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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헌의 공간디코딩 ⑧] 사진 찍는 인간, 기록되는 공간
공간은 ‘사는 곳’에서 ‘남기는 장면’이 되었다 퇴근 후 찾은 서울의 한 카페. 사람들은 메뉴판보다 먼저 포토존을 찾고, 스마트폰을 들어 사진을 찍는다. 몇 번의 포즈와 표정 확인 후, 사진은 곧바로 SNS에 업로드된다. 커피를 마시는 순간조차 알림과 좋아요 숫자에 시선이 빼앗긴다. 이곳의 가구는 더 이상 대화를 위한 것이 아니라 사진을 위한 소품이 되었다. 공간은 ‘머무는 곳’에서 ‘공유하는 장면’으로 바뀌고 있다. 공간은 ‘찍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제 도시에 들어선 카페나 매장을 방문할 때 우리는 먼저 그 장소가 사진으로 어떻게 표현될지부터 고민한다. 단순히 머무르는 경험보다, 그 경험을 얼마나 잘 기록하고 공유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기준이 된다. 서울 성수동과 도산공원 일대의 브랜드 팝업스토어, 더현대서울의 인기 있는 팝업 매장들이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전략은 명확하다. 그것은 고객이 그 공간을 경험하는 방식이 아니라, 카메라 프레임 속에서 얼마나 매력적인 장면을 연출할 수 있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러한 현상은 근대 건축가 루이스 설리번(Louis Sullivan)이 제시했던 모더니즘 건축의 핵심 개념인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Form follows function)“라는 원칙마저도 뒤바꾸고 있다. 모더니즘 시대의 공간 디자인은 사용자의 실용적 필요와 기능성을 중심으로 결정되었다면, 이제는 SNS의 피드(Feed)가 기능을 대신한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나는 이를 “형태는 피드를 따른다(Form Follows Feed)“라고 표현하고 싶다. 현대 공간 디자인에서 형태는 이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얼마나 매력적으로 인스타그램 피드에서 보여질 수 있는가 하는 기준에 따라 결정된다. 공간을 설계하는 건축가와 디자이너는 사용자 동선이나 사용성보다 먼저 카메라 앵글과 조명, 배경의 색감과 질감을 고려한다. 사용자는 공간을 사유하고 체험하기보다는, 그 공간을 어떻게 촬영할 것인지에 더 큰 관심을 갖게 되었다. 공간은 SNS 피드를 위한 하나의 프레임으로 재구성된 것이다. 공간이 사람을 기록하는 시대의 도래 그러나 인간만이 공간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공간을 소비하고 기록하는 동시에, 공간 역시 우리를 기록하고 분석하기 시작했다. CCTV와 GPS, RFID, 와이파이 로그 등 현대 도시의 각종 디지털 장치들은 사용자의 동선과 체류시간, 이동 경로를 기록하고, 이를 데이터화하여 분석한다. 공간은 사용자의 행동을 예측하고, 다음 행위를 유도하는 데이터 기반의 장치가 되고 있다. 이제 우리는 공간 속에서 기록자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데이터가 되어 공간에 의해 기록되고 있다. 공간은 사용자의 행동을 축적하고 분석하며, 이는 플랫폼의 알고리즘에 의해 다시 사용자의 행동을 제어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인간은 공간을 기록하는 주체이면서, 동시에 공간 속에서 기록되는 객체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감각과 경험의 축소, 플랫폼 속의 공간 이러한 공간 인식 방식의 전환은 인간의 감각과 경험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도시를 걸으며 만나는 공간은 더 이상 우연한 발견의 장이 아니다. 우리는 이미 온라인에서 인기 있는 장소와 사진에 어울리는 장면만을 선택적으로 소비한다. 이런 공간 소비 방식은 도시 전체를 플랫폼 알고리즘이 제시하는 제한된 프레임 안으로 압축시키고, 결국 도시는 서로 비슷한 공간과 경험으로 가득 차게 된다. 철학자 발터 벤야민(W. Benjamin)이 『사진과 복제 기술의 시대』에서 ‘아우라(Aura)’가 상실되었다고 했던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현대 도시에서 공간은 더 이상 독특한 경험의 장소가 아니라, 반복적으로 재생산되는 이미지의 무대가 되었다. 인간의 공간 경험은 깊이를 잃고, 순간적으로 소비되는 이미지의 표면적 수준으로 축소되고 있다. 공간의 감각을 다시 회복하려면 이제 우리는 중요한 질문 앞에 서 있다. 디지털 기록과 데이터의 홍수 속에서 인간이 공간을 통해 진정으로 얻고자 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기록과 공유를 넘어, 공간 그 자체의 의미와 감각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디지털 기록의 시대에도 도시는 우연히 발견할 수 있는 골목과 예상하지 못한 사건이 발생할 수 있는 장소를 허용해야 한다. 때로는 디지털 기기를 내려놓고 지도 없이 도시를 걷고, SNS 공유와 상관없이 존재하는 공간의 감각과 가치를 다시 느낄 필요가 있다. 공간을 설계하는 디자이너들 또한 단지 사진 찍기 좋은 공간이 아니라, 사용자가 온전히 경험하고 사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 그것이 기록되는 공간 속에서 다시 한번 ‘머무는 공간’, ‘체험하는 공간’을 회복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결국 공간디자인은 인간의 감각과 경험, 삶의 본질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고민하는 과정 속에서 다시금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김동헌 (Kim Dong Hun) | 디지털 시대, 공간의 미래를 연구하는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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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개인정보 유출과 ESG 전략 방안 제언
최근 SK텔레콤의 악성코드로 인한 유심(USIM)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면서,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기술적 실수를 넘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전 영역에 걸쳐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심대한 타격을 입힌 사건으로 해석된다. 특히 시장지배적 위치에 있는 기업이 대규모 개인정보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이에 상응하는 수준의 책임과 리스크 관리를 수행하지 못했다는 점은, ESG 경영체계 전반에 대한 근본적 성찰을 요구한다. SK텔레콤 유심 정보 유출 사고 2025년 4월, SK텔레콤의 유심(USIM) 관리 시스템이 악성코드에 감염되면서 대규모 개인정보가 유출되었다. 유출된 정보는 유심 일련번호로 가입자 식별 번호인 IMSI, 단말기 식별 번호 IMEI, 통신사와 HSS가 공유하는 공유키 K 등으로 SIM 카드 복제가 우려되는 정보이며, 그 피해 규모는 2,3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동통신 서비스를 통해 국민 대다수가 스마트폰으로 금융거래, 본인인증 등 지극히 사적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단순한 기업 내부 문제가 아니라 심각한 사회 인프라 리스크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사고 직후 시스템 점검과 일부 사실 공개를 통해 대응했지만, 늑장 대응과 늦은 개별 통지, 늦은 대응안 발표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나아가 유심 변경을 위한 유심 확보, 교체 방안, 구체적 보상 계획 등이 명확히 제시되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ESG 관점에서 본 문제의 본질과 대체 불가능 기업의 추가적 책임 개인정보 유출은 단순한 보안 사고가 아니다.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세 영역 모두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복합적 리스크이다. 우선, 데이터 복구 과정에서 서버 증설과 시스템 점검을 반복하게 되면 막대한 전력 소모와 탄소배출이 발생한다. 디지털 운영조차 환경적 책임을 요구받는 시대에, 사고 복구조차 탄소중립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기업의 환경책임 이행이 의심받게 된다. 사회적 측면에서 보면, 개인정보는 단순한 데이터가 아니라 현대사회의 인간 존엄성과 직접 연결되는 요소이다. 특히 유심 정보는 금융거래와 본인인증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기 때문에, 이번 사고는 심각한 2차 피해(명의도용, 금융사기 등) 가능성을 초래한다. 디지털 인권 보호 실패는 사회 전체의 신뢰 기반을 붕괴시키는 치명적 결과로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이사회 차원의 리스크 관리 실패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시장지배적 기업이라면 평상시부터 개인정보 보호 리스크를 전략적 차원에서 관리하고, 사고 발생 시 이사회가 즉각적으로 개입하여 책임 있는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 이동통신 서비스처럼 국민 생활에 필수적인 인프라를 제공하는 기업은 일반 민간기업과 다른 차원의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 대다수 국민이 스마트폰을 통해 금융, 행정, 본인 인증 등 핵심 서비스를 이용하는 상황에서, 개인정보를 수탁한 기업은 사실상 공공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기업에게는 단순한 법적 의무를 넘어, 공공신뢰 유지와 디지털 사회계약 재구축이라는 시대적 책무가 부여된다. 따라서 이번 사건은 기업 내부 시스템 개선에 그칠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차원의 디지털 신뢰 인프라를 다시 설계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전략적 대응 방안 제언, ‘디지털 패스트트랙 보상제’ 도입의 필요 이제 기업은 단순히 '복구'를 넘어, ESG 기반 위기관리 전략을 정교하게 수립해야 한다. 우선, 친환경적 데이터 복구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Microsoft는 2020년 SolarWinds 공격 이후 보안 인프라를 재구축하면서 탄소중립 목표를 적용하고, 데이터 복구 과정의 탄소배출량까지 관리·공시하였다. 이처럼 복구 작업조차 환경적 책임을 고려하는 것이 글로벌 표준이 되어가고 있다. 둘째, 사회적 신뢰 회복 프로그램을 가동해야 한다. 미국의 Capital One은 2019년 약 1억6천만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 당시, 피해자 전원에게 무료 신용 모니터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구체적 사고 경위를 신속히 공개하는 등 적극적 대응에 나섰다. 결국 중요한 것은 사과가 아니라, 피해자가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보호 조치와 투명성이다. 셋째, 이사회 차원의 지배구조 개혁이 절실하다. 페이스북(현 Meta Platforms)은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스캔들 이후, 개인정보 보호를 감독하는 전담 위원회를 이사회에 설치하고 외부 감사를 의무화했다. 리스크 통제 시스템을 이사회 주도로 강화함으로써, 장기적 투자자 신뢰를 회복할 수 있었다. 여기에 더해, 현재의 상황에 실질적이면서 즉각 도입이 필요한 기업의 대응 전략으로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디지털 패스트트랙 보상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상황에서는 USIM 도용으로 발생한 피해를 피해자가 일일이 신고하고 서류를 제출하는 기존의 절차가 아니라, AI 기반의 피해 판정 시스템을 통해 신속하고 자동화된 보상을 제공해야 한다. 이는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동시에, 디지털 사회에 맞는 민첩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인 조치이다. 이들 사례와 새로운 제안은 모두, 사고 이후 단순한 복구를 넘어 구조적 ESG 혁신으로 이어진 경우다. 환경, 사회, 지배구조 각각의 영역에서 통합적 개혁을 추진해야만, 기업은 생존할 수 있다. ESG로 지속가능한 신뢰를 구축해야 이번 SK텔레콤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단순한 기술적 오류가 아니다. 디지털 시대에 개인정보 보호 실패는 곧 ESG 경영 실패를 의미하며,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직접적으로 위협한다. 특히 시장지배적 기업은 환경책임을 수반한 사고 대응, 사회적 신뢰 회복을 위한 피해자 구제, 지배구조 차원의 구조적 개혁 을 신속하고 투명하게 이행해야 한다. 진정한 ESG 경영은 위기 앞에서 빛난다. 지금이야말로, 기업이 자신들의 진정성과 책임감을 증명해야 할 때다. 사회와의 새로운 신뢰 계약을 체결하는 것, 그것이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I 윤재은(Yoon Jae Eun) 예술, 문학, 철학적 사유를 통해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공간철학자이자 건축가이다. 현재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공간디자인학과, 테크노전문대학원 공간문화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 학사, 미국 뉴욕 프랫대학 인테리어디자인 석사, 홍익대학교 건축대학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 LH 이사회의장, LH ESG 소위원회 위원장, 2022년 대한민국 ESG소통 운영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미국의 UC버클리대학 뉴미디어 센터에서 1년간 방문학자로 있었다. 저자는 ‘해체주의 건축의 공간철학적 의미체계’ 박사 논문을 통해 공간철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적 영역을 개척하였다. ‘공간철학’이란 반성을 통해 지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직관을 통해 무형의 공간과 사물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다. 주요 저서로는 장편소설 ‘비트의 안개나라’, 시집 ‘건축은 나무다’, ‘건축은 선이다’, 건축 전문서적 ’Archiroad 1권(Hyun), 2권(Sun), 3권(Hee)‘, 철학 인문 서적 ‘철학의 위로’가 있다. 김동헌 (Kim Dong Hun) | 디지털 기술 기반 공간혁신 연구자, 칼럼니스트 AI 기반 공간디자인, 뉴미디어 아트, 공간 산업의 ESG를 연구하고 있다. 홍익대에서 기계공학과 법학을 전공한 뒤 LG전자 특허센터에서 기술 전략과 혁신 업무를 경험했다. 현재는 디지털 기술이 공간 경험을 확장하는 방식과 다양한 학문이 융합되는 공간디자인 교육의 진화 방향을 연구하고 있다. 국민대학교 디자인대학원 공간디자인전공 겸임교수로서 미래학(Futurology)과 공간철학을 강의하고 있으며, ㈜리네아디자인 이사로 공간의 미래를 설계하는 연구자이자 실천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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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헌의 공간디코딩 ➆] 마인크래프트 무비, 픽셀 속에 담긴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공간
게임에서 영화로, 마인크래프트의 변신 최근 전 세계적으로 2억 3천만 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1억 4천만 명에 달하는 인기 게임 마인크래프트(Minecraft)가 영화로 제작되어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마인크래프트는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독특한 공간 개념과 무한한 창의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디지털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렇다면, 마인크래프트가 영화라는 새로운 형태의 매체로 표현될 때, 공간의 의미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블록으로 만드는 창의적 공간 마인크래프트는 작은 픽셀 블록으로 이루어진 가상 세계에서 사용자가 자유롭게 건축과 탐험을 할 수 있는 게임이다. 마인크래프트(Minecraft)라는 이름은 "광산(Mine)"과 "만들다(Craft)"의 합성어로, 플레이어가 직접 광물을 캐고 다양한 재료를 조합하여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하는 게임의 핵심적 특징을 나타낸다. 이 점에서 마인크래프트는 레고(LEGO)와도 흥미로운 비교가 가능하다. 레고 역시 사용자가 블록을 조립해 다양한 구조물을 만들어내는 창의적 장난감이지만, 물리적 제약 속에서 완성도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둔다. 반면 마인크래프트는 디지털 공간이라는 무한한 영역 안에서 사용자 상상력의 자유를 극대화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레고가 정해진 조립 설명서와 실재하는 물성을 바탕으로 창작 활동을 유도한다면, 마인크래프트는 규칙과 물리적 제약이 거의 없는 환경에서 스스로 규칙을 만들고 세계를 구축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플레이어는 블록을 쌓고 부수며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간다. 이 독특한 방식 덕분에 게임은 사용자들의 창의성을 무한히 자극한다. 사용자는 정해진 스토리가 아닌 자신만의 이야기와 공간을 창조하며, 이 과정에서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하게 된다. 바로 이 점이 마인크래프트의 가장 큰 매력이다. 작은 픽셀 블록으로 이루어진 가상의 세계에서 사용자가 자유롭게 건축을 하고 탐험을 할 수 있는 게임이다. 영화라는 새로운 매체가 던지는 질문 마인크래프트가 영화로 제작되는 과정에서 가장 본질적인 변화는 '공간을 경험하는 방식'에 있다. 게임에서는 플레이어가 직접 블록을 조작하고 세계를 만들어나가는 주체였다면, 영화에서는 그 능동성을 내려놓고 타인이 창조한 세계를 따라가야 한다. 자유롭게 개입하던 공간이 서사를 따라 관람하는 공간으로 변모한 것이다. 영화에서는 공간 그 자체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이야기의 흐름과 감정선을 이끌어가는 적극적인 서사적 장치로 기능한다. 게임에서는 공간이 순간순간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생성되지만, 영화에서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공간이 변하고, 등장인물의 이동과 사건을 통해 공간에 시간성이 덧입혀진다. 이러한 시간적 전개는 공간에 '서사성'을 부여한다. 이는 독일의 철학자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가 강조한 '행위(action)'와 '이야기(storytelling)'의 관계를 떠올리게 한다. 아렌트에 따르면, 인간의 행위는 시간이 흐르면서 의미를 획득하고, 이야기를 통해 완성된다. 마인크래프트 무비 역시, 정지된 블록의 집합이 아니라, 사건과 감정이 흐르는 시간의 차원 위에서 비로소 하나의 이야기 공간으로 완성된다. 공간은 더 이상 배경이 아니라, 등장인물의 정체성과 서사를 매개하는 적극적 주체로 재구성된다. 특히 영화에서 주목할 점은 픽셀화된 큐브만으로 구성된 세상 속에 큐브가 아닌 사람의 형상이 등장하면서 생기는 이질감이다. 이 점은 프랑스 철학자 ‘자크 데리다(Jacques Derrida)’의 '차연(différance)' 개념과 연결된다. 데리다는 모든 의미가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다른 의미와의 차이(difference)와 완전한 의미 도달의 보류(deferment)를 통해 끊임없이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큐브로 통일된 세계에서 인간과 같은 이질적인 요소의 등장으로 인해 기존 세계의 의미는 흔들리고 재정의된다. 게임 속 균질했던 세계는 영화에서 이질적인 요소를 통해 관객에게 익숙한 현실 세계와의 유사성을 불러일으키며 새로운 성찰과 질문을 제기한다. 관객은 스스로 블록을 쌓지 않더라도 블록 하나하나의 상징성과 그 속에서 벌어지는 이질적 존재의 등장을 통해 세계의 의미를 다시 탐구하게 된다. 이는 디지털 공간의 능동성과 서사의 수동성이 절묘하게 교차하는 지점에서 탄생한, 새로운 형태의 '공간적 몰입'이라 할 수 있다. 현실과 가상 사이를 연결하는 전이 공간의 의미 『마인크래프트 무비』에서는 현실 세계와 마인크래프트 세계를 연결하는 장치로 '지배의 오브’와 ‘대지 수정’이'라는 열쇠와 그것의 결합을 통해 열리는 '포털'이 등장한다. 이 설정은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서 토끼굴이나 거울을 통해 다른 세계로 넘어가는 설정을 연상시킨다. 열쇠와 문은 단순한 장치가 아니라, 하나의 세계관에서 다른 세계관으로 이행하는 '전이 공간(transition space)'을 열어주는 매개체다. 철학적으로 볼 때, 열쇠와 문은 "존재의 경계"를 넘는 행위를 상징한다.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Martin Heidegger)는 인간 존재를 '세계-내-존재'로 규정하며, 존재란 항상 세계 안에서 열리고, 그 경계를 인식함으로써 스스로를 정의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영화 속 포털은 기존 현실 세계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의미 체계와 경험이 열리는 공간적, 존재론적 '틈'을 의미한다. 이러한 전이 공간은 단순한 이동을 넘어, 시간과 공간, 정체성의 전환을 의미한다. 관객은 포털을 통과함으로써 일상적 현실로부터 떨어져 나와, 규칙과 질서가 다른 세계에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는다. 이는 마인크래프트의 세계가 단순히 픽셀 블록으로 만들어진 가상공간이 아니라, 새로운 '세계-내-존재'의 가능성을 실험하는 장이라는 점을 부각시킨다. 블록이 주는 공간 디자인의 영감, 픽셀로 그려지는 공간의 미래 『마인크래프트 무비』는 간단한 픽셀 블록으로도 얼마나 다양하고 풍부한 세계를 창조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현실의 건축이나 도시 설계에서도 점차 디지털 기술과 가상현실이 접목되는 오늘날, 마인크래프트 영화가 보여주는 공간 디자인 방식은 많은 영감을 준다. 블록 형태의 단순함이 가진 창의적 가능성은 현실과 가상공간의 경계를 허물며, 공간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안한다. 마인크래프트가 게임을 넘어 영화로 전환되면서, 디지털 시대의 공간 개념은 더욱 넓고 깊게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마인크래프트는 우리에게 가상공간이 단지 현실의 모방이 아니라, 새로운 방식으로 경험하고 탐험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임을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디지털 기술과 가상공간의 발전과 함께 마인크래프트와 같은 콘텐츠가 어떻게 우리의 일상과 공간 경험을 변화시킬지 흥미롭게 지켜볼 만하다. 김동헌 (Kim Dong Hun) | 디지털 시대, 공간의 미래를 연구하는 전문가 AI 기반 공간디자인과 뉴미디어 아트, ESG 건축을 연구하는 공간디자인 박사과정 연구자. 기계공학과 법학을 전공한 후 LG전자 특허센터에서 기술 전략과 혁신을 경험했으며, 현재는 AI와 디자인, 철학이 융합된 공간의 방향성을 탐구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이 공간 경험을 어떻게 확장하는지, 인간성과 기술의 조화를 이루는 공간디자인 교육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현재 국민대학교 디자인대학원 공간디자인전공 겸임교수로 미래학(Futurology)와 공간철학을 강의하며, ㈜리네아디자인의 이사로 공간의 미래를 설계하는 연구자이자 실천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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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헌의 공간디코딩 ⑥]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와 ‘순간 소비’ 공간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세대는 경험을 소비하고 기록하며, 공간을 일상의 배경이 아닌 콘텐츠로 인식한다. 이들에게 공간은 머무는 장소가 아니라, 촬영하고 공유하고, 곧바로 이동하는 ‘순간 소비’의 무대다. 소비 방식이 변화하면서 공간의 존재 방식도 바뀌고 있다. 그렇다면,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가 선호하는 ‘순간 소비형 공간’은 어떤 특징을 가지며, 공간디자인은 어떻게 이에 대응해야 할까? *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는 개인용 컴퓨터, 노트북, 스마트폰, 타블릿 등 디지털 환경에 자연스럽게 노출되어 성장한 세대를 말한다. 2001년 미국 교육학자 마크 프렌스키가 그의 논문에서 처음 사용하였다. 순간 소비를 부르는 공간의 특성 디지털 네이티브는 공간을 ‘체류’가 아닌 ‘경험’으로 소비한다. 사진 한 장을 찍기 위해 방문하는 전시, 영상 속 한 장면을 위해 설계된 카페, 리포스팅과 공유를 위해 디자인된 팝업 공간 등은 모두 일회적이고 순간적인 공간 소비를 상징한다. 공간은 브랜드의 철학이나 기능보다, 촬영각도, 색감, 구조의 독특함 등 ‘기록성’에 따라 선택된다. 전라북도 완주의 한옥마을에 위치한 고택과 카페는 BTS의 방문 이후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다. 전통과 자연이 어우러진 이 공간은 조용한 아름다움과 정제된 감성이 공존하는 장소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게는 ‘나만 알고 싶은’ 공간으로 소비되며 온라인 상에서 공유되었다. 이처럼 전통적 맥락을 감각적으로 재해석한 공간은 순간적인 방문과 기록의 대상이 되며, 기존의 콘텐츠 중심 소비 흐름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회자된다. 또한 미국 뉴욕 더 브로드 현대미술관의 ‘인피니티미러룸(Infinity Mirrored Room)’은 거울로 둘러싸인 구조로 인해 SNS에서 수백만 건 이상 공유되며 세계적인 팝업 공간의 대표 사례가 되었다. 특히, SNS의 알고리즘은 이러한 ‘순간 공간’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 시각적으로 강렬하고 차별화된 공간은 더 많이 노출되고 소비된다. 결국 공간은 정체성과 기능보다는 경험성과 가시성에 따라 생존하게 되는 셈이다. 디자인 전략의 변화: 경험을 위한 연출, 사라짐을 위한 설계 순간 소비형 공간은 오래 존재하기 위해 만들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짧고 강렬하게 소비되기 위해, 철저히 이벤트성과 이동성을 고려해 설계된다. 서울 성수동은 명품 브랜드와 예술문화 팝업전시가 밀집된 지역으로, 루이비통, 구찌 디올 등 글로벌 브랜드가 짧은 기간 동안 감각적 팝업스토어를 열어 SNS 확산을 유도하고 있다. 동시에, 독립 예술가들이 전시와 체험을 결합한 이동형 전시장을 통해 공간을 예술 콘텐츠로 소비하는 흐름도 강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사라지기 위해 설계된 공간’의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공간은 ‘컨텐츠화’를 전제로 만들어진다. 색채, 조명, 반사 재료, 인터랙티브 미디어 등은 모두 촬영 결과를 고려하여 설계된다. 이 과정에서 AI 기반 시뮬레이션이나 가상공간 테스트는 소비자 반응을 예측하고, 최적의 연출을 설계하는 데 활용된다. 백화점의 변신과 팝업스토어의 재정의: 더현대서울의 사례 전통적인 백화점의 역할 변화 속에서 더현대서울은 공간, 브랜드, 소비자 경험을 재설계하는 독특한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공간이 아니라, 고객의 여가 시간과 감성을 사로잡는 ‘설레는 공간’으로서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팝업스토어가 있다. 더현대서울은 여의도라는 도심 거주인구가 적은 입지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 백화점과는 차별화된 MD 구성과 트렌디한 팝업 콘텐츠 전략을 도입했다. 특히 지하 2층은 젊은 세대를 위한 '크리에이티브 그라운드'로 탈바꿈했으며, 이곳의 핵심은 끊임없이 변하는 팝업스토어다. 브랜드가 정해진 것이 아니라, 매번 새로운 브랜드가 들어서고, 그 콘텐츠가 SNS 상에서 빠르게 확산되도록 유도된다. 특히 슬램덩크, 블랙핑크 지수 등 화제성 높은 IP를 활용한 팝업스토어는 젊은 세대의 ‘기다림’을 콘텐츠로 전환하고, 팝업 그 자체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기억될 경험’이 되도록 한다. 더현대서울의 팝업 전략은 공간이 단순히 임시 판매 공간이 아니라, 브랜드 실험의 장이며 소비자 소통의 플랫폼으로 기능한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또한, 매출 연동 수수료 기반의 상생 모델과 바이어의 적극적인 브랜드 발굴 경쟁 구조는 팝업스토어를 중심으로 한 백화점 운영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 공간은 고객에게는 놀라움과 즐거움을, 브랜드에게는 시장 테스트와 팬덤 확장의 기회를, 백화점에게는 활력과 유입을 제공하며 삼자 간의 긍정적 피드백 루프를 만들어낸다. 결국, 더현대서울이 보여주는 사례는 팝업스토어가 단순한 유행이 아닌, 백화점의 미래 전략이자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감성 소비’를 반영하는 새로운 도시 경험 플랫폼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순간 소비의 그림자와 지속 가능한 대안 순간 소비형 공간이 증가함에 따라 환경 측면에서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짧은 주기로 설치되고 해체되는 구조물은 자원의 낭비를 초래하고, 과도한 조명과 에너지 소비는 탄소 배출을 가중시킨다. 이러한 팝업 공간은 ESG 경영 측면에서 재고가 필요한 부분이다. 브랜드 마케팅을 위한 화려한 공간 연출은 소비자에게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반복되는 폐기와 자원 소모의 문제가 존재한다. 이에 대응하여 일부 브랜드와 디자이너들은 지속 가능한 소재 사용, 재조립 가능한 모듈형 구조, 폐기물 최소화를 고려한 설계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더현대 서울은 일부 팝업 공간에 재활용 가능한 구조물과 친환경 자재를 적용하고 있으며, 일회성 구조물을 최소화하는 운영 전략도 실험 중이다. 팝업스토어 후 남는 자재를 지역사회 전시나 공공 프로젝트에 재사용하는 순환 설계 사례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성수동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아모레 성수'에서 재활용과 업사이클링을 테마로 한 '아모레리사이클 팝업스토어'를 운영한 바 있다. 이 팝업스토어는 성수동에서 발생한 폐기물과 타 브랜드 팝업스토어에서 사용된 가구를 수거해 재활용 소재로 활용하였으며, 이를 기반으로 한 설치물과 친환경 브랜드 전시를 통해 소비자에게 지속 가능한 소비와 순환의 가치를 제안했다. 디지털 네이티브의 공간 소비는 무엇을 말하는가? 디지털 네이티브의 공간 소비는 기능보다는 관계, 체류보다는 이동, 건축보다는 콘텐츠 중심의 문화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공간디자인이 반드시 물리적 구조물을 전제로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이들은 공간을 '경험의 장면'으로 소비하며, 공유와 확산, 참여와 재해석을 통해 공간의 의미를 확장시킨다. 그러나 이러한 공간 소비 방식은 자칫 공간의 일회성, 자원 낭비, 감각의 피로도라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디지털 네이티브가 공간 소비를 보다 책임 있는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디자인 전략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공간 소비자 스스로가 팝업 공간의 제작 과정이나 지속가능한 재료 사용 여부에 대해 정보를 얻고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거나, 소비자가 직접 공간의 의미를 구성하는 참여형 디자인을 확대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지속 가능한 소비를 유도하기 위한 인센티브 시스템, 재사용 가능한 콘텐츠형 공간 모듈 등의 개발도 고려해볼 수 있다. 순간 소비형 공간은 지속 가능성과는 멀어 보이지만, 그 안에는 유연함과 확장성이라는 새로운 디자인 가치가 존재한다. 지속 가능한 구조물이 아닌, 지속적으로 반응하고, 의미를 생성하며, 관계를 맺는 공간이 필요하다. 지속 가능성과는 멀어 보이지만, 그 안에는 유연함과 확장성이라는 새로운 디자인 가치가 존재한다. 지속 가능한 구조물이 아닌, 지속적으로 반응하고, 의미를 생성하며, 관계를 맺는 공간이 필요하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는 공간을 빠르게 소비하고 잊는다. 하지만 그들은 그 공간을 이미지로, 경험으로, SNS 속 콘텐츠로 남긴다. 이들이 남긴 ‘순간’은 또 다른 누군가를 끌어들이며 공간의 수명을 연장시킨다. 그렇기에 공간디자이너는 ‘지속적으로 기억되는 순간’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기록될 수 있는 공간’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AI 시대, 공간은 감성을 이해하고 기억을 설계하며, 순간을 구조화할 수 있어야 한다. 디지털 네이티브가 선택하는 공간은 단순히 트렌디한 장소가 아니라, 감각의 언어이자, 감성의 플랫폼이다. 김동헌 (Kim Dong Hun) | 디지털 시대, 공간의 미래를 연구하는 전문가 AI 기반 공간디자인과 뉴미디어 아트, ESG 건축을 연구하는 공간디자인 박사과정 연구자. 기계공학과 법학을 전공한 후 LG전자 특허센터에서 기술 전략과 혁신을 경험했으며, 현재는 AI와 디자인, 철학이 융합된 공간의 방향성을 탐구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이 공간 경험을 어떻게 확장하는지, 인간성과 기술의 조화를 이루는 공간디자인 교육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현재 국민대학교 디자인대학원 공간디자인전공 겸임교수로 미래학(Futurology)와 공간철학을 강의하며, ㈜리네아디자인의 이사로 공간의 미래를 설계하는 연구자이자 실천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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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헌의 공간디코딩 ⑤] 감성을 배우는 AI, 공간을 창조하는 인간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함께 AI가 공간디자인에 깊이 스며들고 있다. 이제 우리는 단순히 기능적인 공간을 넘어, 인간의 감성을 반영하는 환경을 고민해야 하는 시대를 맞이했다. 과거의 공간 설계는 인간의 직관과 경험을 바탕으로 이루어졌지만,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하며, 인간의 감성적 요소까지 반영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AI는 인간의 감성을 어떻게 배우고, 공간을 창조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AI, 감성을 배우다: 인간 경험의 디지털화 AI는 인간의 감성을 학습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와 기술을 기반으로 발전하고 있다. 멀티모달 감정 인식 기술은 AI가 얼굴 표정, 음성 톤, 생체 신호 등을 동시에 분석하여 감정을 이해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UNIST 연구팀(김지윤 교수)은 얼굴 근육과 음성을 동시에 분석하는 AI를 개발하여 인간의 감정을 보다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Affective Computing(인공감성지능)은 사용자의 감정 상태를 인식하고 적절한 반응을 제공하는 기술로, 헬스케어, 심리 상담, 교육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사용자와의 대화를 통해 감정을 분석하고,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하는 감정 인식 AI를 연구한다. 교육 분야에서도 감성 인식 AI가 적극적으로 도입되고 있는데, AI가 학생의 표정과 음성 톤을 분석하여 학습 집중도를 평가하고, 학생의 정서 상태에 따라 맞춤형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학습자가 스트레스를 받거나 집중력이 떨어졌을 때, AI가 즉각적으로 학습 환경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학습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자율주행 자동차 분야에서도 감정 인식 AI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감정 인식 차량 컨트롤 기술은 AI가 운전자의 심박수, 얼굴 표정, 음성 변화를 분석하여 운전자의 감정이 격해지거나 스트레스가 높아져 위험해지는 상황을 감지하면, 즉시 차량의 제어권을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넘겨 사고를 예방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기술은 도로 안전성을 높이고, 운전자의 심리적 부담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나아가, 운전자의 감정 상태와 생체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음악, 온도, 조명 등 차량 실내 환경을 자동으로 조절하여 감성 주행이 가능하게 한다. 공간 디자인에서도 AI는 인간 감성에 반응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일본의 teamLab 유니버스는 특정 공간에서 사용자의 행동과 생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공간 내 환경(조명, 소리, 온도 등)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감성적 공간 경험을 최적화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단순한 편의성을 넘어, 인간과 기술이 협력하여 더욱 감성적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AI의 감성 학습은 단순한 기술적 발전을 넘어 인간과 기술이 공존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나아가고 있다. 감성 인식 AI는 교육, 자율주행, 공간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의 삶을 개선하고 있으며, 이러한 발전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AI가 인간의 감성을 보다 정교하게 이해하고 반응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구와 윤리적 고려가 필요하다. 결국, AI와 인간의 협업이 공간과 사회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AI와 인간의 협업: 공간을 창조하다. AI가 감성을 이해하고 반영하는 방식이 점점 정교해지면서, 인간과 AI의 협업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공간디자인의 미래는 인간의 창의성과 AI의 분석력이 결합될 때 더욱 풍부해질 수 있다. AI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을 활용해 실제 공간을 가상으로 재현하고, 다양한 설계 시뮬레이션을 수행할 수 있다. AI 기반 공간 모델링은 영화와 건축 분야에서도 활용되며, 설계 단계에서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적의 공간 구성을 찾는 데 도움을 준다. 미디어 아티스트 Refik Anadol은 AI를 활용하여 데이터 기반 예술을 창조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의 작업은 건축과 미디어 아트를 결합하여 감각적인 몰입형 경험을 제공하며, 공간이 인간의 감정과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일본의 디지털 아트 그룹 teamLab 또한 AI와 인터랙티브 미디어 기술을 활용하여 예술과 공간이 융합된 독창적인 경험을 창조하고 있다. 특히, 도쿄의 teamLab Borderless와 teamLab Planets는 디지털 프로젝션과 AI 기반 센서를 이용하여 방문자의 움직임에 따라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공간을 구현했다. 두바이의 레스토랑 크라소타(KRASOTA), 일본의 레스토랑 문플라워 사가야 긴자(MoonFlower Sagaya Ginza)는 AI를 활용하여 요리를 예술적인 방식으로 연출하며, 식사하는 동안 주변 환경이 변화하는 몰입형 다이닝 경험을 제공한다. 이러한 사례들은 AI가 감성적이고 상호작용적인 공간을 만들어가는 방향을 잘 보여준다. 스마트 시티와 AI의 역할: 하이퍼리좀(Hyper-Rhizome) 도시의 가능성 일본 토요타가 개발 중인 '우븐시티(Woven City)'는 AI와 자율주행, 스마트 인프라를 결합하여 도시의 모든 요소가 연결된 지속 가능한 미래 도시 모델이다. 스마트 시티는 단순한 효율성을 넘어, 인간 중심적이고 관계적인 공간으로 진화해야 한다. 이러한 개념은 하이퍼리좀(Hyper-Rhizome) 시티 모델과도 연결될 수 있다. 하이퍼리좀 개념은 질 들뢰즈(Gilles Deleuze)와 펠릭스 가타리(Félix Guattari)의 리좀(Rhizome)철학에서 발전한 개념으로, 도시가 고정된 중심 없이 다중적인 연결망을 형성하며, 유기적으로 변화하는 시스템임을 의미한다. AI는 하이퍼리좀적 스마트 시티를 구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AI는 실시간 데이터를 활용해 도심의 교통 흐름을 조정하고, 자율주행 시스템과 연계해 이동 경로를 최적화할 수 있다. 또한, 에너지 수요를 예측하고 자동으로 자원을 재분배하는 등, 도시는 끊임없이 변화하며 최적화되는 네트워크형 공간으로 작동하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AI가 단순히 기술적 혁신을 넘어, 인간이 보다 쾌적하고 지속 가능한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수행해야 함을 시사한다. 스마트 시티는 궁극적으로 인간과 AI가 공존하며, 변화하는 사회적·환경적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유기적인 네트워크형 공간으로 발전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 중심의 도시에서 중요한 것은 인간의 감성을 반영하는 방식이다. AI는 스마트 시티에서 단순히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넘어, 시민들의 정서적 요구를 분석하고 이에 반응하는 공간을 설계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AI는 도시 내 공공장소에서 실시간으로 시민들의 감정 데이터를 분석하여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지역에 힐링 공간을 조성하거나, 공원과 광장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분위기에 맞춰 조명과 음악을 자동 조정하는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 AI 시대, 인간 중심 공간디자인의 방향 AI가 공간디자인을 주도하는 시대에도, 우리는 공간이 인간 중심적인 방향으로 설계될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 개별 사용자의 정서와 신체 반응을 반영하는 맞춤형 공간이 구현되어야 하며, AI가 학습한 감성 데이터를 활용해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유동적 공간 디자인이 필요하다. 또한, 다중 감각적 경험을 제공하는 인터랙티브 공간이 조성되고, AI와 인간 디자이너가 협업하여 창의적이고 감성적인 공간을 창출해야 한다. 하이데거(Martin Heidegger)는 공간을 단순한 물리적 구조가 아니라, 인간의 '거주(Dwelling)'와 연결된 존재의 장(場)으로 보았다. AI 기반 공간디자인이 진정한 의미를 가지려면, 기술이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감성을 더욱 풍부하게 하고, 인간의 삶을 더욱 따뜻하고 의미 있게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AI는 공간을 정적인 형태로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함께 살아 숨 쉬는 유기적인 환경으로 발전시킬 수 있어야 한다. 궁극적으로 AI와 인간은 서로를 보완하는 방식으로 협력해야 한다. 기술이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감성을 더욱 풍부하게 하고, 삶을 의미 있게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는 AI를 도구로 활용하여 인간 중심의 공간을 만들어 나가야 하며, 궁극적으로 AI와 인간이 공진화(共進化)하는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 김동헌 (Kim Dong Hun) | 디지털 시대, 공간의 미래를 연구하는 전문가 AI 기반 공간디자인과 뉴미디어 아트, ESG 건축을 연구하는 공간디자인 박사과정 연구자. 기계공학과 법학을 전공한 후 LG전자 특허센터에서 기술 전략과 혁신을 경험했으며, 현재는 AI와 디자인, 철학이 융합된 공간의 방향성을 탐구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이 공간 경험을 어떻게 확장하는지, 인간성과 기술의 조화를 이루는 공간디자인 교육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현재 국민대학교 디자인대학원 공간디자인전공 겸임교수로 미래학(Futurology)과 공간철학을 강의하며, ㈜리네아디자인의 이사로 공간의 미래를 설계하는 연구자이자 실천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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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헌의 공간디코딩④] 지속가능한 공간디자인 교육, 생성형 AI와 함께 재편되다
생성형 AI는 데이터를 학습하여 새로운 콘텐츠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인공지능 기술이다. 기존 AI가 데이터를 분석하고 패턴을 찾아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생성형 AI는 새로운 이미지, 텍스트, 3D 모델, 음악 등을 직접 만들어내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대표적인 생성형 AI 기술로는 텍스트 기반 AI인 GPT, 이미지 생성 AI인 DALL·E, Stable Diffusion, Midjourney 등이 있으며, 공간디자인 분야에서도 그 활용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공간디자인에서는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자동으로 공간 배치를 생성하거나, 다양한 디자인 시안을 즉시 도출하며, 건축 요소를 최적화하는 방식으로 적용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을 통해 디자이너는 반복적인 작업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문제 해결에 집중할 수 있다. 글로벌 디자인 교육의 변화 해외 주요 대학과 기업에서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디자인 교육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기존의 디자인 교육 방식으로는 급변하는 산업 환경을 반영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많은 교육 기관과 기업들이 생성형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학생들과 실무자들이 최신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 과정을 개편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기술 습득을 넘어, 창의성과 데이터 기반 설계 역량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디자인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으로 자리 잡고 있다. AI 디자인 도구 활용이 확산되고 있는 디자인 대학 최근 전 세계 디자인 대학들은 생성형 AI를 활용한 교육 방식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생성형 AI는 기존의 수작업 중심 설계 과정을 혁신하며, 학생들이 보다 빠르고 효과적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AI 기반 디자인 툴을 활용하면 수십 가지의 디자인 시안을 자동으로 생성하고, 다양한 스타일과 공간 배치를 실시간으로 비교할 수 있어, 실험적이고 데이터 기반의 설계가 가능해진다. 프랫 인스티튜트(Pratt Institute)는 Certificate Course in AI Design를 통해 디자인 전문가, 학생, AI도구를 디자인 프로세스에 통합하려는 사람들에게 생성형 AI의 기본 개념부터 실무 적용까지 아우르는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AI가 생성한 디자인을 분석하고 수정하는 과정뿐만 아니라, AI 모델이 제안하는 다양한 공간 레이아웃과 색상 조합을 활용하여 보다 최적화된 디자인을 도출하는 법을 배운다. 국내에서도 AI를 활용한 디자인 교육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일부 대학에서는 더블 다이아몬드 모델을 활용한 AI 기반 디자인 교육을 도입하여, 학생들이 AI와 협력하는 방식으로 디자인 사고를 확장하고 있다. AI가 초기 디자인 시안을 생성하면, 학생들은 이를 수정 및 보완하는 과정을 거치며 창의적 문제 해결 역량을 키운다. 이러한 변화는 디자인 교육이 단순히 기술을 습득하는 것을 넘어, AI를 활용한 창의적 사고와 데이터 기반 설계를 학습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디자인 교육을 적극 도입하고 있는 기업 기업들은 생성형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내부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실무 환경에 AI 기반 설계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형 디자인 회사들은 AI를 활용한 디자인 워크숍을 정기적으로 운영하며, 직원들이 최신 AI 도구를 익히고 실제 프로젝트에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디자인 컨설팅 기업 IDEO는 AI 기반 디자인 프로세스를 실무에 적극 도입하고 있다. AI가 자동으로 생성한 공간 레이아웃을 분석하고 수정하는 방식으로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있으며, 직원들은 AI가 제공하는 설계안을 평가하고 최적화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디자인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일부 글로벌 기업에서는 사내 AI 연구소를 설립하여 디자인과 AI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프로세스를 개발하고 있다. LG전자는 사내 AI 강화를 위해 생성형 AI 활용에 관한 온오프라인 교육을 신설했으며, 세계적인 AI 분야 권위자들과 함께 다양한 온라인 세미나도 진행하고 있다. 생성형 AI의 윤리적 사용과 새로운 저작권 문제의 대두 생성형 AI가 디자인 산업에 깊이 자리 잡으면서, 저작권 문제와 윤리적 사용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AI가 기존 디자인과 유사한 결과물을 생성할 경우, 저작권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모호해지고 있으며, 법적 분쟁 가능성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과 대학에서는 생성형 AI의 윤리적 활용과 지적 재산 보호를 위한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대학에서는 학생들이 AI가 생성한 디자인이 기존 창작물과 얼마나 차별화되는지를 분석하고, 저작권법 및 데이터 윤리에 대한 학습을 병행하도록 하고 있다. 일부 교육기관에서는 AI가 만들어낸 디자인이 독창성을 가지려면 어떤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습을 포함한 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기업들은 AI 학습 데이터의 출처를 철저히 관리하고, 저작권이 있는 디자인이 무단으로 AI 모델에 반영되지 않도록 내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AI가 생성한 결과물에 대한 법적 소유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디자인 결과물의 창작 기여도를 평가하는 기준을 수립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AI 기술을 책임감 있게 활용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생성형 AI가 디자인 교육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래의 공간디자인 교육,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 과거의 공간디자인 교육은 주로 아날로그 방식에 의존하여, 손으로 스케치를 그리고, 도면을 작성하며, 실물 모형을 제작하는 과정이 핵심이었다. 그러나 현재 공간디자인 교육은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AI 및 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 단순한 설계 능력을 넘어, 데이터를 활용하여 공간을 최적화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다양한 환경에서의 공간 활용도를 평가하는 것이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기존의 설계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AI와 협업하는 방식, 데이터 기반 분석, 실시간 시뮬레이션, 디지털 윤리 교육 등이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 (1) AI와 협업하는 교육 모델로 전환되어야 한다. 디자인이 전적으로 인간의 창의성과 경험에 의존했던 과거와 달리, 앞으로는 AI가 디자인 과정의 핵심 도구로 자리 잡을 것이다. AI가 자동으로 생성한 공간 배치를 분석하고 수정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며, 학생들은 AI가 제공하는 다양한 디자인 옵션을 활용하여 창의적인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과거에는 디자인이 전적으로 인간의 창의성과 경험에 의존했지만, 현재는 AI가 디자인 과정에서 중요한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다. AI가 자동으로 생성한 공간 배치를 분석하고 수정하는 과정이 교육의 필수 요소가 되고 있으며, 학생들은 AI가 제공하는 다양한 디자인 옵션을 기반으로 창의적인 선택을 하는 역량을 키우고 있다. 디자이너가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디자인 파트너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 학생들은 AI 기반 설계 도구를 활용하여 창의적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발전시키는 경험을 하고 있다. (2) 코딩과 데이터 분석이 필수 역량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기존의 공간디자인 교육은 형태와 미적 요소에 집중했지만, 현재는 데이터 기반의 설계가 필수적인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공간 내 인구 밀도, 조명 배치, 공기 흐름 등 다양한 요소를 분석하여 최적의 디자인을 도출하는 과정이 중요해졌으며, 이를 위해 데이터 분석과 프로그래밍 역량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공간디자이너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의 설계를 도출할 수 있도록, 데이터 분석 및 코딩 교육이 포함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건축 환경 데이터를 분석해 공간 활용도를 최적화하는 실습 과정도 요구되고 있다. (3) 사용자의 언어 능력 또한 중요해지고 있다. 디자인 프로세스에서 AI와 협업하기 위해서는 디자이너가 AI에게 명확한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언어적 표현력이 필수적이다. 특히, 프롬프트 엔지니어링(prompt engineering) 능력이 중요해지면서, 학생들은 텍스트 기반 AI를 활용한 설계 방법을 익히고 효과적인 의사소통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글로벌 협업이 증가함에 따라 다국적 팀과 협력할 수 있도록 외국어 능력도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4) 디지털 윤리와 지속가능성 교육이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AI가 생성한 디자인이 환경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는 것이 필수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지속 가능한 소재와 에너지 효율적인 설계 방안을 연구하는 과정이 교육에 포함되어야 하며, AI의 저작권 문제와 데이터 편향성을 해결하기 위한 디지털 윤리 교육도 더욱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전까지 공간디자인 교육에서 지속가능성은 선택적인 주제였지만, 현재는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았다. AI가 생성한 디자인이 환경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고, 지속 가능한 소재와 에너지를 고려하는 방식으로 교육이 변화하고 있다. 또한, AI가 생성하는 디자인의 저작권 문제와 데이터 편향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디지털 윤리 교육도 강화되고 있다. AI를 활용한 디자인 과정에서 데이터 편향성과 윤리적 문제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며, 지속가능한 공간 설계를 위한 AI 활용 방안 연구도 병행되고 있다. 공간디자인 교육의 미래,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디지털 기술이 공간디자인 교육을 변화시키는 것은 단순한 흐름이 아니라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볼 수 있다. 공간디자이너는 이제 단순한 설계자가 아니라, AI와 협업하여 데이터를 분석하고 공간을 최적화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AI가 디자인의 일부를 자동화하는 시대에서 디자이너들은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과 기술을 활용하는 역량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공간을 설계하는 것이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공간디자인을 배우는 방식 자체를 재정의해야 하는 시점이다. 교육과 실무의 변화 속에서, 미래의 공간디자이너는 AI와 협업하는 새로운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이제, 공간을 설계하는 방식뿐만 아니라, 공간디자인을 배우는 방식도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김동헌 (Kim Dong Hun) | 디지털 시대, 공간의 미래를 연구하는 전문가 AI 기반 공간디자인과 뉴미디어 아트, ESG 건축을 연구하는 공간디자인 박사과정 연구자. 기계공학과 법학을 전공한 후 LG전자 특허센터에서 기술 전략과 혁신을 경험했으며, 현재는 AI와 디자인, 철학이 융합된 공간의 방향성을 탐구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이 공간 경험을 어떻게 확장하는지, 인간성과 기술의 조화를 이루는 공간디자인 교육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현재 국민대학교 디자인대학원 공간디자인전공 겸임교수로 미래학(Futurology)과 공간철학을 강의하며, ㈜리네아디자인의 이사로 공간의 미래를 설계하는 연구자이자 실천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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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청청의 ESG건축 칼럼 ⑦] 노르하운(Nordhavn), 덴마크의 지속 가능한 '5분 거리 도시’
-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도시로 손꼽히는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은 진정한 녹색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2014년 유럽 녹색 수도로 선정된 코펜하겐은 2025년까지 세계 최초의 탄소중립 도시가 되겠다는 목표 아래 불과 20년 만에 생태 대도시로 탈바꿈했다. 이러한 중심에 노르하운(Nordhavn)이 있다. 과거 산업 항구였던 노르하운(Nordhavn)은 축구장 625개 규모의 부지에 5분 도시(5-Minute City) 개념을 도입해 복합 용도 도시로 탈바꿈하면서 지속 가능한 도시 개발의 대표적인 성공 모델로 자리 잡았다. 노르하운은 한때 코펜하겐의 크루즈선 및 항만 물류의 중심지였으나 도시의 성장에 따라 통근 수요가 급증하며 교통 시스템에 부담이 가중되었다. 이에 따라 코펜하겐은 도시를 외곽이 아닌 중심부로 확장하는 내향적 성장 전략을 선택했고, 그 중심에 노르하운 개발이 있다. 노르하운 개발은 2007년 코펜하겐 하운 지역과 외레스타드 지역 개발을 위해 설립된 도시 개발 회사 ‘바이 앤 하운(By & Havn)’의 자회사인 ‘코펜하겐 말뫼 항(Copenhagen Malmö Port)’이 주도했다. 이 프로젝트는 지속 가능성 인증제도인 DGNB 시스템에서 ‘골드’ 인증을 획득한 유일한 신도시 개발 사례로, 생태적 기준뿐 아니라 경제적 요소까지 포괄적으로 평가하는 지속 가능한 건축 인증 방식이다. 이를 통해 도시의 장기적인 관리 가능성과 경제적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노르하운은 태양열 에너지, 빗물 재활용, 친환경 교통 시스템 등을 도입하면서 녹색 도시로 변모했다. 지하철 노선, 풍부한 자전거 도로, 넓은 보행자 전용 공간은 자동차 중심의 생활에서 벗어나 자연스럽게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전환되었다. 이 도시 전략은 주민들이 도보 또는 자전거로 5분 이내에 주요 시설에 접근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지하철역까지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그 결과 지속 가능한 사람 중심 도시환경을 조성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주거, 상업, 레크리에이션 공간을 근거리 내에 통합함으로써 지역사회의 응집력을 높이고 24시간 도시 생활을 가능하게 했다. 그리고 통근 필요성을 줄여 탄소 배출을 감소시켰고 녹지 공간과 해안 활동, 산책로 등은 주민삶을 향상시키고 소통 기회를 제공했다. 지역 주민의 일상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지역 기업, 소매점, 생활 서비스가 도보권에 집중 배치되어 이동 거리를 줄이는 동시에 지역 경제의 활성화에 기여했다. 또한 노르하운은 스마트 시티 기술을 활용해 교통 관리, 폐기물 처리, 에너지 효율적인 건물 운영 등에서 전반적인 도시 회복력을 강화했다. 지속 가능한 교통 체계와 에너지 효율적인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노르하운의 탄소 발자국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주민들은 대기질 개선과 환경적 영향의 감소라는 실질적인 혜택을 누리고 있으며 사회적 상호작용을 유도하는 디자인 원칙을 통해 지역 주민들 간의 강한 소속감을 형성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이와 같은 공동체 중심의 접근 방식은 응집력 있고 포용적인 환경을 조성하여 사회적 유대감과 공동체 정체성 형성에 기여했다. 노르하운은 도시 계획이 환경적 지속 가능성과 경제적 번영은 물론 사회적 결속력과 주민 삶의 질 향상까지 실질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지역 기업에 대한 지원은 경제 성장 촉진뿐만 아니라 지역 내 일자리 창출과 기업가 정신 확산에도 기여했다. 이러한 경제적 활력은 지역의 회복력과 지속 가능성 강화를 가능하게 했다. 과거 산업과 물류의 중심지였던 항만 지역은 이제 주거, 업무, 문화 기능이 유기적으로 어우러진 복합 도시로 재탄생했다. 이는 환경적 지속 가능성과 사회적 통합, 경제적 효율성을 고루 반영하는 새로운 도시 개발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노르하운 개발의 가장 큰 특징은 ‘탄소중립 도시’를 목표로 했다는 점이다. 코펜하겐 시는 2025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노르하운은 이 목표 실현의 선도 사례로 기획되었다. 이에 따라 교통, 에너지, 건축 등 도시 시스템 전반에 친환경 기술과 설계를 적용했다. 교통 측면에서는 보행자 및 자전거 중심의 이동 환경을 조성하고 대중교통 접근성을 강화해 자동차 사용을 최소화했다. 이는 일상적인 이동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 기여했다. 에너지 측면에서도 높은 자립성을 확보했다. 대부분의 건물에는 태양광 패널과 고효율 단열재가 설치되어 있으며 해수 냉난방 시스템과 지역 난방 시스템을 통해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했다. 이 같은 기술적 요소는 도시의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동시에 장기적으로 운영비 절감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노르하운은 환경과의 조화도 중시했다. 기존 수변 공간을 훼손하지 않고 보존·재생하는 방식으로 도시가 설계되었고, 자연 침투형 포장재를 통해 빗물의 자연 순환을 유도하고 있다. 도심 곳곳에는 다양한 녹지 공간이 조성되어 생태적 다양성을 확보하고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자연을 체감할 수 있도록 했다. 사회적 지속 가능성 또한 노르하운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이다. 도시 설계 초기 단계부터 지역 주민들의 참여를 유도했고 이들의 의견은 실제 공간 구성과 커뮤니티 중심 시설 설계에 적극 반영되었다. 공유 정원과 커뮤니티 센터 등은 주민 간의 유대감을 강화하고 도시 내 공동체 문화를 조성하는 데 기여했다. 1918년에 지어진 창고형 건물인 아우도 하우스(Audo House)는 현재 부티크 호텔, 콘셉트 스토어, 카페로 운영되고 있으며, 길 건너편에 위치한 식품 슈퍼마켓 MENY는 과거 총기 제조 공장이었던 공간을 재활용한 예이다. 이 건물은 보호 구역으로 지정되어 2차 세계 대전 당시의 벽, 창문, 천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미래지향적인 식품 시장으로 재탄생했다. 인근의 더 사일로(The Silo) 역시 과거 곡물 저장고였던 거친 철판 외관을 유지한 채, 현재는 17층 고급 주거용 건물과 레스토랑으로 새롭게 활용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노르하운은 기존 산업 인프라와 건축물을 철거하지 않고 재활용하는 방식을 채택함으로써 경제적 효율성까지 고려했다. 기존 건물의 구조를 보존하며 새로운 용도로 전환하거나, 자재를 해체해 다른 건축물에 재사용하는 전략은 환경적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개발 비용을 절감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이처럼 노르하운은 환경적, 사회적, 경제적 지속 가능성을 조화롭게 실현한 도시 개발 모델이다. 도시 재생과 기후 위기 대응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한 이 사례는, 전 세계 지속 가능한 도시 개발을 고민하는 도시들에게 실질적인 영감을 주고 있다. 묘청청 / 苗菁菁 / Miao Jingjing 묘청청은 중국 난징예술대학교와 경덕진도자대학원을 졸업하고 국민대학교 TED 공간문화디자인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논문으로는 ‘ESG기반 생태도시 구축 특성연구 (A Study on the Characteristics of ESG-Based Ecological City Construction)를 연구했다. 현재 ESG코리아뉴스 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도자 예술, 공간 디자인 및 그와 관련된 학제 간 융합을 포함해 ESG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ESG위원회(Korea ESG Committee) 폐기물 관리 위원회(Waste Management Committee) 부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현재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해 도자 재료의 순환 활용, 문화 기억의 현대적 표현, 도시 계획에서의 적용 및 ESG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생태 도시 발전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도자 폐기물의 재활용, 공간과 소리의 상호작용, 지속 가능성 개념을 예술 창작에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작품으로는 2024중국 포산 “석만배(石湾杯)” 국제 청년 도예 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다수의 국제 전시 및 학술 행사에 선정되었으며 현재까지 한국에서 KCI 논문 1편, 국제 학술대회 논문 3편을 발표했고 2점의 예술 작품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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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청청의 ESG건축 칼럼 ⑦] 노르하운(Nordhavn), 덴마크의 지속 가능한 '5분 거리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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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청문(姜倩雯)의 환경기호학 ①] 기후 위기: 2024년의 경고와 인류의 선택
- 물러설 곳 없는 기후 위기 앞에서 인류는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행동을 요구받고 있다. 2025년 현재 지구는 기후 변화로 인한 대형산불과 홍수, 가뭄, 생물 다양성의 붕괴, 플라스틱 오염 등의 심각한 환경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기후 위기는 특정 국가나 세대의 문제를 넘어 전 인류가 함께 해결해야 할 보편적 과제가 되었다. 이제는 누가 먼저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나서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이 칼럼은 기후 위기가 불러온 복합적인 문제들을 짚고, 인류가 함께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방향에 대해 성찰하고자 했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여정은 거창한 계획이 아닌 일상의 작은 변화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되새기고자 했다. 1.5°C를 넘은 지구 기후 재앙의 서막 2024년은 인류가 기후 위기의 임계점을 처음으로 넘긴 해로 기록됐다. 유럽연합 산하 코페르니쿠스 기후 변화 서비스(C3S)에 따르면, 이 해 전 세계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 1.6°C 상승해 파리협정에서 설정한 1.5°C 목표를 처음으로 초과했다. 이는 2023년보다 0.12°C 높은 수치로 기후 변화가 더 이상 예측이나 경고에 그치지 않고, 이미 현실 속에서 우리 삶을 위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2024년의 평균 지표면 기온은 관측 이래 가장 높았으며, 해수면 온도 역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전 지구적인 이상 고온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러한 고온 현상은 단지 통계상의 수치에 머물지 않았다. 실제로 세계 곳곳에서 기후 변화로 인한 재난이 잇따랐다. 2025년 4월, 미국 미시시피 강 유역에서는 기록적인 폭우와 홍수가 발생해 수십 명이 목숨을 잃고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경제적 피해가 발생했다. 과학자들은 해당 홍수의 강도는 9%, 발생 빈도는 40% 증가했다고 분석하며, 이는 명백히 기후 변화의 영향임을 지적했다. 이어 2025년 초 로스앤젤레스에서 발생한 대형산불은 약 18만 명의 대피와 최소 10명의 사망자를 초래했으며, 전문가들은 2024년의 고온과 극심한 가뭄이 산불을 악화시킨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재난의 근본 원인은 명확하다. 바로 인간 활동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 증가다. 2024년, 대기 중 이산화탄소(CO₂) 농도는 422ppm에 달하며 전년보다 2.9ppm 상승,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메탄(CH₄)과 아산화질소(N₂O) 역시 각각 1,897ppb와 336ppb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러한 온실가스는 지구의 에너지 균형을 붕괴시키며, 지표면과 대기의 온도를 끌어올려 폭염, 가뭄, 해수면 상승, 강수 패턴 변화 등 다양한 기후 이상 현상을 초래한다. 특히 유럽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는 지역 중 하나다. 2024년 유럽의 평균 기온은 10.69°C로, 1991~2020년 평균 대비 1.47°C 높았으며 이는 유럽 역사상 가장 높은 연평균 기온이다. 이러한 수치는 유럽이 세계 평균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온난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뜨거워진 지구, 차가운 경고 기후 위기는 단지 현재 세대의 문제가 아닌, 미래 세대에게 더욱 심각한 부담으로 작용할 중대한 위협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2020년에 태어난 아이들의 최대 92%가 생애 동안 극심한 폭염을 겪을 가능성이 있으며, 지구 평균 기온이 3°C 이상 상승할 경우 그 피해는 상상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단순한 환경 문제를 넘어 미래 세대의 생존과 삶의 질을 위협하는 정의와 형평의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집단일수록 기후 재난의 영향을 더욱 크게 받을 수밖에 없어, 기후 위기는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버클리 어스(Berkeley Earth)의 분석에 따르면, 2024년에는 지구 표면의 약 24%에서 연간 평균 기온이 지역별로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는 전 세계 인구의 약 40%에 해당하는 33억 명이 국지적인 기록적인 더위를 경험했다는 의미한다. 2024년에는 산불로 인해 대기 중 CO₂ 농도가 전년 대비 3.6ppm 증가했으며, 이는 파리협정 목표 달성을 위한 연간 증가 허용치(1.8ppm)의 두 배에 해당한다. 남극에서는 2024년 7월 중순, 겨울철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역에서 기온이 평년보다 최대 28°C 이상 상승하는 이례적인 열파가 발생했다. 이러한 기후 변화에 대해 유엔 기후변화 사무총장인 사이먼 스틸은 현재 추세대로라면 지구 평균 기온이 3°C까지 상승할 수 있으며, 이는 심각한 환경 및 인도적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위와 같은 추세는 인간의 화석 연료 사용뿐 아니라 산불 등 자연 현상, 그리고 산림의 탄소 흡수 능력 저하 등 복합적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지금 우리가 기후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다면, 그 책임은 미래 세대에게 고스란히 전가될 수밖에 없다. 이는 단순한 환경 보전의 문제가 아니라 다음 세대에게 어떤 지구를 물려줄 것인가에 대한 윤리적 책무이기도 하다. 기후 악순환과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 대기 중에 남아 있는 온실가스는 전체 배출량의 일부에 불과하다. 인간이 배출한 이산화탄소의 절반 이상은 해양과 육상 생태계가 흡수하지만 엘니뇨와 라니냐와 같은 자연적 기후 요인에 따라 그 흡수량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엘니뇨가 발생한 해에는 식생이 위축되고 산불이 빈번해져 탄소 흡수 능력이 현저히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처럼 자연의 탄소 흡수원이 기후 변화와 상호작용하며 오히려 탄소 배출원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는 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닌 악순환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NOAA(미국 해양대기청)의 자료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23년 사이 장수명 온실가스(대기 중에서 수명이 매우 길어 수십 년에서 수백 년 이상 머무르며 지구온난화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는 온실가스)에 의한 복사 강제력, 즉 지구를 따뜻하게 만드는 영향력은 무려 51.5% 증가했으며 이 중 81%가 이산화탄소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문제는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에서 수백 년 동안 머무를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 당장 온실가스 배출을 ‘제로’로 만들어도 현재의 온난화 추세는 수십 년 이상 지속될 수밖에 없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온도 상승이 지구 시스템의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그린란드와 남극 빙상, 아마존 열대 우림, 산호초, 영구 동토층, 해양 순환 등 주요 생태계가 1.5°C 상승 수준에서 이미 위험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이 임계점을 넘어서면, 지구는 스스로 조절할 수 없는 변화를 겪게 되며, 그 결과는 돌이킬 수 없을 수도 있다. 희망을 향한 행동과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전환의 길 2024년 기록적인 온도 상승은 인류에게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다시 한 번 경고하는 신호이지만, 아직 희망은 존재한다. 국제사회는 여전히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제로’로 줄이기 위한 다양한 대안을 모색하며, 이를 위해 각국 간 협력과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 등 주요 기구들은 전력, 운송, 산업, 농업 등 고탄소 배출 부문에서의 협력 강화를 통해 1.5°C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보고한다. 또한, 세계무역기구(WTO)와 국제통화기금(IMF) 등도 탄소 가격 책정과 정책 조율을 통해 국제적인 기후 대응을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각국은 재생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중국은 대규모 전력화 캠페인을 통해 에너지 사용의 상당 부분을 전기로 전환하며 태양광과 풍력, 전기차 등 청정에너지 기술 분야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 유럽연합은 리파워이유(REPowerEU)계획을 통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크게 늘리고, 태양광 패널 설치와 열펌프 보급 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라틴아메리카에서는 지역 사회가 주도하는 태양광 프로젝트가 주민들의 생활 환경 개선과 자립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어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환의 모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기후 금융 분야에서도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2024년 유엔기후변화협약(COP29)에서는 선진국들이 2035년까지 연간 최소 3,000억 달러의 기후 금융을 제공하기로 합의했으며, 이를 통해 개발도상국들의 기후 재난 대응과 청정에너지 전환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아제르바이잔은 화석 연료 생산국과 기업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재투자하는 기후 금융 행동 기금을 설립해 새로운 금융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 등에서는 지역 사회가 직접 참여하는 재생에너지 프로젝트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는 에너지 빈곤 문제를 해소하고 주민들의 경제적 자립과 환경적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도 경제 성장과 환경 지속 가능성을 조화시키는 균형 잡힌 에너지 전환을 강조하며, 아프리카 대륙 내 수많은 인구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받도록 국제 협력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결국 기후 위기는 거대한 도전이지만, 전 세계가 협력하고 각국 정부와 시민, 기업이 행동에 나선다면 1.5°C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길은 여전히 열려 있다. 2025년은 그 경고음 속에서도 행동을 통한 희망이 가능함을 일깨워주는 해이다. 지금은 말이 아닌 실천이 필요하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모두가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전환에 동참해야 할 때이다. 참고문헌 1. Deena Robinson, Martina Igini, Global Commons, 15 Biggest Environmental Problems of 2025, Jan 9th 2025, earth.org, https://earth.org/the-biggest-environmental-problems-of-our-lifetime/ 2. Martina Igini, Global Commons, The Tipping Points of Climate Change: How Will Our World Change?, https://earth.org/tipping-points-of-climate-change/, earth.org, Jan 11th 2024 3.Greenhouse gas concentrations surge again to new record in 2023, 28 October 2024, world meteoroligical, organization,28 October 2024 https://wmo.int/media/news/greenhouse-gas-concentrations-surge-again-new-record-2023?utm_source=chatgpt.com 4. World Breaches 1.5c global warming target for first time in 2024, financial times, https://www.ft.com/content/fd914266-71bf-4317-9fdc-44b55acb52f6?utm_source=chatgpt.com 5. Maxwell Akalaare AdombilaandColleen Goko, South Africa calls for affordable, balanced energy transition, Reuters, May 13, 2025 https://www.reuters.com/sustainability/climate-energy/south-africa-calls-affordable-balanced-energy-transition-2025-05-13/?utm_source=chatgpt.com 6. Constance Malleret, ‘A future on our terms’: how community energy is lighting up Latin America, The Guardian, 8 May 2025 https://www.theguardian.com/global-development/2025/may/08/latin-america-community-energy-indigenous-lighting-electricity-solar-pollution-diesel-just-transition?utm_source=chatgpt.com 덧붙이는글 I 강청문 / 姜倩雯 / JIANG, QIANWEN 강천문은 중국 광저우미술학원에서 전시예술디자인 전공으로 학사 및 디자인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에서 디자인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박사학위 논문은 《가상현실 박물관의 공간 인지 특성 연구》이다. 현재 한국ESG위원회 전시공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ESG코리아뉴스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디지털 전시 디자인, 가상현실 기술 및 문화 공간의 융합적 응용이며, ESG 분야의 혁신적 실천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화와 지속 가능 디자인의 융합 발전을 지향하고 있다. 한국 KCI 논문 1편과 EI 컨퍼런스 논문 2편을 발표했다. 주요 연구 방향은 문화유산 전시에 있어서 VR/AR 기술의 창의적 응용, 디지털 미디어와 공간 체험의 인터랙티브 디자인, 지속 가능한 전시 재료 개발, 그리고 ESG 이념에 기반한 지능형 전시 공간 구축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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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청문(姜倩雯)의 환경기호학 ①] 기후 위기: 2024년의 경고와 인류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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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청청(苗菁菁)의 ESG건축 칼럼 ⑥] 랭커셔주에 위치한 그림쇼의 에덴 프로젝트(Grimshaw's Eden Project)
- 에덴 프로젝트(The Eden Project)는 영국 콘월(Cornwall)의 버려진 점토 채석장을 세계적인 생태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 프로젝트는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미래의 가능성을 제시하며, 생태 복원, 지속 가능성, 교육, 예술, 건축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복합적인 공간으로 발전해왔다. 1996년, 팀 스밋(Tim Smit)과 조나단 볼(Jonathan Ball)에 의해 처음 구상되었고, 1998년부터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되었다.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2001년 3월에 문을 열었고, 채석장은 약 2년 반의 노력 끝에 생명력 넘치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프로젝트의 핵심은 거대한 반구형 온실인 ‘바이옴(Biome)’이다. 이 곳에서는 열대우림과 지중해 기후를 인공적으로 구현하여, 다양한 식물들이 자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열대우림 바이옴은 세계 최대 규모의 실내 열대 환경으로, 바나나, 커피, 고무나무 등 다양한 식물이 자라고 있으며, 지중해 바이옴은 올리브, 포도나무, 허브류 등 따뜻하고 건조한 기후에서 자라는 식물들이 중심이 된다. 또한, 야외 정원에서는 다양한 온대 지역의 식물들을 만나볼 수 있고, 차나 라벤더와 같은 실용 식물도 전시된다. 이 외에도 조형 예술이 에덴 프로젝트 곳곳에서 전시되어 있으며, '위맨(WEEEMan)'과 같은 작품은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에덴 프로젝트는 건축 면에서도 혁신적입니다. 바이옴은 가볍고 투명한 ETFE 소재로 만들어져 자연광을 최대한 받아들이면서도 구조적으로 안정적이다. 이는 자연의 진화 과정을 모방한 생체모방 건축의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2005년에는 교육 및 전시 공간인 '더 코어(The Core)'가 개장했으며, 이곳은 식물의 생장 원리를 본뜬 나선형 구조로 설계되어 독특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더 코어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전시를 통해 식물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주제로 한 배움의 장을 제공한다. 에덴 프로젝트는 환경 지속 가능성을 핵심으로 운영된다. 바이옴의 습도 유지와 화장실 용수는 현장에서 고인 빗물을 정화하여 사용하고, 친환경 전력을 활용한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운영한다. 2010년에는 지열 발전소를 건설해 자체 전력뿐만 아니라 인근 5,000가구에 전력을 공급하는 계획을 세웠다. 이는 신재생에너지의 실제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평가된다. 또한, 에덴 프로젝트는 문화 행사와 지역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영화 007 다이 어나더 데이((Die Another Day))의 촬영지로 사용되었고, 아프리카 콜링(Africa Calling) 콘서트와 세계 파스티 챔피언십 등 다양한 문화 행사를 개최하며, 1,00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을 유치하였다. 이로 인해 콘월 지역 경제에도 10억 파운드 이상의 기여를 하였다. 에덴 프로젝트는 그 영향력을 영국을 넘어 세계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2018년, 영국 모어캠브에서는 해양 생태계를 주제로 한 '에덴 프로젝트 노스(Eden Project North)'가 준비 중에 있으며, 중국 칭다오에서는 물을 주제로 한 ‘스톰 포레스트 바이옴(Storm Forest Biome)’이 착공되었다. 이러한 글로벌 확장은 에덴 프로젝트가 지역적 사례를 넘어서 세계적인 지속 가능성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에덴 프로젝트는 산업 폐허에서 자연을 배우고 이를 실천으로 옮길 수 있다는 가능성을 상징적으로 제시하는 공간이다. 기후 위기 시대에 자연과 인간이 바람직한 관계를 맺는 방법을 모색하며, 세대 간 자연에 대한 존중과 감탄을 나누는 살아있는 교육의 장이자 문화적 실험장이 되고 있다. 참고자료 https://www.archdaily.com/976162/grimshaws-eden-project-north-in-lancashire-receives-planning-approval?ad_campaign=normal-tag https://www.thevalleycornwall.co.uk/news/6-facts-eden-project/ https://neverenougharchitecture.com/project/edenproject/ https://www.visitcornwall.com/things-to-do/gardens/eden-project 묘청청 / 苗菁菁 / Miao Jingjing 묘청청은 중국 난징예술대학교와 경덕진도자대학원을 졸업하고 국민대학교 TED 공간문화디자인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논문으로는 ‘ESG기반 생태도시 구축 특성연구 (A Study on the Characteristics of ESG-Based Ecological City Construction)를 연구했다. 현재 ESG코리아뉴스 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도자 예술, 공간 디자인 및 그와 관련된 학제 간 융합을 포함해 ESG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ESG위원회(Korea ESG Committee) 폐기물 관리 위원회(Waste Management Committee) 부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현재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해 도자 재료의 순환 활용, 문화 기억의 현대적 표현, 도시 계획에서의 적용 및 ESG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생태 도시 발전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도자 폐기물의 재활용, 공간과 소리의 상호작용, 지속 가능성 개념을 예술 창작에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작품으로는 2024중국 포산 “석만배(石湾杯)” 국제 청년 도예 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다수의 국제 전시 및 학술 행사에 선정되었으며 현재까지 한국에서 KCI 논문 1편, 국제 학술대회 논문 3편을 발표했고 2점의 예술 작품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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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청청(苗菁菁)의 ESG건축 칼럼 ⑥] 랭커셔주에 위치한 그림쇼의 에덴 프로젝트(Grimshaw's Eden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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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려의 똑똑한 미래 ④] 도시 농업의 미래, 싱가포르 수직농장의 혁신
- 세라믹은 점토와 같은 무기 비금속 재료를 고온에서 성형 및 소성하여 제작되는 재료로, 경도, 취성, 내열성, 내식성 등의 특성을 갖추고 있다. 세라믹의 역사는 최소 기원전 24,0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싱가포르는 국토의 50%가 녹지로 덮여 있는 '정원 도시'로 알려져 있으며, 자국 농산물 생산량은 전체 농산물 소비의 약 7%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채소는 인접 국가에서 수입되며, 전체 식량의 90% 이상을 해외에서 수입하는 식량 의존 국가이다. 이와 같은 위기는 싱가포르가 자국 내 농업을 적극 개발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2018년 기준, 싱가포르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구 밀도가 높은 국가로, 인구와 토지의 불균형이 심각해 넓은 면적이 필요한 전통 농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는 좁은 면적에서도 높은 생산량을 낼 수 있는 첨단 농업 방식, 즉 ‘수직 농업(Vertical Farming)’을 선택하게 되었다. 싱가포르는 수직 농업 기술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으며, 이 기술은 기존의 전통 농업 방식과는 완전히 다르다. 싱가포르는 열대 지역에 위치해 햇빛이 풍부하다는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공간과 햇빛의 이용을 극대화했다. 농업용 토지가 부족한 싱가포르에서 수직 농장은 고층 건물의 옥상을 이용한 고기술 농업 생산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대부분의 고층 건물 옥상에는 꽃이나 잔디 대신 농장이 들어서 있으며, 수경재배나 어·식물 복합 양식(Aquaponics) 방식이 주로 사용된다. 현재 싱가포르의 많은 고층 건물들은 이미 수직 농장으로 전환되었다. 표 1 싱가포르 정부 허가 수직농장 7곳 현황 비교 싱가포르는 수직 농업을 상업화한 세계 최초의 국가이기도 하다. 20세기 초부터 수직 농업에 대한 연구를 시작해, 2012년에는 최초로 상업적 검증을 마친 수직농장이 등장했다. 현재 정부의 인정을 받은 7개의 수직농장이 채소, 어류, 게 등을 생산하고 있다. 표 1에 따르면, 수직농장은 밀폐된 기술 환경과 24시간 조명, 조절 가능한 습도를 통해 전통 농업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무균 농산물과 수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 또한, 농장의 규모에 따라 판매 방식이나 관광 프로그램도 달라진다. 무엇보다도 농산물 생산량은 510배, 수산물은 1,020배까지 증가한다. 싱가포르의 수직 농업은 고품질, 고수익 생산 방식이 농업 수익뿐 아니라 관광, 경관 문화 정보 제공에도 기여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싱가포르 수직 농업 기술이 성공한 가장 큰 이유는 햇빛을 충분히 활용한 점이다. 국토 면적은 710㎢에 불과하고 경작지는 약 250에이커(약 101헥타르)로 매우 제한적이다. 따라서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증가하는 식량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으며, 인구 밀도가 높고 토지 가격이 비싼 싱가포르에서는 단위 면적당 생산량을 높이는 유일한 방법이 수직 농업이다. 싱가포르 Sky Greens 수직 농장은 200 Lim Chu Kang Lane 3 Singapore에 위치해 있으며, 면적은 약 20,600㎡이다. 이 농장은 엔지니어 잭 응(Jack Ng)이 싱가포르 농식품수의국(AVA)의 지원을 받아 설립한 회사다. Sky Greens의 가장 성공적인 기술은 ‘A-Go-Gro’ 재배 시스템이다. 이 수직 재배 시스템은 약 6미터 높이의 A자형 재배 타워를 사용한다. 1) 이 기술의 독특한 점은 LED 조명을 사용하지 않고 자연 햇빛을 직접 이용한다는 것이다. 하나의 재배 타워에는 22~26개의 재배 트레이가 있으며, 알루미늄 프레임을 따라 재배 트레이가 초당 1mm 속도로 천천히 회전한다. 8시간에 한 바퀴를 돌며 각 층의 트레이가 회전하기 때문에 모든 채소가 고르게 햇빛을 받을 수 있다. 가장 위쪽의 채소는 햇빛에 많이 노출되어 온도가 높고, 가장 아래쪽은 온도가 낮아지는데, 이 온도 차이가 채소의 맛을 더 좋게 만든다. 트레이의 회전은 전력이 아니라 수력 시스템으로 구동되며, 빗물을 모아 동력을 제공하고 필터링을 거친 물은 다시 관개 시스템에 사용된다. 이 저탄소 설계 시스템은 소비 전력이 단 60와트 전구 하나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2) ‘A-Go-Gro’ 시스템은 전통 농업보다 5배 많은 수확량을 자랑하며, 배추, 상추, 브로콜리, 양배추, 청경채 등 다양한 채소를 재배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채소를 자연적인 방식으로 성장시키며 고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 Sky Greens 수직 농장은 LED 조명을 사용하지 않고, 햇빛이 풍부한 기후 조건을 최대한 활용해 전기료도 절약할 수 있다. 작물 재배의 경제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전통 농업과 경쟁에서 밀릴 수 있기 때문에, 전 세계 많은 기업들이 LED 조명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연구 중이다. Sky Greens 수직 농장의 식물 재배 기술은 무토양 재배 방식으로, 수경재배(hydroponics)와 기질재배(substrate cultivation) 방식을 사용하며, 햇빛을 이용하여 채소가 더 잘 자라도록 하고, 빗물을 수집해 재활용한다. 또한, Sky Greens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공간 설계를 통해 유리 외벽을 활용하여 모든 채소가 햇빛을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했으며, 각 층의 재배 트레이는 프레임을 따라 회전하여 최상단과 최하단의 채소 모두 고르게 햇빛을 받을 수 있다. 바닥은 청소가 쉽고 균이 자라기 어려운 저렴한 시멘트를 사용했으며, 열을 고르게 받아 채소 생장에도 유리하다. Sky Greens 수직 농장은 도심에 위치해 있어 채소의 신선도를 유지하기에 용이하다. 건물 외형은 직육면체 형태로, 더 많은 채소를 재배할 수 있으며 햇빛도 더 많이 받을 수 있어 작물 생장에 유리하다. 공간 구성은 A-Go-Gro 시스템의 회전 트레이로 이루어져 있으며, 고르게 빛과 공기를 공급하고 물을 주는 조건이 유지된다. 이 시스템은 적은 공간을 차지하면서도 단위 면적당 수확량은 전통 농업보다 훨씬 높다. 에너지 소비는 낮고, 자연광을 활용하며 인공조명이 필요 없다. 물 사용량도 적고, 식물은 빗물을 통해 관수와 비료를 공급받기 때문에 물 낭비와 전력 낭비가 없다. 1.7톤에 달하는 수직 구조물의 회전에 필요한 물은 단 0.5리터이며, 물은 밀폐된 지하 저장고에서 회수되고 재활용된다. Sky Greens는 학습 공간도 별도로 마련하여 학생들과 일반 방문객이 견학하고 배울 수 있도록 1층에 교육 공간을 배치하였다. 2011년 6월 싱가포르 개발부(2MND)가 주최한 도시 지속가능 개발 연구 대회에서 AVA와 함께 ‘수직 농업 연구개발 우수상’을 수상하였다. 이는 싱가포르의 도시 식량 지속가능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혁신적인 녹색 솔루션으로, Sky Greens는 세계 최초의 저탄소 수력 구동 수직 농업 시스템의 창시자이자 건설자임을 입증하였다. 참고자료1) https://zhuanlan.zhihu.com/p/20779197/ 2) https://baijiahao.baidu.com/s?id=1728282846441524008&wfr=spider&for=pc 진려 / 陈丽 / Chen Li 중국 난징예술학원 디자인학원에서 실내 디자인학 석사를 마치고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공간문화디자인학과 크리에이티브 인테리어 아키텍쳐랩(Creative Interior Architecture Lab)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학위 논문은 ‘미래도시 수직농장의 3T(ICT, Plant Technology, Spatial Technology) 기술 예측 연구’이다. 또한 현재 ESG 코리아 뉴스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며, 사단법인 한국 ESG 위원회(Korea ESG Committee) 미래기술위원회(Future Technology Committee)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현재 수직 농장의 정보화 기술, 재배 기술, 공간 기술에 대한 심층 연구를 진행 중이며, 한국에서 박사학위 기간 중 KCI에 2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스마트 팜의 공간 배치 특성에 관한 연구’와 중국 ‘예술백가’의 중문 핵심 정기간행물에 ‘해체주의 실내공간설계의 창작 관념과 수법’에 관한 논문을 발표하였다. 또한 2025년 6월에 출판 예정인 ’생태학의 풀리지 않은 문제들‘이라는 서적의 중국어, 영어 교정에도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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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려의 똑똑한 미래 ④] 도시 농업의 미래, 싱가포르 수직농장의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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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청청의 ESG건축 칼럼 ④] 세라믹 폐기물 재활용을 통한 지속 가능한 예술 실천
- 세라믹은 점토와 같은 무기 비금속 재료를 고온에서 성형 및 소성하여 제작되는 경도, 취성, 내열성 및 내식성을 갖춘 다양한 재료를 지칭한다. 세라믹의 역사는 최소 기원전 24,0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1) 세라믹은 경제, 예술 및 문화유산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경제와 문화의 중요한 매개체로서도 기능하고 있다.2) 따라서 전 세계적으로 세라믹은 사회적 생산 및 생활에서 널리 사용되는 일반적인 소재이며, 그 적용 범위도 매우 광범위하다. 산업혁명의 등장과 함께, 세라믹의 생산, 사용 및 소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였으며, 이는 자원 남용과 낭비, 에너지 낭비, 기후 변화, 환경 오염, 폐기물 배출 등 다양한 문제를 야기하였다. 유럽에서는 세라믹 산업의 각 생산 단계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양이 전 세계 생산량의 약 3~7%에 달하며, 이는 매년 수백만 톤의 세라믹 폐자재가 매립되고 있음을 의미한다.3) 이러한 고체 폐기물은 대량의 토지 자원과 석탄 등의 에너지를 소모할 뿐만 아니라, 과도한 탄소 배출로 인해 환경에 심각한 해를 끼치고 있다.4) 전반적으로 세라믹 산업은 높은 생산 가치와 높은 에너지 소비를 특징으로 하는 에너지 집약적 산업으로, 주요 산업 온실가스 배출 분야 중 하나이다. 이수경(Yeesookyung)은 가치 없다고 여겨지는 폐기된 작품들을 사용하여, 세라믹 조각들을 접착제와 금으로 연결함으로써 새로운 형태로 재조립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였다. 그녀는 버려진 사물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모든 기존 사물의 본래 모습을 중시하였다. 이수경(Yeesookyung)의 작품은 세라믹 폐자재 조각을 활용하여 창작되었으며, 예술가의 지속 가능한 창작과 환경 보호에 대한 신념을 반영하고 있다. 전통적인 소성 공법을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소성 과정에서의 자원 소모와 환경 영향을 감소시켰다. 세라믹 폐자재를 활용한 이 도예 작품은 쓰레기 예술(JUNK ART)의 미학적, 기능적 가치를 보여주며, 환경 보호 개념의 확산과 세라믹, 환경, 지속 가능성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촉진하고 있다. 이수경(Yeesookyung)의 세라믹 예술 작품은 전통 세라믹 작품에서 발생한 세라믹 폐자재를 현대 예술 기법과 결합하여, 현대적 미감을 반영한 예술 작품을 창작하였다. 이는 한국의 세라믹 문화를 전승함과 동시에 문화의 혁신적 발전을 이루어냈다. 문화적 정체성에 대한 인식과 시대 및 재료에 대한 고찰을 반영하며, 본토 문화에 대한 정체성을 강화한다.이수경(Yeesookyung)의 작품은 국내외 전시회에서 선보여졌으며, 전 세계 관객에게 세라믹 폐자재 재활용과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환경 보호의 메시지를 전달하였다. 이는 강한 교육적 의미를 지니며, 대중이 예술과 환경 보호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촉진할 수 있다. 이수경(Yeesookyung)은 창작 과정에서 자신의 창작 이념을 공개하였으며, 세라믹 폐자재를 사용하는 것이 환경 예술에 대한 대중의 신뢰와 지지를 구축하는 데 기여하였다. 이수경(Yeesookyung)의 성공 사례는 다른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과 관련 기관 및 환경 단체에 유용한 참고 자료를 제공하며, 대중이 지속 가능하고 책임감 있는 창작 방식을 채택하도록 독려할 수 있다. 이수경(Yeesookyung)의 작품은 대영박물관, 시카고미술관, 보스턴미술관, 서울미술관 등 세계적인 기관들에 소장되고 있다. 또한, 주요 언론들에서 관련 보도 및 홍보가 이루어졌으며, 그중 한국의 조선일보는 이수경(Yeesookyung)이 깨진 세라믹 조각을 이어붙인 작품이 영국 런던의 대영박물관에 소장된 부분을 보도하였다. 또한, 이수경(Yeesookyung)의 작품은 제57회 베니스 비엔날레와 같은 세계 각지의 주요 전시회에 초청되었으며, 13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베니스 비엔날레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화 기관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이 예술가는 세라믹 폐기물 자원의 재활용을 통해 의미 있는 작품을 창조하고, 개인적인 예술적 언어를 명확히 하여, 예술 감상을 통해 환경 보호와 사회 교육의 긍정적인 의미를 증진시킨 바 있다. 인도에서 찬디가르 찬디가르 록 가든(Rock Garden of Chandigarh)은 인도 예술가 네크 찬드(Nek Chand)가 1957년에 창작한 작품이다. 찬디가르 록 가든은 깨진 팔찌, 세라믹기, 기타 폐기물과 같은 재활용 소재로 만들어진 다양한 조각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가든은 찬디가르의 인기 있는 관광지로 매년 5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1976년에야 정부에 의해 공식적으로 인정받아 공원으로 선포되었다. 찬디가르 록 가든은 '환경 예술'의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전형으로 인정받아 여러 상을 수상하였다. 2002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등재되었다. 2015년 이후 찬디가르 록 가든은 네크 찬드의 예술가 및 장인 팀에 의해 지속적으로 관리 및 확장되고 있다. 예술과 창의성을 통해 세라믹 폐자재를 건축 자재로 활용하여 정원의 건설 및 장식에 적용함으로써 환경을 미화하는 동시에 생태적, 문화적 가치를 높였다. 세라믹 폐자재를 사용함으로써 새로운 건축 및 장식 자재를 완전히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자원 재활용을 촉진하고, 자원 채굴과 낭비를 줄이는 데 기여하였다. 이는 점토 자원의 채굴 감소, 제조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 및 에너지 소비 절감 등 자연환경 보호에 도움이 된다. 찬디가르 록 가든은 세라믹 폐자재를 가치 있는 자원으로 전환함으로써 대중의 환경 보호 의식과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많은 방문객과 자원봉사자를 끌어들이며, 지역 주민과 방문객들이 함께 환경 보호에 참여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지역 사회의 결속력과 참여 의식을 강화하였다. 1997년, 이 정원은 네크 찬드(Nek Chand)의 작업을 지원하고 록 가든에 대한 전 세계적인 인식을 높이기 위해 설립된 등록된 자선 단체인 '네크 찬드 재단(Nek Chand Foundation)'을 설립하였다. 이 재단의 프로젝트에는 조사 수행, 시급히 필요한 다큐멘터리와 홍보 자료 출판, 전시회 개최 및 반년마다 진행되는 자원봉사자 여행 조정 등이 포함되며, 이는 네크 찬드와 그의 예술 작품을 기념하고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이 정원의 건설과 유지에는 철저한 프로젝트 관리가 필요하며, 이는 정부, 재단, 지역 사회 및 자원봉사자들의 공동 노력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다. 공정하고 투명하며 책임 있는 관리 방식은 모든 이해관계자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을 보장하고 있다. 위의 두 사례는 세라믹 폐기물 재활용의 창의적 형식을 통해 폐기물 재활용의 기능성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대중의 환경 보호 의식을 제고함과 동시에 공공의 참여를 유도하였다. 미적 경험과 공간 체험을 통해 세라믹 폐기물의 재활용을 촉진하였을 뿐만 아니라, 대중의 높은 참여도와 예술적 체험을 가능하게 하였다. 참고문헌 1)https://depts.washington.edu/matseed/mse_resources/Webpage/Ceramics/ceramichistory.htm 2)Agata Lo Giudice, Carlo Ingrao, Maria Teresa Clasadonte, Caterina Tricase, Charles Mbohwa, 3) F. Pacheco-Torgal, S. Jalali,Reusing ceramic wastes in concrete,Construction and Building Materials,Volume 24, Issue 5,2010 4) https://www.archdaily.cn/cn/988055/jian-zhu-de-ren-wu-tan-jian-pai-cong-cai-liao-kai-shi 묘청청 / 苗菁菁 / Miao Jingjing 묘청청은 중국 난징예술대학교와 경덕진도자대학원을 졸업하고 국민대학교 TED 공간문화디자인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논문으로는 ‘ESG기반 생태도시 구축 특성연구 (A Study on the Characteristics of ESG-Based Ecological City Construction)를 연구했다. 현재 ESG코리아뉴스 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도자 예술, 공간 디자인 및 그와 관련된 학제 간 융합을 포함해 ESG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ESG위원회(Korea ESG Committee) 폐기물 관리 위원회(Waste Management Committee) 부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현재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해 도자 재료의 순환 활용, 문화 기억의 현대적 표현, 도시 계획에서의 적용 및 ESG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생태 도시 발전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도자 폐기물의 재활용, 공간과 소리의 상호작용, 지속 가능성 개념을 예술 창작에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작품으로는 2024중국 포산 “석만배(石湾杯)” 국제 청년 도예 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다수의 국제 전시 및 학술 행사에 선정되었으며 현재까지 한국에서 KCI 논문 1편, 국제 학술대회 논문 3편을 발표했고 2점의 예술 작품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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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청청의 ESG건축 칼럼 ④] 세라믹 폐기물 재활용을 통한 지속 가능한 예술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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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청청의 ESG건축 칼럼 ③] 상하이의 공중 정원, '1000 Trees'
- '1000 Trees' 프로젝트 1단계가 완공되어 상하이시의 명물로 자리 잡고 있다. 헤더윅 스튜디오(Heatherwick Studio)가 설계한 이 개발은 두 개의 나무로 뒤덮인 산의 형태를 띠고 있으며, 1,000개의 구조 기둥과 70종 이상의 식물이 포함되어 있다. 각 기둥에는 나무 군락이 자리 잡고 있으며, 통합된 자동 급수 시스템에 의해 유지된다. 12월 22일 열린 개장식에서는 공중에 매달린 나무들이 마치 천 개의 불빛처럼 빛을 발했다. 건축가 토마스 헤더윅(Thomas Heatherwick)이 이끄는 '1000 Trees'는 '상하이의 공중 정원'으로 묘사된다. 이 프로젝트는 8년에 걸친 개발 기간 동안 지역 주민과 방문객들의 관심을 끌어왔으며 300,000제곱미터 규모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아 상하이 도심을 가로지르는 42km 길이의 쑤저우 크릭(Suzhou Creek) 강변의 명물로 자리잡고 있다. 이 복합 단지는 산업 유산을 기념하는 동시에 다양한 용도로 활용된다. 1단계에는 레스토랑, 박물관, 갤러리, 엔터테인먼트 허브가 포함되며, 현재 2단계 공사가 진행 중으로 프로젝트는 더욱 확장될 예정이다. 또한, 과거 공장의 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네 개의 건물과 벨 타워(현재는 전망 엘리베이터로 개조됨)가 개발에 통합되었다. 이 디자인은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을 건설하는 대신,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따뜻하고 활기찬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개발은 상하이 푸퉈(Putuo) 구에 위치하며, 쑤저우 강변을 따라 1,100미터에 걸쳐 자리 잡고 있다. 주소는 모간산로(Moganshan Road) 600번지이다. 중국의 황산(Yellow Mountains)과 바빌론의 공중 정원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된 이 건축물은 멀리서 보면 산처럼 보이며, 계단식 구조가 초현실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이 구조물은 1,000개의 기둥과 400개의 계단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기둥에는 나무가 심어져 있습니다. 또한, 관목, 다년생 식물, 덩굴식물 등 약 25,000여 개의 식물이 전체 디자인에 통합되었다. 공공 공간으로는 900미터 길이의 강변 산책로, 조깅 코스, 조각 정원, 야외 활동 공간 등이 마련되어 있다. 서쪽 건물은 정글 산책로를 연상시키는 기하학적 사다리꼴 모양을 특징으로 하며, 북쪽 정면은 400개의 계단과 1,000개의 흰색 나무 모양 받침대로 구성된 테라스가 있다. 남쪽 면은 위에서 보면 평평해 보이며, 마치 잘려나간 산처럼 보이는 독특한 형상을 하고 있다. 또한 M50 예술 지구와의 조화를 위해 남쪽 높은 벽에 그래피티 예술가들을 초청하여 벽화를 제작하도록 했다. 이 프로젝트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엇갈린다. 일부는 획기적인 건축 걸작으로 평가하는 반면, 일부는 상하이의 고층 빌딩 사이에서 다소 이질적으로 보인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노출된 기둥과 유지 보수 비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0 Trees'는 기존 고층 건축의 틀을 깨는 상상력 넘치는 디자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이끈 토마스 헤더윅은 21세기의 '레오나르도 다 빈치'라고 불리는 세계적인 건축가로 평가 받고 있다. 그는 왕립 산업 디자인 메달(Royal Industrial Design Medal)과 프린스 필립 건축상(Prince Philip Award) 등을 수상한 바 있다. 헤더윅은 2010년 상하이 엑스포에서 자하 하디드(Zaha Hadid)를 제치고 영국관 디자인 권리를 획득하며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그는 '1000 Trees'를 설계하기 위해 직접 쑤저우를 방문하여 그곳의 정원과 전통 중국 산수화에서 영감을 얻었다. '1000 Trees'는 다양한 인기 명소와 가까운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모간산로의 창의적인 거리, 창화로(Changhua Road) 요트 선착장, M50 예술 지구, 옥불사(Jade Buddha Temple) 등이 인접해 있다. 독창적인 디자인, 문화적 중요성, 그리고 자연과 도시 생활이 완벽하게 조화된 이 개발은 상하이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주목받고 있다. 참고문헌 1. '1000 trees' by heatherwick studio opens to the public in shanghai, designboom 2. Heatherwick Studio's 1,000 Trees opens in Shanghai, dezzen 3. Heatherwick Homepage 4. Vimeo, 1000 trees aerial 묘청청 / 苗菁菁 / Miao Jingjing 묘청청은 중국 난징예술대학교와 경덕진도자대학원을 졸업하고 국민대학교 TED 공간문화디자인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논문으로는 ‘ESG기반 생태도시 구축 특성연구 (A Study on the Characteristics of ESG-Based Ecological City Construction)를 연구했다. 현재 ESG코리아뉴스 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도자 예술, 공간 디자인 및 그와 관련된 학제 간 융합을 포함해 ESG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ESG위원회(Korea ESG Committee) 폐기물 관리 위원회(Waste Management Committee) 부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현재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해 도자 재료의 순환 활용, 문화 기억의 현대적 표현, 도시 계획에서의 적용 및 ESG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생태 도시 발전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도자 폐기물의 재활용, 공간과 소리의 상호작용, 지속 가능성 개념을 예술 창작에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작품으로는 2024중국 포산 “석만배(石湾杯)” 국제 청년 도예 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다수의 국제 전시 및 학술 행사에 선정되었으며 현재까지 한국에서 KCI 논문 1편, 국제 학술대회 논문 3편을 발표했고 2점의 예술 작품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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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청청의 ESG건축 칼럼 ③] 상하이의 공중 정원, '1000 Tre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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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영의 ESG브랜딩] 그린워싱을 극복하는 ESG브랜딩
- 그린워싱의 딜레마 ESG 경영이 도입되고 특히 탄소중립과 폐기물 감축과 관련된 친환경 이슈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많은 논란이 되고있는 이슈가 ‘그린워싱(Greenwashing)’이다. UN에 의하면 ‘그린워싱’은 기업이나 단체가 실제보다 더 많이 환경을 보호하고 있다고 오도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다음과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실제 진행되고 있는 신뢰할만한 프로그램이 없는데도 기업의 넷제로(Net Zero) 프로그램이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경우 생산방식이나 원재료에 대해 의도적으로 모호한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 'Green' 또는 'Eco-friendly'와 같이 표준화된 정의가 없고 쉽게 오해할 수 있는 표식을 의도적으로 적용하는 행위. 사소한 개선을 하고 큰 영향이 있다고 암시하거나 최소규제 요건만 충족하는 제품을 기준보다 훨씬 더 우수한 제품인 것처럼 홍보하는 행위. 다른 영향은 무시한 채 특정 친환경 요인만 강조하는 행위. 불법 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제품과 무관한 경우. 제품의 지속가능성과 브랜드 활동을 분리하여 설명하는 경우(또는 그 반대의 경우) / 예: 재활용 소재로 만든 의류를 대기 및 수질을 오염시키는 물질을 다량 배출하는 공장에서 생산하는 경우.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2022년 8월 1일부터 2023년 7월31일까지 ‘그린워싱’ 키워드 검색 결과가 1년 전에 비해서는 60%, 5년전에 비해서는 655% 증가했다고 보고하고 있다. 국내 소셜미디어 추이를 보더라도 2018년에는 9건에 불과하던 것이 2021년 655건을 시작으로 2022년은 3,713건, 2023년에는 3,815건으로 수직 상승하고 있다. 이는 2021년부터 일반 고객들도 ‘그린워싱’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라 할 수 있다. 최초 탄소중립 또는 넷제로라는 개념은 투자자들이 지속가능성 관점에서 새로운 투자의 기준으로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기업의 관심을 받게 된 것이고, 기업활동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타 기업이나 단체가 제공하는 탄소배출권 등을 통해 상쇄하는 개념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친환경과 탄소중립 개념이 일반 대중에게 전파되고 언론과 시민단체에서 기업의 탄소 배출 절감노력에 대한 진실성을 검증하는 과정이 강화되면서 커뮤니케이션 목표고객이 확장되고, 확장된 목표 고객의 인식과 실체가 부합되지 않아 ‘그린워싱’이라는 현상이 시작된 것이라고 본다. 국내 대표적 그린워싱의 사례는 화장품 기업의 종이용기 사례가 있다. 이 업체는 화장품을 담는 내부는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으로, 겉면은 종이라벨로 감싸서 출시하면서 기존 제품 대비 51.8% 플라스틱을 절감해서 만들었다고 설명했으나 겉면에는 ‘종이 용기’라는 표기만 함으로써 언뜻 보기에 전체를 종이로 만든 용기라고 착각하게끔 만들어 물의를 일으켰다. 따라서 향후 그린워싱을 피하기 위해서는 재무적, 법적의 기준의 탄소중립 뿐 아니라 일반 대중과 구매 고객의 눈에도 이해될 수 있도록 엄격한 실체를 중심으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 워싱을 극복하는 ESG 브랜딩 이러한 눈높이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현재 공시 및 규제 대응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ESG 경영방식을 ESG 브랜딩 관점에서 기업의 진정성을 제대로 전달하는 기업의 비전과 가치 수립까지 포함하는 방향으로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브랜드 관점에서 본다면 그린워싱은 고객의 기대와 기업이 전달하는 내용의 불일치에서 오는 것이고 이를 극복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지속적으로 진정성을 보여주어 장기적인 신뢰를 얻는 것이기 때문이다. 파타고니아의 사례를 들어보면 처음에는 친환경 기업으로 제품 소재와 제조 방식에서 친환경임을 실체를 들어 전달하고, 이후 기업의 사명과 가치가 이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마케팅, HR, 재무 등 기업 경영 전반에 걸쳐 이러한 가치를 일관되게 고수하고 있음을 전달하였다. 최근에는 기업의 지배구조와 의사결정까지도 이러한 비전 달성과 가치 준수를 위해 변화시켜왔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일관성 있게 전달함으로써 ESG 기업의 Best Practice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향후에는 거의 모든 대기업이 ESG관련 규제를 지키기 위해 탄소중립과 넷제로 정책을 시행하게 될 것이고 이 때 탄소중립과 넷제로를 커뮤니케이션의 중심으로 삼는 것은 상대적으로 차별화 효과가 덜할 것이다. 패러다임의 변화 초반에 선도적으로 ESG 관련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기업일수록 명확한 실체를 커뮤니케이션 소재로 활용함으로써 업계 리더십과 이미지 차별화를 함께 달성한다면 ESG 관련 투자 효율성과 효과성 측면에서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고객의 니즈와 업계의 환경 분석을 중심으로 고객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요인 중 현재 자사가 진행하고 있는 친환경 활동과 연계되는 부분을 도출하고 이를 기업의 비전과 가치와 연계하여 진정성있게 일관되게 전달함으로써 고객의 신뢰를 획득한다면 앞으로 다가오는 새로운 시대에 고객이 가장 중요시하는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으로서 평판을 확고하게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덧붙이는 글 I 권오영(Oh Young, Kwon) 어드밴스드 브랜딩(Advanced Branding) 대표로,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마케팅 석사학위를 받은 후 27년간 LG, SK, Intel 등 국내외 유수의 기업과 Interbrand, LG경제연구원 등 컨설팅 회사에서 브랜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한 경험이 있는 풀 스택(Full-Stacked) 브랜드 전략가이다. F&B, ICT, 테크 등 다양한 제품/서비스 브랜드 전략 외에 사업 전략을 기반으로 한 기업 브랜드 전략과 브랜드 가치 평가 및 그룹 브랜드 체계를 설계하고,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성원에게 전파하는 내재화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최근에는 ESG와 기업 브랜딩의 연결을 통해 기업 이미지 재구축과 기업 가치를 강화하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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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영의 ESG브랜딩] 그린워싱을 극복하는 ESG브랜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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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칼럼] 인사쟁이가 바라보는 ESG ⑦
- ESG 경영에 있어 인사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다우존스 지속가능지수도 ESG 평가지표 중 인적자원 관련 지표를 상당히 중요한 지표로 인식하며 ‘인사가 ESG 경영과 관련한 핵심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ESG 경영에 있어 인사 담당 부서나 담당자가 중요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이번 호에서는 한창 평가를 준비하거나 진행하고 있을 인사쟁이들에게 앞선 칼럼에서도 수차례 강조했던 ‘공정한 평가가 ESG 경영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 가치인지’ 논해 보고자 한다. MZ세대의 정의가 애매모호하다는 의견도 많지만, 80년대생 이후를 싸잡아 정의하는 것을 기준으로 대다수 직장 내 MZ세대의 비중은 이미 절반을 넘는 수준을 차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직원 이탈률’에 있어 그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한창 성과를 내기 시작하는 그들의 이탈은 조직에게 치명적 문제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전 세대와는 달리 공정성을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로 여기고 있고 공정이 어긋나는 순간 그것을 곧 직장 내 괴롭힘, 직장 내 갑질로 인식하게 된다.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빠르게 포기해 버리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는 특정 세대의 문제가 아니라 당연한 세상의 이치라 할 수 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내 편만 챙기는 구조라면 누구도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 것이 인지상정 아닌가? 평가가 시작도 되지 않았는데 이미 결론이 다 나와 있다거나, 매년 별다른 성과 없이도 좋은 평가를 받는 팀/개인이 존재하고, 자신 또는 자신이 속한 팀의 성과가 지속해서 폄훼당했을 때, 과거의 우리는 개인의 만족으로 기인했든, ‘언젠간 알아주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를 했든, 평가를 그래도 잘 받을지도 모른다 여기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지금의 MZ세대는 신뢰받지 못하는 부당한 평가로부터 불이익을 받을지 모르는 불투명한 미래에 헛심을 쓰느니 그 시간에 자기 계발을 하거나 투자활동을 통한 개인의 가치 확대, 이직으로 방향을 급선회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인사쟁이들은 평가에 있어 다방면의 보완책을 마련해 놓아야 한다. 평가전에 평가자 교육을 통해 평가의 중요성을 깨우치고, 왜 평가를 제대로 해야 하는지에 대해 강조해 주어야 하며, 결과가 어디에 활용되는지 명확히 전달해 주어야 한다. 또한 피평가자들이 인지하는 Output과 Input의 비율이 타인과 같지 않으면 느끼게 되는 부정적 작용을 정확히 인식시켜 평가 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현장에선 때로 평가자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 생략하거나 방법론적 교육만을 실시하는 경우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평가가 조직문화에 얼마나 중요한지, 직원 이탈률에 얼마나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직원 이탈률 조사 결과를 분석했는데 특정 팀에서만 직원의 이탈이 지속해서 이어지는 것이 확인되었다고 가정해 보자. 이 경우는 ①공정한 평가가 이루어지지 못한다거나, ②조직문화가 나쁘거나, ③팀장이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런데 문제는 일부 개인의 이해관계를 엉뚱하게도 이탈 직원에 대해 무능력한 사람으로 몰아가거나, 연봉이 낮아서라거나, 업무량이 과중하다는 것 등으로 몰아 본인들의 처우를 지속 개선하는 것으로 활용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문제의 본질은 보려 하지 않고 당장의 급한 불을 끄고자, 또는 개인의 과오를 숨기고자 ‘눈 가리고 아웅’을 통해 남은 이들의 가치를 올리는 데 악용하고 조직문화를 망치고 있는 셈이다. 결국 공정한 평가가 담보되어야만 긍정적인 조직문화가 만들어지고 그것을 통해 직원들은 더 높은 신뢰와 존중을 느껴 개개인의 능력과 노력에 따라 공정하게 평가되고 보상받는다는 믿음을 갖게 됨은 물론 동기부여와 참여도를 높일 수 있게 된다. 또한, 공정한 평가는 조직 내의 협력과 소통을 촉진하여 공정한 조직문화에서 서로를 지원하고 돕는다는 믿음을 갖게 되면 업무 협업이 원활해지고 팀의 성과 창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 선순환 사이클을 정착시키는 것이다. 이처럼 공정한 평가는 조직 내의 문화를 건강하고 발전적으로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인사쟁이는 그것을 가능케 하는 최후의 보루이자 첨병이다. 인사쟁이가 누구보다 사명감에 불타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덧붙이는 글 : 김경수(Kyoung-Soo, Kim) 현재 지역산업육성기관인 충북테크노파크에서 감사팀장 및 ESG경영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충북대학교 사범대를 졸업하고 동대학교에서 법학석사, 교육공학 박사과정을 거쳤다. 기업 및 기관에서 20년 넘게 인사(HRM), 교육(HRD), 경영기획, 사업기획 업무 등을 담당하며 ESG 도입의 필요성 및 중요성을 강조해 왔고 지속적으로 연구 및 관련 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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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칼럼] 인사쟁이가 바라보는 ESG 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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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재自在의 환경 이야기①] 세제회사들이 저지르는 크나큰 환경오염
- 아이가 머리를 감고 욕실에서 나오는데 숨을 쉬기가 곤란하다. 왜 이렇게 나날이 세제들은 독해지고 있는가? 뉴스에서는 매일 환경에 대한 극한의 경고가 나오고, ‘눈 폭탄, 비 폭탄, 50도가 넘어가는 극한의 온도, 지진, 허리케인, 코로나 등’ 수많은 경고가 나오는데도 말이다. 도대체 이렇게 독한 세제를 만드는 회사들은 인간과 자연에게 무슨 짓을 저지르고 있는가! 온 세상의 환경을 담보로 자신들의 사익을 추구하면서 나날이, ‘쉽고, 빠르게’를 외치며 온갖 세제들을 만들어 내어 이 지구의 많은 생명을 죽이고 있다. 그들은 애당초 제품을 개발할 때부터 환경은 안중에도 없고, 홍수 같은 광고를 쏟아내며 끝없이 더 많은 세제를 양산해 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세제를 담아내는 통은 또 어떠한가! 플라스틱 통이 아닌 것이 없다. 펌프식으로 되어있는 샴푸 통이나 세제통은 분리배출도 어렵다. 복합소재로 만들어 비닐을 감싸놓은 세제 용기는 소비자가 분리배출하기 더 어려워진다. 제대로 하자면, 들러붙은 비닐도 다 뜯어내고, 스프링 철사 같은 것도 꺼내어 분리하고 재사용 가능한 소재끼리 묶어서 배출해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정성스럽게 분리배출해도 수거할 때 과연 구분해서 가져가고 있는지는 또 의심스럽다. 가정내에서 페트병 분리를 열심히 해서 내놓았더니 수거업체에서 일반 플라스틱과 페트병을 섞어서 가져가는 영상이 공개돼 국민의 분노를 산 적이 있다. 그럼에도 '지구를 위해, 인류를 위해' 조금이라도 일회용품을 줄이고, 독한 세제를 덜 쓰려고 노력하는 소시민들이 있다. 그런데 규제하고 제어해야 할 환경부가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는가! 기껏 정착되어 가고있는 일회용품 제한을 2년인가 유예하며 눈치를 보는가 싶더니, 완전히 없던 일로 만들어 버렸다. “모처럼 정착되어 가고 있던 일회용품 규제 정책을 하루아침에 마음대로 파기해버린 환경부는, 차라리 ’환경파괴부‘가 아닌가? -성민규 생명다양성재단 연구원 그 여파로 2023년 11월 21일, 전국에 있는 321개 환경단체와 시민들이 환경부의 ‘1회용품 규제 철회’를 규탄하는 공동 행동을 진행했다. 작년 11월 7일 환경부는 슬그머니 종이컵을 규제 대상에서 제외시키더니, 플라스틱 빨대 및 비닐봉투의 계도기간를 무기한 연장하며 사실상 ’1회용품 규제 철회‘를 발표했다. 이 일회용품들은 2022년 11월 24일 규제가 시행되었어야 했지만, 이미 1년 계도기간을 두고 있는 상태였다. 그런데 그 2주일을 앞두고 자신들의 마음대로 철회를 선언했다. 여기에 대해 환경운동연합 안재훈 활동처장은, “국민은 1회용품에 대해 누구나 할 것 없이 줄여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환경부가 국민들의 실천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고 질타했다. 더욱이 기후위기를 해결할 골든 타임은 이제 5년 6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고 과학자들이 큰 우려를 하고 있는데, 환경부는 이런 시대착오적인 발상만 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바닷새들의 목구멍에 플라스틱 조각이 들어가고, 거북이의 코에는 빨대가 꽂히고 있는 이 절체절명의 시대에 말이다. 비닐봉지가 고래의 배를 채우고 바다사자의 목을 조르고 있으며, 우리나라 바다에서도 멸종위기 해양동물인 상괭이, 참돌고래, 남방큰돌고래, 긴수염고래, 붉은바다거북 등, 모든 개체의 몸에서 플라스틱이 나오고 있는데도 말이다." -성민규 생명다양성재단 연구원 이 날벼락 같은 환경부의 갑작스런 일회용품 규제 철회에 국민은 애당초 실행 의지가 있기나 했는지 믿을 수가 없다. 그린피스와 생명다양성재단 등에서는 이름만 환경부지 ’환경 파괴부‘라는 오명이 이미 우스갯 소리가 된 지 오래라고 말했다. 시민들도 오랜 일회용품 규제 정책 덕분으로 개인컵, 개인물통, 장바구니 등 다양한 아이디어로 적응해가고 있었는데 이제 와서 세계의 추세에 역행하는 이런 시대착오적인 정책을 내어놓다니, 대한민국은 세계적인 ’기후 악당‘ 국가로 나날이 세계인들의 지탄이 높아가고 있다. 이런 무책임한 환경부에 대해서 ’제로 웨이스트‘ 카페를 운영 중인 길현희 대표는, “처음 건물 내부 금연 제도가 시행되었을 때도 큰 혼란이 있었지만 지금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을 발견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람들의 의식은 빠르게 성숙해졌다. 규제가 잘 작동된다면 사람들은 충분히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산업이 무너지지 않게 보호하기 위해서는, 정책이 예측가능하고 일관적이야 하는데, 계속 소상공인을 핑계로 정부가 마음을 바꾼다면 정부의 말만 믿고 산업에 투자하던 다른 산업이 무너지고야 만다.” 며 이번 규제 철회는 소상공인을 위한 결정이 아니라고 분노했다. 환경부는 그동안 일회용품을 줄여 쓰던 국민에게 크나큰 혼란을 주고 있다. 많은 단체와 가정에서도 환경을 위한 운동들이 꾸준히 확산되고 있는 중이었다. 미래세대를 위해서 조금이라도 ’일회용품과 세제 덜 쓰기 운동‘을 하고 있었는데, 국민의 자발적 노력을 하루아침에 물거품으로 만드는 환경부가 어디에 있는가! 정부는 오랜 시간 친환경 제품들을 연구하던 회사들을 하루 아침에 도산하게 만들어 버렸다. 세제는 냄새에 민감한 사람들에게 크나큰 폭력이 되고 있다. 그러나 ‘쓰는 쪽보다는, 만드는 쪽이 훨씬 원죄가 크지 않은가’. 필자는 오랫동안 세계오지 여행을 해오고 있다. 그런 오지에 가면 빨래줄에 빨래들이 펄럭이고 있는데, 그 옆을 지나가기가 곤란하다. 그 아름다운 산속 오지 마을에서도 세제 냄새와 비닐 태우는 냄새가 워낙 독하게 나기 때문이다. 어느 때는 미개해서 그러나 하는 생각까지 들 때도 있는데, 여하튼 저개발 국가일수록 세제 냄새가 더욱 독해지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그런데 소위 문명인이라고 하는 선진국들에서도 갈수록 세제 냄새가 독해지기만 한다. 그러니 환경은 ‘나날이 더’ 심하게 죽어가고 있다. 아침나절에 경전철이라도 타면 냄새에 민감한 사람들은 더욱 고역이다. 그 좁다란 실내 안 바로 옆에서 독한 세제 냄새를 풍기기 때문에 멀리 자리를 옮길 수밖에 없다. 이것은 냄새에 민감한 사람들에게 다수의 폭력이 되어 사람들의 건강권을 심하게 해친다고 볼 수 있다. 세제회사들은 모든 사람에게 ‘알게 모르게’ 환경에 대해 크나큰 ‘원죄’를 짓게 만들고 있다. 덧붙이는 글 I 자재自在 자재는 자유자재(由在)의 자재이다. “환경이 아프면, 내 몸도 아프다”라는 마음으로 30여 년 가까이 일체의 세제와 퐁퐁를 쓰지 않고, 일회용품과 비닐, 비누나 치약 등도 가능한 쓰지 않는다. 물수건이나 휴지 대신 손수건을 쓰고 겨울에는 내복을 입고 실내 온도를 낮춘다. 자가용은 없으며 가까운 곳은 자전거로 먼 곳은 대중교통으로 다니면서, 나의 화석 발자국을 줄이려고 노력한다. 홍익대학교를 비롯한 몇 개의 대학에서 강의를 했으며, 한강 1,300리, 섬진강 530리, 한탄강, 금강, 임진강과 폐사지 등을 걸었으며, 우리나라 해안선만 따라 자전거로 80일 동안 5830km를 순례했다. 다시 세계가 궁금해져 5년 동안 ‘대상(隊商)들의 꿈의 도로’인 실크로드를 따라, 세계오지 배낭순례를 했다. 2000년 전주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으며, 해양 문학상, 전국 문화원 연합회 논문공모 우수상, 시흥 문학상 등 몇 개의 상을 받았다. 2020년 인사동 마루아트센터 아지트갤러리‘국제 칼렌다 사진전’에 참여하였다. 2016년 ‘평화, 환경, 휴머니즘 국제 영상제’에 <초인종 속 딱새의 순산, 그 50일의 기록>이라는 작품으로, '환경부 장관 대상'을 수상했다. 평생 다양한 기관에서 무료봉사를 해오고 있으며, 연극에도 관심이 많아 십여 편의 작품에 출연했다. 또, 노원, 영등포 50+센터 등에서 2년여 전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내 마음에 안식처 서울역사여행’등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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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재自在의 환경 이야기①] 세제회사들이 저지르는 크나큰 환경오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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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영의 ESG브랜딩] 2024 ESG브랜딩 트렌드
- 많은 기관들이 2024년 ESG트렌드에 대한 분석을 제시하고 있다. 대부분은 2024년이 ESG 경영이 정착되는 해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ESG 공시 규정이 구체화되고 적용이 가시화될 것이고 기업도 이를 경영의 필수요소로 인식하고 일상적인 사업 전략의 일부로 수행하게 될 전망이다. 다만 다양한 기준의 난립과 지역 및 산업마다 다른 인증을 요구하는 현 상황은, 특히 신속한 대응이 필요한 공급망 가치사슬 전단계에 속하는 기업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대기업들이 공급망에 속해 있는 중소기업의 ESG 인증을 위한 가이드와 지원을 좀 더 강화하는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SG의 각 영역 측면에서 살펴보면, 우선 환경(Environmental)영역은 이미 많은 측정과 규제가 이루어지는 영역으로 올해는 다양한 측정기준과 관점이 통합되기 시작하고 기업에 적용가능한 수준으로 전환하는 단계로 진화하는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과 유럽의 ESG 공시 대비가 본격적으로 시행됨에 따라 기업의 다양한 가치사슬과 소비 단계에 따른 환경 영향 측정이 강화되고, 탄소 중립과 폐기물 절감 정책 수립 및 시행 등이 더욱 가시화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즉 경영활동의 모든 의사결정 단계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ESG 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정도를 고려하는 강도가 높아질 것이다. 이는 앞서 언급했듯이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기업에서 오히려 더욱 긴급하고 심각한 문제로 다가올 수 있다. 대기업에 원료와 부품을 공급하는 입장에서 이들 기업이 먼저 탄소중립이나 폐기물 제로를 달성하지 못하면 동일한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대기업의 입장에서 이를 이미 달성하였거나 단기간에 달성할 수 있는 기업과 거래를 지속할 것은 자명하다. 따라서 대기업의 ESG 공시 일정보다 앞서 중소기업은 각 영역에 적합한 탄소중립 및 폐기물 제로 인증을 획득하고 이를 기반으로 대기업과의 관계 형성에 노력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회(Social) 영역은 올해부터 그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는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영역은 크게 직장의 안전, 조직의 다양성/포용성 구현 및 사회적 영향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직장의 안전과 관련하여 올해부터 국내에서 확대 적용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상징적인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이를 어느 정도 수용하고 대비하는가에 따라 가장 기본적인 직장내 안전을 수행하는지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다양성 및 포용성 측면은 기업문화와 연결되는 민감한 영역으로 환경(E)영역과 같이 과학적인 측정 중심의 평가보다는 기업이 공동의 가치를 도출하고 이를 달성하기위해 협력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러한 가치는 고객 접점에서 기업의 차별적 이미지 요소로 전달될 수 있기 때문에 해당 산업의 고객과도 교감할 수 있는 가치를 선정하여 직원이 기업을 위해 협력할 때 고객이 추구하는 가치 및 직원 스스로의 가치도 상승한다는 느낌을 줄 필요가 있다. 지배구조(Governance)영역은 특히 국내 기업이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영역일 것으로 보인다. 기업 지배구조나 정보 공개의 투명성은 기업 소유구조 등의 상황에 따라 변화 가능성이 낮은 영역으로 보일 수 있다. 애초에 ESG가 기업 투자 기준의 대안으로 시작된 것을 고려하면 가장 중요한 영역에서 가장 자유도가 낮은 상황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좀 더 하위 영역으로 관심을 이동하면 가장 생산성이 높은 부분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즉 지배구조가 아니라 환경(E)과 사회(S)활동에 대한 전사적인 관리 시스템 차원에서 고려하는 것이다. 경영전략 수준으로 격상되는 ESG활동을 전사 또는 그룹 차원에서 기획하고, 조직하고, 관리하며, 성과를 측정하고 인사평가에 반영하는 모든 영역에서 얼마나 체계적, 효율적, 지속적으로 운영하는가를 주요 과제로 선정하고 지속적으로 발전시킨다면 지배구조의 한계를 넘어서는 활동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SG 브랜딩을 위한 준비 브랜딩 측면에서 이러한 상황은 브랜딩을 실무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여건이 성숙해지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 모든 기업이 ESG를 경영의 필수 요건으로 받아들인다면 이를 경영상 차별적 경쟁력으로 활용하려는 기업이 나타날 것이고 이를 차별적 이미지로 고객에게 인식시킴으로써 고객 인식상 ESG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고객 측면에서도 이미 많은 보도와 다양한 정보원천을 통해 탄소 중립과 자원 재활용 등의 중요성과 이를 위한 기업의 노력 및 그린 워싱 등의 기만 행위 사례를 경험하였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수행하는 기업을 판단하는 기준이 어느 정도 정립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또 눈에 띄게 잘하는 기업에 대한 신뢰 및 존경, 추가적인 지불 의사 등이 형성되고 있어 고객 인식에 먼저 자리하는 기업이 이 분야에 대한 주도적인 위상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올해는 ESG 브랜딩을 본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는 시기로 기업의 브랜딩과 홍보를 담당하는 조직을 중심으로 다음과 같은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 기업차원의 ESG 브랜딩에 대한 컨센서스 구축 진행 중인 또는 진행 예정인 다양한 ESG 활동을 기업 경영 전략 수준에서 통합하여 점검하고 이에 대한 전사차원의 아젠다 도출 및 단계적 달성 로드맵 수립이 필요하다. 기업구성원 전체가 ESG활동이 일부 부서의 업무가 아닌 기업 전체 업무영역에서 수행되어야 함을 인식하고 이를 기업의 공통가치화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2. ESG 기반의 차별적 이미지 도출 및 구축 기업 전략 차원에서 수행하는 다양한 ESG 활동 중 산업 환경변화에 적합하고 주요 이해관계자 및 고객이 중요하게 생각하며 해당기업이 경쟁기업보다 잘 할 수 있을 것으로 인정할 수 있는 영역을 도출하여야 한다. 이러한 차별적 경쟁 영역을 바탕으로 해당 산업 내에서 경쟁기업이 제공하기 어려운 차별적 혜택과 이미지를 선정하여 이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이 부분이 향후 우리 기업이 고객에게 전달하는 주요 가치이자 차별적 메시지의 원천이 될 수 있다. 3. 진정성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위한 기업문화 구축 차별적 가치와 이미지를 선정하였다면 이를 기업의 모든 영역에서 구성원 개개인의 목표 및 성과와 일치시키고 이를 수행하는 것이 기업 전체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며 고객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일관된 인식을 내재화하는 지속적인 활동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관리 시스템과 성과평가 및 전략 수립/수행 프로세스의 정비가 필요하며 경영진도 이에 대한 강조 및 점검을 지속적, 일관적으로 수행하여 거버넌스 측면의 차별성을 확보해야 한다. 4. 일관적 효율적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고객 이미지 구축 고객 및 다양한 이해 관계자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은 브랜딩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특히 ESG 관련 커뮤니케이션은 진정성과 지속성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고 있어 단기간의 성과를 추구하기보다는 다양한 매체간 메시지의 수위와 내용을 일관적,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진정성을 구축하는 방향성을 고려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따라서 메시지 내용과 전달하는 강도 및 분위기 등을 통합하여 관리하는 전략이 요구되며 이는 전사 또는 그룹차원에서 관리되어야 하는 분야이다. ESG 전략 수립, 수행, 평가하는 부문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초기 전략 방향 고려 시부터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의 방법과 효과를 미리 감안하는 방식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2024년은 ESG브랜딩이 고객에게 본격적으로 전달되는 시기가 될 것이다. 이 시기에 전사 전략 관점에서 일관된 시스템을 갖추고 장기적으로 진정성을 갖고 고객에게 접근하는 기업만이 고객이 추구하는 최고의 ESG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인정받게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I 권오영(Oh Young, Kwon) 어드밴스드 브랜딩(Advanced Branding) 대표로,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마케팅 석사학위를 받은 후 27년간 LG, SK, Intel 등 국내외 유수의 기업과 Interbrand, LG경제연구원 등 컨설팅 회사에서 브랜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한 경험이 있는 풀 스택(Full-Stacked) 브랜드 전략가이다. F&B, ICT, 테크 등 다양한 제품/서비스 브랜드 전략 외에 사업 전략을 기반으로 한 기업 브랜드 전략과 브랜드 가치 평가 및 그룹 브랜드 체계를 설계하고,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성원에게 전파하는 내재화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최근에는 ESG와 기업 브랜딩의 연결을 통해 기업 이미지 재구축과 기업 가치를 강화하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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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영의 ESG브랜딩] 2024 ESG브랜딩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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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임 칼럼] 저출생 문제 해결의 마지막 기회, 10년의 골든타임을 잡아라
- 대한민국의 저출생 문제는 시급한 대응을 요구하는 시한폭탄과 같다. 이전 정책들의 실패는 단편적인 해결책이 아닌,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이 칼럼에서는 저출생의 근본 원인을 분석하고, 생애주기별 대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저출생 문제의 핵심은 “젊은이들이 왜 아이를 갖지 않는가”에 있다. 청년들은 결혼이나 자녀보다 노동시장에서의 생존을 우선시하고 있다. 이는 노동시장의 불안정성, 과도한 교육경쟁, 양육비용 및 주거 문제 때문에 선택한 결과이다. 대한민국은 절망적인 상황에 처해 있지만, 희망은 여전히 남아 있다. 우리가 저출생 문제에 대한 대안을 “생애주기별 ‘삶의 질’ 정책”으로 전환에 성공한다면, 향후 10년 동안 출생율이 반등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1955년부터 1964년에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의 자녀들이 주 출산 연령대에 들어서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1990년대 중반까지 우세했던 남아선호 사상이 줄어들면서 출생성비가 개선되었고, 이는 주 출산 연령대에 접어든 여성 인구 증가로 이어졌다. 이 10년의 기간을 놓친다면, 인구 소멸의 추세를 멈추기 어려울 것이다. 저출생 문제 해결의 국제적 사례들을 살펴보면, 다각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한국도 노동시장 개혁, 주거지원, 영유아 특별지원, 육아휴직, 양질의 보육시설, 방과 후 아동보육, 아동수당 지급 연령 확대 등 종합적이고 일관된 대책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저출생 예산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저 출산율을 경신하는 이유는 정책이 필요한 모든 이에게 혜택을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저출생 정책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인구세’ 도입이나 기업 부담 증가를 고려해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육아휴직 정책, 특히 아빠의 육아휴직은 대부분의 노동자가 일하는 중소기업에서는 거의 효과가 없다.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이 현장에서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필요한 재원과 제도의 마련이 중요하다. 이러한 접근을 통해 우리나라의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덧붙이는 글 김유임 (Kim, You Im) 한국ESG위원회 저출생대책위원장이며, ESG코리아뉴스 칼럼니스트로 활동중이다. 이화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를 취득했다. 문재인대통령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으로 근무하며 저출생고령사회기본계획을 수립했다. 현재 저출생과 국가경제위기를 고민하며, ESG평가분야에서 저출생과 사회적 기업경영문제를 포함하여 K-ESG 기준을 마련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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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임 칼럼] 저출생 문제 해결의 마지막 기회, 10년의 골든타임을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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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영의 ESG브랜딩] ESG 패러다임과 브랜딩 전략의 진화
- ESG가 업계의 관심을 받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개념은 자선활동 등을 통해 오래 전부터 존재했다. 우리가 잘 아는 미국의 록펠러 재단과 같이 기업가가 사재를 출연하여 사회공헌을 진행한 사례는 많이 있다. 국내에도 1970년대 유한양행 유일한 회장이 사후에 전재산을 기부하여 사회공헌을 위한 재단을 설립한 사례가 있다. 그러나 이는 모두 기업가의 선의에 의한 기부행위로 기업계 전반적인 분위기는 아니었다. 딜로이트 컨설팅의 분석에 의하면, 기업은 1980년대부터 사회공헌을 기업 전략의 요소로 고려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시기에 소개된 기업 윤리경영 피라미드 모델에 따르면, 자선적 책임을 기업의 최상위 가치로 설정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소유주의 자선기부 활동이나 임직원의 봉사활동 등을 수행하고 기업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했다. 1987년 이후 지속가능경영 개념이 도입되면서, 기업이 사회적, 환경적 책임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Triple Bottom Line 개념이 자리잡게 되었고, 책임투자 및 사회적 가치가 주요 경영활동 테마로 고려되었다. 이 시기에는 기업들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공익연계 마케팅을 통해 사회공헌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행태를 보여주었다. 2010년 이후 TBL의 사회적 책임과 환경적 책임이 사회적 가치로 융합되는 Double Bottom Line 패러다임이 등장하였다. DBL 패러다임에서는 소셜 임팩트 개념을 도입하여 기업의 비즈니스 가치사슬 수행과 병행하여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사회공헌을 실현하려는 시도가 나타났다. 본원적 이윤추구 활동과 사회공헌을 동시에 수행함으로써 사회공헌을 비용이 아닌 투자로 전환하려는 발상이다. 이는 사회공헌을 기업활동의 부수적인 요소가 아니라 주요 요소로 격상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며 향후 ESG 패러다임이 기업 전반에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발판이 되었다. 현재 ESG 패러다임인 가치중심 사업모델은 ESG를 경영전략 수준으로 격상하여, 기업운영시 반드시 지켜야 하는 규제사항으로 간주하고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운영하고 있다. 반면 이를 보다 적극적으로 적용하는 기업은 ESG 가치를 기업의 목적에 반영하여 차별적 경쟁력을 개발하고 비즈니스 기회와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요소로 활용하고 있다. ESG 경영의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히는 파타고니아나 첫번째 기고에서 소개한 애플 사례가 ESG 경영을 차별적 경쟁력으로 전환하기위해 노력하는 기업으로 볼 수 있다. 국내 ESG 경영 패러다임 국내에서도 ESG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으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관점이 변화하는 트렌드를 보인다.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소셜미디어상 ESG 언급량을 분기별로 살펴보면, 2020년 하반기부터 ESG 언급량이 폭증하여 2023년 4분기에 약 3만5천회 이상 언급된 것으로 나타난다. 2018년 1분기 대비 약 100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2020년 하반기부터 ESG가 투자기준으로 자리잡기 시작하고, 산업은행에서 녹색채권이 발행되는 등 ESG의 실체적 영향력이 강화되면서 관심이 급증하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시기별 ESG 연관어 변화를 통해 관점에도 변화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2020년 ESG 연관어 순위는 ‘환경’, ‘기업’, ‘경영’ 순으로 나타났으며, 그 빈도도 최대 5천회 수준이었으나, 2023년에는 ‘경영’, ‘환경’, ‘기업’ 순으로 변경되고 빈도도 6만회 이상으로 나타난다. 이를 통해 국내에서는 ESG가 친환경 중심에서 경영활동 중심으로 관점이 확대되었으며 관심의 양도 매우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다 브랜딩 중심의 ESG 전략으로 전환 ESG는 이제 경영전략의 주요 부분이자 기업 활동의 양대 축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 경향은 앞으로 지속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기업 최고위층의 관심사이며 기업 전반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는 ESG 활동의 특성을 고려해볼 때, 기업의 차별적 이미지 구축을 위한 브랜딩 활동에 ESG가 반영되어야 한다는 당위성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제 관련규제 준수를 목표로 하는 ’리스크 관리 중심 ESG 전략’보다는 파타고니아나 애플처럼 기업의 차별적 이미지 구축을 목표로, 이에 적합한 ESG활동을 선별하여 진정성을 갖고 일관적, 지속적으로 전달하는 ‘브랜딩 중심의 ESG 전략’이 필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I 권오영(Oh Young, Kwon) 어드밴스드 브랜딩(Advanced Branding) 대표로,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마케팅 석사학위를 받은 후 27년간 LG, SK, Intel 등 국내외 유수의 기업과 Interbrand, LG경제연구원 등 컨설팅 회사에서 브랜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한 경험이 있는 풀 스택(Full-Stacked) 브랜드 전략가이다. F&B, ICT, 테크 등 다양한 제품/서비스 브랜드 전략 외에 사업 전략을 기반으로 한 기업 브랜드 전략과 브랜드 가치 평가 및 그룹 브랜드 체계를 설계하고,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성원에게 전파하는 내재화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최근에는 ESG와 기업 브랜딩의 연결을 통해 기업 이미지 재구축과 기업 가치를 강화하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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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영의 ESG브랜딩] ESG 패러다임과 브랜딩 전략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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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칼럼] 인사쟁이가 바라보는 ESG ⑥
- ESG 중에서도 Social. 그중에서도 인사. 요즘 그 인사에서의 가장 큰 핵심 문제는 좋은 인재를 유치하고 유지하는 것이 되었다. 일부 중소기업의 경우 한해 들어오는 인력의 숫자와 나가는 인력의 숫자가 같거나 클 만큼 인력의 유출이 심각한 상태이며 공공기관이라고 해서 상황이 나은 것도 아니다. 박봉의 공무원 인기가 갈수록 시들해지면서 그들만큼 고용은 보장되면서도 상대적으로 연봉 수준이 높은 공공성격의 기관들은 대체제로서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것이 사실이다.하지만 오늘날에 와서는 대기업이나 건실한 중견기업에 비해 갈수록 벌어지는 연봉 격차 등으로 그마저도 위협을 받는 지경에 이르렀고 과거 기업이나 기관이 신입직원을 선발하고 그들을 최종적으로 안정적 고용에 이르게 하기위해 운영되었던 시용이니 수습이니 하는 기간이 지날 때면 이제 회사가 아닌 그들의 관점에서 No라고 말하는 세태가 되었다.그렇다면 좋은 인재를 유치하고 유지하기 위해 중소·중견기업이나 공공기관은 어떤 혜택을 부여해야할까? 이번 호에서는 필자가 기업과 기관에 근무하며 인사담당자의 경험으로 해왔던 고민을 나눠보고자 한다.우선 타 기관이나 기업에 비해 경쟁력 있고 매력 있는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 모두 다 하는 혜택(유연근무제, 교육, 훈련, 인센티브, 보너스 등) 보다는 선택형 재택근무(다음 달 1~2일씩을 전달 미리 신청하여 운영), 퇴직연금(직원과 회사가 절반씩 부담), 스톡옵션(생각보다 주는 회사가 많지 않음) 등 다른 회사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것을 하나둘 도입해 보면 그들만의 리그에서 우쭐해지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그것을 통해 회사에 대한 애사심이 키워질 수 있다. MZ는 과거 세대와는 다르게 온라인 소통이 주를 이루고 자랑 또한 그렇게 하며 자기만족 또한 밖으로 내뱉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인 만족감인 경우가 많기에 그렇게 접근해야 한다.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 또한 중요한데 입사 전 다양한 경험을 가졌던 인재들을 효과적으로 팀에 편입시키기 위해 똑같은 업무를 숫자로만 인식하게 하거나 술을 강요하고 탬버린을 치게 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업무 프로젝트를 제공하여 인재들이 새로운 도전과 경험을 하고 업무에 철학을 담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연 단위 목표치를 정하고 그것을 몇 건 했는지 확인하는 것보다 어떤 업무를 수행함에 왜 이렇게 수행했는지 어떤 의도가 있는 건지를 알게끔 해줘야 한다. 그래야 본인들도 그것을 이해하고 후배들을 키우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갈 수 있다. 그들은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면 하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떤 행위의 의미를 이해하게 되면 과거의 누구처럼 열정적으로 움직이게 된다.조직의 올바른 문화와 가치를 강조하기 위해 포상을 하더라도 상장하나 달랑 주고 승진 가점만 챙겨줄 게 아니라 그들이 보고자란 TV 속의 연예인 시상식처럼 상장도 주고 최고 영예의 1인에게는 트로피도 안겨주고 상금이나 포상휴가, 해외연수 기회를 제공하는 등 흔치 않은 기회와 영광을 오롯이 느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열심히 하고 잘하는 직원에게 ‘아! 나 잘하고 있구나!!’ 그렇게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들에게 가장 큰 동기부여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특히 공공기관은 공정이라는 틀 안에 갇혀 특정 직책이나 직급에서 심사하는 경우가 있으나 모두를 알지 못하는 그들이 100% 공정한 심사를 할 것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 소외된 이들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또한 모든 회사에 존재하는 카르텔 문화를 약화해야 한다. 어느 회사나 사내 정치는 존재한다. 하지만 특정인들이 혜택을 독점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권력과 권한이 한쪽으로 쏠리게 되면 거기에 속하지 못한 이들은 허탈감을 느끼게 되고 나아가 의욕을 상실하거나 회사를 떠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그것을 최소화하고 서로 포용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야 한다. 연단위 이벤트 계획 수립시에도 과거 명랑운동회 형태의 천편일률적인 구조가 아니라 대단위로 함께할 수 있는 활동과 소단위 활동(조단위 토론 등)도 함께 배치하여 본인이 원하는 사람과 원하는 대화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부여해야 한다. 운동하기 싫은 사람에게 억지로 운동을 시킨다고 없던 친밀감이 생기진 않는다. 과거엔 억지 네트워킹을 통한 단합이 목적이었다면 이제 다양성을 인정하고 소단위 네트워킹을 통한 소통에 목적을 두어야 할 때이다.하지만 앞서 나열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포용적인 대표와 사명감을 가진 인사담당자의 역할이다. 순환근무를 통해 인사담당자가 교체되는 공공기관의 경우 특이하게 어떤 인사담당자가 근무했던 시기에만 퇴사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경우를 종종 만나게 된다. 그만큼 인사담당자의 역할이 핵심적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지표가 될 것이다. 신입사원을 채용하고 교육시키고 부서에 배치시킨 후 그들에 대한 관리와 관심을 지속적으로 표출하고 후원하는 인사담당자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이직률은 떨어지고 애사심은 올라간다. 그만큼 ESG경영에 대한 인사쟁이의 역할은 점점 중요한 요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덧붙이는 글 : 김경수(Kyoung-Soo, Kim)현재 지역산업육성기관인 충북테크노파크에서 감사팀장 및 ESG경영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충북대학교 사범대를 졸업하고 동대학교에서 법학석사, 교육공학 박사과정을 거쳤다. 기업 및 기관에서 20년 넘게 인사(HRM), 교육(HRD), 경영기획, 사업기획 업무 등을 담당하며 ESG 도입의 필요성 및 중요성을 강조해 왔고 지속적으로 연구 및 관련 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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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칼럼] 인사쟁이가 바라보는 ESG 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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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영의 ESG브랜딩] 고객이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
- ESG가 향후 브랜딩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보이는 근거는 고객이 추구하는 가치측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경영학에서 고객이 추구하는 욕구(Needs)와 관련하여 가장 널리 알려진 학설은 1943년에 발표된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설이다. 인간의 욕구는 생명을 유지하려는 가장 기본적인 욕구인 생리적 욕구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불안을 회피하려는 안전의 욕구, 친교를 맺고 원하는 집단에 귀속되고 싶어하는 소속의 욕구, 성취와 존경을 받고 싶어하는 존중의 욕구로 발전하며 최상위에는 자신을 최대한으로 개발하려는 자아실현의 욕구까지 발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욕구는 단계적으로 구성되어 일반적으로 하위의 욕구가 충족되면 상위의 욕구 충족을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욕구 단계는 1990년 이후 매슬로우 및 그 제자들의 추가적인 연구에 의해 최종적으로 8단계 구성으로 발전한다. 앞서 5단계 구조 중 5단계에 해당하는 자아실현의 욕구가 4개의 하위단계로 세분화된 형태로 지식, 기술, 주변환경에 대한 호기심과 이해를 추구하는 인지적 욕구, 질서와 균형 및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심미적 욕구, 잠재력을 극대화하여 자기완성을 바라는 자아실현의 욕구 및 최종적으로 자신을 초월하여 이타적인 목적을 실현하려는 자아초월의 욕구 등으로 구분된다. 앞서 1단계에서 4단계에 해당하는 욕구는 무엇인가 부족하기 때문에 느끼는 결핍욕구, 5단계에서 8단계까지는 성장을 추구하는 데서 발생하는 성장욕구로 구분되며, 결핍욕구는 생물학적 욕구로 일정수준이상 충족되면 욕구가 약해지거나 사라지는 반면, 성장 욕구는 욕구 충족이 커질수록 더 욕구가 강해진다는 특징이 있다. ESG 브랜딩 측면에서 주목할 점은 최상단의 자기초월의 욕구이다. 이 욕구가 ESG가 추구하는 목적과 부합함과 동시에, 인간이 추구하는 욕구의 가장 최상단에 위치하는 것으로 보아 ESG를 추구하는 기업은 인간 성장욕구의 가장 높은 단계를 추구한다는 뜻이며, 이러한 욕구가 충족되면 인간 즉 고객은 최고의 만족감과 성취감을 누리게 되어 브랜드에 대한 신뢰와 충성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러한 가설은 글로벌 컨설팅 기업 베인앤컴퍼니가 지속적으로 연구해 온 고객 가치에 대한 연구에서도 뒷받침되고 있다. 이 회사는 2016년 하버드비즈니스리뷰지에 고객이 추구하는 가치를 구성하는 요소에 대한 연구를 발표하였다. 10,000명 이상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50개 미국기업 인식에 대해 수행된 조사를 바탕으로 B2C기업의 추구가치 30개를 도출하였고, 이를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설과 같이 4단계로 나누어 정리한 결과이다. 이 경우에도 가장 높은 단계를 사회적 영향 단계로 구분하고 자기 초월의 이타적 가치를 최고의 가치로 구분하였다, 이후 이 연구는 2022년 17만8천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174개의 브랜드로 확장하여 추가 조사가 진행되었고, 그 결과 ESG와 연계된 7개의 추가적인 가치를 발견하였다. 최상단의 사회적 영향(Social Impact)은 글로벌 영향(Global Impact)으로 개정되어 윤리성(Ethical), 인간성 추구(Humane), 지구에 대한 보살핌(Cares for the Planet), 인류에 대한 보살핌(Cares for people)등 4가지로 구체화되었고, 생활변화적(Life changing)가치 중 포용성(Inclusive)이 추가되었다. 기존의 정서적(Emotional)가치 중 웰빙(Wellness)은 건강과 웰빙(Health and Wellness)으로 개정되었고, 기능적(Functional)가치에는 폐기물 절감(Reduces Waste)이 추가되었다. 이를 통해 고객이 B2C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추구하는 가치의 최상위 단계 뿐만 아니라 하위 단계별로 ESG 연계 가치가 나타나, 고객들이 모든 단계에서 ESG 연계 가치를 중요 가치로 인식하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7가지 ESG 가치에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브랜드는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브랜드에 비해 매출이 5배나 높은 것으로 분석되어 ESG 가치를 기업 이미지로 추구하고 이를 차별적으로 전달하게 되면, 기업의 질적, 양적 성장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ESG는 단순히 법적 규제 준수 및 재무적 투자 유치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기업 이미지 강화 및 매출과 이익 증대를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제 과제는 어떤 기업이 먼저 이를 차별적 가치로 정립하고 지속적으로 진정성 있게 추진하여 고객의 신뢰와 충성도를 구축하는가이다. 덧붙이는 글 I 권오영(Oh Young, Kwon) 어드밴스드 브랜딩(Advanced Branding) 대표로,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마케팅 석사학위를 받은 후 27년간 LG, SK, Intel 등 국내외 유수의 기업과 Interbrand, LG경제연구원 등 컨설팅 회사에서 브랜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한 경험이 있는 풀 스택(Full-Stacked) 브랜드 전략가이다. F&B, ICT, 테크 등 다양한 제품/서비스 브랜드 전략 외에 사업 전략을 기반으로 한 기업 브랜드 전략과 브랜드 가치 평가 및 그룹 브랜드 체계를 설계하고,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성원에게 전파하는 내재화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최근에는 ESG와 기업 브랜딩의 연결을 통해 기업 이미지 재구축과 기업 가치를 강화하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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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영의 ESG브랜딩] 고객이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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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칼럼] 인사쟁이가 바라보는 ESG ⑤
- 과거 기업활동의 목적은 주주자본주의에 따라 "기업의 목적과 책임은 오로지 주주의 이익 창출이다."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였다. 그 와중에도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SRI(Social Responsible Investment, 사회 책임 투자)라는 개념은 있었으나 이윤의 뒤에서 해도 되고 하지 않아도 되는 행위들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던 것이 2004년 UN에서 Who Cares Wins 보고서에 ESG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하면서부터 변화하기 시작하였고, 환경을 지키는 행위야말로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을 가능케 한다는 판단하에 세계 최대 투자사인 블랙록(운용자산 8,500조 ~ 1경)에서 ESG 경영을 하지 않는 기업에는 더 이상 투자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부터 급격하게 그 필요성이 증가하게 되었다. ESG가 투자와 연결지어 지면서 더이상 해도 되고 안해도 그만일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리게 된 것이다. ESG가 세계적으로 확산하게 된 데에는 팬데믹 현상이 큰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시기적으로도 2019년부터로 그 시작점을 보는 견해가 상당한데 공교롭게도 코로나 팬데믹과 겹치는 시기이다. 그렇다면 왜 코로나를 계기로 ESG의 확산세가 증가했을까? 그것은 코로나를 통해 환경의 위기와 근로자들의 안전, 불평등, 양극화가 표면화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일반적인 확산과는 조금 다른 형태를 보였다. 팬데믹도 물론 확산세에 영향을 미쳤겠지만 2020년 11월 국민연금이 2022년부터 운용기금의 50%(전체 850조 ~ 1,000조 규모)를 ESG 평가를 통해 투자하겠다고 깜짝 발표하면서부터였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 이어서 2021년 1월 정부에서 그것을 뒷받침하는 가이던스를 발표하면서 확산세에 기름을 부었다. 그렇다면 국민연금은 왜 ESG 평가를 갑자기 들고 나왔을까? 바로 국민연금이 가입되어 있는 UN PRI(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 책임투자원칙)에서 2020년까지 관련 활동을 보고하기로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ESG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신뢰도가 투자가치를 높이고 그것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구축한다고 보아 생존과 직결된 것으로 이해되게 된 것이다. 현대사회의 기업은 개인기업이나 중소기업을 제외하고는 투자 자본이 회사의 영위에 핵심적인 요소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므로 ESG를 하지 않으면 투자하지 않겠다는 투자의 흐름은 반대로 ESG를 하지 않을 수 없게끔 하는 핵심 요소가 되었다. 앞서 얘기했던 블랙록이나 PRI에 이어 클라이밋 액션 100+(Climate action 100+)라는 전세계 투자규모가 큰 500개 이상의 투자기관이 만든 기구에서 ESG 경영을 안 하면 투자 안 한다고 선언하면서부터 이제 ESG는 기업활동의 필수요소가 되고 만 것이다. 파타고니아, 세븐스 제너레이션, 네슬레 등 ESG 경영이 일반화된 환경 모범기업에 대한 투자는 이어지고 있지만 반대로 ESG에 소홀한 기업들에 대한 투자는 철회되는 등 앞으로의 ESG는 기업의 생존에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문제로 대두되게 되었다. 기업이 가진 부정적인 이미지가 기업의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사실상 관리 프로세스에 대한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할 만큼 기업 운영 전반의 내용들이 변화해야 한다. 결국 이런 활동들은 조직의 내실을 다져 지속 가능한 조직을 만드는 초석이 될 것이다. ESG 경영은 결국 기본으로 돌아가는 과정이다. 현재를 사는 우리가 미래세대의 자산을 끌어다 쓰지 말자, 윤리경영을 하는 기업에 투자하자, 나는 그런 기업에 돈을 더 지불할 의사가 있다. 이제 우리는 가성비가 아닌 가심비의 세상으로 넘어가고 있다. 덧붙이는 글 : 김경수(Kyoung-Soo, Kim) 현재 지역산업육성기관인 테크노파크에서 정책기획단 혁신사업팀장으로 재직 중이다. 충북대학교 사범대를 졸업하고 동대학교에서 법학석사, 교육공학 박사과정을 거쳤다. 기업 및 기관에서 20년 넘게 인사(HRM), 교육(HRD), 경영기획, 사업기획 업무등을 담당하며 ESG 도입의 필요성 및 중요성을 강조해 왔고 지속적으로 연구 및 관련 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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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칼럼] 인사쟁이가 바라보는 ESG 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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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칼럼] 중소기업과 ESG경영(2)
- WHO가 2020년 3월 선언한 코로나 펜데믹으로부터 종식은 되었다지만 아직도 완전 자유롭지 못한 시대에 살고 있다. 그 와중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세기적 불행한 사건이 발발되어 현재 진행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언론을 통해 가장 많이 접하고, 이로 인해 생활에 상당한 어려움을 지금도 겪고 있는 주제 중 하나가 바로 공급망관리이다. 바로 글로벌 공급망의 취약성이 코로나, 전쟁 등으로 문제가 된 것이다. 요소수 파동, 반도체 대란, 희토류 등과 같은 기사 제목을 떠올리면 이해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지난 27일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 범정부 차원의 공급망 회복위원회를 신설하였다. 아마 이것이 국가 차원의 공급망관리의 중요성을 가장 잘 시사하는 하나의 예일 것이다. '공급망관리 또는 공급사슬관리(SCM : Supply Chain Management)'란 부품 제공업자로부터 생산자, 배포자, 고객에 이르는 물류의 흐름을 하나의 가치사슬 관점에서 파악하고 필요한 정보가 원활히 흐르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인터넷, 기술 혁신, 수요 중심 글로벌 경제의 폭발로 인해 모든 것이 바뀌어, 오늘날의 공급망은 더 이상 과거의 선형 개체(공급사슬)가 아니며, 하루 24시간 언제 어디서나 접근할 수 있는 서로 다른 공급사슬들의 복잡한 연결이다. 이러한 네트워크의 중심에는 고객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SCM을 직역한 공급망사슬관리보다 공급망관리라는 용어가 더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공급망을 물류(logistics)와 동일시 하지만 물류는 실제로 공급망의 한 구성 요소에 불과하다. 공급망 관리의 영역은 원자재를 공급받아 완제품으로 전환하여 고객에게 제공하고 사용 종료 후 폐기까지의 모든 활동이 포함되는 것이다. 공급망관리의 중요성은 어떤 공급망의 부가가치 60 ~70%가 제조 외 영역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다. 따라서 공급망 관리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잘 하느냐가 그 기업의 가치를 좌우하는 중요 요소가 된다. 물론 공급망에는 제조업의 핵심 활동인 생산 영역도 포함된다. 공급망관리가 등장하게 된 배경은 제품생산 중심의 사고에서 부품의 조달, 제품 유통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는 사실을 파악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또 과거에는 공급망의 부분 최적화가 추구되었다면 현재는 전체 최적화가 중시되고 있다는 것이며, 또한 개별 기업의 경쟁력이 중시되었던 사회가 협력업체와의 유기적 협력을 필요로 하는 사회로 진화하게 된 것이 3번째 등장 배경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배경을 가진 공급망관리를 위한 다양한 IT 솔루션들이 개발되고 활용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공급망관리를 잘하는 기업들은 핵심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분명하다. 또 이에 따라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제품 리더십을 선택한 애플과 빠른 시장 대응을 핵심 가치로 선정한 자라(Zara)가 좋은 사례이다. 애플과 자라의 SCM(공급사슬관리) 전략적 측면에서 주요 특징들을 분석하면 결과는 다음과 같다. 두 기업 모두 수직적 공급망 즉, 주요 프로세스를 기업이 통제하거나 소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조달/구매 관점에서는 대량 구매를 통한 원가절감을 도모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생산 측면에서는 애플은 모든 물리적 제조과정을 아웃소싱하는 반면, 자라는 아웃소싱 비율이 30% 미만인 것이 특이하다. 또 마케팅에서도 애플은 전 세계 직영 매장 및 제휴 통신사 판매를 하고 있으나, 자라는 86%에 달하는 직영 매장에 POS 시스템(point of sales system)을 사용하며, 즉각적 반응 전달 방식을 통한 SPA(Specialty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 상품기획부터 디자인, 생산, 유통,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일괄 처리하는 방식)를 고수하고 있다. 이 분석을 통해 제품과 서비스의 특성을 기반으로 경영의 효율성과 고객에 대한 대응성을 갖추는 것, 즉 공급망관리를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이행하는 것이 기업 경쟁력의 원천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제 공급망관리를 기능 관점에서 분석해 보자. 공급망관리의 구성 요소는 크게 공급망 계획(SCP : Supply Chain Planning)과 공급망 실행(SCE : Supply Chain Execution)으로 나눌 수 있다. 공급망 계획(Supply Chain Planning, SCP)은 해당 기업이 제품에 대한 수요를 예측할 수 있고, 그 제품에 대한 조달계획 및 생산계획을 수립하는 일이다. 이것은 기업이 주어진 기간 안에 얼마나 많은 제품을 제조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고, 원재료에 대한 재고 수준을 설정하고, 완성된 제품을 어디에 저장할지 결정하고, 제품 전달을 위해 사용할 운송 수단을 판단하는 등 더 나은 운영상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공급망 계획에는 수요계획, 자재소요계획, 구매계획, 생산계획, 판매계획, 유통계획, 운송계획, 재고계획 등과 같은 세부 계획들이 있다. 공급망 실행(Supply Chain Execution, SCE)이란 제품이 올바른 장소에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유통센터 및 유통창고를 거치는 제품의 흐름을 관리한다. 이것은 제품의 물리적 상태, 원재료에 대한 관리, 창고 및 수송에 대한 운영, 모든 이해당사자에 관한 재무 정보를 파악한다. 공급망 실행에는 주문관리, 생산관리, 유통관리, 역물류관리 등과 같은 관리가 있다. 공급망관리의 가치는 공급망관리 관행 개선을 통해 기업의 비즈니스를 혁신할 수 있다는 점, 낭비와 잉여의 최소화, 비용 절감, 효율성 제고, 개인화 물류 제공을 통한 고객 충성도 제고, 스마트 생산을 통한 수율 개선 및 품질 향상 등이 이에 해당하는 개선 대상 과제들일 것이다. 중소기업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며, 그 기업이 속해 있는 위치가 공급망 관점에서 어느 위치인가에 따라 대응 방식도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예를 들어 모기업에 부품을 공급하는 위치의 기업과 독자 브랜드 제품을 생산하여 시장에 제공하는 기업의 경우 관리해야 할 공급망의 범위가 달라질 것이다. 사슬(chain)이란 고리들의 연결이고 망(network)이란 여러 사슬들의 연결이다. 사슬의 경우 자체 고리 중 하나만 끊어져도 사슬의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된다. 상당 수의 중소기업은 사슬의 일부에 속한다고 볼수 있지만 일부가 전부인 것이다. 하나의 공급망에 속하면서 나만 잘 살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가고 모두가 잘 사는 것을 추구하는 상생의 시대가 전개되고 있다. 이 흐름에 적극 동참하는 길이 우리가 살길이며, 이것이 ESG 정신이라 생각한다. 덧붙이는 글 I 이상호(Sang Ho Lee) 충북대학교에서 평생을 대학에서 IT 분야의 교육, 연구 활동을 하였으며,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애쓰는 학자이자 실천가이다. 2018년 정년 퇴직을 하여 현재 충북대학교 소프트웨어학부 명예교수이며, 지속가능경영을 지원하는 주식회사 에셈시의 수석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숭실대학교에서 전자계산학(현재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컴퓨터공학이라고 부름)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호주 텔레콤 연구소 방문 연구원과 캐나다 UBC 전산학과 초빙교수로 있었으며 멜번과 밴쿠버의 자연을 지금도 부러워하고 있다. 인류와 함께 영원토록 함께해야 할 지구를 생각하며. 2000년대 중반부터 중소기업청과 인연을 맺고 중소기업의 정보화를 위해 활동하였고, 2010년에는 중소기업융합학회를 설립하고 회장으로 재임하며 중소기업의 융합기술 보급과 확산 등을 위해 노력하였다. 대학 재직 시절 학부 및 대학원생들을 지도하며 20건의 특허를 등록하고 그 중 여러 건을 중소기업에 기술이전을 한 바 있다. 평생을 배우며 돕는다는 신념으로 살아가고 있다. 최근에는 ESG경영에 대해 학습하고 있으며, 중소기업 중 특히 제조 기업들에 대하여 스마트공장 기반의 ESG경영의 가치를 강조하고 그 구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고객의 상황과 눈높이에 맞춘 ESG 관련 교육과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애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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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칼럼] 중소기업과 ESG경영(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