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속 가능한 미래로의 항해에서 금융은 단순한 자본 공급자를 넘어 사회적 가치 창출의 주체로 변모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금융기관의 새로운 사명
최근 금융회사들의 사회 공헌 현황 및 발전방안을 논의할 기회가 있었다. 2022년 국내 은행들은 1조 2천억 원이 넘는 금액을 사회 공헌에 지출했다. 이러한 투자는 사회혁신 기업 지원,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 정보 격차 해소, 금융 교육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이루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전략적 접근의 부재와 단기적인 일회성 활동이 주를 이룬다는 지적이 있다.
금융위기와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국민들은 은행이 포용적 금융을 통해 사회적 격차를 해결하고, 사회 전체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데 기여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금융기관은 단순한 자금 중개를 넘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가 상호 연결된 현대 사회의 복잡한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할 수 있다. 업무 영역에서는 환경 보호, 사회적 평등, 거버넌스 향상과 같은 긍정적 변화를 주도하며, 금융 산업의 영향력을 책임감 있게 사용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금융기관이 우리 사회의 안정적인 우산이 되기 위해 추구해야 할 효과적인 전략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와 전략적 실천이 요구된다.
1) 사회연대경제와 연계를 통한 실효적인 사업 추진 전략
지난해 4월, 유엔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사회연대경제 활성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 결의안에 따라 190여 개 회원국과 국제 금융기관들은 사회연대경제를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의 주요 도구로 채택하고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사회연대경제는 자발적 협력, 상호 원조, 민주적이고 참여적인 지배구조를 바탕으로 자율성과 독립성을 유지하며, 이윤보다는 사람과 사회적 목적을 우선하는 원칙을 따른다.
이 원칙들은 의료복지, 재생에너지, 사회주택, 노인 및 아동 돌봄, 친환경 및 건강한 먹거리 등 우리 일상의 다양한 분야에서 필요한 서비스와 깊이 연결되어 있다. 특히 지역 사회에서는 주민들의 자조와 연대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사회연대경제는 지역 활성화를 도모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에서는 자본을 통한 규모 확대가 제한적이긴 하지만, 한국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축적된 경험과 아이디어가 풍부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금융기관의 사회공헌활동이 금융 소비자에게 효능감을 제공하려면 사회연대경제와의 유기적인 결합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한 지원을 넘어 실질적인 사회적 가치 창출로 이어질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
유럽 일부 은행들은 사회연대경제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지역 사회의 경제적 자립과 사회적 포용성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들은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넘어서 교육 프로그램, 멘토링,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하며 사회연대경제를 지원한다. 이러한 활동은 사회연대경제 주체들이 직면한 장애물을 극복하고, 그들의 사업 모델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2) 공공과의 협력을 통한 자금 효율성 강화 전략
지난해 국가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3.9%에 달해, 정부의 건전 재정 적자 비율 관리 기준인 ‘3%’를 상당히 초과했다. 또한, 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어서며 1,126조원에 이르렀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민간 자금의 유입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종 예산 집행과 기금 운영에 있어 민간 자금과의 매칭 및 연계를 통해 자금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금융기관이 공공 자금과 연계하게 되면, 레버리지를 활용하여 동일한 예산으로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는 금융기관에게도 유리하며, 특히 지역재투자 평가제도에 의해 금융기관의 지역 내 자금공급, 중소기업 지원, 서민 대출 지원 등의 실적이 평가받는다는 점에서 지자체 금고 유치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공공과의 협력은 지역 경제 발전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금융기관의 사회적 책임과 이미지를 강화하는데도 효과적이다.
그러나 이런 협력은 복잡한 기획과 집행 과정에서 의사결정의 경직화를 수반할 수 있다. 이에 따른 준비와 고려가 필요하며, 민간과 공공 간의 긴밀한 협의와 투명한 소통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접근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국가와 지역 사회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고, 더욱 효율적인 자원 배분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3) 금융을 통한 지속가능한 발전 전략
금융기관의 사회공헌 활동이 단순 기부나 일회성 행사를 넘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지향하는 임팩트 투자와 결합될 때 그 의미와 영향력이 극대화된다. 임팩트 투자는 사회적, 환경적, 경제적 가치를 고려하여 자본을 배분함으로써 경제적 수익과 함께 사회적 성과를 도모하는 금융 전략이다. 이는 전통적인 기부 활동을 넘어서서 자본의 효율적 사용을 가능하게 하며, 투자받은 기업이나 프로젝트가 독립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다.
예를 들어, 재생에너지 분야에 임팩트 투자를 진행하는 투자사는 해당 기업들이 기술 개발과 시장 확장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는 환경 보호는 물론 지역 경제의 발전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며, 금융기관의 사회공헌 이미지를 강화한다. 미국의 대형 은행이 저소득층 주택 지원 프로그램에 임팩트 투자를 통해 자금을 제공하는 사례는 주거 불안정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사회의 안정을 증진시키는 데 크게 기여하며, 금융 수익과 사회적 가치의 동시 창출을 가능하게 한다.
장기적으로 볼 때, 이러한 금융 전략은 금융기관이 직면한 사회적, 환경적 도전에 대해 적극적인 해결책을 제공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기업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이 진정성 있게 이루어지지 않고 기존의 성장 지향적 사고만을 고집할 경우, 임팩트 워싱의 오명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금융업의 본질과 사회연대경제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다양한 투자 모델과 파트너십을 발전시키는 일이 필수적이다.
금융과 사회의 조화를 통한 지속 가능한 미래로의 항해
지속 가능한 미래로의 항해에서 금융의 역할은 단순한 자본의 공급자를 넘어 사회적 가치 창출의 주체로 변모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금융기관에게 단순한 이윤 추구를 넘어 사회적, 환경적 책임을 요구하며, 이는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요건이 되었다.
금융기관이 이러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을 위한 투자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예를 들어, 지속 가능한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친환경 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 사회연대경제기업과 협력을 통한 경제적 기회의 확대 등이 포함된다. 또한, 금융기관은 돌봄, 교육, 지역 사회 발전을 지원하여 사회연대경제를 실현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 이는 공공 기금 및 예산과의 연계뿐만 아니라, 임팩트 투자 및 환경적, 사회적, 지배구조(ESG) 기준에 기반한 투자 방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기관이 이러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로의 전환에 기여함으로써, 금융과 사회의 조화를 이루는 중요한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다. 이와 같은 공동의 노력은 복잡하지만 가치 있는 여정이며, 모든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협력의 기회가 탄생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I 이상진(Lee Sang Jin) 한국사회혁신금융(주) 대표이사

연세대학교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하고 KAIST MBA를 나와 한양대 국제대학원에서 사회적경제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4년부터 글로벌 컨설팅사 Kearney, Accenture, 삼정KPMG, 삼성SDS에서 국민은행, 삼성생명, 신한금융투자 등 선도적인 금융기관을 컨설팅 했으며, 2012년부터 우리금융지주에서 14개 계열사의 경영혁신을 담당한 금융전문가이다. 2014년 사회혁신기업가들과 기금을 조성하면서 임팩트금융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2016년 한국사회혁신금융(주)을 창업했다. 경기도, 충남, 화성시 등 다수 지자체의 사회적경제기금의 운영위원을 역임했고, 영국 BSC를 모델로 하는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과 캐나다 데자르뎅 연대경제신협을 모델로 하는 사회연대신협 설립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2024년 '새로운 사회를 위한 금융교육과 사회적 은행'을 출간했으며, 현재 한국사회혁신금융(주) 대표이사로 사회혁신기업가네트워크 상임이사, 서울사회적기업협의회 공동대표, 한국임팩트금융민간자문단(NAB) 이사로 활동하며 국내 사회혁신 생태계를 만드는데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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