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5-22(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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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크로스 후쿠오카 국제 회관 [사진=Emilio Ambas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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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크로스 후쿠오카 국제 회관 [사진=Emilio Ambasz]

 

인간과 자연은 하나의 공동체로 공존을 통해 살아가야 한다. 하지만 현대 도시는 이와 반대로 가고 있다. 자연과 문화의 이분법적 대립 속에서 도시의 생태계는 파괴되고 녹지 공간은 줄고 있다. 그러나 도시 문제를 친환경적으로 해결한 사례가 있다.

 

그것은 일본 후쿠오카 중심 도심에 위치한 아크로스 후쿠오카 국제 회관(ACROS Fukuoka Prefectural International Hall)이다. 아크로스의 명칭은 ‘Asian Cross Roads Over the Sea’의 약자를 따서 ACROS로 하였다.

 

아크로스는 문화 및 정보 교류의 중심지로 음악 홀, 심포니 홀, 6개국 동시통역 국제회의장, 외국인 문화정보센터, 아트리움 등을 갖추고 있다. 지하에는 100만 평방피트 (92,903)가 넘는 다목적 공간도 있다. 지하 공간은 전시장, 박물관, 2,000석 규모의 프로시니엄 극장, 회의 시설, 정부 민간 사무소, 지하 주차장, 소매점 등이 있다. 일부 공간은 후쿠오카시가 직접 운영하고 나머지 공간은 수익 창출을 위해 사용된다.

 

아크로스가 지어진 부지는 후쿠오카시 중심부에 남은 마지막 미개발 부지였다. 시는 민간 기업과의 합작 투자를 통해 부지를 개발했다. 이 사업에 참여하는 민간 개발자는 60년 동안 토지를 임대하고 건축물을 건설할 수 있었다.

 

녹색 건축가 에밀리오 암바즈(Emilio Ambasz)는 건축물로 인해 사라져 가는 도시공원을 살리기 위해 100,000규모의 공원을 15개의 계단식 테라스로 옮겼다. 구조는 철골철근콘크리트구조에 지상 14, 지하 4, 연면적 97,252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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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크로스 후쿠오카 국제 회관 [사진=Emilio Ambasz]

 

아크로스는 부지의 수익성에 대한 개발자 욕구와 개방된 녹지 공간에 대한 대중적 요구를 반영했다. ‘도시는 건물을 위한 것이고, ‘교외는 공원을 위한 것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탈피했다. ‘도시에 공원을 없애고 건물을 짓거나, 교외에 자연을 두는 것은 너무나도 쉬운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접근 방법은 전혀 상상력이 없는 발상이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으로 제시된 것이 옥상을 이용한 자연 생태계의 구축이다. 그는 텐진 중앙공원과 식재 지역의 연속성을 강조하기 위해 옥상 공간을 계단형 녹지공원으로 만들었다. 이렇게 형성된 건축물은 산을 만들고 나무를 심어 사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공원이 되었다. 정원은 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적으로 운영되었다.

 

아크로스 북면은 후쿠오카 금융가의 유명한 거리를 마주하고, 홀의 남쪽은 건물의 전체 높이까지 올라가는 일련의 계단식 정원으로 설계되었다. 파사드는 바깥쪽으로 경사져있고, 맨 위층 계단은 45° 튀어나와 처마 장식처럼 보인다.

 

계단식으로 구성된 각층의 테라스는 도시의 혼잡함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정원으로 구성되어 있어 명상과 휴식을 제공한다. 최상층 계단 테라스는 웅장한 전망대가 되어 하카다만과 주변을 감상할 수 있다.

 

계단으로 이루어진 정원은 76품종에 총 37,000그루의 나무와 식물이 심어져 있다. 이후 새들이 씨를 물고 들여와 현재는 120품종에 50,000그루의 식물로 성장했다.

 

수변공간은 위쪽으로 물을 분사하여 사다리와 같은 작은 폭포를 만들고 주변 소음을 저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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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크로스 후쿠오카 국제 회관 [사진=Emilio Ambas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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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크로스 후쿠오카 국제 회관 [사진=Emilio Ambasz]

 

20009월 다케나카 회사, 규슈대학, 일본공과대학이 공동으로 아크로스에서 열 환경 측정 조사를 통해 옥상정원이 도심 열섬현상 완화에 효과적임을 입증했다. 실험 결과 콘크리트 표면 온도 사이에 15°C의 차이가 나며, 녹화가 주변 온도 상승을 억제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아크로스 후쿠오카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인간과 자연은 하나의 공동체에서 상생을 통해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은 산지 비율이 72%에 달해 쉽게 자연에 접할 수 있지만, 인간이 밀집한 주거지역은 아직도 회색 아파트 타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서울은 고층아파트가 밀집되고 인구가 집중되면서 삶의 질이 떨어지고 많은 사회적 문제가 생겨나고 있다. 교통문제, 주거문제, 환경문제, 교육문제, 열섬현상 등은 도시의 밀집으로 생겨나는 문제이다.

 

거대해질 대로 거대해진 현대 도시에서 아크로스 후쿠오카처럼 자연과 공존하는 건축물이 더 많이 늘어나길 기대해본다.

 

 

 

 

덧붙이는 글 윤재은(Yoon Jae Eun)


예술문학철학적 사유를 통해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공간철학자이자 건축가이다현재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공간디자인학과테크노전문대학원 공간문화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 학사미국 뉴욕 프랫대학 인테리어디자인 석사홍익대학교 건축대학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한국토지주택공사 LH 이사회의장, LH ESG 소위원회 위원장, 2022년 대한민국 ESG소통 운영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미국의 UC버클리대학 뉴미디어 센터에서 1년간 방문학자로 있었다저자는 해체주의 건축의 공간철학적 의미체계’ 박사 논문을 통해 공간철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적 영역을 개척하였다. ‘공간철학이란 반성을 통해 지식의 한계를 극복하고직관을 통해 무형의 공간과 사물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다주요 저서로는 장편소설 비트의 안개나라’, 시집 건축은 나무다’, ‘건축은 선이다’, 건축 전문서적 ’Archiroad 1(Hyun), 2(Sun), 3(Hee)‘, 철학 인문 서적 철학의 위로가 있다.

전체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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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성

이게 이산화탄소를 흡수해서 산소를 배출할텐데 모든 건물이 이렇다면 도심이 건강해질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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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재

도시가 숲으로 변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 일단을 알마티에서 보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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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은의 ESG 건축 산책] 아크로스 후쿠오카, 건축물에 빼앗긴 녹지 공간을 상생적 아이디어로 해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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