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5-22(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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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릿 센터(Bullitt Center) [사진=Bullitt Center homepage]

 

지구 환경은 우리의 예측을 넘어 빠르게 변해가고 있다. 이 위기를 극복할 방법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해답은 지속 가능한 친환경이다.

 

21세기 탄소 중립을 위한 친환경 건축의 야심 찬 실험이 미국 시애틀에서 이루어졌다. 그 실험은 바로 도시형 친환경 오피스 건축 불릿 센터(Bullitt Center)’이다.

 

불릿 센터는 시애틀 이스트 매디슨 스트리트와 15thAve에 위치해 있는 오피스 건축물로서 밀러 헐(Miller Hull) 건축사무실의 로버트 헐(Robert Hull)과 데이비드 밀러(David Miller)에 의해 설계되었다.

 

이 건축물은 2013422지구의 날에 공식적으로 문을 열었다. 지구의 날은 1970422일 미국의 상원의원 게이로 닐슨(Gaylord Anton Nelson)이 하버드 대학생 데니스 헤이즈(Denis Hayes)와 함께 1969128일 캘리포니아 산타 바바라(Santa Barbara)에서 있었던 기름유출 사고를 계기로 지구의 날선언문을 발표하면서 제정되었다.

 

불릿 센터는 건축 당시부터 건축물 수명으로 주목을 받았으며, 이 건축물의 수명은 무려 ‘250으로 계획되었다. 이렇게 건축물의 수명을 길게 설계한 것은 건축으로 인해 생겨나는 건설 폐기물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의도였다.

 

불릿 센터의 250년 건축 수명은 그동안 은행에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상황으로 투자 결정에 어려움을 주었다. 은행들은 이러한 프로젝트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투자에 주저했다. 왜냐하면 일반적인 상업용 건물의 수명은 40년을 기반으로 자금이 조달되기 때문이다.

 

불릿 센터는 시애틀 기반 도시 생태학에 중점을 둔 비영리 단체 불릿 재단(Bullitt Foundation)에 의해 건설되었다. 재단은 6층 건물에서 한 층의 절반을 차지하는 임차인일 뿐이며, 나머지 건물은 워싱턴 대학교, Hammer & Hand, Sonos, Intentional Futures PAE Consulting Engineers에 임대하여 사용하고 있다.

 

불릿 센터는 52,000제곱피트(4,800m²) 규모로 건설 비용은 1,850만 달러(243억 원)였다. 토지 및 소프트 비용을 포함하면 3,250만 달러(436억 원)가 소요되었다.

 

데니스 헤이즈(Denis Hayes) 불릿 센터 대표는 미국에는 진정으로 환경을 생각하며 지어진 건축물이 없어 아쉬웠지만, 이제 불릿 센터는 세계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도시형 오피스 빌딩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 건축물은 국제 생활 미래연구소( International Living Future Institute )에서 " 살아있는 건물"로 인증되었다.

 

불릿 센터 1층에는 워싱턴 주립대 건축학부 산하의 통합디자인 센터가 입주해있다. 통합디자인 센터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데보라 시글러는 우리는 LEED(Low Energy Electron Diffraction) 인증 같은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놓고 점수 매기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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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75개의 태양광 패널 지붕의 불릿 센터(Bullitt Center) [사진=Bullitt Center homepage]

 

불릿 센터는 딥 그린 빌딩(Deep Green Building) 기준을 제시하기 위해 만들어진 건축물로서 575개의 태양광 패널이 지붕을 덮고 있다.

 

이들이 추진하는 리빙 빌딩 챌린지(Living Building Challenge)는 친환경 건축을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7가지 가이드 라인을 발표했다.

 

첫째, Site(위치)이다. 건물이 들어설 위치는 보행자 및 자전거 친화적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둘째, Water()이다. 자연으로부터 얻는 빗물을 저장하여 건물 내에서 재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Energy(에너지)이다. 건물에 사용하는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해야 한다.

 

넷째, Health(건강)이다. 입주자의 건강을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건물 내부가 설계되어야 한다.

 

다섯째, Materials(건축자재)이다. 유해 화학물질로 정한 362가지의 레드리스트(Red List)’를 만들어 건물에 사용되지 못하게 해야 한다.

 

여섯째, Equity(공평)이다. 건물 내 모든 사무실이 상쾌한 공기와 자연광을 받을 수 있게 창문의 사이즈와 위치를 적절하게 설계해야 한다.

 

일곱째, Beatuty(아름다움)이다. 건축물이 완공되면 사람들이 깜짝 놀랄만한 아이디어를 포함하여야 하며, 주변과 조화를 이루는 건축양식이어야 한다.

 

친환경 건축을 추구하는 불릿 센터의 내부 자재는 목재를 기본으로 하였다. 나무는 자연으로부터 얻는 친환경 재료로 탄소 발생을 억제하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건축물에 사용되는 모든 목재는 산림 관리 협회(Forest Stewardship Council)에서 설정한 표준에 따라 인증된 것을 사용했다. 불릿 센터는 산림 관리 협회 인증을 획득한 미국 최초의 상업용 건물이다.

 

불릿 센터의 공간 구성은 전면에 계단을 바로 보이게 하여, 이용자가 가능한 계단을 이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용자가 계단을 이용하면 엘리베이터 사용으로 인한 탄소를 줄이고 건강도 함께 가져다주는 이중효과를 거둘 수 있다. 따라서 불릿 센터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엘리베이터는 찾기보다 계단을 주로 이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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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릿 센터(Bullitt Center) 생분해 화장실 처리장 [사진=Bullitt Center homepage]

 

불릿 센터에서 가장 혁신적인 것은 퇴비화되는 화장실 시스템이다. 이곳 화장실은 생분해 거품 양변기를 사용한다. 생분해 화장실은 3스푼 정도의 물과 생분해성 비누가 만들어낸 거품이 소변과 대변을 처리하도록 설계되었다.

 

화장실 사용으로 인해 배출되는 오수는 배관을 통해 지하로 옮겨져 200°F 이상 온도에서 가열되고 혐기성 소화 시스템을 통해 비료로 전환된다. 이러한 친환경 화장실 시스템이 건물 전체에 설계된 것은 세계에서 유일하다.

 

양변기나 소변기 앞에 설치된 센서에 손을 대면 거품이 발생하고, 어느 정도 거품이 생길 때 화장실을 보면 최소의 물과 거품을 통해 화장실의 배설물과 악취를 처리할 수 있다.

  

양변기에 사용하는 배관은 일자 배관을 사용하여 거품과 배설물의 마찰을 줄여 쉽게 내려갈 수 있을 뿐 아니라, 화장실에서 나는 메탄 냄새도 잡아 악취가 나는 것을 막아준다. 이렇게 모여진 배설물은 건물 지하로 집적되고, 그것들을 자체적으로 퇴비화 작업을 한다. 그렇게 만들어지는 퇴비는 원예용으로 상품화되어 지역주민에게 판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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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릿 센터(Bullitt Center) 빗물 저장공간 [사진=Bullitt Center homepage]

 

불릿 센터는 빗물 저장 장치를 사용한다. 빗물을 모으고, 여과하고, 소독해 재활용할 수 있는 56,000갤런 용량의 탱크가 있다. 연간 빗물 유출량의 약 69% 정도를 저장고에 저장하여 재활용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이 시스템은 규제 기관의 승인을 받아 수집된 빗물을 집적하여 여과하고 음용을 포함한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불릿 센터의 시공자들은 자신들이 납품하는 제품이 360가지 이상의 독성 화학 물질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통과해야만 건축 자재 공급계약이 가능하다.

 

불릿 센터에 사용되는 모든 전기에너지는 지열과 태양광을 이용하여 충당했다. 지열은 지면으로부터 400피트(120m) 연장되는 26개의 지열 우물을 통해 55°F(13°C)를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설계되었다. 이렇게 설치된 지열 시스템은 겨울에 건물을 덮여주고 여름에 차갑게 한다.

 

불릿 센터는 친환경 에너지 활용뿐 아니라 자동 온도 조절 센서를 통해 창문의 채광과 퉁풍을 제어해 건물 내 공기 질을 관리한다. 건축물에 충분한 창을 설치하여 자연 채광과 자연 바람을 최대한 활용함으로써 에너지 사용량도 최소화하고 있다.

 

불릿 센터는 2014년에 실제로 사용한 에너지보다 60% 더 많이 생산해 에너지 자립을 이루어 냈다. 또한 2016년 지붕의 태양 전지판에서 건물에 필요한 에너지보다 30% 더 많은 에너지를 생산해냈다. 2016년 불릿 센터 에너지 사용 집약도(EUI)12로 시애틀의 평균 상업용 건물의 집약도가 90 이상인 점을 보면 매우 낮게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결과를 토대로 불릿 센터는 세계에서 가장 큰 "순 긍정적" 에너지 건물이 되었다. 불릿 센터가 이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건물의 에너지 소비를 비슷한 크기의 일반 사무실에 비해 약 15% 정도 줄이는 방식을 선택했기 때문이었다.

 

특히 불릿 센터는 사용에너지를 상환하기 위해 전력망에 연결되어 있어 자신들이 소모하고 남은 에너지를 반환하는 시스템까지 갖추고 있다.

 

불릿 센터는 순수 에너지 제로 기준에 적합하도록 설계되어 자연광 사용을 최대화하면서 눈부심을 최소화하기 위해 3중 유리창을 사용했다. 또한 단열벽, 커튼월 시스템을 사용하여 충분한 공기와 햇빛을 내부공간으로 유입했다.

 

특히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사용하는 조명등도 초절전형 LED등을 사용하였으며, 전력 제어시스템, HVAC(Heating, Ventilation, & Air Conditioning)시스템을 사용했다.

 

 

덧붙이는 글 윤재은(Yoon Jae Eun)

예술문학철학적 사유를 통해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공간철학자이자 건축가이다현재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공간디자인학과테크노전문대학원 공간문화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 학사미국 뉴욕 프랫대학 인테리어디자인 석사홍익대학교 건축대학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미국의 UC버클리대학 뉴미디어 센터에서 1년간 방문학자로 있었다저자는 해체주의 건축의 공간철학적 의미체계’ 라는 박사 논문을 통해 공간철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적 영역을 개척하였다. ‘공간철학이란 반성을 통해 지식의 한계를 극복하고직관을 통해 무형의 공간과 사물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다주요 저서로는 장편소설로 비트의 안개나라와 시집으로 건축은 나무다’, ‘건축은 선이다가 있으며건축 전문서적으로 ’Archiroad 1(Hyun), 2(Sun), 3(Hee)‘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또한, <현대지성 출판사>에서 철학의 위로라는 책이 최근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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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은의 ESG 건축 산책] 넷제로(Net Zero)를 넘어 플러스 에너지(Plus Energy)로...‘불릿 센터(Bullitt 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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