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5-22(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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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종말 시계 [사진=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

 

무한한 우주의 비밀은 과학으로도 풀 수 없는 신비의 세계이다. 인류가 지구라는 푸른 별 위에 문명을 건설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는 상황에서 78년 전 인류가 세상을 파괴하는 데 얼마나 가까이 다가가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종말 시계(Doomsday Clock)’라는 독특한 시계를 만들었다.

 

과학 및 안전 위원회는 2025128일 기준, 종말 시계를 ‘89초 전으로 맞췄다. 이는 종말을 알리는 시계를 자정에 1초 더 가깝게 조정함으로써 인류에게 종말의 시간이 더욱 가까워졌다는 엄중한 신호를 보내기 위한 것이다.

 

세계는 이미 종말의 절벽에 위험할 정도로 가까워지고 있고 단 1초만 더 움직여도 극도의 위험이 인류에게 다가오게 될 상황이다. 우리는 이러한 신호를 빨리 알아차려야 한다. 만약 종말로 가는 길을 바꾸는 데 1초라도 늦어지면 지구는 재앙의 늪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1947년 종말의 시계를 만든 원자 과학자의 게시판에 따르면 현재 인류는 종말의 시간에 가장 가까이 다가서고 있고 만약 자정에 도달한다면 다시는 인류를 살릴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과학자들이 종말의 시계를 1초 앞당긴 것은, 지난 몇 년 동안 지구상에 일어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핵 군비 경쟁 가능성, 가자지구의 이스라엘·하마스 갈등 그리고 심각해져 가는 기후 위기 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시카고 대학의 물리학, 천문학 및 천체물리학과 교수이자 과학 및 보안 위원회 의장인 다니엘 홀츠(Daniel Holz)"우리는 핵 위험, 기후 변화, 생물학적 위협 및 인공지능과 같은 파괴적 기술의 발전을 포함하여 우리가 직면한 세계적 과제에 대해 충분하고 긍정적인 진전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시계를 자정에 가깝게 맞췄다"고 말했다.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는 무기고의 규모와 역할을 늘리고 있으며, 문명을 여러 배나 파괴할 수 있는 무기에 수천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인공지능, 생명공학, 우주 분야와 같은 파괴적 기술 개발의 진전도 해당 분야의 규제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1)고 말했다.

 

인류의 위기를 알리는 종말 시계는 매년 과학 및 보안 위원회 전문가들이 후원 위원회와 협의하여 시간을 설정하고 있다. 후원 위원회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2)194812월에 처음 설립했으며, J. 로버트 오펜하이머(J. Robert Oppenheimer)3)가 초대 의장이었다. 위원회에는 노벨상 수상자 9명이 포함해 물리학, 생리학, 의학 분야의 사람으로 구성되어 있다.

 

과학자들이 설정한 종말 시계는 은유적,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 인류가 과학을 통해 풍요를 맛볼 때 인간 삶을 지탱해주는 지구별이 얼마만큼 인간이 가지고 있는 욕망의 질주를 용납할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은 역설적으로 종말 시계가 암시하고 있다. 만약 내일 당장 인류에게 종말이 온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마틴 루터(Martin Luther)내일 지구의 종말이 올지라도 오늘 나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4)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우리는 불안한 미래에서 벗어나 담담하게 내일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불안을 떨치고 실존적 자아로 나아가야 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과학자들이 종말 시계를 통해 경고하고 있는 메시지를 가슴 깊이 새겨 반성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각주

1) 종말 시계 2025: 과학자들이 새로운 시간을 설정하다, 크리스틴 로저스, CNN, 2025. 1. 28.

2) 독일 태생의 이론물리학자로 상대성 이론을 개발하고 양자역학 이론의 발전에도 중요한 공헌.

3) 세계 최초의 핵무기 개발 프로젝트인 맨해튼 계획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한 미국의 물리학자.

4) "Even if I knew that tomorrow the world would go to pieces, I would still plant my apple tree." -Martin Luther-

 

 

덧붙이는 글 I 윤재은(Yoon Jae Eun)


예술, 문학, 철학적 사유를 통해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공간철학자이자 건축가이다. 현재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공간디자인학과, 테크노전문대학원 공간문화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 학사, 미국 뉴욕 프랫대학 인테리어디자인 석사, 홍익대학교 건축대학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사단법인 한국ESG위원회 이사장, 한국토지주택공사 LH 이사회 의장, LH ESG 소위원회 위원장, 2022년 대한민국 ESG소통 운영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미국의 UC버클리대학 뉴미디어 센터에서 1년간 방문학자로 있었다. 저자는 ‘해체주의 건축의 공간철학적 의미체계’ 박사 논문을 통해 공간철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적 영역을 개척하였다. ‘공간철학’이란 반성을 통해 지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직관을 통해 무형의 공간과 사물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다. 주요 저서로는 장편소설 ‘비트의 안개나라’, 시집 ‘건축은 나무다’, ‘건축은 선이다’, 건축 전문서적 ’Archiroad 1권(Hyun), 2권(Sun), 3권(Hee)‘, 철학 인문 서적 ‘철학의 위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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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은 칼럼] ‘종말의 시간’까지 89초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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