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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포커스] 미 중간선거 앞두고 투표용지 2만 장 공방…트럼프 행정부의 선거 개입에 법원 제동 가능성

  • 김지원 기자
  • 입력 2026.10.26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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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방 항소법원, 캘리포니아 우편투표 분리 요구에 법적 근거·명단 신뢰성 집중 추궁
  • 미시간서는 트럼프 대통령 지원 유세와 종교 논쟁 격화, 11월 3일 선거 앞두고 정치·사법 갈등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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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사진=Gemini 생성이미지]

 

미국 중간선거를 불과 9일 앞두고 선거의 공정성과 투표권을 둘러싼 갈등이 법정으로 번졌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캘리포니아주에 비시민권자로 의심되는 유권자의 우편투표를 별도로 분리하도록 요구했지만, 연방 항소법원 판사들은 연방정부의 개입 권한과 의혹의 근거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시간주 지원 유세에서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의 종교적 배경을 문제 삼으며 정치적 공방을 이어갔다. 공화당이 전통적인 강세 지역에서도 치열한 경쟁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이번 중간선거는 의회 다수당 경쟁을 넘어 선거 관리 권한과 민주적 절차를 둘러싼 갈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CNN과 로이터통신, AP통신,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등 미국 주요 언론의 2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제9연방항소법원은 이날 이례적으로 일요일 긴급 심리를 열고 트럼프 행정부가 제기한 캘리포니아주 우편투표 관련 소송을 심리했다.


이번 소송은 연방 법무부가 약 2만 명의 유권자를 비시민권자로 의심하면서 시작됐다. 미국에서는 비시민권자의 연방선거 투표가 금지돼 있다. 법무부는 해당 유권자들에게 발송된 우편투표가 개표에 포함되지 않도록 별도로 보관하고, 시민권 여부를 확인할 때까지 집계를 보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주 정부는 연방정부가 제시한 명단의 정확성이 검증되지 않았으며, 적법한 유권자의 투표권이 침해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연방 항소법원, 선거 관리에 대한 정부 권한 집중 추궁


25일 열린 긴급 심리에서 가장 큰 쟁점은 연방정부가 주정부의 선거 관리 절차에 어느 범위까지 개입할 수 있는지였다.


미국 헌법은 연방의회 선거의 시기와 장소, 방식에 관한 규칙을 기본적으로 주정부가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연방의회에는 이를 변경할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이번 소송에서는 이러한 헌법적 구조 아래 행정부가 주정부의 개표 절차에 직접 개입할 수 있는지가 논란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마크 베넷 판사는 연방 법무부의 주장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비시민권자의 불법 투표를 금지하는 연방법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법무부가 캘리포니아주의 선거 관리 방식을 변경할 권한까지 갖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임명한 가브리엘 산체스 판사 역시 법무부가 제시한 유권자 명단의 신뢰성과 항소법원이 현 단계에서 개입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집중적으로 질문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패트릭 부머테이 판사는 비시민권자의 불법 투표 가능성을 확인할 필요성에 상대적으로 무게를 두며 캘리포니아주 측에 검증 절차를 질의했다.


세 명의 판사 가운데 두 명이 정부 주장에 상당한 의문을 제기했지만, 이날 최종 판단이 내려진 것은 아니다. 항소법원은 가능한 한 신속하게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비시민권자 2만 명 의혹, 명단의 정확성이 핵심


이번 소송에서 또 다른 핵심 쟁점은 연방 법무부가 제시한 약 2만 명의 유권자 명단이다.


법무부는 해당 명단에 미국 시민권을 보유하지 않은 유권자들이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토안보부의 관련 자료와 제3자의 분석을 통해 의심 대상자를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캘리포니아주 측은 명단 작성 과정과 자료의 정확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CNN에 따르면 법무부 측은 외부에서 구매한 유권자 자료를 활용했다고 설명했지만, 자료를 제공한 기관과 분석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에는 명확하게 답하지 못했다.


캘리포니아주 변호인단은 오래되거나 부정확한 정보가 포함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검증되지 않은 명단을 근거로 투표 집계를 중단하는 것은 적법한 유권자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법무부는 투표용지를 폐기하라는 것이 아니라 시민권 확인이 끝날 때까지 별도로 분리해 보관하자는 요구라고 설명했다. 이미 개표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이날까지 30만 장이 넘는 중간선거 우편투표가 처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투표용지가 유권자 신원 확인 절차를 거쳐 봉투에서 분리된 이후에는 비밀투표 원칙에 따라 특정 유권자의 투표 내용을 다시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연방정부는 이러한 이유로 사전 분리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주정부는 기존의 유권자 등록과 시민권 확인 절차가 존재하며, 충분한 근거 없이 특정 유권자의 투표를 별도로 취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선거 직전 확대되는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충돌


이번 갈등은 단일 소송에 그치지 않고 있다.


AP통신과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연방 법무부는 지난 15일 캘리포니아주와 선거 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23일에는 여러 카운티 선거관리 당국에 비시민권자로 의심되는 유권자의 투표를 분리하도록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일부 서한에는 비시민권자의 투표를 고의로 집계하는 선거관리 담당자가 형사책임을 질 수 있다는 경고도 포함됐다.


이에 캘리포니아주 선거관리 당국은 연방정부의 요구가 선거 직전 행정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반발했다.


또 다른 연방 법원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비시민권자 유권자 조사와 관련해 9개 주에서 조사를 중단하도록 하는 명령도 내려졌다. 해당 사건 역시 연방정부의 조사 권한과 유권자 권리 보호를 둘러싼 별개의 법적 분쟁이다.


이처럼 중간선거를 앞두고 연방정부와 주정부 사이의 갈등이 확대되는 배경에는 미국의 분권적 선거 관리 체계가 자리하고 있다.


미국은 연방 차원의 선거이더라도 실제 유권자 등록과 투표, 개표 업무의 상당 부분을 주정부와 지방정부가 담당한다. 연방정부가 불법 투표를 조사하고 관련 법률을 집행할 권한은 있지만, 주정부의 선거 절차를 변경하도록 명령할 수 있는 범위에는 법적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이번 사건의 핵심은 비시민권자의 불법 투표를 방지해야 한다는 원칙 자체보다, 이를 확인하기 위한 정부 조치가 법률과 헌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이뤄졌는지에 있다.


미시간 지원 유세에서는 종교 논쟁 격화


선거 절차를 둘러싼 법적 갈등과 별개로 정치권의 공방도 거세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미시간주 포트휴런에서 공화당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서 민주당 연방 상원의원 후보 압둘 엘사예드의 무슬림 신앙과 정치적 성향을 문제 삼았다.


엘사예드는 공화당 후보 마이크 로저스와 경쟁하고 있으며, 당선될 경우 미국 최초의 무슬림 연방 상원의원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측은 엘사예드의 종교적 배경과 정치적 연관성에 의혹을 제기해 왔지만, 관련 주장을 뒷받침할 충분한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다는 것이 주요 외신들의 보도다.


엘사예드는 자신을 극단주의 세력과 연결하려는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전날인 24일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민주당 지원 유세를 열고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과 국정 운영을 비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중간선거가 행정부의 권한을 견제하고 정부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전·현직 대통령이 하루 간격으로 같은 주를 찾아 지원 유세에 나선 것은 미시간주 선거가 전국적인 정치적 관심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공화당, 전통적 강세 지역에서도 치열한 경쟁


선거전이 격화되는 가운데 공화당은 일부 전통적 강세 지역과 경합지역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CNN은 최근 여론조사를 근거로 텍사스와 펜실베이니아의 주요 선거구에서 공화당 후보들이 어려운 경쟁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다만 개별 선거구의 여론조사 결과를 전체 중간선거의 결과로 확대해 해석하는 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지역별 후보 구성과 경제 상황, 투표 참여율에 따라 선거 양상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연방 하원 전체 의석과 상원 일부 의석이 새로 선출된다. 공화당이 현재 확보하고 있는 의회 다수당 지위가 유지될지, 민주당이 의회에서 견제력을 확대할 수 있을지가 주요 관심사다.


의회 구성에 변화가 생기면 트럼프 행정부의 예산과 입법, 주요 정책 추진 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선거의 공정성과 투표권, 동시에 지켜야 할 원칙


이번 캘리포니아 소송이 던지는 질문은 미국 선거제도의 기본 원칙과 맞닿아 있다.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투표 자격을 엄격하게 확인하는 것은 중요하다. 동시에 적법한 유권자가 부정확한 정보나 행정적 오류로 투표권을 제한받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 역시 민주적 선거의 핵심이다.


특히 선거가 이미 진행 중인 상황에서 새로운 검증 절차나 투표용지 분리 조치를 도입할 경우, 그 법적 근거와 실제 적용 가능성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미국의 중간선거는 의회 의석을 결정하는 정치적 경쟁이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투표가 어떻게 관리되고 집계되는지에 대한 신뢰도 중요한 쟁점으로 떠올랐다.


연방 항소법원의 판단은 캘리포니아주의 우편투표 처리 절차뿐 아니라, 선거를 앞둔 연방정부의 개입 권한을 둘러싼 법적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11월 3일 중간선거가 다가오는 가운데 미국 정치권은 유권자의 선택을 얻기 위한 경쟁과 함께 그 선택이 공정하게 집계될 수 있는 제도적 기준을 둘러싼 갈등에도 직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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