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5-22(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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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가포르 가든 바이 더 베이 [사진=Garden by the Bay]

 

지구 온난화로 생태계의 보존과 확장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에 환경에 대한 문제가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런 시대적 흐름에 힘입어 ‘바이오필릭(Biophilic)’ 개념이 주목을 받고 있다.


바이오필릭은 '생명 친화적' 개념으로 20세기를 대표하는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의 저서 '바이오필리아(Biophilia)'에서 확산된 개념이다. 이 개념은 생명(Bio)과 사랑(Philia)의 합성어로 ‘생명체에 대한 사랑’ 즉 ‘자연에 대한 타고난 사랑’을 뜻한다. 


콘크리트로 채워진 현대 도시에서 자연과 생태계를 중시하는 바이오필릭은 ESG가 중심이 되는 사회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개념이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본능적으로 자연을 좋아하고 바이오필릭을 통한 생명 존중 사상을 키워왔다. 바쁜 도시의 일상 속에서도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연의 소중함을 인식한다. 결국 인간은 자연으로부터 멀어질 수 없고, 자연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존재이다.


스위스 철학자 장 자크 루소(Jean-Jacques Rousseau)의 ‘인간이여,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18세기 유럽의 불평등 사회를 비판하며 자유롭고 평화로운 작은 공동체 사회를 꿈꾸는 루소의 생각에서 시작되었다. 그는 문명사회를 비판하며 반근대주의 사상가로서 낭만주의 운동을 이끌었다. 그의 사상에서 인간은 본래부터 가지고 있던 선한 마음을 되찾을 수 있도록 자연적인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바이오필릭 사상도 루소의 낭만주의적 사상과 유사하다. 인간은 본래부터 자연을 그리워하고 동경하며 사랑하는 존재이다. 하지만 도시는 이러한 인간 본성을 뒤로하고 물질사회로의 발전을 거듭해왔다. 하지만 이러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시로 바이오필릭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 시애틀에 있는 아마존(Amazon) 본사는 바이로필릭 디자인을 접목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마존 본사 부속 건물인 더 스피어스(The Spheres)는 거대 구형 유리온실로 4만여 종의 식물이 자라나는 바이오필릭 개념이 접목되었다. 


미국의 글로벌 건축회사 NBBJ와 워싱턴 시애틀의 조경 회사 사이트 워크숍(Site Workshop)이 디자인한 3개의 더 스피어스 유리돔은 6각형 모양의 패널로 덮여 있고 직원 라운지 및 작업 공간으로 사용된다. 3개의 유리돔중 가장 큰 구는 약 800명을 한 번에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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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수목원 더 스피어스(The Spheres) [사진=The Sphe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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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스피어스(The Spheres) 내부공간 [사진=The Sphe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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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스피어스(The Spheres) 내부공간 [사진=The Spheres]

 

더 스피어스 유리돔은 평소 직원들의 휴식 공간이자 작업실로 사용되며, 기존 오피스에 대한 보편적 개념을 깨고 자연을 내부로 끌어들여 바이오필릭 정서를 느끼도록 설계되었다. 내부 식물들로부터 발생하는 산소의 공급은 신체적 건강뿐 아니라 정신적 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이케아의 R&D 랩 '스페이스 10(SPACE 10)'에서 제시한 도시 마을 프로젝트(The Urban Village Project)도 바이오필릭 디자인이 반영된 대표적 사례 중 하나이다. 이 공간은 지속 가능성에 기반하여 친환경성을 고려한 디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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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 마을 프로젝트: 살기 좋고 지속 가능하며 저렴한 주택에 대한 비전 [사진=Space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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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 마을 프로젝트: 살기 좋고 지속 가능하며 저렴한 주택에 대한 비전 [사진=Space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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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 마을 프로젝트: 살기 좋고 지속 가능하며 저렴한 주택에 대한 비전 [사진=Space10]

 

도시 마을 프로젝트는 지속 가능한 주거 환경을 위해 더 저렴한 가격으로 접근 가능하며 만족스러운 공동체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주거 프로젝트이다. 도시는 거주 가능성, 지속 가능성, 경제성을 최우선으로 개발되어야 하며, 환경에 대한 문제도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결국 도시와 마을은 지속 가능한 바이오필릭 개념의 도입이 중요하다.


지속 가능한 삶을 산다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며 삶의 자연스러운 일부이다. 도시 마을 프로젝트는 건축, 환경, 관리, 수명주기 등을 고려하면서 지속 가능한 삶의 방법을 주거에 접목했다. 특히 물 수확, 재생에너지, 식량 생산, 퇴비 솔루션 등이 심각하게 고려되었다. 


이 프로젝트에서 생활공간은 공유공간의 확장 및 커뮤니티 생활의 지원을 통해 거주자의 주거 향상을 증가시키는 데 집중했다. 특히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을 시도하여 커뮤니티 일원들이 서로의 유대를 통해 공동체의 중요성을 깨우치게 하는 것이 중요했다.


바이오필릭 디자인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요소는 ‘지속 가능성’이다. 도시화를 통한 고립감은 도심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이다. 최근 묻지마 살인은 이러한 사회문제를 반영한다. 이러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연을 도심으로 끌어들이고 자연과 공존하는 바이오필릭 개념은 도시디자인에 있어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싱가포르에서 바이오필릭 개념을 접목한 '정원 속 도시(City in a Garden)' 프로젝트는 세계인의 관심을 받고 있다. 싱가포르는 대규모 공원 지역인 '가든 바이 더 베이(Garden by the bay)'에 총 12개의 슈퍼 트리 조형물을 만들고 지중해와 아열대 지방의 다양한 식물들을 심어 바이오필릭 정원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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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오필릭 개념이 접목된 가든스 바이 더 베이(Gardens by the Bay) [사진=Visit Singap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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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오필릭 개념이 접목된 가든스 바이 더 베이(Gardens by the Bay) [사진=Visit Singapore]

 

더 베이지역뿐 아니라 싱가포르의 관문인 창이공항(Changi Airport)에도 바이오필릭 디자인이 적용되었다. 창이 공항은 영국 항공 서비스 조사기관인 스카이트랙스가 선정한 세계 최고 공항의 명성을 8년 동안 지키고 있다. 


공항의 내부에는 약 40m에 이르는 실내 폭포가 있으며, 1분에 약 37,800리터의 물이 흘러내리고 있다. 특히 이 물은 빗물을 받아 재활용할 뿐 아니라 실내의 습도를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공항에 바이오필릭 개념을 실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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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가포르 창이공항 [사진=Common Edge]

 

창이공항 내에 있는 시세이도 포리스트 밸리(Shiseido Forest Valley) 워킹 트레일은 층층이 쌓인 숲과 나무를 통해 공항 내 인도어 하이킹 코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간과 자연이 하나가 되는 공간이다.


테라핀(Terrapin)의 프로젝트 이사이자 생체친화적 디자인 운동의 리더인 케이티 라이언(Catie Ryan)은 녹색도시에 대한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러한 녹색도시 운동은 바이오필릭 개념의 도시 개발 운동이다. 그녀는 건축 환경에 있어 인간의 건강과 지속 가능성 문제에 대해 깊게 고민하고 활동가이다. 


바이오필릭은 인간과 자연 사이의 타고난 연결점이다. 바이오필릭 도시는 건강한 환경을 위해 자연의 경험을 도시로 불러들인다. 자연과 생명에 대한 호기심은 본능적으로 바이오필리아로부터 나온다. 


바이오필릭의 흐름은 도시뿐 아니라 시민 공간과 야외 공간에서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특히 현대인이 관심을 갖는 도시의 물리적 인프라와 생태계의 조화에 대한 생물 친화적 경험에서 바이오필릭의 개념은 더욱 더 중요한 문제도 대두된다. 


산업사회로부터 발전해온 오늘날의 도시 문제는 환경위기에 직면해 있다. 지구 온난화로 지구 환경이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ESG 사회를 향한 바이오필릭 개념 확산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덧붙이는 글 I 서재익(Jaeik Seo)


ESG에 기반한 의료프로그램의 효과적인 실행방안을 찾아내고 바이오건강기능식품 적용 분야의 확대를 연구하는 경제학자이자 경영학자이다. 현재 버지니아통합의학한의대학원 국제부총장, 동양대특임교수, KDI경제정책자문위원, (사)한국ESG위원회 회장을 맡고 있다. PACOM GLOBAL(미)대표, PACIFIC ASIA COMMUNICATIONS (미)대표, 주한뉴질랜드상공회의소 이사, 메디오젠 사장, 하나금융투자 전무를 지냈다. 하버드대학 글로벌헬쓰딜리버리 과정, 스탠포드대학 뉴트리션사이언스 과정 수료, 플로리다스쿨오브로에서 법학을 수학, 연세대학에서 경제학석사, 한국항공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저자는 주요논문으로 'An Empirical Study on the Impacts of the Chinese Banking Industry by Foreign Bank’s Entry(International Journal EF)'를 연구하였고, '기업성과지표와 주식수익률 성과간의 상관관계에 관한 연구(회계지표와 부가가치지표의 비교)' 박사 논문을 통해 경영자 입장에서의 기업평가지표와 투자자 입장의 성과 지표 간의 분리분석을 시도하였고, 주식 변동성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학문적 영역을 개척하였다.


서재익 칼럼니스트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전체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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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JY

적극 동의합니다.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환경을 연구하고 실행하고 있음에 기쁘고 감사합니다. 이 연구가 전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지속 발전되어 인간의 선한 양심을 발현시켜 주는 데 기여하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응원하고 지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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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지킴이

바이오필릭이라는 좋은 단어와 의미를 배울 수 있네요!
바이오필릭도시, 사진으로만 봤는데도 몸과 마음이 힐링될 것 같아요~
직접 본다면 많은 것을 느낄 수 있겠네요! 기회가 된다면 가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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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하루하루

인간은 환경에서 얻어지는 것이 다양한 방면으로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네요... 바이오필릭! 지속가능한 것에 더 관심을 가지며 주변을 돌아보게 되는 내용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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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맘

녹색,재생사업이라고 주변에서 종종 들었는데 모두 바이오필릭 철학이었네요. 인간은 자연으로...칼럼을 읽으며 인간의 나아갈 길은 자연임을 다시한번! 칼럼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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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는 우리땅

작은집이라도 숲과 함께라면 퇴근길이 맨날 즐겁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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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정

건강하게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는 글이네요.
7월19일 휴가차 일본 유후인 긴린코호수에서의 힐링여행후 도착한 인천공항은 후끈한 열기가 아스팔트지열에서 올라오고 보호색 녹색식물이 많이 보이지않아 공항근무자들이 인후통이나 안구건조,피부건조,소양감,음허성 기침을 많이 하겠구나 생각했어요.그에 반해 창이공항의 시세이도 포리스 밸리는 공항근무자들이나 여행객들의 건강과 멋진 광경을 선사하는 눈의 즐거움을 주네요.자연과 조화는 건강의 일등공신이죠.
멋진 글을 써주신 저자님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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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inun

자연을 파괴하고 다시 자연을 살리는 방식들에서 벗어나 자연을 이용해 자연과 더불어 생활할 수 있는 사업들을 지금보다 더 많이 개발하고 시도해야된다고 봅니다.
요즘 메스컴에서 맨발의 기적이 방영된 후 맨발걷기의 열풍이 불었습니다.
자연과 인간의 건강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건강식품들,자연에서 얻어지는 건강한 먹거리들이 더 많이 연구되고 자연을 살리고 유지하는 일에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사람을 살리시는 일을 하시는 저자님께 감사드리며 많이 많이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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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토너

도심에도 자연친화적인 공간이 더욱 생겨야겠어요. 인간성이 더욱 빡빡해져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유익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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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맘

지속가능한 삶은 자연스러워야 하는데
특별해진 요즘!
바이오필릭 개념으로 주변 환경을 만든 곳이 많아지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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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익 칼럼] ESG 실천을 위한 ‘바이오필릭(Biophilic)’ 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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