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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OC 붕괴와 기후 재앙의 전조...해류의 중요한 시스템 2030년대 초 붕괴 가능성
- 기후 변화가 지구 곳곳에 이상 기후와 자연재해를 야기하는 가운데 해양 과학자들이 또 하나의 중대한 위험을 경고하고 나섰다. 대서양의 심층 해류 순환 시스템인 AMOC(대서양 경도 역전 순환)가 빠르면 2030년대 후반 늦어도 2060년대 중반 안에 붕괴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이는 전 지구적 기후 시스템에 커다란 균열을 불러올 재앙적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AMOC는 남반구의 따뜻한 해수를 북대서양으로 운반하고, 차가운 물은 다시 남쪽으로 흐르게 하는 지구의 열 수송 시스템이다. 일종의 해양 ‘컨베이어 벨트’로 불리는 이 시스템은 세계 곳곳의 기후를 조절하며 해양 생태계에 필수적인 영양소를 순환시키는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산업화 이후 급격히 증가한 온실가스 배출은 해수 온도를 끌어올리고 극지방의 빙하를 녹여 담수 유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는 해수의 염분 농도를 낮추고 밀도를 떨어뜨려 AMOC의 원동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대학 연구팀은 고해상도 모델링을 통해 AMOC의 붕괴 가능성을 수치로 제시했다. 이들은 남대서양의 특정 지점을 기준으로 해수 온도와 염분 변화를 분석해 AMOC가 현재 빠른 속도로 임계점에 접근하고 있으며, 2050년 전후로 완전한 붕괴가 일어날 수 있음을 경고했다. AMOC의 붕괴는 북극의 냉기를 남쪽으로 끌어내리면서 유럽 전역과 북미 일부 지역의 평균 기온을 급강하시키고 열대 지역의 기후 패턴까지 전복시킬 수 있다. 실제로 아마존의 건기와 우기가 뒤바뀌는 등 생태계의 균형마저 무너질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도 제시되었다. 이와 함께 북동부 미국 해안의 해수면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으며 2005년부터 2022년 사이 발생한 해안 홍수의 절반가량이 AMOC의 약화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이번에 확인되었다. 과학자들은 AMOC가 해수면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한다. 밀도가 낮아진 해수는 더 넓은 공간을 차지하면서 해수면을 높이고, 멕시코 만류의 변화는 물이 해안 방향으로 되돌아오게 하여 해안 지역의 홍수 위험을 높인다. 또한, 해수면 상승은 해수의 밀도를 더욱 낮추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해수가 따뜻해지고 담수 유입이 증가하면 해수의 염분과 밀도가 감소하고, 이는 대규모 해양 순환의 약화를 가속화하며 산소와 영양분의 수직 혼합을 방해한다. 그 결과 해양 생태계는 물론 어업, 해양 생물 다양성, 해양 탄소 흡수 능력까지 위협받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단지 물리적 재해에 그치지 않는다. 농업, 수자원, 생물 다양성, 그리고 해안 기반 시설 전반에 걸쳐 연쇄적인 영향을 야기할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AMOC의 변화가 미래 해안 홍수를 예측하는 데 있어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음이 밝혀졌다. 연구팀은 조석계 데이터와 해양 모델을 결합해 향후 3년 이내의 홍수 발생 가능성을 보다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음을 입증했으며, 이러한 예측 시스템은 재해 대비와 해안 도시 계획에 있어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연구자들은 여전히 일부 변수, 특히 그린란드 빙하의 녹는 속도나 담수 유입량 등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 점을 한계로 지적했다. 이는 오히려 붕괴 시점이 예상보다 더 앞당겨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해양학자 슈테판 라흐스토르프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제 우리는 단순히 가능성을 논의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언제 일어날지를 두고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며 "이 정도 규모의 재앙을 생각하면 10%의 위험도 결코 낮은 수치가 아니다"고 경고했다. 그는 현재까지 다섯 편 이상의 연구가 이번 세기, 특히 중반 이전에 AMOC 붕괴가 발생할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후 변화가 가져오는 복합적인 영향 속에서 AMOC의 붕괴는 단일 사건 이상의 파급력을 지닌다. 이 해류 시스템은 인류가 기대는 기후 안정성의 축 중 하나였으며, 그 균열은 우리가 알던 지구의 일상을 바꾸어놓을 것이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AMOC가 무너지기 전에 인류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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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OC 붕괴와 기후 재앙의 전조...해류의 중요한 시스템 2030년대 초 붕괴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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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충북 출생아 수 11.2% 증가… 전국 평균보다 높아
- 올해 들어 충청북도에서 출생아 수가 전년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주민등록 출생통계에 따르면, 2025년 1월부터 4월까지 충북의 출생아 수는 2,76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같은 기간(2,491명)보다 277명(11.2%) 증가한 수치로 전국 평균 출생아 증가율(7.2%)을 웃도는 수준이다. 시군별로는 청주시가 전년 대비 16.6% 증가하며 전체 증가세를 주도했고, 보은군, 영동군, 괴산군, 음성군, 단양군 등에서도 출생아 수가 증가했다. 반면 일부 시군에서는 소폭의 감소세가 이어졌다. 충청북도는 출생률 상승의 배경으로 다양한 출산 지원 정책의 효과를 꼽고 있다. 전국 최초로 시행된 초다자녀 가정 지원, 다태아 출산 가정 대상 조제분유 지원, 모바일 임신증명서 도입 등 일련의 출산 친화 정책이 실제적인 긍정 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곽인숙 충청북도 인구청년정책담당관은 “저출생 극복을 위한 지속적인 정책 발굴과 지원으로 임신과 출산 여건이 개선되고 있는 점이 긍정적 흐름의 이유인 것 같다”면서 “앞으로도 보다 촘촘하고 두터운 지원을 통해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충북 실현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국적으로도 출생률 반등의 조짐이 일부 지역에서 관측되는 가운데, 충북은 특히 정책적 개입이 출생아 수 증가로 이어진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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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충북 출생아 수 11.2% 증가… 전국 평균보다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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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 연말 CEO 퇴임 발표…후임은 그렉 에이블
- 세계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이 94세의 나이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의 회장이자 CEO인 그는 3일(현지시간)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오는 연말 CEO직에서 공식 퇴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후임 CEO는 버크셔 비(非)보험 부문을 맡아온 그렉 에이블(Greg Abel)이다. 에이블은 2021년 이미 차기 CEO로 내정된 바 있으며, 이번 발표로 승계가 공식화됐다. 다만 버핏은 회장직은 계속 유지하겠다고 밝혔으며, 해당 직책은 아들 하워드 버핏이 사망할 경우 그에게 승계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버핏은 "그렉은 연말에 CEO가 되어야 하며, 나는 이를 이사회에 명확히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결정을 자녀들에게만 미리 알렸다고 밝혔고, 수천 명의 참석자들은 기립박수로 그의 결정에 화답했다. 전설적 투자자의 발자취 1930년 오마하에서 태어난 버핏은 11세에 처음 주식 투자를 시작했으며, 1965년 위기에 빠졌던 방직업체 버크셔 해서웨이를 인수해 세계적인 투자 지주회사로 키워냈다. 애플, 코카콜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에 대한 장기 투자로 유명하며, 현재 버크셔의 시가총액은 1조 1,000억 달러(약 1,500조 원)에 달한다. 버핏의 개인 자산은 약 1,690억 달러로, 세계 5위 부자다. 버핏은 사업가이자 가치투자의 대명사로, 많은 이들에게 ‘오마하의 현인’이자 투자 철학의 지침서로 통한다. 후계자 그렉 에이블은 누구인가? 후임 CEO인 그렉 에이블은 캐나다 앨버타 출신으로, 버크셔 해서웨이 에너지 CEO 및 비보험 부문 부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그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리더십"을 약속하며 "버크셔의 자율적 경영 문화를 존중하면서도, 필요한 소통과 판단은 적극적으로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버핏은 에이블에 대해 “그는 나보다 더 열심히 일할 준비가 되어 있고, 실제로 여러 면에서 나보다 더 잘할 수 있다”고 평가하며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 관세·시장·적자에 대한 발언도 이어져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세계 경제와 시장 전망에 대한 버핏의 견해도 이어졌다. 그는 미중 무역 갈등 등 최근 관세 문제에 대해 “무역이 무기가 되어선 안 된다”며 강하게 비판했고, "무역은 협력이지 전쟁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최근 시장의 변동성에 대해 “30~45일 사이의 변동은 극적인 하락장이 아니다”라며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다만 미국의 심각한 재정적자에 대해서는 “지속 불가능하며 결국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경고했다. 버크셔의 분기 영업이익은 14% 감소했으며, 특히 보험 인수 부문은 지난해보다 수익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관세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금 쌓아두는 버크셔, 투자 기회 모색 중 버크셔는 현재 약 3,470억 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2024년 말보다 늘어난 수치다. 버핏은 “우리는 언젠가 이 현금을 투자할 곳을 찾을 것”이라며 “무리하게 투자하지 않는 것 또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매년 정해진 금액을 억지로 투자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고 말했다. ‘자본가들의 우드스탁’…버크셔 주주총회 버크셔 주주총회는 단순한 기업 행사 그 이상이다. 매년 수천 명의 투자자들이 ‘오마하의 신탁’의 말을 듣기 위해 모이며, 현장에서 자회사 제품 및 기념품이 판매되는 등 일종의 축제 분위기 속에 진행된다. 버크셔가 미국 소비 경제의 축소판이라는 말도 과언이 아니다. 버핏은 이번 총회를 통해 자신이 직접 회사를 이끌던 시대의 막을 내릴 것을 공식화했다. 그의 발언은 버크셔의 미래뿐 아니라 글로벌 투자 환경에 있어서도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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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 연말 CEO 퇴임 발표…후임은 그렉 에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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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반테, 컬럼비아에서 탄소 포집 및 제거 우수성 센터 시운전 완료
- 탄소 포집 및 제거 기술 분야의 스반테 테크놀로지스(Svante Technologies inc., 이하 '스반테')가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버나비(Burnaby)에 위치한 새로운 탄소 포집 및 제거 우수성 센터인 레드우드 제조 시설의 시운전을 공식 완료했다고 밝혔다. 레드우드 시설은 세계 최초의 상업용 규모 탄소 포집 및 제거 필터 생산 전용 기가급 팩토리 출범으로, 산업 배출과 대기에서 직접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도록 설계되었다. 면적은 14만 1000평방피트를 차지하며, 연간 최대 100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는 고체 흡착제 기반 필터 제조 설비를 갖추고 있다. 이는 연간 2700만 대 이상의 자동차 배출량에 해당하는 수치다. 스반테의 특허 기술인 금속 유기 프레임워크(MOF)로 코팅된 구조화된 흡착 필터는 산업 탄소 배출 관리를 위한 차세대 솔루션으로 자리잡고 있다. 스반테는 현재 펄프 및 제지, 에탄올 생산, 폐기물 에너지화 등 생물학적 이산화탄소 제거(CDR)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분야는 연소 후 배기가스의 탄소 농도가 높고 포집 비용이 낮아 CDR 크레딧을 창출할 수 있다. 시멘트, 철강, 화석 연료와 같은 다른 산업에서의 탄소 배출 포집은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환의 필수적인 부분으로, 이번 레드우드 시운전은 스반테가 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스반테의 사장 겸 CEO인 클로드 르투르노(Claude Letourneau)는 "이 기가급 팩토리는 탄소 관리 산업의 확장과 물리적 이산화탄소를 위한 시장 조성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에 있어 중요한 진전을 의미한다."며, "이 동종 최초의 제조 시설은 기술과 기후 목표가 일치할 때,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 관리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캐나다에서 이 혁신적인 제조 시설을 가동하여 공급망을 캐나다 내에 구축함으로써, 탄소 관리 솔루션을 북미 지역 탄소 배출 산업의 니즈에 더 가까운 곳에서 제공할 수 있게 되어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이 시설의 가동 개시는 미화 1억 4,500만달러의 자본 투자에 이은 것으로, 셰브론 뉴 에너지스(Chevron New Energies), 테마섹(Temasek), M&G, 캐나다 그로스 펀드(Canada Growth Fund),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스 벤처스(United Airlines Ventures), 삼성, GE 버노바(GE Vernova) 등을 포함한 전략적 투자자들의 지원을 받고 있다. 스반테는 글로벌 탄소 관리 시장의 수요에 발맞추기 위해 향후 10년 내에 레드우드와 같은 기가급 팩토리가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스반텐의 기술은 캘리포니아 산호아킨 밸리(San joaquin Valley)에 있는 셰브론의 컨 리버(Kern River) 자산에 설치된 시설을 비롯한 여러 주요 탄소 포집 시범 프로젝트로 이미 사용되고 있다. 또한 앞서 라파즈 홀심(Lafarge Holcim)과 협력으로 진행한 프로젝트 CO2 MENT(Project CO2 MENT)는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에 위치한 라파즈의 리치몬드(Richmond) 시멘트 공장에서 효과적인 탄소 포집을 지속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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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반테, 컬럼비아에서 탄소 포집 및 제거 우수성 센터 시운전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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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청문(姜倩雯)의 환경기호학 ①] 기후 위기: 2024년의 경고와 인류의 선택
- 물러설 곳 없는 기후 위기 앞에서 인류는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행동을 요구받고 있다. 2025년 현재 지구는 기후 변화로 인한 대형산불과 홍수, 가뭄, 생물 다양성의 붕괴, 플라스틱 오염 등의 심각한 환경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기후 위기는 특정 국가나 세대의 문제를 넘어 전 인류가 함께 해결해야 할 보편적 과제가 되었다. 이제는 누가 먼저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나서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이 칼럼은 기후 위기가 불러온 복합적인 문제들을 짚고, 인류가 함께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방향에 대해 성찰하고자 했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여정은 거창한 계획이 아닌 일상의 작은 변화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되새기고자 했다. 1.5°C를 넘은 지구 기후 재앙의 서막 2024년은 인류가 기후 위기의 임계점을 처음으로 넘긴 해로 기록됐다. 유럽연합 산하 코페르니쿠스 기후 변화 서비스(C3S)에 따르면, 이 해 전 세계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 1.6°C 상승해 파리협정에서 설정한 1.5°C 목표를 처음으로 초과했다. 이는 2023년보다 0.12°C 높은 수치로 기후 변화가 더 이상 예측이나 경고에 그치지 않고, 이미 현실 속에서 우리 삶을 위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2024년의 평균 지표면 기온은 관측 이래 가장 높았으며, 해수면 온도 역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전 지구적인 이상 고온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러한 고온 현상은 단지 통계상의 수치에 머물지 않았다. 실제로 세계 곳곳에서 기후 변화로 인한 재난이 잇따랐다. 2025년 4월, 미국 미시시피 강 유역에서는 기록적인 폭우와 홍수가 발생해 수십 명이 목숨을 잃고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경제적 피해가 발생했다. 과학자들은 해당 홍수의 강도는 9%, 발생 빈도는 40% 증가했다고 분석하며, 이는 명백히 기후 변화의 영향임을 지적했다. 이어 2025년 초 로스앤젤레스에서 발생한 대형산불은 약 18만 명의 대피와 최소 10명의 사망자를 초래했으며, 전문가들은 2024년의 고온과 극심한 가뭄이 산불을 악화시킨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재난의 근본 원인은 명확하다. 바로 인간 활동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 증가다. 2024년, 대기 중 이산화탄소(CO₂) 농도는 422ppm에 달하며 전년보다 2.9ppm 상승,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메탄(CH₄)과 아산화질소(N₂O) 역시 각각 1,897ppb와 336ppb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러한 온실가스는 지구의 에너지 균형을 붕괴시키며, 지표면과 대기의 온도를 끌어올려 폭염, 가뭄, 해수면 상승, 강수 패턴 변화 등 다양한 기후 이상 현상을 초래한다. 특히 유럽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는 지역 중 하나다. 2024년 유럽의 평균 기온은 10.69°C로, 1991~2020년 평균 대비 1.47°C 높았으며 이는 유럽 역사상 가장 높은 연평균 기온이다. 이러한 수치는 유럽이 세계 평균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온난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뜨거워진 지구, 차가운 경고 기후 위기는 단지 현재 세대의 문제가 아닌, 미래 세대에게 더욱 심각한 부담으로 작용할 중대한 위협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2020년에 태어난 아이들의 최대 92%가 생애 동안 극심한 폭염을 겪을 가능성이 있으며, 지구 평균 기온이 3°C 이상 상승할 경우 그 피해는 상상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단순한 환경 문제를 넘어 미래 세대의 생존과 삶의 질을 위협하는 정의와 형평의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집단일수록 기후 재난의 영향을 더욱 크게 받을 수밖에 없어, 기후 위기는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버클리 어스(Berkeley Earth)의 분석에 따르면, 2024년에는 지구 표면의 약 24%에서 연간 평균 기온이 지역별로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는 전 세계 인구의 약 40%에 해당하는 33억 명이 국지적인 기록적인 더위를 경험했다는 의미한다. 2024년에는 산불로 인해 대기 중 CO₂ 농도가 전년 대비 3.6ppm 증가했으며, 이는 파리협정 목표 달성을 위한 연간 증가 허용치(1.8ppm)의 두 배에 해당한다. 남극에서는 2024년 7월 중순, 겨울철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역에서 기온이 평년보다 최대 28°C 이상 상승하는 이례적인 열파가 발생했다. 이러한 기후 변화에 대해 유엔 기후변화 사무총장인 사이먼 스틸은 현재 추세대로라면 지구 평균 기온이 3°C까지 상승할 수 있으며, 이는 심각한 환경 및 인도적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위와 같은 추세는 인간의 화석 연료 사용뿐 아니라 산불 등 자연 현상, 그리고 산림의 탄소 흡수 능력 저하 등 복합적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지금 우리가 기후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다면, 그 책임은 미래 세대에게 고스란히 전가될 수밖에 없다. 이는 단순한 환경 보전의 문제가 아니라 다음 세대에게 어떤 지구를 물려줄 것인가에 대한 윤리적 책무이기도 하다. 기후 악순환과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 대기 중에 남아 있는 온실가스는 전체 배출량의 일부에 불과하다. 인간이 배출한 이산화탄소의 절반 이상은 해양과 육상 생태계가 흡수하지만 엘니뇨와 라니냐와 같은 자연적 기후 요인에 따라 그 흡수량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엘니뇨가 발생한 해에는 식생이 위축되고 산불이 빈번해져 탄소 흡수 능력이 현저히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처럼 자연의 탄소 흡수원이 기후 변화와 상호작용하며 오히려 탄소 배출원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는 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닌 악순환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NOAA(미국 해양대기청)의 자료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23년 사이 장수명 온실가스(대기 중에서 수명이 매우 길어 수십 년에서 수백 년 이상 머무르며 지구온난화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는 온실가스)에 의한 복사 강제력, 즉 지구를 따뜻하게 만드는 영향력은 무려 51.5% 증가했으며 이 중 81%가 이산화탄소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문제는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에서 수백 년 동안 머무를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 당장 온실가스 배출을 ‘제로’로 만들어도 현재의 온난화 추세는 수십 년 이상 지속될 수밖에 없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온도 상승이 지구 시스템의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그린란드와 남극 빙상, 아마존 열대 우림, 산호초, 영구 동토층, 해양 순환 등 주요 생태계가 1.5°C 상승 수준에서 이미 위험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이 임계점을 넘어서면, 지구는 스스로 조절할 수 없는 변화를 겪게 되며, 그 결과는 돌이킬 수 없을 수도 있다. 희망을 향한 행동과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전환의 길 2024년 기록적인 온도 상승은 인류에게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다시 한 번 경고하는 신호이지만, 아직 희망은 존재한다. 국제사회는 여전히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제로’로 줄이기 위한 다양한 대안을 모색하며, 이를 위해 각국 간 협력과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 등 주요 기구들은 전력, 운송, 산업, 농업 등 고탄소 배출 부문에서의 협력 강화를 통해 1.5°C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보고한다. 또한, 세계무역기구(WTO)와 국제통화기금(IMF) 등도 탄소 가격 책정과 정책 조율을 통해 국제적인 기후 대응을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각국은 재생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중국은 대규모 전력화 캠페인을 통해 에너지 사용의 상당 부분을 전기로 전환하며 태양광과 풍력, 전기차 등 청정에너지 기술 분야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 유럽연합은 리파워이유(REPowerEU)계획을 통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크게 늘리고, 태양광 패널 설치와 열펌프 보급 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라틴아메리카에서는 지역 사회가 주도하는 태양광 프로젝트가 주민들의 생활 환경 개선과 자립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어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환의 모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기후 금융 분야에서도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2024년 유엔기후변화협약(COP29)에서는 선진국들이 2035년까지 연간 최소 3,000억 달러의 기후 금융을 제공하기로 합의했으며, 이를 통해 개발도상국들의 기후 재난 대응과 청정에너지 전환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아제르바이잔은 화석 연료 생산국과 기업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재투자하는 기후 금융 행동 기금을 설립해 새로운 금융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 등에서는 지역 사회가 직접 참여하는 재생에너지 프로젝트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는 에너지 빈곤 문제를 해소하고 주민들의 경제적 자립과 환경적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도 경제 성장과 환경 지속 가능성을 조화시키는 균형 잡힌 에너지 전환을 강조하며, 아프리카 대륙 내 수많은 인구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받도록 국제 협력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결국 기후 위기는 거대한 도전이지만, 전 세계가 협력하고 각국 정부와 시민, 기업이 행동에 나선다면 1.5°C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길은 여전히 열려 있다. 2025년은 그 경고음 속에서도 행동을 통한 희망이 가능함을 일깨워주는 해이다. 지금은 말이 아닌 실천이 필요하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모두가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전환에 동참해야 할 때이다. 참고문헌 1. Deena Robinson, Martina Igini, Global Commons, 15 Biggest Environmental Problems of 2025, Jan 9th 2025, earth.org, https://earth.org/the-biggest-environmental-problems-of-our-lifetime/ 2. Martina Igini, Global Commons, The Tipping Points of Climate Change: How Will Our World Change?, https://earth.org/tipping-points-of-climate-change/, earth.org, Jan 11th 2024 3.Greenhouse gas concentrations surge again to new record in 2023, 28 October 2024, world meteoroligical, organization,28 October 2024 https://wmo.int/media/news/greenhouse-gas-concentrations-surge-again-new-record-2023?utm_source=chatgpt.com 4. World Breaches 1.5c global warming target for first time in 2024, financial times, https://www.ft.com/content/fd914266-71bf-4317-9fdc-44b55acb52f6?utm_source=chatgpt.com 5. Maxwell Akalaare AdombilaandColleen Goko, South Africa calls for affordable, balanced energy transition, Reuters, May 13, 2025 https://www.reuters.com/sustainability/climate-energy/south-africa-calls-affordable-balanced-energy-transition-2025-05-13/?utm_source=chatgpt.com 6. Constance Malleret, ‘A future on our terms’: how community energy is lighting up Latin America, The Guardian, 8 May 2025 https://www.theguardian.com/global-development/2025/may/08/latin-america-community-energy-indigenous-lighting-electricity-solar-pollution-diesel-just-transition?utm_source=chatgpt.com 덧붙이는글 I 강청문 / 姜倩雯 / JIANG, QIANWEN 강천문은 중국 광저우미술학원에서 전시예술디자인 전공으로 학사 및 디자인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에서 디자인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박사학위 논문은 《가상현실 박물관의 공간 인지 특성 연구》이다. 현재 한국ESG위원회 전시공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ESG코리아뉴스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디지털 전시 디자인, 가상현실 기술 및 문화 공간의 융합적 응용이며, ESG 분야의 혁신적 실천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화와 지속 가능 디자인의 융합 발전을 지향하고 있다. 한국 KCI 논문 1편과 EI 컨퍼런스 논문 2편을 발표했다. 주요 연구 방향은 문화유산 전시에 있어서 VR/AR 기술의 창의적 응용, 디지털 미디어와 공간 체험의 인터랙티브 디자인, 지속 가능한 전시 재료 개발, 그리고 ESG 이념에 기반한 지능형 전시 공간 구축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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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청문(姜倩雯)의 환경기호학 ①] 기후 위기: 2024년의 경고와 인류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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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헌의 공간디코딩 ⑨] 디지털 시대, 지도는 누구의 것인가
- 사진 찍는 인간, 지도 위의 사용자 도시 공간은 더 이상 고정된 물리적 실체가 아니다. 우리는 플랫폼을 통해 공간을 경험하고, 이동하고, 기록한다. 사용자는 사진을 찍고, 위치를 공유하며, 일상적으로 지도를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플랫폼 역시 사용자의 행동을 수집하고 분석하면서 공간을 감지하고 있다. 우리가 무심코 남기는 사진 한 장, QR코드 체크인, 결제 영수증 정보는 모두 플랫폼이 수집하는 공간 데이터의 일부이다. 위치 기반 광고, 경로 추천, 실시간 리뷰는 모두 이러한 감지 데이터 위에서 작동한다. 우리는 플랫폼의 사용자이자 동시에 플랫폼의 피감지자가 되어가고 있다. 지도는 더 이상 단순한 길 안내 도구가 아니다. 그것은 사용자의 이동과 선택을 구조화하고, 공간에 대한 인식을 재구성하는 감각적 프레임이다. 사용자는 공간을 선택한다고 믿지만, 실상은 플랫폼이 제공하는 우선순위와 추천 시스템에 따라 공간을 소비하고 있다. 결국 우리는 공간을 주체적으로 경험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이미 설계된 경로를 따라 걷고 있는 셈이다. 감지되는 인간, 유도되는 이동, 데이터화된 감각이 도시의 일상이 되었다. 플랫폼은 데이터를 모아 도시를 설계한다 디지털 플랫폼은 사용자의 위치, 행동, 선호 데이터를 수집하여 공간을 설계하고 있다. 이 설계는 물리적인 건축이 아니라, 정보 구조와 알고리즘을 통해 이루어지는 디지털 설계이다. 구글 지도는 그 대표적인 사례로, 사용자가 어떤 장소를 클릭했는지, 얼마나 자주 방문했는지, 어디에서 멈췄는지를 감지하고 분석하여 공간의 구조를 결정한다. 구글은 지도 위에 실시간 교통량, 매장 리뷰, 인기 장소 등 다양한 데이터 레이어를 구축하고 있다. 이 데이터는 단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사용자의 행동을 유도하는 구조를 가진다. 사용자가 자주 선택하는 경로, 사람들이 몰리는 장소는 더욱 강조되고, 그렇지 않은 공간은 지도 위에서 점차 희미해진다. 지도는 점점 소비되는 장소 중심으로 조직되며, 플랫폼은 도시를 재배열한다. 사용자는 플랫폼이 제공하는 추천과 리뷰, 별점 시스템을 바탕으로 공간을 선택한다. 이는 경험의 다양성과 우연성을 줄이고, 알고리즘이 선호하는 경로를 따라 걷는 구조를 강화한다. 사용자에게 선택권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선택지는 이미 플랫폼의 데이터 기반 알고리즘에 의해 정렬된 상태이다. 더 나아가, 이 설계는 플랫폼 외부로도 확장된다. 상업공간은 플랫폼에서의 가시성을 높이기 위해 인테리어, 서비스, 메뉴 구성까지 조정하며, 공간은 플랫폼이 좋아할 만한 방식으로 점점 표준화된다. 플랫폼은 도시의 외관뿐 아니라 내부 운영과 감각마저 결정짓는 영향력을 가지게 된다. 결국 데이터 기반의 공간 설계는 도시를 효율적으로 만들지만, 동시에 예측 가능하고 획일적인 경험을 강요한다. 플랫폼 중심의 도시 설계가 지속될수록, 도시의 감각은 다양성을 잃고 알고리즘적 질서에 복속되는 경향을 보인다. 디지털 정밀지도와 실내지도, 도시 공간을 다시 그리다 최근 디지털 정밀지도와 실내지도 구축은 공간 정보의 새로운 국면을 열고 있다. 정밀지도는 도로의 차선, 경사, 경계석, 횡단보도 같은 세부 요소까지 수치화해 자율주행차나 로봇 배달 플랫폼의 핵심 인프라가 되고 있다. 동시에 실내지도는 복잡한 쇼핑몰, 병원, 공항, 대중교통 환승센터처럼 GPS가 제한되는 공간에서도 사용자 위치를 정밀하게 파악하고 안내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이러한 데이터는 단지 공간을 표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센서를 통해 수집된 이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며, 도시의 운영 체계를 재구성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건물 내부의 움직임, 유동인구 밀도, 사용자 이동 경로 등의 정보는 상업적, 정책적 의사결정에 사용된다. 지도는 도시를 감지하는 도구에서 도시를 예측하고 최적화하는 알고리즘으로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 기술적 진보는 동시에 ‘설계의 권한’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정밀지도와 실내지도는 고도화될수록 민감한 데이터를 포함하게 되며, 그 정보의 소유와 활용 주체에 따라 도시 감각의 균형이 달라진다. 공공이 중심이 되는 지도, 플랫폼 기업이 주도하는 지도, 혹은 사용자 주체의 선택권이 보장되는 지도에 따라 도시의 공간 경험은 전혀 다른 양상을 띤다. 우리는 이제 도시를 보는 방식뿐 아니라 도시를 누가, 어떻게 그릴 수 있는지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지도는 경로를 안내하는 도구가 아니라, 삶의 동선을 설계하고 감각을 유도하는 시스템이다. 디지털 지도 시대의 공간은 단지 정확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작동해야 한다. 공간정보는 기술이 아니라 공공성과 감각의 문제이며, 도시의 미래를 그리는 새로운 언어이기도 하다. 지도는 단순한 지도가 아니다 — 플랫폼의 공간 지배 도구 구글은 전 세계 220개국 이상에서 지도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그 영향력은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서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영향력으로 확장되고 있다. 구글 지도의 정확성과 기능성은 단연 독보적이며, 검색, 내비게이션, 광고, 물류 등 거의 모든 도시 활동의 플랫폼화된 기반이 되고 있다. 지도 데이터는 더 이상 공공재만이 아니다. 그것은 디지털 플랫폼의 가장 강력한 자산이며, 공간에 대한 해석 권한과 설계 권한을 함께 갖춘 전략적 자원이다. 특히 고정밀 3D 지도, 교통 흐름 정보, 실내 지도 등의 정보는 물리적 공간을 디지털로 전환하고 재배치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구글은 이를 통해 물리적 세계를 디지털 인터페이스로 환원시키고 있다. 한국에서는 구글 지도의 주요 기능들이 제한되어 있다. 이는 국토지리정보원의 고정밀 지도 데이터를 외국 기업에 반출하지 못하게 하는 법적 규제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이 데이터를 군사기밀 보호와 국가 안보의 차원에서 바라보며, 구글의 서비스 요청을 제한하고 있다. 그 결과 한국은 구글 지도 내 실시간 내비게이션, 음성 길찾기, 고도화된 3D 지도 등의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 반면 일본은 지도 데이터를 구글에 제공하면서 정밀도 높은 지도 기반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 일본 정부는 오픈데이터 전략의 일환으로 공간정보를 개방했고, 이를 통해 구글의 플랫폼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사용자 편의성과 민간기업의 활용을 우선한 선택이었다. 이 두 사례는 지도 데이터가 단지 기술적 자산이 아니라, 공간에 대한 해석권과 설계권의 문제임을 보여준다. 지도는 플랫폼이 도시를 '보는 방식'을 결정하며, 그 보는 방식은 곧 공간의 구조와 우리의 경험 방식까지 바꾼다. 지도는 도시를 재해석하는 눈이며, 그 눈의 소유가 곧 권력의 소유로 이어진다. 왜 일본은 개방했고, 한국은 거부하는가 일본은 2012년부터 '오픈 정부 데이터 전략'을 수립하고, 공공 데이터를 민간에 개방하는 정책을 추진해왔다. 이 정책은 공공 자원의 민간 활용을 통해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고, 국가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명분 아래 진행되었다. 지도 데이터 역시 이러한 개방 정책의 대상에 포함되었고, 일본 정부는 구글을 포함한 글로벌 기업들이 자국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에 비교적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이는 기술 생태계의 활성화, 민간 혁신의 촉진, 사용자 편의성 증진 등을 전면에 내세운 전략이었다. 일본은 이를 통해 구글 지도 기반의 실시간 내비게이션, 스트리트 뷰, 3D 도시 모델링 등 다양한 고도화 서비스를 빠르게 도입할 수 있었다. 이는 기술적 선도국가로서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기여했다. 반면 한국은 지도 정보의 해외 반출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국토지리정보원의 고정밀 지도는 군사적 민감성이 크며, 분단 상황에서 보안적 측면이 중요하게 작용해왔다. 한국은 이러한 공간 데이터를 외국 기업에게 제공하는 것을 국가 주권과 안보의 문제로 인식하며, 보수적인 접근을 유지해왔다. 이러한 차이는 단순한 기술 정책의 차이가 아니라, 국가가 공간 정보를 어떤 방식으로 다루고, 누구에게 그 권한을 맡길 것인가에 대한 철학의 차이로 읽을 수 있다. 일본은 기술 생태계 확장을 위한 전략적 개방을 선택한 반면, 한국은 통제와 주권 보호를 우선하는 전략을 택했다. 두 입장은 모두 나름의 정당성과 합리성을 가지며, 어느 하나가 일방적으로 옳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이 두 입장은 결국 구글 같은 글로벌 플랫폼 기업이 해당 국가에서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의 차이로 이어졌다. 일본은 고해상도 스트리트뷰와 정밀지도 기반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는 반면, 한국은 여전히 제한된 기능만 제공받고 있다. 국가의 공간 주권은 기술과 플랫폼의 시대에 새로운 형태의 경계선을 만들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 더 치열한 논쟁과 선택을 요구할 것이다. 지도 데이터를 지킨다는 것, 공간을 이해한다는 것 2023년 4월 말부터 한국 정부는 정밀지도 데이터를 기업과 국민에게 무상 제공하기 시작했다. 자율주행, 로봇 물류, 디지털 트윈 등 신산업 기반 기술들이 현실화되며, 공간정보의 활용은 더 이상 일부 전문가의 영역이 아니라, 산업 생태계 전반의 전제 조건이 되었다. 이 조치는 정밀지도 데이터를 공공 인프라로 인식하려는 변화의 신호탄이었다. 그러나 최근 구글이 한국 정부에 요청한 ‘고정밀 지도 데이터 국외 반출’ 문제는, 이 데이터가 단순한 기술 자산을 넘어 주권과 통상, 공정 경쟁, 감시 체계까지 얽힌 복합적 쟁점임을 드러내고 있다. 구글은 2025년 2월, 축척 1:5,000 수준의 고정밀 지도 데이터를 해외 서버로 이전할 수 있도록 요청했고, 이는 2011년, 2016년에 이은 세 번째 요구였다. 현재 구글은 해상도가 낮은 축척 1:25,000 지도를 활용하고 있어, 네이버나 카카오보다 정밀한 공간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자율주행, 증강현실(AR), 위치 기반 광고 등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것이 이번 요청의 핵심이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정보 주권과 안보를 이유로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고정밀 지도에는 군사기지, 주요 기간시설 등 민감한 공간 정보가 포함돼 있으며, 이 데이터를 해외 데이터센터에서 운용할 경우, 정보 유출이나 군사적 악용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부는 현재 국토부, 국방부, 외교부 등 8개 부처와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측량성과 국외 반출 협의체’를 통해 심사를 진행 중이며, 최종 결정은 2025년 8월 11일까지 유보된 상태이다. 동시에 이 문제는 미국의 통상 압력, 그리고 글로벌 기업과 국내 플랫폼 기업 간의 경쟁 구도까지 맞물려 있다. 미국은 구글의 지도 반출 요청을 비관세 장벽 해소의 일환으로 간주하며, 무형자산의 자유 이동을 요구하고 있다. 국내 IT 기업들은 구글이 고정밀 데이터를 확보할 경우, AI, 자율주행, 지도 기반 서비스 전반에서 지배적인 경쟁 우위를 점하게 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구글이 한국 시장에서 높은 수익을 올리면서도 법인세는 거의 내지 않는다는 점에서, ‘공정 경쟁’의 구조가 무너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지도를 지킨다는 것은 단지 외국 기업에 넘기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 그것은 이 데이터가 누구의 관점으로 해석되고, 누구의 목적을 위해 설계되는지를 묻는 일이다. 공간정보는 산업적 자산이자 전략적 통제 장치이며, 동시에 시민의 감각과 이동을 매개하는 ‘도시의 언어’이기도 하다. 따라서 지도 데이터의 개방과 활용은 기술과 정책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참여해야 할 공적 논의 대상이다. 우리는 지도 위에서 살고 있다. 그 지도가 누구의 눈으로 만들어졌는지, 누구의 서버에 저장되고 누구의 알고리즘에 의해 경로가 정해지는지를 감각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공간 주권’은 현실이 된다. 빅브라더는 지도를 원한다 - 공간데이터가 갖는 힘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는 『헤테로토피아』에서 공간을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권력이 배치되는 구조로 보았다. 어떤 공간을 어떻게 보여주고, 무엇을 감추는지를 결정하는 행위 자체가 곧 통치의 기술이라는 것이다. 이 시선은 오늘날 정밀 지도 데이터를 둘러싼 논쟁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구글이 요구하는 것은 단지 고해상도 이미지나 도로망 데이터가 아니다. 그것은 특정한 기술 주체가 도시의 구조를 해석하고, 동선을 설계하며, 사용자 경험을 조정할 수 있는 권한 그 자체이다. 지도 위에 어떤 정보가 표시되고, 어떤 경로가 추천되며, 어떤 공간이 '보이지 않게' 처리되는가에 따라, 삶의 방향은 플랫폼의 손 안에서 자연스럽게 조율된다. 조지 오웰의 『1984』에 등장하는 빅브라더는 늘 우리를 지켜보지만, 그 시선은 ‘보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현실을 정의하고, 과거를 수정하며, 미래를 설계한다. 지도 데이터 역시 마찬가지다. 그것은 공간을 설명하는 수단이 아니라, 현실을 구성하고 권력을 배치하는 새로운 도구로 진화하고 있다. 따라서 지도 데이터를 지킨다는 것은 단지 외국 기업에 넘기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것은 시민이 공간을 해석하고 상상할 수 있는 권리를, 기술과 시장 너머에서 되찾겠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김동헌 (Kim Dong Hun) | 디지털 공간전략 디자이너, 트렌드 분석가, 칼럼니스트 시대 디지털 기술과 감각, 철학과 디자인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공간의 새로운 쓰임과 의미를 탐구하고 있다. 기계공학과 법학을 전공한 후 LG전자 특허센터에서 기술 전략과 혁신을 경험했으며,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에서 공간문화디자인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는 AI와 디자인, 철학이 융합된 공간의 방향성을 탐구하고 있으며, 디지털 기술이 공간 경험을 어떻게 확장하는지, 생성형 AI로 인한 공간디자인 교육의 진화 방향을 주제로 연구하고 있다. 국민대학교 디자인대학원 공간디자인전공 겸임교수로 미래학(Futurology)과 공간철학을 강의하며, ㈜리네아디자인 이사로 공간의 미래를 설계하는 연구자이자, 공간 분야 ESG 확립을 위한 실천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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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헌의 공간디코딩 ⑨] 디지털 시대, 지도는 누구의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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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이오스의 뷰 ⑪] 트랜스젠더 운동선수
- 여성 운동선수가 수년간 훈련하며 자신의 인생을 스포츠에 바쳤다고 상상해보세요. 그런데 최근까지 남성으로 경쟁해온 상대와 맞붙어 본질적인 신체적 열세로 인해 명백한 불공정함을 겪는다면 어떨까요? 이러한 사례는 세계적으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여성 스포츠에 트랜스젠더 여성이 참여하는 것이 초래하는 복잡한 문제들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트랜스젠더 권리 운동의 영향으로 인해 자주 논의되지 않는 이 문제는 여성 운동선수의 삶에 실제적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경쟁의 공정성과 무결성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트랜스젠더 여성이 여성 스포츠에 참여하는 것은, 호르몬 요법 이후에도 남아 있는 생리학적 이점으로 인해 공정한 경쟁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호르몬 치료는 트랜스젠더 개인이 자신의 성 정체성과 신체적 특성을 일치시키도록 돕는 치료입니다(Mitchell). 그러나 이러한 이점은 여성 스포츠의 공정성을 위협하며, 현재의 규정을 재고하게 만들고 있습니다(Wiesman). 트랜스젠더 여성의 스포츠 참여를 거부하는 것은 무례하거나 비인간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공정성을 지키고 스포츠 경쟁의 본질을 보호하기 위해 성 기반 구분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존재합니다. 트랜스젠더 운동선수 논쟁의 이해 트랜스젠더 운동선수란 출생 시 지정된 성별과 성 정체성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특히 트랜스젠더 여성이 여성 종목에 참가하는 문제는 공정성과 대표성에 대한 논란을 일으켜 왔습니다(“Transgender Student-Athlete Participation”). 스포츠는 신체적 차이를 고려해 성별에 따라 분류되어 왔으며, 이는 공정한 경쟁을 위한 기본적인 전제입니다. 그러나 트랜스젠더 여성이 남성 시절 발달한 근육량, 폐활량, 골밀도 등의 생리학적 이점을 일부 유지하게 되면서(Wiesman), 이러한 공정성이 위협받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반면, 사회적 관점에서 보면 트랜스젠더의 포용은 정체성과 다양성에 대한 현대적인 이해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입니다(Mitchell). 그러나 윤리적 측면에서 볼 때, 공정성과 무결성은 스포츠의 기본 원칙입니다. 형평성의 원칙은 경쟁자 간의 신체적 차이를 인정하고, 공평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반합니다. 다양성과 공정성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포용적이면서도 공정한 스포츠 환경을 구축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트랜스젠더 운동선수 포함을 지지하는 입장 포용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트랜스젠더 개인의 존엄성과 대표성 보장을 강조합니다. 사회적 관점에서, 트랜스젠더 여성을 여성 스포츠에 포함시키는 것은 다양성을 증진하고 소외된 집단에 대한 수용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 말합니다(Mitchell). 이는 인권의 연장선으로, 모든 이가 스포츠에 참여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관점입니다. 또한, 트랜스젠더 여성을 배제하는 것은 차별이며, 트랜스젠더 개인에게 낙인을 찍는 결과를 낳는다고 주장합니다. 이들은 포용이 정신 건강 개선과 공동체 수용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도 말합니다(Mitchell).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스포츠의 공정성과 관련된 더 넓은 함의와 비교해 신중히 고려될 필요가 있습니다. 경쟁의 공정성에 대한 우려 트랜스젠더 여성을 여성 스포츠에 포함하는 데 있어 가장 큰 문제는 남성과 여성 간의 생리학적 차이입니다. 사춘기 동안 형성된 근육량, 테스토스테론 수치, 유산소 능력 등은 경쟁에서 명백한 이점을 제공합니다(Donohue). 호르몬 치료로 일부 차이는 줄일 수 있지만, 남성 사춘기를 거치며 형성된 신체적 이점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습니다(Stover 3). 영국 스포츠의학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12개월 간의 테스토스테론 억제 이후에도 트랜스젠더 여성은 시스젠더 여성보다 더 높은 근육량과 근력을 유지했으며, 대퇴사두근(허벅지 근육) 크기는 평균 35% 더 컸고, 근력은 48% 높았습니다(Hillborne). 실제 경기에서도 이러한 이점은 드러납니다. 트랜스젠더 수영선수 리아 토마스는 남자부에서 활동하던 중 성전환 후 여성부로 옮겨와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남자부에서 토마스는 500야드 자유형 전국 랭킹 462위, 200야드 자유형 554위였으나, 여성부로 옮긴 뒤 2022년 NCAA 여자 1부 챔피언십 500야드 자유형에서 우승했습니다(“Transgender Student-Athlete Participation”). 그녀와 경쟁한 여성 선수들은 심각한 불공정을 느꼈으며, 수년간의 노력과 훈련이 생물학적 차이로 무너졌다고 토로했습니다. 경쟁자 중 한 명인 케이틀린 휠러는 “우리 팀원들과 나는 최고의 무대에서 경쟁하기 위해 평생을 바쳤지만, 부인할 수 없는 생물학적 이점을 가진 선수에게 모든 것을 빼앗겼다”고 말했습니다(Wheeler). 휠러는 이어서 “공정성과 안전은 남성의 포용을 우선하는 정책 속에서는 공존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공정한 경쟁을 위한 잠재적 해결책 우선, 여성 스포츠와 공간에서 남성을 배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성 스포츠가 존재하는 이유는 남성과 여성 간의 생물학적 차이 때문이며, 이 구분을 보호하지 않으면 공정성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Wheeler). 또한, 휠러는 리아 토마스와 같은 남성과 탈의실을 공유해야 했던 경험을 들며, 여성들이 남성과 함께 탈의실을 사용하지 않도록 안전하고 사적인 공간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Wheeler).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은 트랜스젠더 운동선수를 위한 별도의 카테고리나 오픈 리그를 만드는 것입니다(Nokoff, 2023). 이는 여성 스포츠의 공정성을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경쟁 기회를 보장하는 방식입니다. 또한, 성 정체성만이 아니라 생리학적 지표에 기반해 경기 참가 자격을 조정하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기준을 충족해야만 참가를 허용하는 성능 기반 기준이 마련될 수 있습니다(Nokoff, 2023). 이를 위해서는 과학적 연구가 필요하며, 선수, 스포츠 조직, 전문가 간 협력을 통해 객관적인 기준을 세워야 합니다. Riley Gaines 센터와 같은 단체는 여성 운동선수를 지지하고, 공정한 경쟁을 위한 대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사회적·윤리적 함의 트랜스젠더 여성의 스포츠 참여 문제는 단순히 운동경기 문제를 넘어, 사회적·윤리적으로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Title IX(성차별 금지법) 같은 제도를 통해 평등한 기회를 위해 싸워온 여성 운동선수들은, 이제 새로운 형태의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트랜스젠더 여성의 참여로 인해 여성들이 챔피언 타이틀, 기록, 장학금, 팀 내 자리 등을 잃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여성들이 남성과 탈의실을 공유해야 하는 등 안전과 존엄성, 사생활이 침해되는 사례도 나오고 있습니다(Wheeler). 한 가지 중요한 사회적 우려는 젊은 여성 운동선수들의 참여 위축입니다. 불공정한 경쟁환경을 목격한 소녀들이 자신의 노력이 무의미하다고 느끼고, 경쟁 의욕을 잃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 코네티컷주의 고등학교 육상 선수들은 두 명의 트랜스젠더 선수가 주 대회를 지배하고 기록을 경신하자, 큰 실망과 좌절감을 표현했습니다(Barnes). 이러한 사례는 스포츠를 향한 여성들의 열망과 동기를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여성 스포츠 전반에 대한 신뢰 저하와 대중의 관심 약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트랜스젠더 포용 정책이 지속된다면, 생물학적 여성이 상위 레벨 경기에서 점점 줄어들고, 경기 결과의 정당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면서 관중의 관심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Barnes). 윤리적으로도 상충되는 권리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가 핵심 문제입니다. 여성 운동선수는 공정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경쟁할 권리가 있으며, 이러한 권리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격투기 선수인 팔론 폭스의 사례는 이러한 윤리적 갈등을 잘 보여줍니다. 전환 이후 여성부에 참가한 폭스는 더 높은 골밀도와 근육량 등의 신체적 이점으로 인해 상대 선수에게 위험을 초래했고, 실제로 경기 중 한 선수가 안와골절을 입는 사례도 발생했습니다(Stover 4). 이처럼 생물학적 차이는 상대 선수의 안전에 실질적인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논쟁은 Title IX의 해석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원래 여성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 법이 트랜스젠더 포용으로 인해 여성의 권리를 침해하는 방식으로 작용할 경우, 법적 쟁점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응해 Save Women’s Sports와 같은 단체는 여성 스포츠의 범주를 보호하고 Title IX의 본래 취지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Colemen 5). 이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모든 이해관계자의 대화가 필요합니다. 여성 선수, 트랜스젠더 개인, 정책 입안자, 스포츠 단체가 함께 공정성과 포용성을 균형 있게 추구하는 해결책을 모색해야 합니다(Colmen 5). 결론 트랜스젠더 여성의 스포츠 참여는 공정성과 경쟁 무결성이라는 중대한 문제를 야기합니다. 개인의 정체성에 대한 존중은 중요하지만, 이로 인해 스포츠의 본질인 공정성이 훼손되어서는 안 됩니다. 앞으로는 지속적인 연구, 논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사회가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공정성을 최우선으로 하되 모든 당사자의 존엄성을 존중해야 합니다. 여성 스포츠의 미래는 정의와 무결성을 지키려는 우리의 노력에 달려 있습니다. “여성 스포츠는 생물학적 차이를 전제로 존재합니다. 이 진실을 외면하는 것은 공정성과 평등의 기반을 파괴하는 일입니다”(Wheeler). * 본 기사는 ESG코리아뉴스 미국 학생기자 에마 사르미엔토(Emma Sarmiento)의 영문 오피니언으로 원문의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Transgender Athletes by Emma Sarmiento Imagine a female athlete training for years, dedicating her life to her sport, only to face an opponent with a physiological edge that leaves her at a significant disadvantage. An opponent who, until recently, competed as a male. Such instances have sparked debates worldwide, highlighting the challenges posed by including transgender athletes in women’s sports. The increasing participation of transgender women in female sports raises complex questions about fairness and safety. These developments impact the lives of female athletes in ways that are often under-discussed due to the influence of the transgender rights movement. The need to preserve the integrity and fairness of competition is of the utmost importance. Allowing transgender women to compete in women’s sports raises concerns about unbiased competition due to the physiological advantages that persist despite hormone therapy. This medical treatment helps transgender individuals align their physical characteristics with their gender identity (Micthell). These advantages may undermine the principles of fairness in women’s athletics, leading to reconsidering current competitive policies (Wiesman). Although denying transgender women opportunities in sports might be viewed as inconsiderate and insensitive, some argue that maintaining sex-based divisions in competitive sports is necessary to ensure fairness and uphold the integrity of athletic competition. Understanding the Debate on Transgender Athletes Transgender athletes are individuals whose gender identity differs from their sex assigned at birth. In sports, the inclusion of transgender women in female categories has sparked debates about fairness and representation (“Transgender Student-Athlete Participation”). Sports have traditionally been divided by sex to account for biological differences that impact performance. These categories aim to ensure fair competition. Critics argue that allowing transgender women to compete in women’s sports undermines this fairness due to physical advantages, such as greater muscle mass, lung capacity, and bone density, that are retained even after hormone therapy (Wiesman). From a societal perspective, supporters of inclusion argue that sports should reflect evolving understandings of identity and diversity (Mitchell). Yet, from an ethical standpoint, fairness and integrity remain fundamental. Principles of equity require acknowledging physical differences that may exist between individuals, particularly in competitive sports, to ensure a level playing field for all participants. Respecting both diversity and competitive fairness is essential in shaping inclusive yet just athletic environments. Arguments Supporting the Inclusion of Transgender Athletes Proponents of including transgender athletes emphasize representation and respect for trans individuals. Following the views of society, allowing transgender women to compete fosters diversity and sends a message of acceptance to marginalized groups (Mitchell). From this standpoint, inclusion aligns with human rights, ensuring that all individuals have opportunities to participate in sports. Advocates argue that excluding transgender women from women’s sports is discriminatory and causes stigma against transgender individuals. They also highlight the psychological benefits of inclusion, such as improved mental health and community acceptance for transgender athletes (Mitchell). While these arguments have merit, they must be weighed against the broader implications for fairness in competition. Concerns Over Competitive Fairness The most significant challenge to including transgender women in women’s sports lies in the physiological differences between males and females. These differences, established during puberty, include greater muscle mass, higher levels of testosterone, and superior aerobic capacity, all of which provide competitive advantages (Donohue). While hormone therapy can reduce some of these differences, it cannot entirely eliminate the physical advantages gained through male puberty (Stover 3). Research indicates that transgender women may maintain certain physical advantages over cisgender female athletes (Donohue). A study published in the 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 found that after 12 months of testosterone suppression, transgender women retained higher muscle mass and strength compared to cisgender women. Specifically, they remained 48% stronger, with 35% larger quadriceps mass compared to the control population of cisgender women (Hillborne). Examples from real-life competitions illustrate the impact of these advantages. Lia Thomas, a transgender swimmer, transitioned after competing in men’s events and achieved significant success in women’s swimming. As a male swimmer, Lia Thomas was ranked 462nd nationally in the 500-yard freestyle and 554th in the 200-yard freestyle (“Transgender Student-Athlete Participation”). After transitioning, Lia Thomas won the 500-yard freestyle at the 2022 NCAA Division I Women’s Championship (“Transgender Student-Athlete Participation”). Female athletes competing against Thomas have expressed frustration, feeling that their years of training and dedication were overshadowed by an inherent physical disparity. Kaitlynn Wheeler, who faced Thomas in competition, described the experience as fundamentally unfair, highlighting the emotional and psychological toll on female athletes. “My teammates and I trained our entire lives to compete at the highest level, only to have someone with an undeniable biological advantage take away everything we had worked for” (Wheeler). The ethical dilemma of balancing inclusivity with fairness is profound. Without clear guidelines, the inclusion of transgender athletes risks undermining the principles that make competition meaningful. While interviewing Kaitlynn Wheeler, she emphasizes the fact that “Fairness and safety cannot coexist in policies that prioritize inclusion of men at the expense of women” (Wheeler). Potential Solutions for Fair Competition First and foremost, keeping men out of women’s sports and spaces is critical. “Women’s sports and sporting categories exist because of biological differences between men and women, and fairness is impossible without protecting that distinction”(Wheeler). Wheeler continues by advocating for the assurance that women have safe, private locker rooms where they’re not forced to undress in front of men, speaking from experience when she shared a locker room with Leah Thomas (Wheeler). Addressing the challenges posed by transgender inclusion in sports requires innovative solutions. One potential approach is the creation of separate categories or open leagues for transgender athletes (Nokoff, 2023). This would allow individuals to compete without compromising the fairness of women’s sports. Another solution involves adjusting eligibility criteria based on physiological metrics rather than solely relying on gender identity. For example, governing bodies could establish performance-based thresholds that ensure fair competition (Nokoff, 2023). Further research is essential to develop evidence-based guidelines that balance fairness and inclusion. Collaboration among athletes, sports organizations, and experts is critical in crafting policies that respect all collaborators. Initiatives like the Riley Gaines Center advocate for fair competition while supporting female athletes and fostering dialogue around these complex issues. Societal and Ethical Implications The debate over the inclusion of transgender women in women’s sports has profound societal and ethical ramifications that extend far beyond simply athletics. Female athletes, who have historically fought for equal opportunities through movements like Title IX, now face a new challenge that threatens the level playing field they have worked so hard to achieve. Women are losing championships, records, scholarships, and even spots on teams to men who have undeniable biological advantages. Beyond the competition, it forces women into vulnerable situations, such as sharing locker rooms with men, which compromises their safety, dignity, and privacy (Wheeler). Allowing transgender women to compete in women’s sports raises concerns about whether the strides made toward gender equity are being undermined. One significant societal implication is the potential deterrent effect on young female athletes. Girls who perceive an uneven playing field may lose motivation to compete, feeling that their efforts are futile against competitors with inherent physical advantages. For example, high school track athletes in Connecticut expressed frustration and disappointment when two transgender athletes dominated state championships, breaking records and securing opportunities that some felt would otherwise have gone to cisgender female athletes (Barnes). Such scenarios risk creating a disheartening environment for young women who aspire to excel in sports. Another societal concern involves the broader implications for women’s sports as a whole. Over time, if transgender inclusion continues without addressing fairness, there is a risk that biological women may become underrepresented in elite competition. This could lead to diminished public interest in women’s sports, as spectators may question the legitimacy of outcomes and lose confidence in the integrity of the competition (Barnes). The long-term consequence could be a rollback of the progress achieved in raising the profile of women’s sports globally. From an ethical standpoint, the inclusion of transgender women raises questions about how to balance competing rights. Female athletes deserve a fair and equitable environment in which to compete. Examples like that of Fallon Fox, a transgender mixed martial artist, further highlight the ethical dilemmas. Fox, who transitioned later in life, faced criticism for competing in women’s MMA fights due to her physical advantages, including greater bone density and muscle mass. Critics argued that these attributes posed a safety risk to her opponents, one of whom suffered a broken orbital bone during a match (Stover 4). This case illustrates the ethical conflict of ensuring the safety and well-being of competitors. The debate also has implications for Title IX protections, which were originally designed to ensure equal opportunities for women in education and sports. If transgender inclusion is perceived as undermining these protections, it could lead to legal challenges and a reevaluation of policies governing women’s sports. Organizations such as Save Women’s Sports have emerged, advocating for the preservation of female athletic categories and calling attention to the potential erosion of Title IX’s original intent (Colemen 5). To address these societal and ethical challenges, it is vital to promote discussion among all collaborators. Female athletes, transgender individuals, policymakers, and sports organizations must work together to develop solutions that prioritize fairness. Encouraging open conversations and fostering mutual understanding can help bridge the divide and create a more inclusive yet equitable sporting environment (Colmen 5). Ultimately, the debate over transgender inclusion in women’s sports is an issue of broader societal challenges in balancing rights and fairness. As society continues to grapple with these issues, we must strive to find solutions that uphold the principles of justice and integrity. Conclusion The inclusion of transgender women in women’s sports raises critical questions about fairness and competitive integrity. While showing compassion towards individuals’ identities is important, these goals must not undermine the foundational principles of fairness in competition. The path forward requires continued dialogue, research, and collaboration. As society grapples with these issues, it must prioritize fairness while honoring the dignity of all individuals involved. The future of women’s sports depends on our ability to find solutions that uphold the principles of equity and integrity. “Women’s sports exist because biological differences matter. Ignoring that truth destroys the foundation of fairness and equality” (Wheeler). Bibliography Barnes, Katie. “Transgender Athlete Laws by State: Legislation, Science, More.” ESPN, ESPN Internet Ventures, 24 Aug. 2023, www.espn.com/espn/story/_/id/38209262/transgender-athlete-laws-state-legislation-science Donohue, Brian. “Expert: Science Won’t Resolve Debates about Trans Athletes - UW Medicine.” Newsroom, 17 Oct. 2023, newsroom.uw.edu/blog/expert-science-wont-resolve-debates-about-trans-athletes. Coleman, Doriane, and Wickliffe Shreve. “COMPARING ATHLETIC PERFORMANCES THE BEST ELITE WOMEN TO BOYS AND MEN.” Duke Edu., 2017, web.law.duke.edu/sites/default/files/centers/sportslaw/comparingathleticperformances.pdf. Hilborne, Stephanie. “Trans Inclusion & Women’s Sport - Women in Sport.” Women in Sport, 2023, womeninsport.org/transgender-inclusion-womens-sport/?utm. Mitchell, Micah. “In Sports and in Life, Trans Women Deserve Equal Access.” ACLU of Ohio, 8 Mar. 2023, www.acluohio.org/en/news/sports-and-life-trans-women-deserve-equal-access. Nokoff, Natalie J. “Sex Differences in Athletic Performance: Perspectives on... : Exercise and Sport Sciences Reviews.” Sex Differences in Athletic Performance: Perspectives on Transgender Athletes, 4 Apr. 2023, journals.lww.com/acsm-essr/fulltext/2023/07000/sex_differences_in_athletic_performance_.2.aspx?context=featuredarticles&collectionid=2. Spratt, Ed. “British Cycling Limits Transgender Women Competing in Female Categories.” PinkBike, 26 May 2023, www.pinkbike.com/news/british-cycling-limites-transgender-women-competing-in-female-categories.html. Stover, John. “Opposition to Ohio Senate Bill 1.” Protect Ohio Children Coalition, Protect Ohio Children, 21 Feb. 2023. “Transgender Student-Athlete Participation Policy.” NCAA.Org, May 2024, www.ncaa.org/sports/2022/1/27/transgender-participation-policy.aspx. Weisman, Dennis L. “Transgender Athletes, Fair Competition, and Public Policy.” Https://Www.Cato.Org/Regulation/Fall-2022/Transgender-Athletes-Fair-Competition-Public-Policy.” Cato.Org, CATO Institute, 2022, www.cato.org/regulation/fall-2022/transgender-athletes-fair-competition-public-policy. Wheeler, Kaitlynn. Interview. Conducted by Emma Sarmiento, 20 November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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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이오스의 뷰 ⑪] 트랜스젠더 운동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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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옥의 공간리질리언스 ①] 폐허에서 피어난 예술...삼탄아트마인
- 산업화 시대에 지역 경제의 중심이었던 2차 산업시설들은 정보화 시대의 도래와 함께 기능을 상실하고 노후화되었으며, 지역 사회에 부담이 되는 존재가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폐산업시설은 단순한 쇠퇴의 결과물이 아니라, 시대적 가치를 지닌 산업유산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삼척탄좌 정암광업소가 있다. 이곳은 1964년부터 운영된 국내 최대 규모의 민영 탄광으로, 한때 정선과 태백 지역 경제를 이끌었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부터 탄광 산업이 급격히 쇠퇴하면서 정암광업소는 2001년 폐광되었고, 이로 인해 지역 사회는 급속한 침체를 겪었다. 지역 붕괴를 막기 위해 정부는 1995년 「폐광지역 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했다. 1996년에는 태백, 삼척, 정선, 영월, 문경을 폐광지역 진흥지구로 지정하여 제도적 지원을 마련했다. 이는 쇠퇴한 산업공간을 문화공간으로 전환함으로써 지역 재생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전환점이 되었다. 멈춘 광산, 깨어난 감각 — 삼탄아트마인의 재생 이야기 한때 수천 명의 광부가 오르내리던 광산이 멈췄다. 그러나 그 멈춤은 단절이 아니라, 새로운 흐름의 시작이었다. 강원도 정선 함백산 자락, 삼척탄좌의 옛 광업소에 자리한 삼탄아트마인은 기능을 잃은 공간이 감정을 되찾고, 사회적 감각(social sense)을 회복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쇳소리 대신 피아노 선율이 흐르고, 탄차가 오가던 자리에 예술가의 붓질이 이어졌다. 이곳은 단순한 산업유산이 아니라, 기억이 환기되고 감각이 중첩되는 문화공간의 재생 실험장이 되었다. 삼탄아트마인은 과거의 흔적을 지우지 않았다. 채탄갱도, 샤워실, 탈의장 등은 해체되지 않고 남겨졌으며, 그 위에 조명과 예술, 사람의 감각이 더해졌다. 석탄, 벽돌, 철재, 콘크리트에 각인된 기억은 이제 공동체가 함께 느끼고 공유하는 공감(empathy)의 장치로 작동한다. 이곳은 박제된 유물이 아니다. 시간을 저장하고 감정을 환기시키는 유연한 구조물이다. 공간 안에서 시간은 선형적으로 흐르지 않는다. 감각을 통해 입체적으로 되살아나며, 관람자의 경험 속에서 새로운 이야기로 확장된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비워진 여백’이다. 전시가 없는 날의 전시관, 광부의 옷이 걸린 휴게실, 햇살이 길게 드리우는 창고 안의 빈 공간은 모두 상상과 몰입을 유도하는 정서적 장치가 된다. 이 비워짐은 관람자에게 각자의 기억과 해석을 덧입힐 수 있는 여지를 준다. 삼탄아트마인은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보다 "무엇을 떠올릴 수 있는가"를 묻는 공간이다. 사람을 이끌지 않고 조용히 기다리는 태도를 취한다. 이곳은 각자의 감정과 기억이 스며들 수 있도록 여백을 남겨주는 장소다. ESG관점에서 본 삼탄아트마인이 공간 삼탄아트마인의 공간 재생은 단순한 설계나 운영 모델의 변화를 넘어 ESG실천의 모범사례이다. 그 사례를 ESG관점에서 보면 다음과 같다. 삼탄아트마인은 해체보다는 보존을 선택함으로써 환경적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의미 있는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기존 건축물을 철거하지 않고 재사용함으로써, 신축 시 발생할 수 있는 탄소 배출을 줄이고 자원 낭비를 최소화하였다. 이는 탄소 저감 효과뿐만 아니라, 공간에 담긴 시간의 흔적과 기억을 유지함으로써 물리적 자산 이상의 문화적, 역사적 가치를 지닌 지속 가능성을 실현한 사례다. 자연과 건축, 과거와 현재, 그리고 재료 간의 조화를 통해 환경을 고려한 설계 철학이 반영되었으며, 이는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관점에서 환경적 책임을 실천한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 삼탄아트마인은 사회적 기업, 예술가, 아이들, 지역 주민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정서적 공동체의 플랫폼으로서, ESG의 사회적(Social) 측면에서 높은 가치를 지닌다. 단순한 이벤트나 전시에 그치지 않고, 일상 속에서 다양한 감정이 교차하고 공유될 수 있는 구조를 지향함으로써, 지역사회 구성원 간의 유대감과 공감의 장을 형성한다. 이는 사회적 포용성과 접근성을 강화하며, 다양한 세대와 계층이 함께 소통하고 성장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사회적 인프라로 기능한다. 감정적 교류가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이 공간은 공동체의 정서적 안정을 도모하고, 사회적 연결망을 강화함으로써 사회적 지속 가능성을 실현하는 실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이 공간의 운영 방식은 전통적인 위계적 통제나 획일화된 시스템이 아닌, 다양한 주체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하고 협력하는 느슨한 연대에 기반한다는 점에서 ESG의 거버넌스(Governance) 측면에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다. 공간의 권력은 소유나 지시에 의한 것이 아니라 ‘돌봄’과 ‘신뢰’를 기반으로 형성되며, 이는 관리의 대상이 아닌 함께 가꾸는 공동체로서의 공간을 지향한다. 이러한 구조는 특정한 수치나 제도적 틀보다 사람과 공간 사이의 윤리적 관계를 중시함으로써, 투명성과 책임성, 그리고 참여 기반의 운영 원칙을 자연스럽게 실현한다. 결과적으로 이 공간은 거버넌스를 제도적 장치가 아닌, 신뢰와 연대에 기반한 공동체적 실천으로 풀어내며, ESG의 본질적 가치를 생활 속에서 구현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공간이 말을 걸 때 – 삼탄아트마인의 재생 이야기 삼탄아트마인의 수직갱을 걷는 순간, 사람은 단지 산업의 역사를 '배우는' 것이 아니다. 그곳에서 우리는 냄새, 어둠, 침묵, 빛의 방향 같은 감각적 요소들을 통해 과거를 몸으로 ‘재구성’하게 된다. 감정은 읽히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느껴지는 것이고, 공간은 정보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감정을 나누는 장이 된다. 이곳에서는 예술작품이 아닌, 공간 그 자체가 정서적 텍스트로 작용한다.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그것을 해석하고, 공유하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더해간다. 삼탄아트마인은 단순한 전시장이 아니다. 이곳은 광산이자 놀이터이며, 기억의 창고다. 예술가의 작업실이 되고, 공동체의 기념장이 되며, 때로는 아이들의 감성이 자라는 교실이 되기도 한다. 이 공간의 복합성은 단순한 목표가 아닌, 존재 그 자체의 조건이다. 다양한 층위의 감정과 기억, 기능과 해석이 동시에 공존하며, 도시는 이 안에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실험하고 감각을 확장한다. 삼탄아트마인은 말을 하지 않는다. 대신 공간 자체가, 오래된 재료의 질감과 물성, 조용한 공기와 빛의 결로 조용히 말을 건넨다. 그 안에서 사람들은 각자의 속도로 추억하고, 감탄하며, 때로는 울컥한다. 이러한 공간은 더 이상 낡고 버려진 폐산업시설이 아니다. 낭비되지 않고 되살아났다. 기능은 멈췄지만 감정은 확장되었고, 건물은 고정되어 있으나 그 안의 사람들은 서로를 향해 열린다. 궁극적으로 문화공간의 재생이란 감정을 설계하고, 기억을 관리하며, 상상력을 허락하는 공간의 윤리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리고 삼탄아트마인은 그 첫 문장을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수옥(Lee Su Ok) 국민대학교 디자인대학원 실내설계 전공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며, 학술연구의 일환으로 유휴 산업시설을 활용한 복합문화공간의 리질리언스 공간 특성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특히 리질리언스 연구는 기존 산업유산을 단순히 보존의 대상으로 한정하지 않고 현대 도시 안에서 지속가능한 문화·사회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해석하여 도시재생과 공간 정의의 관점에서 의미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한국이러닝교육원에서 강사로 활동하며 디자인 및 공간 관련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으며 한국 ESG위원회 인권전략위원장으로서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연구 분야로는 도시재생과 산업유산 재생, 문화유산의 활용 방안에 대해 보다 실제적이고 통합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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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옥의 공간리질리언스 ①] 폐허에서 피어난 예술...삼탄아트마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