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5-22(목)
 

쓰레기 문제는 환경문제뿐 아니라 소각장 건립으로 인해 지역 간 갈등 요소로 작용한다. 최근 서울시에서 발표한 상암동 쓰레기 소각장 건립은 지역주민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치고 있다. 쓰레기 처리 문제는 주변 환경과 생활권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지역주민과의 협의가 중요하다.

 

이와 같은 폐기물 처리의 갈등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한 사례가 있다. 그것은 바로 덴마크의 아마게르 바케 (Amager Bakke) 폐기물 발전소이다. 이 폐기물 발전소는 평지로 구성되어 있는 아마게르 지역에 인공 언덕을 형성하면서 코펜힐(Copenhill)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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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게르 바케 (Amager Bakke) 폐기물 발전소 [사진=Copenhill]

 

코펜하겐은 2025년 까지 탄소중립 도시를 목표로 도시 폐기물을 에너지로 전환하며, 친환경 기능을 갖춘 발전소 건립을 위해 2010년 국제 건축공모전을 개최했다. 이 공모전에는 전 세계 36개 설계사무실이 참가했고 그중 BIG(Bjarke Ingels Group)이 당선되었다.

 

설계의 조건은 발전소 옥상중 적어도 20~30%를 대중에게 개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수네세이뷔에(SuneScheibye) ARC(Amager Resource Center)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는 모든 설계안가운데 BIG의 디자인이 가장 돋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덴마크 날씨는 스키와 같은 동계 스포츠를 즐기기 적합하지만, 산과 언덕이 없어 스키장 건설이 어려운 환경에서 직접 힐을 짓는다는 발상을 매우 매혹적이라고 보았다.

 

이렇게 당선된 아마게르 바케는 폐기물 처리를 위한 발전소와 생활문화공간으로 구분된다. 발전소의 운영은 ARC(Amager Resource Center)열병합발전소가 운영하고, 스키장과 문화시설은 코펜힐(Copenhill)이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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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게르 바케 (Amager Bakke) 폐기물 발전소 [사진=Copenhill]

 

아마게르 바케 (Amager Bakke)20173월 운영을 시작했으며, 건축비로 67000만 달러(7216억 원)가 들었다. 이 발전소는 폐기물 처리뿐 아니라 잔류 폐기물을 지역난방 및 전기 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세계에서 가장 깨끗하고 효율적인 폐기물 발전소이다.

 

발전소는 굴뚝에서 일정량의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으로 배출할 때마다 스모크 링이 하나씩 방출된다. 이는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주기 위해 고안된 아이디어이다. 이때 직경 25미터, 높이 3미터의 도넛 모양 스모크 링은 실제로는 연기가 아니라 여러 단계의 정화를 거쳐 나오는 수증기로서 공기 중에 약 45초 정도 유지된다.

 

아마게르 바케는 연간 40만 톤의 폐기물을 처리하고 CO2 포집을 위한 매년 최대 500,000 톤의 CO2를 포집 할 수 있도록 설계 되었다. 또한 폐기물 처리를 통해 2.7MWh의 지역난방과 0.8MWh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어 약 15만 가구에 전기 및 지역난방을 제공한다.

 

이 시설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쓰레기 처리에서 나온 잔류 폐기물로 전기와 난방에너지를 만들어 재활용할 뿐 아니라, 발전소 옥상을 스키, 등산, 피크닉 등을 즐길 수 있는 생활 문화 공간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3,000의 옥상 녹색 공간은 정원과 식물들을 관람할 수 있으며, 하이킹 및 조깅 코스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201910월 오픈한 스키 슬로프는 365일 누구나 스키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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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게르 바케 (Amager Bakke) 스키 슬로프 [사진=Copenhill]

 

스키 슬로프 설계는 IAD(International Alpine Design in Colorado)가 참여했으며, 여러 난이도를 가진 네 개의 슬로프로 구성된다. 각 슬로프에는 자체 리프트 시스템이 있으며, 아래쪽 두 개의 하강 슬로프는 녹색으로 분류되고 기울기는 14 18 %이다. 세 번째 하강 슬로프는 파란색이며 기울기는 약 25 %이고, 마지막 하강 슬로프는 20-45 %의 기울기를 가지며 빨간색과 검은 색으로 구성되어 있다.

 

스키 슬로프는 눈이 아닌 특수 코팅된 플라스틱 잔디로 만들어 졌으며,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사람들이 사계절 스키를 즐길 수 있는 명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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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게르 바케 (Amager Bakke) 스키 슬로프 [사진=Copenhill]

 

스키장 주변에서는 공원과 산책로 뿐 아니라 등반 체험공간도 마련되었다. 80m 높이의 등반 벽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인공 등반 벽 중 하나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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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게르 바케 (Amager Bakke) 인공 암벽 [사진=Copenhill]

 

옥상공원에는 300그루의 나무와 7,000여 개의 식물 등이 심어져 있으며, 주민들의 산책을 위해 5%의 완만한 경사로와 35%의 험준한 경사로가 다양하게 설계되어 등산, 산길 달리기, 쉼터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옥상에는 코펜하겐을 전망할 수 있는 전망대와 카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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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게르 바케 (Amager Bakke) 조깅 코스 [사진=Copenhill]

 

아마게르 바케는 약 600,000 명의 시민과 68,000 개의 회사로부터 잔류 폐기물을 받아 재처리하고 이를 통해 얻은 에너지를 도시 전력 및 지역난방에 사용한다.

 

폐기물 처리장에서는 매일 250~300 대의 트럭이 폐기물을 가져오며 이를 처리한다. 소각장에 도착하는 약 5 % 폐기물은 소각에 적합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샘플링으로 사용된다. 사전 예비 검사는 폐기물의 분류 상태를 조사하고 독성이 포함되어 있는지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다.

 

폐기물 처리 사일로는 건조폐기물과 습식폐기물이 혼합되어 사용된다. 사일로는 약 22,000 톤의 폐기물을 보관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두 개의 자동 그래플(Grapple)은 잔류 폐기물을 혼합하여 균일성을 유지 한다. 폐기물의 균일성은 소각 공정의 안정성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마게르 바케에 설치되어 있는 두 개의 용광로는 각각 시간당 25~42 톤의 폐기물을 처리 할 수 있다. 소각로에서 폐기물을 태우는 데 걸리는 시간은 1.5~2시간이다. 또한 소각로의 온도는 950~1,100°까지 올라간다.

 

잔류 폐기물이 소각되면 17~20%의 슬래그(Slag)가 남는다. 슬래그는 폐기물, 자갈, 모래, 금속 및 연소 할 수 없는 기타 재료의 재로 구성된다. 이렇게 수집된 슬래그는 3-4 개월 동안 물을 뿌리는 성숙 과정을 거친다.


아마게르 바케에는 두 개의 보일러가 있다. 각 보일러는 시간당 최대 137 톤의 증기를 생산할 수 있고, 증기는 증기 레일이라는 증기 파이프에 수집되어 증기 터빈으로 전달된다. 증기가 임펠러(Impeller)를 통해 팽창함에 따라 운동 에너지가 형성되고 샤프트가 회전한다. 샤프트는 에너지를 전기로 변환하는 발전기에 연결되어 최대 63MW의 전기 에너지를 생산한다.

 

열교환기에서는 지역난방 물이 가열되어 지역난방 관리센터로 보내진다. 물속의 열이 소비자에 의해 사용되고, 사용 후 반환되어 재 가열한다. 지역난방 생산량은 최대 247MW이다.

 

사람들이 쓰레기 소각장에서 가장 걱정하는 것이 유독가스의 배출이다. 하지만 아마게르 바케의 배출 정화는 세계 최고에 꼽힌다. 이 발전소는 질소산화물(NOx, Nitrogen Oxide) 제거 촉매를 갖춘 덴마크 최초의 폐기물 에너지 공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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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게르 바케 (Amager Bakke) 옥상 공간 [사진=Copenhill]

 

액체를 이용해서 가스 속에 부유하는 고체 또는 액체 입자를 포집하는 스크러버는 다음과 같이 세 가지 기능을 한다. 첫 번째 스크러버(Scrubber)은 염산, 수은 및 기타 바람직하지 않은 물질을 제거하고, 두 번째 스크러버는 이산화황을 제거하며, 세 번째 스크러버는 응축 스크러버로 사용된다.

 

이때 수증기는 물방울로 응축되어 히트 펌프를 통해 연기의 잔류 열로 활용할 수 있다. 잔류 열은 열교환기를 통해 지역난방 관리센터로 보내진다. 전체적으로 지역난방 생산량의 약 20 %는 연기 정화와 연결된 히트 펌프에서 나온다.

 

폐기물 처리의 마지막 단계는 연기에 포함되어 있는 잔류 먼지를 제거하는 습식 먼지 필터이다.

 

정화 된 연기가 배출을 위해 굴뚝에 도착하기 전에 오염 물질의 함량을 지속적으로 감지하는 측정 스테이션을 통과해야만 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아마게르 바케는 지역 주민이 원하는 환경 요구 사항을 충족시킬 수 있었다.

 

두 용광로의 최대 부하에서 시간당 최대 13의 폐수가 생산된다. 폐수는 처음에는 ph0.52.5 사이이며 처리 및 중화는 네 단계로 진행된다.

 

첫 번째 정화 단계에서는 석회와 잿물이 첨가되어 폐수를 78 사이의 ph로 중화시킨다. 다음 단계에서는 입자가 대형 탱크의 슬러지로 물에 정착한다. 젖은 슬러지는 필터 프레스로 전달되어 압착된다. 슬러지는 컨테이너에 수집되어 비산재로 퇴적된다. 세 번째 단계에서 물은 일부 모래 필터와 암모니아 스트리퍼(stripper)를 통과한다.

 

이 과정을 통해 이전에 침전되지 않은 더 작은 입자들은 걸러낼 수 있다. 암모니아 스트리퍼의 과도한 암모니아는 연기 클리너로 재활용된다. 최종 세척 단계는 탄소 필터와 이온 교환으로 구성되며, 여기에서 물은 유기 물질과 금속의 마지막 잔재물을 청소한다.

 

전체 에너지 발전소는 연간 365 24시간 운영되며, 전체 공정은 계량에서 처리까지 모니터링 된다. 10,000개의 경보 지점과 시각 시스템이 포함된 제어, 규제 및 모니터링 시스템(SCADA)을 통해 관리한다.

 

아마게르 바케는 850개의 펌프, 팬 및 압축기, 1,800개의 밸브 및 3,300개의 측정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세계건축축제 프로그램 디렉터 폴 핀치(Paul Finch)는 아마게르 바케에 대해 코펜힐은 재활용과 탄소 제로라는 목적아래 건축의 역할이 무엇인지 역설합니다. 폐자재 발전소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풀어냄으로써 사람들이 제발 내 뒷마당에 지어달라'(Yes in my back yardNIMBY의 말장난)고 간청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아마게르 바케(Amager Bakke)‘2021년 세계건축축제‘(WAF2021)에서 올해의 세계 건축물(World Building of the Year)로 선정되었다.

 

 

 

 

 

덧붙이는 글 윤재은(Yoon Jae Eun)

예술문학철학적 사유를 통해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공간철학자이자 건축가이다현재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공간디자인학과테크노전문대학원 공간문화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 학사미국 뉴욕 프랫대학 인테리어디자인 석사홍익대학교 건축대학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미국의 UC버클리대학 뉴미디어 센터에서 1년간 방문학자로 있었다저자는 해체주의 건축의 공간철학적 의미체계’ 라는 박사 논문을 통해 공간철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적 영역을 개척하였다. ‘공간철학이란 반성을 통해 지식의 한계를 극복하고직관을 통해 무형의 공간과 사물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다주요 저서로는 장편소설로 비트의 안개나라와 시집으로 건축은 나무다’, ‘건축은 선이다가 있으며건축 전문서적으로 ’Archiroad 1(Hyun), 2(Sun), 3(Hee)‘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또한, <현대지성 출판사>에서 철학의 위로라는 책이 최근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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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은의 ESG 건축산책] 쓰레기 처리의 새로운 패러다임... 친환경 폐기물 발전소 ‘아마게르 바케 (Amager Bak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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