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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한옥위크에 8만5천 명 발길…한옥, 보존 넘어 일상 속 문화공간으로

  • 유연정 기자
  • 입력 2026.11.05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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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년 3만5천 명에서 2년 만에 참여 규모 두 배 이상 증가, 82개 프로그램 운영
  • 한옥·리빙 전시 1만7천 명 관람, 전통문화 체험 예약 경쟁률 최대 18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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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AI 생성 이미지]

 

서울의 전통 건축문화인 한옥이 과거의 모습을 보존하는 공간을 넘어 현대인의 일상과 문화생활을 담아내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한옥에서 전시를 관람하고, 차를 마시고, 음악을 감상하는 등 전통 건축을 직접 경험하려는 시민들의 관심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서울시는 지난 10월 2일부터 11일까지 북촌과 서촌 등 서울 곳곳에서 개최한 ‘2026 서울한옥위크’에 총 8만5천여 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7만4천여 명보다 약 15% 증가한 규모다.


행사 참여자는 2024년 3만5천여 명에서 2025년 7만4천여 명, 올해 8만5천여 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2년 사이 참여 규모가 약 2.4배로 증가하면서 한옥을 직접 체험하려는 시민들의 수요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올해로 4회를 맞은 서울한옥위크는 ‘서울한옥일상’을 주제로 진행됐다. 주한스위스대사관과 종로문화재단, 주민 해설사, 공예·음악 작가 등 180여 개 주체가 참여했으며, 지난해보다 16개 늘어난 총 82개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역대 최대 규모다.


이번 행사의 특징은 한옥을 단순히 둘러보는 관람형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실제 생활공간으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체험형 프로그램을 확대했다는 점이다.


한옥에 현대적 생활을 담다…전시 관람객 1만7천 명


올해 새롭게 선보인 ‘서울한옥일상’ 전시는 북촌과 서촌의 공공한옥 6곳을 현대적인 가구와 생활소품으로 꾸며 전통 건축과 현대적 생활방식이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소개했다.


전시에는 1만7천여 명이 방문했다. 전통 건축물의 형태와 구조를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옥이 오늘날의 주거와 문화공간으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평소 일반에 개방되지 않는 한옥을 둘러보는 답사 프로그램도 관심을 모았다.


서울우수한옥 인증제 시행 1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대문 너머, 한옥’에는 900여 명이 사전 예약해 약 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참가자들은 건축가와 해설사의 안내를 받으며 한옥의 공간 구성과 건축적 특징, 그 안에 담긴 생활 이야기를 접했다.


한옥을 배경으로 진행된 공연과 전통문화 체험도 인기를 끌었다. 총 9개 공연에 1,400여 명이 참여했으며, ‘우리가 몰랐던 한국차’와 ‘전통주 인문학’ 체험에는 480명이 사전 예약해 평균 1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한옥과 독서문화를 결합한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한옥 도서관 6곳에서는 9개 출판사가 기증한 20여 종의 신간 도서를 소개하는 ‘한옥서가’를 운영해 전통 건축공간에서 책을 만나는 색다른 경험을 제공했다.


보존 중심에서 활용으로…변화하는 서울의 한옥정책


서울시의 한옥정책은 2008년 발표된 ‘서울한옥선언’을 계기로 북촌 중심의 보전·지원 정책에서 서울 전역으로 범위를 확대했다.


이후 2023년 ‘서울한옥 4.0 재창조’를 통해 한옥의 현대적 활용과 세계화를 주요 정책 방향으로 제시했다. 한옥을 보존해야 할 문화유산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주거와 문화·예술, 관광, 숙박 등 다양한 기능을 수용하는 생활공간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취지다.


최근에는 한옥이 밀집한 서울의 골목문화도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영국 도시·여행 전문 매체 타임아웃은 종로3가를 ‘2026년 세계에서 가장 멋진 동네’ 1위로 선정했다. 익선동의 오래된 한옥과 음식점, 카페 등이 어우러진 독특한 도시 풍경도 이 지역의 매력으로 소개됐다.


한옥이 가진 전통적인 건축미를 유지하면서 현대적인 생활과 문화 기능을 결합하는 시도는 기존 건축자산의 활용 가치를 높인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특히 오래된 건축물을 무조건 철거하거나 새롭게 개발하기보다 기존 공간의 역사성과 장소성을 살려 활용하는 방식은 도시의 문화적 정체성을 유지하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시민들 “한옥의 사계절 경험하고 싶어”…체험 확대 요구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은 한옥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높은 만족감을 나타내면서 운영 기간과 참여 기회를 확대해 달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한 관람객은 “서울, 한옥, 가을을 느낄 수 있는 최고의 행사”라고 평가했으며, 다른 참가자는 평소 쉽게 방문하기 어려운 한옥을 둘러보며 실제 거주자의 삶과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점을 인상적인 경험으로 꼽았다.


한옥을 계절마다 경험하고 싶다는 의견도 있었다. 호경재 전시를 관람한 한 시민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오픈 해주세요. 한옥의 사계절을 보고 싶어요”라고 제안했다.


프로그램의 참여 인원과 운영 회차를 늘려 달라는 요청도 이어졌다.


서울시는 이러한 시민 수요를 반영해 한옥체험 프로그램의 운영 시간과 회차 확대를 검토하고, 지역별 특색을 살린 공공한옥 거점을 확충할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행사 기간 북촌문화센터와 한옥지원센터, 북촌빈관, 한옥 미리내집, 배렴가옥 등 공공한옥 5곳을 방문해 전시와 공연 등 프로그램을 살펴보고 향후 한옥정책의 발전 방향을 모색했다.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은 “서울 곳곳에 지역의 특색을 살린 공공한옥 거점을 확충해 더 많은 시민들이 일상에서 한옥을 누리고 세계인이 서울을 더 깊이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한옥위크의 참여 확대는 전통 건축에 대한 관심이 단순한 관람을 넘어 실제 공간을 경험하고 활용하려는 수요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 한옥의 문화적 가치를 유지하면서 현대적인 생활 기능을 조화롭게 수용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한옥 활용 정책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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