 보안군과 혁명수비대를 투입해 강경 진압을 이어가고 있다. 최고 지도자와 정권 당국자들은 안보를 우선시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해외에서는 이를 “학살”로 규정하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군사적 개입 가능성까지 논의되고 있으며, 문화계와 해외 이란 예술인들은 인터넷 차단과 폭력적 진압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국제적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이런 격변의 순간에 과거의 상징인 팔레비 왕세자의 이름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1979년 혁명으로 사라진 왕조의 상속자인 그는 실제 통치자가 된 적은 없지만, 현재 체제에 대한 근본적 비판과 대안 모색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혁명 당시 호메이니는 왕정을 무너뜨리며 부패와 외세 의존을 끝내겠다고 약속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혁명은 신정체제로 굳어지고 현실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지금의 젊은 세대는 혁명과 신정 체제의 신성성을 의심하며 새로운 정치적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왕세자는 실제 통치자로서의 역할보다, 지금의 체제를 거부하고 다른 길을 상상하려는 목소리를 상징하는 인물로 부각된다. 그는 단순히 왕정 복귀의 상징이 아니라 변화의 방향성과 현재 체제에 대한 질문을 나타내는 이름이 되었다.


 

이란 사회는 지금 역사적 전환점에 서 있다. 과거 혁명의 기억과 현재의 갈등이 뒤엉킨 시점에서 팔레비 왕세자의 이름이 다시 불리는 현상은 과거를 향한 향수라기보다 미래를 모색하는 시민들의 질문이자 사회적 긴장의 한 표현이다. 재스민 조이스의 호소처럼 지금 이란 국민의 목소리를 세계가 주목하고 알리는 일만이 그들의 싸움에 작은 힘이 될 수 있다. 경제적 압박, 정치적 불만, 그리고 체제 전반에 대한 회의가 결합된 지금의 시위는 이란 사회가 더 이상 단일한 목소리로 현재를 설명하지 않는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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