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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영의 사람을 살리는 콘텐츠] ④ 배움을 멈추지 않는 사람은 다시 시작할 수 있다

  • 강윤영
  • 입력 2026.11.04 0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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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윤영의 사람을 살리는 콘텐츠] 배움을 멈추지 않는 사람은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사진=AI,강윤영]

 

잘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배움을 일상으로 이어가는 일이다

 

“몇 번 빠졌는데, 오늘 수업을 따라갈 수 있을까요?”

 

오랜만에 교육 현장을 찾은 한 어르신의 첫마디였다.몇 주 동안 수업에 나오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리셨던 모양이다. 다른 사람들은 이미 많은 것을 배웠을 텐데 혼자 뒤처지는 건 아닐까, 그런 걱정이 느껴졌다.하지만 수업이 이어지면서 표정이 조금씩 달라졌다. 낯설어하던 기능을 직접 눌러 보고, 몰랐던 방법을 하나씩 익히던 어르신이 환하게 웃으며 말씀하셨다.

  

“알고 나니까 재미있네요.”

 

짧은 한마디였지만, 그 안에 배움이 주는 변화가 담겨 있었다. 어렵고 두려웠던 일이 직접 해 보니 재미있는 일이 되었다. 모르겠다는 걱정이 알게 되었다는 기쁨으로 바뀐 것이다.

 

또 다른 교육 현장에서도 비슷한 순간을 만났다.수강 신청은 해 놓았지만 너무 어려울 것 같아 포기하려 했던 분이 있었다. 큰 결심을 하고 오신 그날, 직접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보았고 카카오톡에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설정까지 해 드렸다. 그러자 표정이 달라졌다.

 

“이제 누구를 만나도 바로 보여줄 수 있겠어요.”

 

그분은 몇 번이고 연습을 반복하셨다. 그러고는 직접 만든 결과물을 바라보며 환하게 웃으셨다.

 

“오늘 안 왔으면 큰일 날 뻔했어요. 이거 자랑하고 싶어서 너무 기뻐요.”

 

그 말을 듣는 순간, 교육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새로운 기능 하나를 익히는 일은 누군가에게는 사소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처음으로 혼자 무언가를 완성한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다. 그 작은 성공은 자신에 대한 생각을 바꾼다.

 

‘나는 이런 걸 잘 못해.’ 

그렇게 생각했던 사람이 ‘나도 해 봤다’는 기억을 얻고, 어느 순간 ‘나도 할 수 있구나’ 하는 가능성을 발견한다. 

  

익숙한 경험에서 시작되는 배움

 

디지털 교육 현장에서 자주 듣는 말이 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잘 모르겠어요.”

“설명 들을 때는 알겠는데 돌아서면 잊어버려요.”

“젊은 사람들은 금방 하는데 우리는 왜 이렇게 어려울까요?”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배움의 속도가 사람마다 다르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한다. 처음 접하는 기술이 낯선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누구나 익숙하지 않은 것을 배우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어느 날은 어렵다는 말씀을 반복하는 어르신들께 김치 담그는 이야기를 꺼냈다.

 

“김치도 처음부터 맛있게 담그는 사람은 드물잖아요. 여러 번 해 보면서 양념도 조절하고, 나만의 방법을 익히는 것처럼 디지털도 똑같아요.”

 

그러자 여기저기서 공감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맞아요, 맞아요!”

살림을 오래 해 오신 분들에게 김치 담그는 일은 익숙한 경험이었다. 처음에는 서툴렀지만 반복하며 익숙해졌던 시간, 시행착오를 거치며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왔던 경험이 새로운 기술을 이해하는 데 이어진 것이다.

 

그 순간 한 가지 사실을 다시 확인했다.새로운 것을 설명할 때는 상대방이 이미 알고 있는 경험에서 출발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어려운 용어를 많이 쓰는 것보다 익숙한 생활의 언어로 풀어내는 설명이 더 쉽게 이해될 때가 있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정보만이 아니다. 자신의 속도로 이해할 수 있는 설명과, 충분히 반복할 기회도 필요하다.

 

나이는 배움을 결정하는 유일한 기준이 아니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것은 20년 넘게 배움을 이어 온 고령의 학습자들이었다. 여든을 훌쩍 넘기고 아흔에 가까운 나이에도 컴퓨터로 파일을 정리하고, 전자책을 만들고, 새로운 작업을 이어 가는 분들과 함께하고 있다. 현장에서 직접 만난 분들의 모습을 떠올려 보니, 나이보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었다.

 

바로, 새로운 것을 알아 가려는 관심과 집중하는 태도와 ‘나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어린 눈빛, 그리고 매일 하나라도 연습하는 꾸준함이었다.

 

물론 나이가 들면서 기억력이나 신체 기능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건강 상태나 배움의 환경에 따라 어려움의 정도도 달라진다. 그러니 나이가 많아 배움이 어렵다고 느끼는 마음을 단순한 핑계라고 말할 수는 없다.하지만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새로운 것을 배울 가능성까지 닫아 둘 필요도 없다.

 

디지털 기술은 언어와 같아서 쓰지 않으면 잊어버린다. 새로운 기술이 계속 나오기 때문에 배우고 적응하는 일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낯설었던 기능도 여러 번 사용하다 보면 조금씩 익숙해진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나이만이 아니라, 얼마나 자주 접하고 어떤 방식으로 익히며 배움을 이어 갈 환경이 마련되어 있는가 하는 점이다. 배움의 가능성을 미리 판단하기보다 각자의 속도에 맞는 기회를 건네는 일이 필요한 이유다. 

 

배운 것을 잊어버리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며칠 전 휴대전화 갤러리를 정리하다가, 몇년 전에 함께 디지털 성장 코칭을 진행했던 분들의 후기를 다시 발견했다.

 

“배운 것도 바로 사용하지 않으면 잊어버리게 돼요.”

“몰랐던 기능 하나를 알게 되어 너무 좋았어요.”

 

시간이 지나 다시 읽으니 그때와는 조금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그때의 나는 내가 잘하고 있는지 확신하지 못했지만, 그 시간은 누군가에게 자신감으로 남아 있었다. 그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렸다.

 

우리는 새로운 것을 배울 때 많은 내용을 기억하려고 애쓴다. 설명을 듣는 순간에는 이해한 것 같지만, 막상 혼자 해 보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해지기도 한다. 특히 디지털 기기는 화면이 바뀌거나 메뉴 위치가 달라지면 익숙했던 기능도 새롭게 느껴진다.

 

하지만 한 번 배운 내용을 잊어버렸다고 해서 그동안의 노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시 살펴보고, 직접 사용하고, 반복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나의 것이 된다.

 

배움을 지속하려면 잘 기억하는 능력만큼이나, 잊어버렸을 때 다시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이 중요하다.그렇다면 새로 배운 것을 일상에서 꾸준히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배움을 일상으로 만드는 세 가지 방법

 

첫째, 오늘 배운 것 중 하나만 바로 사용해 보자.

 

수업에서 열 가지 기능을 배웠다고 해서 모두 기억하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가장 필요하거나 흥미로웠던 기능 하나를 고르면 된다.사진을 정리하는 방법을 배웠다면 오늘 찍은 사진 한 장을 직접 정리해 보자. 문서 작성 방법을 배웠다면 짧은 문장 세 줄을 입력해 보자. AI 활용법을 배웠다면 오늘 궁금했던 질문 하나를 직접 입력해 보는 것도 좋다.중요한 것은 설명을 들었다는 사실보다 배운 것을 내 생활에서 실제로 사용해 보는 경험이다. 작은 행동 하나가 다음 배움으로 이어지는 출발점이 된다.

 

둘째, 나만의 방법으로 기록해 두자.

 

새로운 기능을 배웠을 때 모든 과정을 머릿속에 기억하려 하면 부담이 커진다. 그럴 때는 내가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순서를 남겨 두는 것이 좋다. 화면을 캡처하거나, 중요한 버튼의 이름을 적거나, 순서대로 번호를 붙여 메모해 보자.

 

예를 들어 사진에 글씨를 넣는 방법을 배웠다면 이렇게 적을 수 있다.

 

1.   갤러리에서 사진을 선택한다.

2.   편집 버튼을 누른다.

3.   글씨 기능을 찾아 입력한다.

4.   수정한 사진을 저장한다.

 

간단한 메모라도 다음번에 혼자 다시 시도할 때 큰 도움이 된다. 다른 사람이 만든 설명서를 따라가는 것도 좋지만, 내가 이해한 표현으로 기록하면 필요한 내용을 찾아보기 수월하다. 기록은 배운 내용을 보관하는 일이면서, 혼자 해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셋째, 짧게라도 반복할 시간을 정해 두자.

 

꾸준히 배우려면 반드시 긴 시간을 확보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일주일에 세 번, 10분씩이라도 직접 사용해 보는 시간을 정해 보자.

 

월요일에는 지난번에 배운 기능을 다시 실행해 보고, 수요일에는 다른 방법으로 활용해 보고, 금요일에는 설명을 보지 않고 혼자 시도해 보는 식이다. 처음에는 순서를 확인하며 천천히 따라 해도 괜찮고, 중간에 막히면 기록해 둔 내용을 다시 살펴보면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하루를 놓쳤다고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며칠 쉬었다면 다시 시작하면 된다.꾸준함은 하루도 빠짐없이 완벽하게 해내는 일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반복할 수 있는 자신만의 방식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배움의 속도보다 중요한 것

 

교육 현장에서는 같은 설명을 듣고도 사람마다 다른 반응을 보인다. 한 번에 이해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여러 번 반복해야 익숙해지는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람은 설명을 듣는 것보다 직접 해 보며 배우는 것이 편하고, 또 어떤 사람은 순서를 먼저 기록해 두어야 안심한다. 배움의 방식과 속도는 이렇게 서로 다르다. 그런데 우리는 종종 다른 사람의 속도를 자신의 기준으로 삼는다. 남들은 쉽게 하는 것 같은데 자신만 어렵다고 느낄 때, 배움은 즐거움보다 부담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배움은 누가 먼저 도착하는지를 겨루는 일이 아니다. 어제는 몰랐던 것을 오늘 하나 알게 되었다면 그것도 변화다. 지난번에는 도움을 받아야 했던 일을 이번에는 혼자 해 봤다면 그것 역시 성장이다. 작은 변화가 쌓이면, 어느 순간 이전에는 어렵게 느껴지던 일을 자연스럽게 해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는 모르는 것이 많다는 이유로 새로운 시작을 망설이곤 한다. 그러나 모든 것을 알고 시작하는 사람은 없다.처음에는 서툴 수 있고, 여러 번 반복해도 잊어버릴 수 있다. 때로는 한동안 멈춰 서기도 한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은 자신을 탓하는 일이 아니라 다시 시도할 수 있는 작은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오늘 배운 것 하나를 직접 사용해 보고, 나만의 방법으로 기록하고, 짧게라도 반복하는 일. 그렇게 배움이 일상에 스며들면 새로운 것을 익히는 과정도 조금씩 편안해질 수 있다. 배움은 잘하는 사람만의 몫이 아니다.아직 모르는 것이 있다는 사실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앞으로 알아갈 것이 남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오늘도 누군가는 처음으로 새로운 기능을 사용했고, 누군가는 오랜만에 다시 배움의 자리에 앉았다. 

 

배움의 시작은 거창하지 않다. 오늘 몰랐던 것 하나를 직접 해 보는 것, 그 작은 실천이면 충분하다.

 

 

덧붙이는 글|강윤영(Kang Yoon Young)|AI·콘텐츠 교육자, 기록·브랜드 코치

 

로야스컴퍼니와 독립출판 브랜드 달별담을 운영하며 다양한 평생교육 현장에서 AI 활용 교육, 콘텐츠 기획, 기록 기반의 브랜드 코칭을 진행하고 있다. 미뤄두었던 이야기를 꺼내는 사람들이 살아온 경험의 가치를 발견하고, 그것을 자신만의 언어와 콘텐츠로 표현해 새로운 일과 브랜드로 넓혀가도록 돕는다. 기술보다 사람의 삶과 고유한 목소리가 먼저라는 철학으로 강의와 클래스, 챌린지, 출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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