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일스 둘리(Giles Duley)는 영국의 음악 사진가에서 분쟁 지역 다큐멘터리 사진가로 전향했으며, 2011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지뢰 사고로 두 다리와 왼팔을 잃었지만 재활 후 전쟁 피해자와 난민의 삶을 기록하는 인권 옹호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경험은 전쟁이 끝난 뒤에도 민간인을 위협하는 지뢰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내며, 오타와 조약에도 불구하고 일부 강대국의 미가입과 최근 탈퇴 움직임 속에서 국제사회의 연대와 지뢰 근절의 필요성을 강하게 환기한다.
영국 윔블던에서 태어난 자일스 둘리는 원래 화려한 음악계에서 이름을 알린 사진가였다. 1990년대에는 오아시스(Oasis), 프로디지(Prodigy), 펄프(Pulp) 같은 브릿팝 밴드(Britpop band)들의 순간을 포착하며 로큰롤의 역동적인 현장을 렌즈에 담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는 점점 다른 부름을 느꼈다. 전쟁과 분쟁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싶었다. 음악 무대의 스포트라이트를 뒤로한 그는 위험과 불확실성이 가득한 분쟁 지역으로 향했다.
2011년,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 근처에서의 취재는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꿨다. 순찰 도중 발을 디딘 곳에 매설된 급조폭발물(IED)이 폭발하며 그는 두 다리와 왼팔을 잃었다.
목숨은 구했지만 사진가로서의 삶이 끝났다고 생각했던 순간이었다. 그러나 긴 치료와 재활 끝에 그는 다시 카메라를 들었다. 이번에는 단순히 ‘기록하는 사람’이 아니라, 전쟁의 상처를 몸소 경험한 증언자로서 세상 앞에 섰다.
그는 전쟁의 유산(Legacy of War) 프로젝트를 시작해 전 세계 분쟁 피해자와 난민의 삶을 담았다. 사진 속 사람들은 단순한 피사체가 아니라 그가 직접 공감하고 이해하는 동반자였다.
이 활동은 결국 인도주의적 운동으로 확장되어 2017년 그는 ‘전쟁 유산 재단(Legacy of War Foundation)’을 설립했고 2022년 유엔의 ‘분쟁 및 평화구축 상황에서 장애인 옹호자’로 임명되었다.
그의 이야기는 지뢰의 비극을 더욱 실감나게 전한다. 아프가니스탄만 해도 수백만 제곱미터의 땅이 여전히 지뢰와 폭발 잔해로 오염되어 있고,
1989년 이후 민간인 사상자는 4만 4천 명에 달한다. 지뢰는 전쟁이 끝난 후에도 수십 년 동안 사람들의 삶을 위협하는 ‘보이지 않는 살인자’로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 1997년 채택된 오타와 조약이 있지만, 미국·중국·러시아 같은 주요 군사 강국은 가입하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일부 북유럽 국가들이 안보 우려를 이유로 탈퇴를 검토해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엔과 교황은 지뢰 근절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국제사회의 연대를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러시아, 미얀마, 이란, 북한 등에서는 지뢰 사용이 보고되고 있으며 피해자들은 계속해서 늘고 있다.
자일스 둘리의 삶과 작업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이러한 현실에 대한 경고이자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인도주의적 책무를 일깨우고 있다. 그의 사진은 이러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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