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5-22(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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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라문화센터 전경 [사진=Ake E:son Lindma]


기후 위기로 환경에 대한 이슈가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나무(wood)와 고층빌딩(skyscraper)을 결합한 우드스크레이퍼(wood scraper)’ 목조고층빌딩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목조 건축은 탄소 중립실현 방안 중 하나로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기술이다. 현재 고층 건물 대다수가 철근 콘크리트 구조로 지어지고 있으며, 지구 온실가스 배출의 약 11%를 차지하고 있다.

 

영국의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목조 고층 건축물이 도시의 미래가 될 수 있다(Wooden skyscrapers could be the future for cities)’고 밝히며, 2050년까지 세계 인구는 약 100억 명으로 급증하게 되고, 현재 인구의 3분의 2는 도시에 거주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철과 콘크리트로 건설된 건축물이 즐비한 현대 도시에서 목재로 고층 건축물을 만들 수 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 건축물 중 하나가 사라문화센터(Sara Cultural Center)’이다.

 

이 센터는 20193월 노르웨이 브루문달( Brumunddal)85.4m 높이의 18층 목조건축물, 미에스토르네(Mjøstårnet) 호텔과 오스트리아 빈(Vienna) 도시 외곽에 84m 높이의 24층 건물, 호호 비엔나(HoHo Wien)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높은 목조건축물이다. 목조로 지어진 이 건축물의 수명은 100년으로 예상된다.

 

스웨덴의 대표적인 소설가 사라 리드만(1923-2004)의 이름을 딴 사라문화센터(Sara Cultural Center)’는 스웨덴 북부 셸레프테오(Skellefteå) 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75m 높이의 20층 건물로 20219월 오픈했다.

 

총면적 27,867(8,430) 규모로 내부공간은 극장, 무대, 도서관, 아트 갤러리, 컨퍼런스 센터 등과 함께 205개의 객실을 갖춘 호텔이 있다.

 

사라 문화센터 건축에 사용된 모든 목재는 스웨덴 셸레프테오(Skellefteå)시로 부터 반경 60떨어진 숲에서 수확한 목재를 사용했고, 목재를 운송하기 위해 배출되는 탄소를 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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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LT와 CLT 목재로 건축된 내부 인테리어 [사진=Ake E:son Lindma]

 

이 건축은 특수하게 제작된 구조용 집성재 글루램(GLT· Glue-laminated timber)을 사용했다. 글루램은 여러 층의 나무를 한 방향으로 쌓은 뒤 압축시켜 강도를 높인 일종의 고강도 구조체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고강도 집성재는 동일한 무게의 강철보다 높은 강도를 가질 수 있다.

 

건축물의 벽과 바닥은 교차 적층 목재(CLT·Cross-laminated timber)를 사용했다. 교차 적층 목재는 나무를 서로 교차시켜 쌓은 뒤 압축한 것으로 강도에서 철근의 2, 콘크리트의 9배에 달한다.

 

교차 적층 목재 기술에 의한 목재의 무게는 콘크리트의 1/5에 불과하며, 작은 기중기로도 건축이 가능해 건설에 소요되는 시간과 인력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사라문화센터는 이 기술을 통해 공사 기간을 1년 이상 단축시켰고, 지역에서 생산된 목재를 이용함으로써, 재료 운반으로 소요되는 운송 배송 횟수를 평균치보다 90%가량 줄였다.

 

나무는 11톤의 이산화탄소가 저장되며, 사라문화센터에 사용된 목재의 이산화탄소 저장량은 약 9,000톤에 이른다.

 

스칸디나비아에서 지속가능한 건축을 평가하는 화이트 아키텍처에 따르면, 사라문화센터는 이산화탄소 순 배출량(5,631tCOeq)보다 이산화탄소의 양을 더 많이 줄여 (-1190tCOeq) ‘탄소 네거티브빌딩으로 등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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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라문화센터 건축 [사진=Ake E:son Lindma]

 

사라문화센터는 목조가 가지고 있는 재료의 심미성을 그대로 노출시키기 위해 이중유리로 건축물의 외관을 마감하고, 이중유리 사이로 공기를 순환시켜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한 친환경 구조를 만들었다.

 

이 센터는 인공지능 심장(AI heart)을 통한 에너지 최적화 시스템 기술로 에너지 소비량을 기존 스웨덴 건물보다 약 20% 낮췄다. 이 기술은 건물의 에너지 흐름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방문자 수와 에너지 소모량에 따라 전력을 자동으로 조절할 수 있다.

 

사라문화센터는 인근 건물들과 연계하여 필요할 때 잉여 에너지를 분배할 수 있다. 태양광을 통해 생성된 에너지를 인근 건물로 보내거나, 반대로 이웃 건물로부터 잉여분의 에너지를 공급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 건축물을 설계한 로버트 슈미츠(Robert Schmitz)우리가 목재로 이와 같은 고층 건물을 제안하는 것에 대해 모두가 미쳤다고 말했지만 우리는 그것을 실현했다. 우리는 모든 것을 목재로 만들 수 없다면, 최소한 일부는 그렇게 할 수 있다며 목조 건축의 가능성을 말했다.

 

사라문화센터는 WAF(World Architecture Festival)에서 문화 부문상, 최고의 자연광 사용상, 최고의 목재 사용상 후보에 올랐으며, 가디언의 비평가들이 2021년 최고의 건축물1위에 선정되었다. 새로운 유럽 바우하우스(New European Bauhaus) 이니셔티브에서도 우리 주변에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프로젝트로 인정받았다.

 

유엔환경계획(UNEP)2015년 한 해에만 전 세계 에너지 관련 탄소 배출량의 38% 이상을 건설 작업이 차지했다고 밝혔다. 또한 시멘트 생산은 세계에서 가장 큰 CO2 배출량을 차지하는 단일 산업 중 하나이다.

 

현재 고층 건물을 짓는 데 사용하는 콘크리트와 철이 많은 탄소발자국을 만들어내고 있는 상황에서 사라문화센터의 목조건축은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해 반드시 고민해야할 문제이다. 이제 지구 온난화는 일개 국가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가 관심을 갖고 서로 협력하며 방안을 모색해야만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덧붙이는 글 I 윤재은(Yoon Jae Eun) 

예술, 문학, 철학적 사유를 통해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공간철학자이자 건축가이다. 현재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공간디자인학과, 테크노전문대학원 공간문화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 학사, 미국 뉴욕 프랫대학 인테리어디자인 석사, 홍익대학교 건축대학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의 UC버클리대학 뉴미디어 센터에서 1년간 방문학자로 있었다. 저자는 해체주의 건축의 공간철학적 의미체계라는 박사 논문을 통해 공간철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적 영역을 개척하였다. ‘공간철학이란 반성을 통해 지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직관을 통해 무형의 공간과 사물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다. 주요 저서로는 장편소설로 비트의 안개나라와 시집으로 건축은 나무다’, ‘건축은 선이다가 있으며, 건축 전문서적으로 ’Archiroad 1(Hyun), 2(Sun), 3(Hee)‘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또한, <현대지성 출판사>에서 철학의 위로라는 인문학 책이 최근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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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은의 ESG 건축 산책] 스웨덴, 나무로 쌓아 올린 마천루 ‘사라 문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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