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억 원대 대여금 반환 소송에 불공정 계약·공공과 민간의 손실 분담 문제 제기
- 서울시 “법령과 약정에 따른 정당한 채권 관리”, 11월 26일 재판 앞두고 책임 공방
서울시 사회투자기금의 미회수 대여금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공공 정책금융의 책임과 위험 분담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사회적경제기업에 자금을 공급해 온 민간 수행기관과 대표 개인이 대출 미회수에 따른 책임을 어디까지 부담해야 하는지를 놓고 서울시와 사회적금융단체가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국사회연대경제 사회적금융위원회는 지난 27일 성명을 발표하고 서울시가 한국사회혁신금융과 이상진 대표를 상대로 진행 중인 10억 원대 대여금 반환 소송을 중단하고, 공공과 민간이 책임을 분담하는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위원회는 이번 사안이 단순한 채권 회수 문제가 아니라 공공 정책금융의 계약 구조와 손실 분담 체계에서 비롯된 문제라고 주장했다. 반면 서울시는 수행기관이 사전에 공개된 대여조건을 확인하고 사업에 참여했으며, 관련 법령과 약정에 따라 채권을 관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사회투자기금은 2012년 제도권 금융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 자활기업, 소셜벤처 등에 자금을 공급하기 위해 출범했다. 민간 수행기관들은 서울시로부터 무이자로 자금을 조달하고 자체 자금을 더해 연 3% 이내의 금리로 현장 기업에 대출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 과정에서 대출 대상 발굴과 심사, 사후관리, 회수 업무도 담당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한국사회혁신금융은 전체 10건의 대출 가운데 5건, 총 29억 5천만 원을 정상 상환했다. 서울시는 2025년 5월 만기 채권이 상환되지 않은 데 이어 다른 대여금에서도 분할상환금과 이자 연체가 발생해 약정에 따라 기한의 이익이 상실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위원회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사회적경제기업의 대출 상환 여건이 악화된 점과 공공사업의 위험 분담 구조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위원회가 제기한 핵심 쟁점은 민간 수행기관에 집중된 대출 손실 부담이다.
서울시는 수행기관들이 대여조건을 숙지하고 자발적으로 사업에 참여했다는 입장이지만, 위원회는 공공사업의 공모 조건이 민간 참여자가 개별적으로 협상하거나 변경하기 어려운 정형화된 조건이었다고 반박했다.
특히 수행기관들이 낮은 금리로 자금을 공급하면서 대출 심사와 관리 비용을 부담하고 미회수 위험까지 떠안았다는 점에서 계약의 공정성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원회는 서울시가 2017년 기금 운용을 직영으로 전환하면서 민간기관과의 계약 형식을 기존 위탁계약에서 대여계약으로 변경했지만, 사회적경제기업에 자금을 공급한다는 공공사업의 성격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당시 발생한 대출 손실에 대한 책임 문제도 주요 쟁점이다.
위원회는 2020년 7월 서울시 기금 관련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코로나19 피해 기업에 대한 대출 손실을 수행기관이 전적으로 부담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취지의 논의가 있었으며, 이후 실질적인 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당시 논의가 향후 손실부담 완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취지였을 뿐, 기존 대여금의 회수 면제나 손실보전을 약정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위원회는 서울시가 2023년 3월 사회투자기금 조례를 폐지한 점도 문제로 제기했다. 공공사업에서 발생한 손실을 처리할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지 않은 채 채권 회수에 나서는 것은 정책금융의 공적 책임을 외면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반면 서울시는 지방재정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공적 채권을 적정하게 관리하고 보전할 의무가 있으며, 법령이나 조례에 근거하지 않은 채권의 임의 면제 또는 불리한 변경은 제한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대표자 개인 연대보증 문제를 둘러싼 견해도 엇갈린다.
위원회는 정부가 2018년 신용보증기금 등 정책금융기관을 대상으로 대표자 연대보증 폐지를 추진하고, 2025년 지방자치단체의 관련 조례 정비가 이뤄진 점을 들어 기존 계약에 따른 개인 연대보증 책임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서울시가 체결한 근보증서에 보증의 변경·해지와 관련한 조항이 있다며 이를 활용해 이상진 대표 개인의 연대보증 책임을 해소할 것을 요구했다.
서울시는 현재 사회적경제기업 융자가 서울신용보증재단의 특례보증 방식으로 전환돼 대표자 연대보증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존 계약에 따른 연대보증의 법적 효력과 변경·해지 가능성은 해당 계약과 관련 법령에 대한 별도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다.
위원회는 서울시에 소송 중단과 함께 재판상 화해·조정 및 이행연기 등 관계 법령이 허용하는 해결 절차를 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대출잔액이 남아 있는 8개 수행기관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공식 협의체를 구성하고,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사례를 참고해 공공과 민간의 합리적인 손실 분담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부와 국회에도 사회연대경제 관련 법령의 하위 규정 마련 과정에서 정책금융의 계약 관행과 대표자 개인 연대보증 문제를 개선하고, 공공과 민간의 위험 분담 체계를 제도화할 것을 제안했다.
위원회는 오는 11월 26일 예정된 세 번째 재판을 주시하면서 ‘공정한 정책금융을 위한 공동행동’ 등 관련 단체들과 연대해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분쟁은 사회적경제기업 지원이라는 공공의 정책 목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금융 손실을 누가, 어떤 기준으로 부담해야 하는지에 대한 과제를 제기하고 있다. 공적 채권 회수의 법적 의무와 정책금융의 공익성을 조화시키기 위한 제도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BEST 뉴스
-
“미래에는 정말 하늘 나는 자동차가 있다”…일론 머스크, 테슬라 로드스터 비행 장면 공개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16일 자신의 X 계정에 공중으로 떠오른 자동차 영상을 게시하며 “미래에는 정말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있다”고 밝혔다. [사진=일론 머스크 X 계정 갈무리] 자동차가 도로를 달리다가 하늘로 날아오르는 모습은 오랫동안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볼 수 있... -
이 대통령 “공소청·중수청 출범, 새 형사사법체제 시작”…경찰개혁도 주문
▲이 대통령 “공소청·중수청 출범, 새 형사사법체제 시작”…경찰개혁도 주문 [사진=청와대] 이재명 대통령이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을 앞두고 수사와 기소를 분리한 새로운 형사사법체제의 안정적인 정착을 주문했다. 권한과 책임이 커지는 경찰에 대해서는 외부 통제와 내부... -
국산 극초음속 활공비행체 첫 시험발사 성공…이 대통령 “신속한 개발·배치” 당부
▲ 국산 극초음속 활공비행체 첫 시험발사 성공…이 대통령 “신속한 개발·배치” 당부 [사진=청와대] 국내 기술로 개발 중인 극초음속 활공비행체(HGV)가 첫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추진체에서 분리된 활공비행체는 극초음속 환경에서 불규칙한 궤도 변경을 수행한 뒤 지정된 목표점에 ... -
농지 전수조사에 커진 불안…정부 “투기와 농촌의 현실 구분하겠다”
▲ 농림수산식품부의 농지 전수 조사에 대한 팩트 체크. [사진=농림수산식품부] 정부가 처음으로 전국 단위 농지 전수조사에 나서면서 농촌 현장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조사 과정에서 상당수 농지가 ‘농지법 위반 의심’ 대상으로 분류되면서 고령으로 농사를 짓지 못하거나 이웃... -
서울연탄은행, 150여명 봉사자들과 겨울나기 첫 온기 나눔
▲ 연탄나눔 재개식에 참여한 봉사자들이 손에서 손으로 연탄을 전달하는 모습 [사진=ESG코리아뉴스] 한 달 소득이 50만 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어르신이 겨울철 난방을 위해 매달 15만 원을 지출해야 한다면 어떨까. 소득의 30% 이상을 난방비로 사용해야 하는 셈이다. 도시가스가 공... -
이해민 AI미래기획수석 “정부 2년 차 AI 정책 기조 마련…보안 대책에도 집중”
▲ 이해민 대통령비서실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이 행사에 참여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혜민 x] 이해민 대통령비서실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이 취임 한 달여 만에 근황을 전하며 정부 2년 차 인공지능(AI) 정책의 방향을 설정하고 주요 정책의 성과를 높이기 위한 점검에 집중하고 ...
전체댓글 0
NEWS TOP 5
실시간뉴스
추천뉴스
사람들
more +-
오바마 “그녀는 나의 영웅이었다”…美 노동·인권운동가 돌로레스 우에르타 96세로 별세
미국의 노동운동가이자 시민권 운동의 선구자인 돌로레스 우에르타(Dol... -
해외 순방 중에도 국정 업무 이어가는 찰스 3세 국왕…기내 집무 모습 공개
영국 찰스 3세 국왕이 해외 순방을 위한 이동 중에도 정부 문서를 검토하고 ... -
빌 클린턴, 아내 힐러리 79세 생일에 젊은 시절 사진 공개…“사랑해”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아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79번째 생일... -
애플 새 CEO 존 터너스, 타임지 표지 장식…‘아이폰 듀오’로 새로운 시대 연다
애플의 새로운 최고경영자(CEO) 존 터너스(John Ternus)가 미국 시사주간지...
오피니언
more +-
[강윤영의 사람을 살리는 코칭 언어] ⑪ 대화는 달라졌는데, 왜 관계는 여전히 어려울까?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사람을 만난다. 직장에서 동료와... -
[남재철의 기후&식량안보 ㉔] 기후위기 시대, 농업의 미래를 준비하는 현장 강사의 힘
농촌진흥청 농촌인적자원개발센터의 『새해농업인실용교육』 농... -
[윤재은 칼럼] 아파트를 더 짓는다고 청년의 집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에서 집은 언제부터 노동의 대가로 마련하는 보금자리가 아니라 자... -
[AI 혁명, 인간 이후의 시대 ⑬] 인간 중심 설계의 필요성
인공지능(AI)이 인간의 판단을 대신하는 영역이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기업...
기획 / 탐방
more +-
[기계가 일하는 세상 ⑬] 돌봄 로봇은 가족이 될 수 있을까
혼자 사는 노인이 아침에 눈을 뜨면 로봇이 먼저 인사를 건넨다. 밤새 잘 ... -
[기계가 일하는 세상 ⑫]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 보조 로봇
병원 복도를 따라 작은 로봇이 움직인다. 의료진이 호출한 물품을 싣고 병... -
[기계가 일하는 세상 ⑪] 배달하는 로봇, 도시를 누비다
음식을 주문하고 배달을 기다리는 일은 현대인의 익숙한 일상이다. 오토바이... -
[ESG탐방] 농업 생산지가 관광 자원으로… 홋카이도 ‘패치워크 로드’와 ‘팜 토미타’가 보여준 농촌 경관의 가치
일본 홋카이도 비에이의 ‘패치워크 로드’와 나카후라노의 ‘팜 토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