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5-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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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세계 최대 규모 박쥐 유사장기 플랫폼 구축 [사진=ChatGPT로 생성한 이미지]

 

국내 연구진이 신·변종 바이러스와 미래 팬데믹 대응을 위한 세계 최대 규모의 박쥐 유사장기(오가노이드) 플랫폼을 구축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초과학연구원(IBS)에 따르면,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 최영기 소장과 유전체 교정 연구단 구본경 단장 공동 연구팀은 국내에 서식하는 박쥐에서 유래한 다양한 장기 유사장기를 개발, 바이러스 감염 특성과 면역 반응을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실험 모델을 완성했다. 이번 성과는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인 '사이언스(Science)'에 5월 16일자로 게재됐다.


박쥐는 고위험 인수공통바이러스의 자연 숙주로 알려져 있으며, 박쥐 유래 바이러스의 감염 경로와 면역 반응 메커니즘은 감염병 대응에 필수적이지만 관련 연구는 매우 제한적이었다. 기존 모델은 열대 과일박쥐 일부 종의 단일 장기 수준에 그쳤던 데 반해, 이번 연구에서는 국내외에 서식하는 식충성 박쥐 5종을 대상으로 기도, 폐, 신장, 소장 등 다조직 기반 유사장기를 세계 최대 규모로 구축했다.


연구팀은 이 유사장기를 통해 코로나19, 메르스, 인플루엔자, 한타바이러스 등 고위험 바이러스의 감염 특성을 분석하고, 박쥐 종과 장기별 면역 반응 차이를 규명했다. 특히 한타바이러스가 박쥐 신장 유사장기에서 효과적으로 증식하는 사실을 확인, 해당 오가노이드가 새로운 한타바이러스 감염 연구 모델로 활용 가능함을 입증했다.


또한 기존 3차원 오가노이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이를 2차원 배양 방식으로 확장, 고속 항바이러스제 스크리닝 체계로 활용 가능한 플랫폼도 개발했다. 해당 시스템을 통해 렘데시비르 등 항바이러스제의 효능을 세포주보다 정밀하게 평가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연구팀은 아울러 야생 박쥐 분변에서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포유류 오르토레오바이러스(MRV)와 샤브 유사 바이러스를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샤브 유사 바이러스는 기존 세포주에서는 배양이 어려웠으나, 새롭게 구축된 박쥐 오가노이드에서는 원활하게 증식돼, 높은 생리학적 재현성을 확보했음을 보여줬다.


구본경 단장은 "이번 연구는 박쥐의 실제 생물학적 환경을 실험실에서 구현한 세계 최초의 시도"라며 "바이러스-면역 상호작용과 감염병 병리 연구에 새로운 장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기 소장은 "이번 박쥐 유사장기 플랫폼은 바이오뱅크(생명체은행) 자원으로 활용되어, 세계적 감염병 대응 역량을 높이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는 2021년 설립 이후 바이러스 기초연구의 국가 거점기관으로서 역할을 강화해왔으며, 과기정통부는 이번 성과를 계기로 인류 공영을 위한 바이러스 대응 과학 기반 확충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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