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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헌의 공간디코딩 ②] 디지털 기술이 바꾼 공간 소비 트렌드
공간 경험의 변화, 우리는 어떻게 공간을 소비하는가? 공간을 소비하는 방식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공간이 물리적 장소에 국한되었지만, 오늘날에는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공간이 물리적 한계를 넘어 확장되고 있다. 이제 우리는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가상 공간에서 제품을 체험하고, 전시장을 직접 찾지 않고도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예술과 소통하며, 현실과 가상이 융합된 게임을 통해 공간을 탐험한다. 공간 소비 트렌드는 ‘체험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디지털 기술이 이를 가속화하고 있다. 과거의 공간 소비가 ‘머무는 것’이었다면, 현재의 공간 소비는 ‘참여하고 경험하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 브랜드들은 물리적 매장을 디지털 기술로 확장하여 고객과 소통하는 방식을 새롭게 정의하고 있으며, 전시는 감상에서 체험으로 전환되고 있다. 게임 산업에서는 공간이 하나의 거대한 플레이필드가 되며, 사람들은 현실과 가상을 넘나들며 공간을 소비하고 있다. 이처럼 디지털 기술은 단순히 공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 소비 방식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공간은 더 이상 단순한 배경이 아니다. 우리는 공간을 경험하고, 공간과 상호작용하며, 공간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그렇다면 디지털 기술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공간 경험은 과연 어떤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을까? 디지털 기술이 공간을 바꾸다 : 인터랙티브 공간의 등장 1) 미디어 파사드: 건물 외벽이 콘텐츠가 되다 디지털 기술이 공간에 접목되면서, 공간은 더 이상 정적인 장소가 아니라 실시간으로 변화하고 반응하는 인터랙티브한 환경으로 변하고 있다. 건축물의 외관은 거대한 미디어 캔버스로 변하고 있으며, 전시는 관객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디지털 사이니지는 건축물의 외관을 단순한 구조물이 아닌, 실시간 콘텐츠가 흐르는 미디어 캔버스로 변화시키고 있다. 서울 강남의 코엑스 K-POP 스퀘어 미디어는 건물 외벽 전체를 초대형 디지털 스크린으로 변모시켜, 3D 파도 영상과 같은 몰입형 콘텐츠를 제공하며 도시의 풍경을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퀘어나 도쿄 긴자의 미디어 파사드 또한 단순한 광고판이 아니라, 도시의 예술적·문화적 경험을 제공하는 거대한 디지털 갤러리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정점에 있는 대표적인 사례가 2023년 라스베이거스에 개장한 MSG 스피어(The MSG Sphere)이다. 이 구형 건물은 세계 최대 규모의 미디어 파사드로, 약 54만 제곱미터의 외벽 전체가 초고해상도 LED 디스플레이로 활용된다. 밤이 되면 스피어의 표면은 거대한 디지털 화면으로 변하며, 우주, 해저, 불꽃놀이 등 압도적인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내부에서는 16K 해상도 랩어라운드 실내 몰입형 디스플레이와 공간 음향 시스템을 활용해, 공연과 엔터테인먼트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스피어는 단순한 공연장이 아니라, 건축과 디지털 미디어가 융합된 새로운 개념의 공간으로, 미래 도시에서 미디어 파사드가 어떻게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2) 인터랙티브 전시 공간: 경험하는 전시로의 전환 전통적인 전시는 작품을 감상하는 방식이었지만, 이제는 관객과 실시간으로 반응하며 상호작용하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미디어 아티스트 Refik Anadol은 건축물의 표면을 AI 기반 데이터 아트로 변환하여, 도시 자체를 하나의 거대한 디지털 아트 공간으로 재창조하고 있다. 팀랩(TeamLab)의 몰입형 전시는 관객의 움직임에 따라 벽과 바닥이 변화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어, 공간이 살아있는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아자부다이힐즈의 모리JP타워에 새로 오픈한 팀랩 보더리스 전시공간은 AI가 관람객의 움직임을 분석하여 전시 콘텐츠가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새로운 개념의 인터랙티브 공간을 구현하고 있다. AR/VR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공간: 물리적 한계를 넘어서다 디지털 기술은 공간을 경험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과거에는 특정한 장소를 직접 방문해야만 경험할 수 있었던 것들이, 이제는 AR과 VR을 활용한 하이브리드 공간에서 실현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쇼핑, 건축, 게임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가속화되고 있다. 1) 가상 피팅룸과 디지털 쇼핑 공간: 쇼핑 경험의 재구성 디지털 기술이 쇼핑 경험을 완전히 변화시키고 있다. 과거에는 매장을 방문해 제품을 직접 보고 구매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이제는 AR과 VR을 활용한 가상 쇼핑 환경이 현실화되면서 소비자들의 공간 소비 방식이 재편되고 있다. 이케아는 AR 앱을 활용해 소비자가 실제 자신의 공간에 가구를 배치하고 색상을 변경하며 가상의 인테리어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제품을 직접 구매하기 전에 자신의 공간과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를 미리 확인할 수 있으며, 이는 단순한 온라인 쇼핑을 넘어 ‘공간 맞춤형 소비 경험’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나이키는 AR 기술을 활용한 독특한 마케팅 이벤트를 선보였다. 사용자가 스마트폰 카메라를 길거리 곳곳에 비추면 특정 장소에서 나이키의 신발이 나타나고, 이를 클릭하면 해당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링크로 연결되는 방식이다. 이는 AR 기술이 단순한 가상 체험을 넘어, 현실 공간에서 제품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새로운 쇼핑 경험을 창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구찌는 VR 기술을 활용하여 디지털 전시회를 개최하고, 소비자가 가상 환경에서 제품을 체험한 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오프라인 매장 방문 없이도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철학을 소비자가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하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물고 브랜드 경험을 확장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제 AR과 VR을 활용한 쇼핑 공간은 더 이상 실험적 시도가 아니다. 특히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공간 소비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더욱 정교해지고 있으며, 패션 및 하이엔드 럭셔리 브랜드들 역시 앞다투어 디지털 쇼핑 경험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프라다(Prada)와 미우미우(MIUMIU)는 스냅챗의 비트모지(Bitmoji) 아바타를 위한 디지털 핸드백을 출시하며, 명품 브랜드 경험을 가상 공간으로 확장했다. 현실에서는 쉽게 소유하기 어려운 고가의 핸드백을 디지털 트윈을 통해 15달러 정도의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하면서, 소비자들이 보다 부담 없이 브랜드의 가치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는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가상과 현실을 아우르는 새로운 형태의 소비 경험을 제시하는 시도라 할 수 있다. 이처럼 공간 소비의 패러다임은 ‘구매’에서 ‘경험’으로 이동하고 있다. 앞으로의 쇼핑 공간은 단순한 판매 공간이 아니라, 브랜드 철학과 디자인 가치를 소비자가 직접 체험하는 인터랙티브 공간으로 진화할 것이다. 2) 게임과 공간의 융합: 현실이 하나의 거대한 플레이필드가 되다. 게임은 현실과 가상이 융합되면서, 새로운 형태의 공간 경험을 만들어내고 있다. 포켓몬 GO는 AR 기술을 활용하여 현실 세계가 게임 속 맵으로 변화하도록 만들었으며, HADO AR 스포츠는 실제 공간에서 플레이어가 가상의 에너지를 발사하며 대결하는 방식으로 기존 스포츠와 게임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이제 게임 속 공간은 단순한 가상 세계가 아니라, 우리가 실제로 생활하는 공간과 결합되며 더욱 확장되고 있다. AR·VR 기술이 접목된 게임들은 단순한 오락을 넘어, 스포츠, 피트니스, 교육,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공간 경험을 창출하고 있다. 앞으로는 현실과 가상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게임과 공간의 융합이 더욱 확대될 것이다. 감각적 몰입을 극대화하는 기술: 공간을 체험하는 방식의 변화 공간 경험의 디지털화는 감각적 요소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과거에는 시각적 요소가 공간 경험의 핵심이었지만, 오늘날에는 청각, 후각, 촉각, 미각을 포함한 다감각적 몰입 기술이 등장하면서, 우리는 공간을 더욱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게 되었다. 시각적 몰입을 위해 프로젝션 맵핑, AR/VR, 3D 홀로그램 기술이 활용되고 있으며, 청각적 몰입을 극대화하는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와 애플의 공간 음향(Spatial Audio) 같은 3D 사운드 시스템도 주목받고 있다. 또한, 향기와 공기 흐름을 조절하는 기술들이 공간의 후각적 경험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햅틱 피드백 기술은 가상의 촉각 경험을 더욱 현실적으로 만들어 주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디지털 미각과 후각을 혼합한 기술까지 등장하며, 공간 몰입감이 새로운 차원으로 확장되고 있다. 디지털 롤리팝 인터페이스(Digital Lollipop Interface)는 전기 자극을 통해 단맛, 신맛, 짠맛, 쓴맛을 혀에서 직접 시뮬레이션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며, 가상 환경에서도 실제 음식의 맛을 경험하는 듯한 느낌을 제공한다. 향후 이 기술이 발전하면, 가상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맛보거나, 특정 브랜드의 미각적 경험을 디지털 공간에서 제공하는 등 미각까지 포함된 완전한 몰입형 공간 경험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감각적 몰입 기술은 공간을 단순히 시청각적으로 인식하는 수준을 넘어, 오감이 모두 결합된 공감각적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미래의 공간은 더 이상 물리적 경계를 갖지 않으며, 우리가 체험하는 감각적 요소들이 기술을 통해 더욱 풍부하고 강렬하게 확장될 것이다. 미래 공간 경험의 방향성 :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디지털 기술이 공간 경험을 변화시키는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앞으로의 공간은 단순히 물리적인 장소가 아니라, 실시간으로 변화하고 사용자와 상호작용하는 환경이 될 것이다. 공간 소비 방식은 점점 더 인터랙티브하고 몰입적인 형태로 진화할 것이며, 공간은 실시간 데이터를 반영하여 최적의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것이다. 공간은 이제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우리와 소통하는 존재가 되고 있다. 앞으로 우리는 어떤 공간을 경험하게 될까? 그리고 그 공간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게 될까? 이제, 우리는 공간을 다시 정의해야 한다. 김동헌 (Kim Dong Hun) | 디지털 시대, 공간의 미래를 연구하는 전문가 AI 기반 공간디자인과 뉴미디어 아트, ESG 건축을 연구하는 공간디자인 박사과정 연구자. 기계공학과 법학을 전공한 후 LG전자 특허센터에서 기술 전략과 혁신을 경험했으며, 현재는 AI와 디자인, 철학이 융합된 공간의 방향성을 탐구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이 공간 경험을 어떻게 확장하는지, 인간성과 기술의 조화를 이루는 공간디자인 교육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현재 국민대학교 디자인대학원 공간디자인전공 겸임교수로 미래학(Futurology)와 공간철학을 강의하며, ㈜리네아디자인의 이사로 공간의 미래를 설계하는 연구자이자 실천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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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헌의 공간디코딩 ①] 가상공간의 경계가 사라지는 시대
한때 공간은 물리적 한계를 가진 개념이었다. 건축가와 디자이너는 벽과 구조물을 쌓아 공간을 만들었고, 우리는 그 안에서 생활하고 경험을 쌓았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현실과 가상이 결합된 새로운 공간 패러다임을 맞이하고 있다. 메타버스, 확장현실(XR), 디지털 트윈 등의 기술이 발전하면서 공간의 개념 자체가 변화하고 있으며, 그 경계가 점점 흐려지고 있다. 가상과 현실의 융합, 새로운 공간 패러다임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단순한 가상현실(VR) 체험을 넘어, 현실과 가상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메타버스는 이러한 변화를 대표하는 개념으로, 단순한 3D 가상공간을 넘어서 현실과 결합된 하이브리드 공간을 형성하고 있다. 가령, NAVER Z의 제페토(ZEPETO)나 로블록스(Roblox) 같은 플랫폼은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며, 기업들은 이를 활용해 제품을 홍보하고 소비자와 소통하는 방식을 혁신하고 있다. 또한, VR과 AR을 결합한 확장현실(XR) 기술은 전통적인 공간 개념을 확장하며, 현실 공간을 더욱 풍부한 경험의 장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도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이는 현실 공간을 가상공간에 그대로 재현하여 분석하고 최적화하는 기술로, 스마트 도시 설계, 건축 시뮬레이션, 제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예를 들어, 싱가포르는 도시 전체를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하여 교통과 환경을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건설업계에서는 시공 전에 디지털 공간에서 시뮬레이션을 수행해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두바이의 ‘디지털 트윈 시티’ 프로젝트는 도시의 빌딩, 도로, 인프라를 3D로 재현하여 도시 계획과 유지보수를 최적화하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BMW는 공장 설비의 디지털 트윈을 구현하여 생산 공정을 최적화하고, 비용 절감과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가상공간이 단순한 시뮬레이션을 넘어 경험의 확장 도구로 활용되면서,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공간을 소비하고 있다. 1) 몰입형 경험(Immersive Experience)의 강화 팀랩(TeamLab)이나 Refik Anadol의 미디어 아트 전시는 가상과 현실이 결합된 공간 경험을 제공하며, 관객들이 작품과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경험은 단순히 '보는' 전시에서 '참여하는' 전시로 변화하면서, 공간의 개념을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 또한, 명품 브랜드인 구찌(Gucci)나 발렌시아가(Balenciaga) 등은 가상공간 내 쇼룸을 개설하여 소비자들이 제품을 3D로 체험하고 가상의 아바타를 통해 착용하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나이키(Nike)는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인 ‘Nikeland’를 론칭하여, 소비자들이 가상 공간에서 제품을 체험하고, 아바타를 통해 신제품을 착용하며 인터랙티브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온라인 쇼핑을 넘어, 디지털 환경 속에서 공간을 활용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2) 원격 협업과 교육의 변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메타버스를 활용한 원격 협업과 교육이 빠르게 확산되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Mesh’와 같은 플랫폼은 가상공간에서의 회의와 협업을 가능하게 하며, 대학과 기업에서는 VR을 활용한 교육과 트레이닝을 도입하고 있다. 이는 물리적 제약을 초월한 공간 활용을 가능하게 하며, 공간디자인과 교육의 방식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건축 설계에서도 스마트비즈X의 'Trezi'와 같은 VR 기반 협업 도구가 도입되어, 전 세계의 디자이너들이 가상공간에서 실시간으로 프로젝트를 수정하고 최적화하는 방식이 확대되고 있다. 또한, 하버드 대학교와 MIT는 VR 기반의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가상공간에서 실험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3) 의료 및 치료 분야에서의 활용 VR과 AR 기술은 의료 및 치료 분야에서도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예를 들어, 존스홉킨스 병원은 VR을 이용한 외과 수술 시뮬레이션을 통해 의사들이 보다 정밀한 수술을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에서는 가상환경을 활용한 심리 치료가 도입되어, 환자들이 트라우마를 점진적으로 극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4) 스포츠 및 피트니스 경험의 혁신과 지속가능성 메타버스와 가상현실은 스포츠 및 피트니스 경험에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예를 들어, Peloton과 같은 피트니스 브랜드는 VR을 활용한 실내 운동을 제공하여 사용자가 가상공간에서 라이딩을 하거나 인터랙티브한 피트니스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NBA는 팬들이 VR을 통해 경기장을 직접 방문한 것처럼 현장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공간의 미래, 우리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가상공간과 현실공간이 융합하는 시대에 우리는 단순히 기술을 소비하는 것에서 벗어나, 공간의 의미를 재정립해야 한다. 디지털 기술이 인간의 경험을 어떻게 확장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인간성과 감성을 어떻게 보존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디지털 기술이 공간의 개념을 변화시키고 있는 만큼, 공간디자인 역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건축가와 디자이너는 이제 가상과 현실을 아우르는 공간을 기획해야 하며, 이를 통해 더욱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경계가 사라지는 시대, 공간의 미래는 디지털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모습이 달라질 것이다. 우리가 살아갈 공간은 이제 더 이상 단순한 물리적 장소가 아니라, 기술과 경험이 결합된 하나의 플랫폼으로 변화하고 있다. 김동헌 (Kim Dong Hun) | 디지털 시대, 공간의 미래를 연구하는 전문가 AI 기반 공간디자인과 뉴미디어 아트, ESG 건축을 연구하는 공간디자인 박사과정 연구자. 기계공학과 법학을 전공한 후 LG전자 특허센터에서 기술 전략과 혁신을 경험했으며, 현재는 AI와 디자인, 철학이 융합된 공간의 방향성을 탐구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이 공간 경험을 어떻게 확장하는지, 인간성과 기술의 조화를 이루는 공간디자인 교육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현재 국민대학교 디자인대학원 공간디자인전공 겸임교수로 미래학(Futurology)와 공간철학을 강의하며, ㈜리네아디자인의 이사로 공간의 미래를 설계하는 연구자이자 실천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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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진의 금융읽기①] "가치있는 금융"을 넘어 "가치있는 사회"로의 여정
새로운 지평을 여는 금융의 사명 경제가 발전하면서 금융의 역할은 점차 확대되었고, 금융은 경제적 효율성을 높이고 자본의 유동성을 증가시켰다. 하지만, 금융 위기로 금융 산업의 불공정한 관행이 드러나면서 신뢰가 크게 훼손되었다. 금융이 경제적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적인 목소리도 높아졌다. 이제 금융은 단순히 돈을 벌어들이는 도구를 넘어 사회적, 환경적 영향을 고려한 복합적인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새로운 시대의 요구를 반영해야 한다. 금융은 사회적 가치를 증진시키는 수단으로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까? 이는 단순한 이론적 탐구를 넘어, 실제적인 사례와 전략을 통해 구체적인 답변을 모색해야 한다. 그렇기에 가치를 지향하는 은행들이 연합체가 확대되는 모습과 글로벌 임팩트투자가 급격히 성장하는 현상은 관심있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미국의 커뮤니티 개발 금융 기관(CDFI)은 저소득층 커뮤니티에 대한 투자와 금융 서비스를 통해 경제적 기회를 확대했는데, 금융의 힘을 활용하여 사회적 가치를 증진시키고, 지역 사회의 발전을 도모한 좋은 사례이다. "가치있는 금융"을 넘어 "가치있는 사회"로 나아가는 여정은 단순히 수익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것을 넘어서, 금융이 사회적 문제 해결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탐색을 요구한다. 금융산업 내부의 변화뿐만 아니라, 정부, 기업, 시민 사회의 공동 노력을 통해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재정립하고, 이를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우리 시대의 요구다. 금융을 통한 가치의 새로운 지평 첫째,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지속가능한 투자는 기업들이 환경을 보호하고,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며,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도록 장려하고 있다. 예를 들어, 녹색 채권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이를 태양광 에너지 같은 재생 에너지 프로젝트에 투자함으로써, 환경 보호와 신규 일자리 창출과 같은 경제적 이익을 동시에 가져온다. 이러한 활동은 금융이 단순한 이윤 창출의 수단이 아닌, 지구와 인류의 미래를 고려하는 지속 가능한 발전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둘째, 금융 기술(FinTech)의 발전은 금융의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더 많은 사람들이 경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모바일 결제, 블록체인, 인공지능 기반의 금융 서비스는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이 도달하지 못한 지역과 사람에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포용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가령, 모바일 결제 시스템은 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들도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해주며, 이는 경제 활동의 활성화와 소득 증대로 이어진다. 이는 금융이 단지 소수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보편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셋째, 사회혁신기업과의 협력을 통한 금융의 역할 확장도 주목할 만하다. 사회혁신기업은 사회적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하는데, 이들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임팩트금융)은 금융 자본이 사회적 가치 창출에 기여하는 방법 중 하나이다. 이를 통해, 금융은 경제적 성공뿐만 아니라 사회적 성과 달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넷째, 마이크로파이낸싱은 전통적 금융 시스템에 접근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소액 대출을 제공함으로써 그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금융 서비스이다. 이는 소규모 자영업자와 농민들이 자신의 사업을 시작하고, 확장하는 데 필요한 자본을 제공함으로써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 모두를 증진시킨다. 모두가 함께 나아가는 가치창출의 길 가치있는 사회로의 여정은 공공, 기업, 시민 모두가 그 중심에 있어야 한다. 공공은 지원과 규제를 통해 금융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하며,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금융 활동을 통해 이익과 가치 창출의 균형을 모색해야 한다. 시민들은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 및 투자를 통해 이러한 변화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이 여정은 단순한 경제적 이익 추구를 넘어,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공동의 목표를 향한 협력이 필요하다. "가치있는 금융"을 통해 우리가 추구해야 할 궁극적인 목표는 바로 "가치있는 사회"의 실현이다. 이는 곧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넘어서, 금융을 통한 사회 전반의 변화와 진보로 나아가는 길을 의미한다. 이제 "가치있는 금융"을 넘어 "가치있는 사회"로의 여정은 시작에 불과하다. 이 길을 함께 걸어가기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금융의 힘을 사회적 가치 증진에 활용하는 것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으며, 이를 통해 우리 모두는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는 이와 관련된 사례와 전략을 소개하면서, 금융의 새로운 가능성과 대안을 모색해 나가고자 한다. 덧붙이는 글 I 이상진(Lee Sang JIn) 연세대학교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하고 KAIST MBA를 나와 한양대 국제대학원에서 사회적경제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4년부터 글로벌 컨설팅사 Kearney, Accenture, 삼정KPMG, 삼성SDS에서 국민은행, 삼성생명, 신한금융투자 등의 선도적인 금융기관을 컨설팅 했으며, 2012년부터는 우리금융지주에서 14개 계열사의 경영혁신을 담당한 금융전문가이다. 2014년 사회혁신기업가들과 기금을 조성하면서 임팩트금융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2016년 한국사회혁신금융(주)을 창업하였다. 경기도, 충남, 화성시 등 다수 지자체의 사회적경제기금의 운영위원을 역임했고, 영국 BSC를 모델로 하는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과 캐나다 데자르뎅 연대경제신협을 모델로 하는 사회연대신협 설립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현재는 사회혁신기업가네트워크 상임이사, 서울사회적기업협의회 공동대표, 한국임팩트금융민간자문단(NAB) 이사로 활동하면서 국내 사회혁신 생태계를 만들어가는데 앞장서고 있다. 2024년 '새로운 사회를 위한 금융교육과 사회적 은행'을 출간하여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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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임 칼럼] 저출생 문제 해결의 마지막 기회: 10년의 골든타임을 잡아라 ➂
대한민국이 직면한 저출생 문제는 단순한 사회적 이슈를 넘어 국가적 위기로 다가서고 있다. 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과 제도가 마련되어 왔지만, 여전히 출생률은 하락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이제는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ESG 경영의 일환으로 저출생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할 때가 왔다. 저출생 문제를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의 사회적 측면에서 바라보는 것은, 마치 현대 사회의 거울을 통해 우리의 미래를 성찰하는 일과 같습니다. 특히, '저출생분야 K-ESG 평가기준'의 제도화는 기업이 저출생 문제 해결에 있어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는 전환점을 마련할 것이다. 기업들이 저출생 해결에 적극 나서는 것은 단순한 사회적 기여를 넘어서,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도 직결된다. 젊은 세대가 안정적인 근로 환경에서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는 것을 고민하지 않을 때, 장기적으로는 소비자 기반 확대와 더불어 효율적인 인재 확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는 기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는 데 있어 필수적인 요소다. 그러나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저출생 ESG 평가기준을 보다 실효성 있게 적용하고, 이를 통한 인센티브 제공은 물론, 기업의 노력을 국민들에게 적극 알릴 필요가 있다. 또한, 이러한 평가기준의 적용과 평가 과정은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기업과 국민 사이의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그렇다면, 기업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작성시 ESG 평가기준으로 저출생 분야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먼저 ‘ESG‘에서 저출생 문제에 대한 정책은 ‘S‘, 즉 사회(Social) 영역에 해당한다. 따라서 기업이나 정부는 이 에 대한 세부적인 사회적 및 경제적 지원과 제도를 수립하고, 지속적으로 임금 구조의 변화를 관리 예측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사회적 및 경제적 안정성을 구축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이 S분야의 평가 기준 요인으로는 저출생 정책인 직장내 어린이집 설치 유무, 출산시 부모육아휴직 사용률, 출산 지원금 규모, 근로시간단축 사용률, 육아휴직 사용시 승진연한에 포함, 남녀임금격차지수, 사내 일가정 양립문화 확산 정책 등을 포함해야 한다. 이러한 기준을 레벨이나 등급으로 나누어 평가하고 보고서로 작성할 수 있다. 기업을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으로 나누어 저출생 ESG 평가기준 보고서를 분리하고 비교하여 노동부, 지방노동청, 일자리 연계 프로그램 등과 연계해 홍보하며. 이를 통해 국민들이 소비, 구매에 영향을 주고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들에게 유익한 정보가 되도록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저출생 정책이 의미를 갖고 실제 출생률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청년들의 대부분이 일하고 있는 현장인 기업에서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정책이나 현금지원이 해당되는 대상 전원에게 지원되어야 한다. 가임기의 청년들이 선택한 노동현장에서 실제로 적용되고 출산으로 인한 개인적 피해가 없다는 것이 다시 학습되고 설득되어야 비로소 출생 하향 곡선을 멈추게 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싶다. 하나 더 말해두고 싶은 것은 기업의 오너들이 저출생의 국가적 문제를 기업의 문제로 적극 분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재원에 있어서 분담이 필요하고 저출생 정책의 주요 추진 체계로 들어오도록 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ESG경영은 세계적으로 중요한 의무가 되었고 한국에서도 법제화가 되어 평가기준을 보완하고 있는 상황에서 저출생 분야를 기준으로 포함 시키는 것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의 ESG 경영 활동이 점차 중요해지는 현재, '저출생분야 K-ESG 평가기준'의 도입과 적용은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고, 궁극적으로는 국가적 위기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와 사회 전반의 지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에게는 현재 인구의 구조상 10년의 골든타임이 남아 있다. 덧붙이는 글 김유임 (Kim, You Im) 한국ESG위원회 저출생대책위원장이며, ESG코리아뉴스 칼럼니스트로 활동중이다. 이화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를 취득했다. 문재인대통령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으로 근무하며 저출생고령사회기본계획을 수립했다. 현재 저출생과 국가경제위기를 고민하며, ESG평가분야에서 저출생과 사회적 기업경영문제를 포함하여 K-ESG 기준을 마련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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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임 칼럼] 저출생 문제 해결의 마지막 기회: 10년의 골든타임을 잡아라 ②
대한민국 저출산의 가장 큰 이유는 젊은이들이 결혼, 출산, 육아보다 노동시장에서의 생존에 더 큰 에너지를 쓰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개인의 선택의 문제가 아닌 부모세대의 삶을 보면서 학습된 사회문제의 결과다. 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가정과 사회의 균형을 재조정하고, 노동시장에서 일과 가정의 양립이 실현되도록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그 첫 번째 전략은 육아휴직 제도의 개선이다. 이 계획은 육아휴직 이용을 촉진하고, 특히 남성의 육아휴직 참여를 장려하는 방안을 포함한다. 이는 전통적인 성 역할에서 벗어나, 양성 모두가 육아에 적극 참여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육아휴직 제도의 개선과 남성의 육아휴직 참여 촉진은 성 평등의 관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남성과 여성 모두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성별에 기반한 전통적인 역할 분담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양성 평등한 사회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이러한 접근은 남성이 육아에 동참하는 것을 거부하지 않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아빠 육아휴직의 실질적 사용으로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노동자의 90%가 일하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국가 지원(휴직 급여, 대체 인력 비용 등)은 필수이고, 국가가 지원해주지 않으면 육아 휴직 제도는 현실적으로 의미가 없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속담처럼, 육아는 부모만의 책임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가 함께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한민국의 두 번째 전략은 영유아에 대한 집중 지원이다. 그동안 정부는 보육시설 중심의 정책에 집중해서 예산을 투여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0, 1세의 영유아의 지원이 부족했다. 그 결과 경력단절 여성의 대부분이 이 시기에 발생했다. 다행히 필자가 대통령 비서실 여성가족비서관으로 근무하며 영유아 지원예산을 기본계획에 수립하고 예산도 확보하여 21년부터 부모급여 형태로 지원하고 있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하며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하는 것은 부모뿐만 아니라 국가에도 중요한 투자이다. 자녀들이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것은 국가의 큰 기틀을 다지는 일이며, 이를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과 투자는 필수적이다. 이러한 정책과 지원은 미래 세대의 발달과 국가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기여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세 번째 전략으로 근로시간의 단축이 있다. 이 전략은 근로자들이 일과 가정 생활 사이에 균형을 찾을 수 있게 하고, 저출산 문제를 완화하는 데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근로시간 단축은 노동의 질을 향상시키고, 가정 내에서 공평한 역할 분담을 장려함으로써 특히 여성 근로자들이 직장과 가정을 병행하는 데 도움을 준다. 더불어 이는 새로운 고용 기회를 창출하여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러한 정책은 노동 생산성의 향상과 직장 내 스트레스 감소에도 기여하며, 노동시장의 유연성 증가와 새로운 고용 창출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는 경제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동시에, 가정이 단순한 쉼터가 아닌 삶의 근원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한다. '저녁이 있는 삶'을 통해 가족 구성원들이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나며, 이는 가정 환경을 개선하고 더 많은 가정이 자녀를 갖기를 원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기여한다. 네 번째 전략으로는 방과 후 돌봄 서비스의 확대와 개선이 있다. 학교나 지역사회에서 제공되는 다양한 방과 후 프로그램은 부모가 안심하고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아이들에게 더 많은 학습 기회와 사회적 상호작용을 제공한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아이들의 전반적인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저출산 문제에 대응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방과 후 돌봄 서비스의 확대는 아동의 사회적 기술과 학습 능력을 발달시키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 이는 부모가 직장 생활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고, 가족 구성원 모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아이들이 건강하고 꿈을 가진 어린이로 성장하는 데 기여한다. 국가는 이러한 아이들을 국가의 미래로 여겨야 하며, 그에 따른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이는 단순히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는 것을 넘어서, 보육과 교육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지혜로운 접근이 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아이들이 본인과 국가 모두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건강한 어린이로 자라도록 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우리가 직면한 저출생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위기이며, 지금이 바로 행동을 취할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육아휴직의 개선, 영유아 지원의 확대, 근로시간의 단축, 그리고 방과 후 돌봄 서비스의 질적 향상은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중요한 전략들이다. 이러한 정책들이 효과적으로 실행되고, 사회 전반적인 인식 변화가 함께 이루어진다면, 우리는 저출생의 하락 곡선을 멈추게 하고 반등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 아직 우리에게는 현재 인구의 구조상 10년의 골든타임이 남아 있다. 덧붙이는 글 김유임 (Kim, You Im) 한국ESG위원회 저출생대책위원장이며, ESG코리아뉴스 칼럼니스트로 활동중이다. 이화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를 취득했다. 문재인대통령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으로 근무하며 저출생고령사회기본계획을 수립했다. 현재 저출생과 국가경제위기를 고민하며, ESG평가분야에서 저출생과 사회적 기업경영문제를 포함하여 K-ESG 기준을 마련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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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영의 ESG브랜딩] ESG, 기업 브랜딩의 새로운 패러다임
애플이 지난 9월 자사의 제품을 발표하는 이벤트 데이에 ‘Mother Nature’라는 광고를 방영했다. 상징적 존재인 ‘Mother Nature’(어머니 대자연)를 실존인물로 구현하여 수행 비서와 함께 애플을 방문하고, CEO 팀 쿡을 비롯한 담당자들에게 각 영역의 업무현황을 보고받고 내년에 또 보자며 다음 장소로 보고 받으러 가는 형식의 광고다. 이 광고는 탄소중립을 위한 기업의 다양한 노력과 등장 인물을 통한 다양성, 포용성의 기업문화를 애플와치에 자연스럽게 제시했고, ESG의 G를 활용한 기업광고의 새로운 기준으로 평가받으며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필자는 이 광고가 ESG를 본격적으로 기업 브랜딩에 반영하는 신호탄이었다고 평가한다. ESG브랜딩은 기업이 수행하는 ESG 활동을 기업 브랜딩의 주요 신뢰근거(Reason to Believe)로 활용하여, 기업 브랜드 아이덴티티 정립과 브랜드 내재화 및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기업 브랜딩은 한 기업이 기업명을 중심으로 고객에게 인식시키고자 하는 혜택과 가치를 전달하는 활동으로 기업이 발생한 시기부터 그 역사를 같이 해왔다. 최초에는 기업명을 제품과 서비스의 제조자로 인식시키는 식별의 기능부터 시작하여,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가 믿을 수 있는 품질을 보유하고 있다는 품질 보증의 기능으로 발전하였고, 품질 수준이 상승하여 품질 격차를 차별적으로 인식하기 어려운 단계에 도달하면, 사용자의 이미지나 혜택 및 상징적 전달 가치 등으로 차별화하여 경쟁제품보다 높은 가격을 부과하더라도 지속적인 선택을 받을 수 있는 프리미엄을 부여하는 기능으로 진화해 왔다. 최근 인터넷 마케팅이 등장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e-커머스가 발전함에 따라 제품 브랜드를 직접 검색하거나 후기를 확인하고 구매하는 경향이 강해져 기업 브랜드 보다는 제품 브랜드에 대한 인지와 이미지가 중요해짐에 따라 기업 브랜드의 중요성이나 필요성이 점점 약화되는 듯이 보였다. 그러나 ESG의 등장과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기업 브랜드의 중요성이 다시 논의되어야 하는 시점으로 판단된다 ESG 환경에서 기업 브랜딩이 중요해지는 이유는 첫째, ESG 활동이 기업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총체적인 활동이기 때문이다. 탄소중립을 위한 공급망 관리, 원재료 매입, 제조공정 관리나 다양성과 포용성을 추구하는 인력 및 일터 관리, 투명성을 추구하는 조직 및 재무 구조 등 ESG의 모든 영역은 기업차원의 활동을 전제로 한다, 제품 브랜드는 이러한 시스템의 산출물로 기업 차원의 시스템이 완벽히 구축되지 않으면 제품차원의 ESG는 구축되기 어려워진다. 둘째, ESG는 다양한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탄소중립 제품과 친환경 구매 경험을 제공해야 하며 직장에서 일하는 직원에게는 다양성과 공정한 대우 및 포용성을 제공하는 안전한 직장을 제공하고, 이해관계자와 주주에게는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는 등 다양한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의무적으로 대응하여야 한다. 따라서 기업차원의 일관되고 체계적인 시스템과 효율적인 관리체계가 구축되지 않으면 이러한 활동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힘들다. 셋째, 지속적으로 누적된 진정성 있는 실행을 통해 신뢰를 얻지 못하면 ESG 활동의 효과를 최대한 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업차원의 명확한 목표설정 및 이를 지원하는 시스템 구축하에 장기적인 노력이 담보되지 않으면 ESG를 기업의 경쟁력으로 활용하기 어려워지고, 따라서 브랜딩도 기업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ESG 활동이 거의 모든 기업에 의무사항으로 요구되는 시점에서 ESG를 기업 브랜드에 활용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다. 과거 모든 기업이 일정 수준이상의 품질경영을 요구받았을 때도 품질 경영을 기업의 주요한 사명으로 삼고 이를 지속적으로 브랜드화 한 기업들은 오랫동안 고객의 사랑을 받아왔다. ESG도 모든 기업이 반드시 지켜야 할 사항이지만 이를 한 발 앞서 기업의 사명과 목표로 설정하고 장기간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추구한다면 다음 세대에 장기간 사랑받는 기업으로 기업의 가치창조 및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 앞으로 ESG를 기업 브랜딩에 효과적으로 도입하기위한 다양한 방법과 사례 및 그 성과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덧붙이는 글 I 권오영(Oh Young, Kwon) 어드밴스드 브랜딩(Advanced Branding) 대표로,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마케팅 석사학위를 받은 후 27년간 LG, SK, Intel 등 국내외 유수의 기업과 Interbrand, LG경제연구원 등 컨설팅 회사에서 브랜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한 경험이 있는 풀 스택(Full-Stacked) 브랜드 전략가이다. F&B, ICT, 테크 등 다양한 제품/서비스 브랜드 전략 외에 사업 전략을 기반으로 한 기업 브랜드 전략과 브랜드 가치 평가 및 그룹 브랜드 체계를 설계하고,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성원에게 전파하는 내재화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최근에는 ESG와 기업 브랜딩의 연결을 통해 기업 이미지 재구축과 기업 가치를 강화하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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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옥의 공간리질리언스 ①] 폐허에서 피어난 예술...삼탄아트마인
- 산업화 시대에 지역 경제의 중심이었던 2차 산업시설들은 정보화 시대의 도래와 함께 기능을 상실하고 노후화되었으며, 지역 사회에 부담이 되는 존재가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폐산업시설은 단순한 쇠퇴의 결과물이 아니라, 시대적 가치를 지닌 산업유산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삼척탄좌 정암광업소가 있다. 이곳은 1964년부터 운영된 국내 최대 규모의 민영 탄광으로, 한때 정선과 태백 지역 경제를 이끌었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부터 탄광 산업이 급격히 쇠퇴하면서 정암광업소는 2001년 폐광되었고, 이로 인해 지역 사회는 급속한 침체를 겪었다. 지역 붕괴를 막기 위해 정부는 1995년 「폐광지역 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했다. 1996년에는 태백, 삼척, 정선, 영월, 문경을 폐광지역 진흥지구로 지정하여 제도적 지원을 마련했다. 이는 쇠퇴한 산업공간을 문화공간으로 전환함으로써 지역 재생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전환점이 되었다. 멈춘 광산, 깨어난 감각 — 삼탄아트마인의 재생 이야기 한때 수천 명의 광부가 오르내리던 광산이 멈췄다. 그러나 그 멈춤은 단절이 아니라, 새로운 흐름의 시작이었다. 강원도 정선 함백산 자락, 삼척탄좌의 옛 광업소에 자리한 삼탄아트마인은 기능을 잃은 공간이 감정을 되찾고, 사회적 감각(social sense)을 회복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쇳소리 대신 피아노 선율이 흐르고, 탄차가 오가던 자리에 예술가의 붓질이 이어졌다. 이곳은 단순한 산업유산이 아니라, 기억이 환기되고 감각이 중첩되는 문화공간의 재생 실험장이 되었다. 삼탄아트마인은 과거의 흔적을 지우지 않았다. 채탄갱도, 샤워실, 탈의장 등은 해체되지 않고 남겨졌으며, 그 위에 조명과 예술, 사람의 감각이 더해졌다. 석탄, 벽돌, 철재, 콘크리트에 각인된 기억은 이제 공동체가 함께 느끼고 공유하는 공감(empathy)의 장치로 작동한다. 이곳은 박제된 유물이 아니다. 시간을 저장하고 감정을 환기시키는 유연한 구조물이다. 공간 안에서 시간은 선형적으로 흐르지 않는다. 감각을 통해 입체적으로 되살아나며, 관람자의 경험 속에서 새로운 이야기로 확장된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비워진 여백’이다. 전시가 없는 날의 전시관, 광부의 옷이 걸린 휴게실, 햇살이 길게 드리우는 창고 안의 빈 공간은 모두 상상과 몰입을 유도하는 정서적 장치가 된다. 이 비워짐은 관람자에게 각자의 기억과 해석을 덧입힐 수 있는 여지를 준다. 삼탄아트마인은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보다 "무엇을 떠올릴 수 있는가"를 묻는 공간이다. 사람을 이끌지 않고 조용히 기다리는 태도를 취한다. 이곳은 각자의 감정과 기억이 스며들 수 있도록 여백을 남겨주는 장소다. ESG관점에서 본 삼탄아트마인이 공간 삼탄아트마인의 공간 재생은 단순한 설계나 운영 모델의 변화를 넘어 ESG실천의 모범사례이다. 그 사례를 ESG관점에서 보면 다음과 같다. 삼탄아트마인은 해체보다는 보존을 선택함으로써 환경적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의미 있는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기존 건축물을 철거하지 않고 재사용함으로써, 신축 시 발생할 수 있는 탄소 배출을 줄이고 자원 낭비를 최소화하였다. 이는 탄소 저감 효과뿐만 아니라, 공간에 담긴 시간의 흔적과 기억을 유지함으로써 물리적 자산 이상의 문화적, 역사적 가치를 지닌 지속 가능성을 실현한 사례다. 자연과 건축, 과거와 현재, 그리고 재료 간의 조화를 통해 환경을 고려한 설계 철학이 반영되었으며, 이는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관점에서 환경적 책임을 실천한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 삼탄아트마인은 사회적 기업, 예술가, 아이들, 지역 주민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정서적 공동체의 플랫폼으로서, ESG의 사회적(Social) 측면에서 높은 가치를 지닌다. 단순한 이벤트나 전시에 그치지 않고, 일상 속에서 다양한 감정이 교차하고 공유될 수 있는 구조를 지향함으로써, 지역사회 구성원 간의 유대감과 공감의 장을 형성한다. 이는 사회적 포용성과 접근성을 강화하며, 다양한 세대와 계층이 함께 소통하고 성장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사회적 인프라로 기능한다. 감정적 교류가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이 공간은 공동체의 정서적 안정을 도모하고, 사회적 연결망을 강화함으로써 사회적 지속 가능성을 실현하는 실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이 공간의 운영 방식은 전통적인 위계적 통제나 획일화된 시스템이 아닌, 다양한 주체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하고 협력하는 느슨한 연대에 기반한다는 점에서 ESG의 거버넌스(Governance) 측면에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다. 공간의 권력은 소유나 지시에 의한 것이 아니라 ‘돌봄’과 ‘신뢰’를 기반으로 형성되며, 이는 관리의 대상이 아닌 함께 가꾸는 공동체로서의 공간을 지향한다. 이러한 구조는 특정한 수치나 제도적 틀보다 사람과 공간 사이의 윤리적 관계를 중시함으로써, 투명성과 책임성, 그리고 참여 기반의 운영 원칙을 자연스럽게 실현한다. 결과적으로 이 공간은 거버넌스를 제도적 장치가 아닌, 신뢰와 연대에 기반한 공동체적 실천으로 풀어내며, ESG의 본질적 가치를 생활 속에서 구현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공간이 말을 걸 때 – 삼탄아트마인의 재생 이야기 삼탄아트마인의 수직갱을 걷는 순간, 사람은 단지 산업의 역사를 '배우는' 것이 아니다. 그곳에서 우리는 냄새, 어둠, 침묵, 빛의 방향 같은 감각적 요소들을 통해 과거를 몸으로 ‘재구성’하게 된다. 감정은 읽히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느껴지는 것이고, 공간은 정보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감정을 나누는 장이 된다. 이곳에서는 예술작품이 아닌, 공간 그 자체가 정서적 텍스트로 작용한다.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그것을 해석하고, 공유하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더해간다. 삼탄아트마인은 단순한 전시장이 아니다. 이곳은 광산이자 놀이터이며, 기억의 창고다. 예술가의 작업실이 되고, 공동체의 기념장이 되며, 때로는 아이들의 감성이 자라는 교실이 되기도 한다. 이 공간의 복합성은 단순한 목표가 아닌, 존재 그 자체의 조건이다. 다양한 층위의 감정과 기억, 기능과 해석이 동시에 공존하며, 도시는 이 안에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실험하고 감각을 확장한다. 삼탄아트마인은 말을 하지 않는다. 대신 공간 자체가, 오래된 재료의 질감과 물성, 조용한 공기와 빛의 결로 조용히 말을 건넨다. 그 안에서 사람들은 각자의 속도로 추억하고, 감탄하며, 때로는 울컥한다. 이러한 공간은 더 이상 낡고 버려진 폐산업시설이 아니다. 낭비되지 않고 되살아났다. 기능은 멈췄지만 감정은 확장되었고, 건물은 고정되어 있으나 그 안의 사람들은 서로를 향해 열린다. 궁극적으로 문화공간의 재생이란 감정을 설계하고, 기억을 관리하며, 상상력을 허락하는 공간의 윤리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리고 삼탄아트마인은 그 첫 문장을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수옥(Lee Su Ok) 국민대학교 디자인대학원 실내설계 전공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며, 학술연구의 일환으로 유휴 산업시설을 활용한 복합문화공간의 리질리언스 공간 특성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특히 리질리언스 연구는 기존 산업유산을 단순히 보존의 대상으로 한정하지 않고 현대 도시 안에서 지속가능한 문화·사회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해석하여 도시재생과 공간 정의의 관점에서 의미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한국이러닝교육원에서 강사로 활동하며 디자인 및 공간 관련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으며 한국 ESG위원회 인권전략위원장으로서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연구 분야로는 도시재생과 산업유산 재생, 문화유산의 활용 방안에 대해 보다 실제적이고 통합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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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피니언
- 누구도 소외되지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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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옥의 공간리질리언스 ①] 폐허에서 피어난 예술...삼탄아트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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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초(张楚)의 사회기호학 ②] 외로움이라는 현대의 전염병, 우리 사회가 바꿔야 할 것들
- 전 미국 공중보건국장 비벡 할레거 머시(Vivek Hallegere Murthy) 박사는 외로움을 ‘현대의 전염병’이라 했고, 실제로 외로움은 수면 장애, 염증, 우울, 불안, 심지어 수명 단축과도 연결된다. 이 외로움은 단지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도시화와 디지털화, 그리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회적 단절이 극심해진 지금,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가 마주한 공통의 현실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고요하지만 깊은 고통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외로움에 대한 사회적 대응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일상 속 관계 회복을 위한 사회적 구조 마련 미국의 정신과 의사 게일 잘츠(Gail Saltz) 박사는 "깊은 관계 회복은 시간이 걸리지만, 일상적인 작은 상호작용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커피숍에서 건네는 짧은 인사, 슈퍼마켓에서의 잡담도 외로움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이를 사회적 시스템으로 확대하면, 지역 기반 커뮤니티 활성화가 핵심이 된다. 영국에서는 이미 ‘외로움 담당 장관(Minister for Loneliness)’을 두고 고립 문제 해결에 나섰으며, 지역 도서관과 커뮤니티 센터에서 무료 프로그램을 통해 주민 간 소통을 장려하고 있다. 한국도 ‘동네 사랑방’ 개념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하여, 주민 누구나 쉽게 드나들며 교류할 수 있는 소소한 공간들이 늘어나고 있고 이를 활성화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를 위해 주민센터가 행정의 역할을 넘어서 정서적 중심지로 기능해야 할 때이다. 둘째, 디지털 연결의 역설, ‘진짜 연결’을 회복하자 소셜미디어는 빠르고 편리한 연결 수단이지만, 사람을 더욱 고립시키는 양날의 검이 되기도 한다. SNS를 통한 관계는 '진짜 나'보다는 '꾸민 나'를 보여주기 쉽고, 이는 비교와 불안, 단절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는 ‘디지털 디톡스’나 ‘SNS 안식일’을 사회적으로 장려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실제로 미국의 몇몇 고등학교에서는 일주일에 하루는 스마트폰 없이 생활하는 ‘기술 해방일’을 운영 중이며, 부모와 아이가 함께 참여하는 방식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이 일상화된 지금, 우리는 기술보다 사람이 우선임을 사회 전반에 걸쳐 인식시켜야 한다. 셋째. 자원봉사와 지역 참여의 문화화 자원봉사는 단순히 ‘누군가를 돕는 행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게일 잘츠(Gail Saltz)는 “다른 사람을 도우면 내 기분도 좋아진다”고 말하며, 외로움 해소에도 자원봉사가 효과적이라고 강조한다. 미국에서는 퇴직 후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하는 시니어들이 많으며, 일부 주에서는 자원봉사 시간을 대학 학자금 보조와 연계하는 정책도 운영 중이다. 한국도 봉사를 일회성 행사로만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자연스러운 생활의 일부로 유도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학교나 직장에서의 ‘지역 사회 참여 시간’ 제도화, 혹은 기업의 ‘사회공헌 참여일’ 지정은 일상 속 선한 연결을 확산시킬 수 있다. 넷째. 정신 건강을 일상에서 돌보는 습관 만들기 많은 사람들이 외로움 속에서 자신을 돌보는 법을 잊는다. 잘츠는 “취미, 자연 속 산책, 운동은 외로움을 이겨내는 자가 치유 도구”라고 말한다. 특히 유산소 운동은 스트레스와 불안을 완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핀란드에서는 ‘산림 치료’가 실제 정신 건강 치료법으로 사용되고 있고, 일본 삼림욕의 ‘신린요쿠(森林浴)’도 유사한 개념이다. 산림 치료는 나무 아래에서 마음을 챙기고 긍정의 힘을 키우는 활동이다. 우리도 정신과 상담만큼이나, ‘걷기 모임’ ‘취미 공유 모임’ 등 건강한 활동을 장려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정신 건강 상담을 더 쉽게 받을 수 있도록 사회의 시선과 제도 모두 변화해야 한다. 온라인 상담 확대, 지역 정신 건강 센터의 접근성 향상, 청소년·직장인 대상의 예방 중심 프로그램 등이 그 예이다. 외로움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지 않는다. 조용히, 천천히 스며든다. 그렇기에 예방과 회복의 방식도 일상 속에서 조용히, 하지만 꾸준히 이어져야 한다. 우리는 서로를 필요로 하는 존재다. 낯선 이에게 따뜻한 인사를 건네는 일, 내가 속한 지역에 관심을 갖는 일, 나부터 친절을 실천하는 일은 작지만 커다란 연결의 시작이다. 외로움이 점점 커져가는 지금, 우리 사회가 바꿔야 할 것은 거창한 정책만이 아니다. 조금 더 자주 마주 보고 웃고, 마음을 열어주는 문화. 그 작지만 따뜻한 변화들이, 지금 우리에게 가장 절실하다. 장초 / 张楚 / Zhang Chu 장초(张楚)는 중국 루쉰미술학원에서 디자인학 석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국민대학교 테크노전문대학원에서 공간문화디자인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학위 논문은 ‘신해혁명(辛亥革命) 이후의 중국 광고에서의 여성 이미지 변화연구’이다. 현재 루쉰미술학원 시각전달디자인학원에서 교직원로 재직 중이며 연구 분야로는 여성 이미지, 사회기호학(social semiotics), 시각 문법(visual grammar)에 대해 심도 있게 연구를 진행 중이다. 또한 사단법인 한국ESG위원회 환경청년위원회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ESG코리아뉴스의 칼럼리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박사학위 기간 중 KCI에 2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2024년 6월 24일 화석연료 줄이기 친환경 퍼포먼스’에 참석하여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해 환경 활동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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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초(张楚)의 사회기호학 ②] 외로움이라는 현대의 전염병, 우리 사회가 바꿔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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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려의 똑똑한 미래 ③] 2025년 프리츠커 건축상 수상자 류자쿤(Liu Jiakun)... 건축은 사회적 문제 해결의 도구이다.
- 2025년 프리츠커 건축상(Pritzker Architecture Prize)이 중국 청두 출신의 건축가 류자쿤(Liu Jiakun)에게 수여되었다. 류자쿤은 1956년 출생으로, 충칭건축공정학원을 졸업했다. 그는 초기에는 작가로서 예술 활동을 시작했으나, 이후 건축으로 전향하여 자쿤건축설계사무소(Jiakun Architects)를 설립했다. 오늘날 건축계는 급변하는 사회적·환경적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이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류자쿤은 설득력 있는 해법을 제시하며, 건축을 단순한 조형 예술을 넘어 사회적 문제 해결의 도구로 삼아왔다. 그의 작품을 분석하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주요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1. 지역성을 반영한 맞춤형 설계와 건축 류자쿤의 작품은 특정한 미학이나 스타일을 따르지 않으면서도 일관된 건축적 전략과 높은 완성도를 유지한다. 그는 건축이 획일적인 양식에 갇혀서는 안되며, 각 프로젝트의 특성과 지역의 요구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통해 류자쿤의 건축은 장소와 환경에 맞춘 설계와 건축을 실현하며, 현지의 특성을 존중하는 형태로 구현된다. 2. 중국 현실에 대한 깊은 통찰과 ‘지역성으로부터 배우기’ 그의 건축 철학은 중국의 사회적·환경적 현실을 깊이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는 지역성을 핵심 가치로 삼아, 건축이 지역의 문화, 역사, 자연 환경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건축은 단순한 조형적 표현이 아니라, 토지, 재료, 기후, 인간의 실질적 요구에 기반해야 한다는 원칙을 따른다. 그는 “건축은 고립된 예술 작품이 아니라, 토지로부터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류자쿤의 작업에서 일관되게 나타나는 요소로, 지역의 환경과 건축을 긴밀하게 연결하려는 시도로 이어진다. 3. ‘저기술 전략(Low-Tech Strategy)’을 통한 지속 가능한 건축 류자쿤은 쓰촨 분지의 습하고 비가 많은 기후에서 영감을 받아 ‘저-기술 전략(Low-Tech Strategy)’을 개발하였다. 이는 현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예: 셰일 벽돌, 대나무 거푸집 콘크리트)를 활용하고, 전통적 건축 기법을 적용하여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전략은 건축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건축에 지역적 미학을 부여하는 효과를 가진다. 그는 단순히 기술력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전통적 건축 방식을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지속가능성을 실현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 중 루예위안(鹿野苑) 박물관에서는 대나무 거푸집 콘크리트를 사용하여 불교 석각 예술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는 공간을 조성하였다. 또한, 시춘다위안(西村大院)에서는 거대한 대나무 거푸집 콘크리트 기둥을 통해 도시적 맥락 속에서 서민적 정서를 담아내는 실험적인 시도를 했다. 4. 건축의 사회적 역할과 공공성 류자쿤은 40년 이상 건축 활동을 하면서, 도시와 농촌을 아우르는 다양한 공공 프로젝트를 수행하였다. 그는 건축이 단순히 미학적 완성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의 대표적인 사회적 건축 프로젝트로는 2008년 쓰촨 대지진 이후 진행한 재생 프로젝트가 있다. 그는 지진으로 인해 발생한 폐허를 친환경 건축 재료로 변환하는 방식을 연구하며, 재해 지역을 위한 건축적 해결책을 제시했다. 또한, 쑤저우 위야오진전박물관에서는 역사적 건축 유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접근법을 보여주었다. 그의 프로젝트들은 단순히 새로운 건축을 짓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맥락을 반영하고, 문화적 유산을 재조명하는 방식으로 전개되었다. 5. 도시와 건축의 기능적 통합 그는 도시의 다양한 기능을 통합하고, 상충하는 요구를 조율하는 시스템적 사고를 실천하였다. 이는 현대 도시가 직면한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중요한 접근법이다. 웨스트 빌리지 코트야드에서는 다양한 기능을 가진 공간을 조성하여 시민들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이는 단순한 건축 공간을 넘어, 사람들이 살아가는 장소로서의 가치를 강조하는 방식이었다. 그의 건축 철학은 "건축은 사람들이 우러러보는 대상이 아니라, 자유롭게 숨 쉴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말로 요약될 수 있다. 그는 건축이 소수의 엘리트를 위한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믿었다. 6. 문화적 전통과 현대적 해석의 조화 류자쿤의 건축은 중국의 전통 건축 기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방식을 따른다. 그는 단순한 복고주의를 지양하고, 전통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여 지속 가능한 건축을 만들어간다. 대표적인 예로 루예위안 석각 예술 박물관에서는 창이 없이 노출 콘크리트 공간을 통해 불교적 선 사상을 구현하였다. 또한, 쑤저우 위야오진전박물관에서는 거대한 기둥 구조를 통해 자금성에서 사용된 벽돌을 사용해 역사적 의미를 건축적으로 재현했다. 그에게 정체성이란 개인적인 것만이 아니라, 특정한 장소에 대한 집단적 소속감을 의미한다. 그는 전통을 단순히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창의적으로 변형하여 미래로 연결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류자쿤의 건축은 지역성과 현대성을 조화롭게 융합하며, 사회적 책임과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건축적 해법을 제시한다. 그는 단순히 아름다운 건물을 짓는 것이 아니라, 건축이 인간과 환경, 그리고 사회적 맥락 속에서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담아낸다. 그의 건축 철학은 토지로부터 배우고,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는 건축이라는 말로 요약될 수 있으며, 이는 오늘날 건축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시사하는 중요한 메시지라 할 수 있다. 진려 / 陈丽 / Chen Li 중국 난징예술학원 디자인학원에서 실내 디자인학 석사를 마치고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공간문화디자인학과 크리에이티브 인테리어 아키텍쳐랩(Creative Interior Architecture Lab)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학위 논문은 ‘미래도시 수직농장의 3T(ICT, Plant Technology, Spatial Technology) 기술 예측 연구’이다. 또한 현재 ESG 코리아 뉴스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며, 사단법인 한국 ESG 위원회(Korea ESG Committee) 미래기술위원회(Future Technology Committee)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현재 수직 농장의 정보화 기술, 재배 기술, 공간 기술에 대한 심층 연구를 진행 중이며, 한국에서 박사학위 기간 중 KCI에 2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스마트 팜의 공간 배치 특성에 관한 연구’와 중국 ‘예술백가’의 중문 핵심 정기간행물에 ‘해체주의 실내공간설계의 창작 관념과 수법’에 관한 논문을 발표하였다. 또한 2025년 6월에 출판 예정인 ’생태학의 풀리지 않은 문제들‘이라는 서적의 중국어, 영어 교정에도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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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려의 똑똑한 미래 ③] 2025년 프리츠커 건축상 수상자 류자쿤(Liu Jiakun)... 건축은 사회적 문제 해결의 도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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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동훈의 공간언어 ①] 공간철학이 담겨진 공동체의 공간언어 ‘판교 하우징’
- 도시화가 가속화되면서 현대 주택은 사생활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는 밀폐형 구조로 발전해왔다.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이러한 공간 설계는 한편으로는 안전하고 편리한 생활을 보장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적 연결성을 약화시키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특히, 인구 고령화와 1인 가구의 증가로 인해 가족의 형태는 더욱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으며, 기존의 가족 공동체가 개인과 사회를 연결하는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하는 현실이 되고 있다. 과거에는 대가족이 중심이었지만, 산업화 이후 핵가족으로 분화되었고, 이제는 핵가족에서 다시 1인 가구로 세분화되는 추세이다. 이러한 변화는 개인이 독립적인 존재로서 사회와 관계를 맺는 방식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족이라는 전통적인 울타리가 약화된 시대에는 개인이 단순히 고립된 존재가 아니라, 사회 안에서 능동적으로 상호작용하며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를 구성해 나가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주거 공간의 역할도 새롭게 정의될 필요가 있다. 이제 주거는 단순히 사적 공간을 넘어, 이웃과 함께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장소로 변모해야 한다. 현대의 집합 주거는 단순한 물리적 집합체가 아니라, 공동체적 가치를 형성할 수 있는 공간적 배치와 관계를 담아내야 한다. 즉, 건축은 단순한 건물 설계를 넘어, 구성원들이 공동체적 경험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판교 하우징은 위와 같이 변화하는 현대 주거에 따라 기존의 문제점을 타파하고, 새로운 개념의 주거 형태를 선보인 일본 건축가 야마모토 리켄의 작품이다. 3-4층 규모의 건축물을 약 9-13개의 주거 단위로 구성한 클러스터가 9개로 구성된 판교 하우징은 2층의 공동 데크를 통해 각 주거 단위의 투명한 공간을 연결한다. 다양한 용도로 활용 가능한 거대한 현관 역할을 하며, 클러스터 주변 환경의 특성에 맞춰 구성이 가능하다. 공간을 여는 주거 자녀 교육을 위해 학교나 학원을 이용하고, 고령자는 요양 시설에 의탁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 되었다. 이는 주거 공간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외부 시설이 보완하는 구조로 변화했음을 보여준다. 결국, 주택의 한계가 외부와의 연결을 유도하는 계기가 되고 있으며, 이는 가족 단위에서 사회로 시선이 확장되는 하나의 흐름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생활 방식의 차이를 넘어, 거주자들이 주거 공간에 기대하는 기능과 프로그램의 다양성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예전에는 주택이 단순히 먹고 자는 공간이었다면, 이제는 재택근무, 여가, 공동체 활동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따라 주택의 공간 구성도 변화하고 있으며, 특히 공적 공간과 사적 공간의 관계에 대한 인식이 새롭게 정의되고 있다. 사적 공간과 공적 공간이 명확히 구분되던 과거 주거와 달리, 판교 하우징은 가변적이고 유동적인 형태로 설계되었다.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넘어 사회와 연결되는 주거 공간의 역할로서 지역사회 구성원과 더욱 풍요롭고 조화로운 생활 환경을 만들어간다. 관계를 설계하는 건축 야마모토 리켄은 기존의 건축이 지나치게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을 분리함으로써 개인을 사회로부터 단절시키는 문제를 지적하며, 개별 주거 공간이 지역사회와 적극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일정 부분 공유 가능한 영역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판교 하우징에서도 이러한 철학이 반영되어 공공 공간을 단순한 부대시설이 아닌,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활용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전통적인 아파트나 주거 단지처럼 개별 유닛이 독립적으로 배치되는 것이 아니라, 주거와 커뮤니티 공간이 자연스럽게 엮이는 구조를 취한다. 각 세대의 경계를 엄격히 나누기보다, 공동 마당, 공유 복도, 개방형 테라스 등을 통해 입주민들이 서로 마주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소통을 유도하는 장치로 기능한다. 이는 야마모토 리켄이 강조하는 ‘공간을 통해 공동체를 형성하는 과정’과 맞닿아 있다. 단순히 벽을 허물고 개방적인 구조를 만든다고 해서 지역사회가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이고 관계를 맺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건축은 가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건축은 단순한 공간의 창조가 아닌, 사람과 사람, 사람과 환경 간의 관계를 형성하는 매개체이다. 건축물이 완성된 이후에는 그 공간이 삶의 다양한 조건과 맥락 속에서 지속적으로 변화하며 인간 생활의 토대가 되어야 한다. 야마모토 리켄의 저서 『건축은 가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에서 “건축물은 가설을 바탕으로 지어지며, 지어진 건물은 역으로 그러한 가설을 강화시킨다. 가설은 어디까지나 가설에 불과하기 때문에 틀린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일단 건물로 지어지고 나면 … 가설이 더 이상 가설이 아니라 그 건축물을 만든 객관적인 근거로 받아들 여지는 것이다. … 단순한 가정이 건축물이라는 용기를 통해 보여질 때 하나의 당당한 근거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 우리는 그러한 바탕을 의심해야만 한다. 가설이 객관성을 지닌 것처럼 보이기 시작할 때, 우린 그것을 비판적으로 바라보아야 하는 것이다.” 를 통해 건축은 단순히 제공된 환경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사용자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당연한 조건으로 받아들이는 물리적 기반임을 주장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건축 공간은 생활의 기반으로써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어야 하며, 건축가는 공간을 구현하는 방식을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앞으로의 주거 공간은 단순한 주거 기능을 넘어, 다양한 관계를 구성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건축이 개인과 사회를 연결하는 매개체로 작용할 때, 우리는 더 따뜻하고 지속 가능한 도시 환경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현동훈 (Hyun Dong Hun) 유니버설 디자인, 친환경 건축 등 사회적인 가치를 연구하는 공간디자이너이다. 국민대학교 공간디자인과를 졸업한 후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에서 공간디자인을 전공하여 석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사회적 가치가 포함된 건축과 이를 표현하는 공간을 탐구하고 있다. 미래사회의 건축 방향성과 트렌드 변화를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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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동훈의 공간언어 ①] 공간철학이 담겨진 공동체의 공간언어 ‘판교 하우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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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은 칼럼] 미래도시는 ‘하이퍼 리좀 시티(Hyper Rhyzome City)’로 변화한다.
-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은 2045년이 되면 기술적 특이점이 도래하여 인간의 삶에 거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단순한 공상이 아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미래는 내일이 아니라 오늘 시작된다"고 말했다. 미래 사회를 위한 변화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는 것이다. 과거, 현재, 미래라는 시간의 구분은 환상에 불과할지 모른다. 하지만 미래는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다가올 미래사회는 새로운 기술로 인해 혁신적으로 변화할 것이다. 드론 자동차, 하이퍼루프, 인공지능, 로봇 등의 발전은 미래도시에 대한 우리의 상상을 현실화할 것이다. 세계적인 건축회사 SOM(Skidmore, Owings & Merrill)의 전문가들은 미래도시를 위한 10가지 주요 원칙을 제시했다. 이 원칙은 생태학(Ecology), 물(Water), 에너지(Energy), 거주 적합성(Livability), 폐기물(Waste), 식품(Food), 이동성(Mobility), 문화(Culture), 인프라(Infrastructure), 경제(Economy) 등이다. 이러한 원칙은 지속 가능한 미래도시를 위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다. 거주 적합성(Livability)은 인류의 생존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필수적인 개념이다. 스마트 기술이 적용된 미래도시는 접근성, 편리성, 안전성이 강화된 생활 환경을 제공하며, 도시 공간의 기능을 한층 더 발전시킬 것이다. 첨단기술이 발전하면서 하늘을 나는 드론 자동차나 초고속 하이퍼루프가 주목받고 있다. 이는 기술적 열망뿐만 아니라, 미래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요소들이다.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은 개인용 비행체(PAV, Personal Air Vehicle)를 공개했으며, 우버와 협업해 개발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은 드론 택시 상용화를 위한 시험 비행을 허가하는 등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드론 자동차 중심의 이동사회가 도래하면 주차 시스템에도 혁신적인 변화할 것이다. 기존의 지상 및 지하 주차 방식에서 벗어나, 초고층 건물마다 개인용 플랫폼을 마련해 드론 자동차를 주차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미래의 도시는 더 이상 땅에 의존하지 않고, 공중 이동이 보편화된 사회로 변화할 것이다. 교통혁명과 네트워크형 미래도시 ‘하이퍼 리좀 시티(HRC)’ 드론 자동차와 하이퍼루프로 연결된 미래도시를 ‘하이퍼 리좀 시티(HRC, Hyper Rhizome City)’라고 한다. 하이퍼리좀시티는 지역 간 경계를 허물고 드론과 하이퍼루프를 통해 빠른 연결성을 갖춘 네트워크형 도시를 말한다. 하이퍼리좀시티의 발전은 하이퍼텍스트(Hypertext)처럼 발전한다. 하이퍼텍스트는 문서 간을 하이퍼링크로 연결하여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단일 선형 흐름이 아닌 비선형 구조를 갖는다. 마찬가지로, 미래 도시의 교통망 역시 선형이 아닌 비선형 구조를 이루며, 드론 자동차와 하이퍼루프를 통해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최근 미국에서는 이러한 미래도시 개념을 실제로 구현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덴마크 건축가 비야케 잉겔스(Bjarke Ingels)는 미국 사막에 인구 500만 명이 거주할 ‘텔로사(Telosa)’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이는 억만장자 기업가 마크 로어(Marc Lore)가 주도하며 무인 지역을 개발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가치 상승 이익을 주민 복지기금으로 활용하려는 혁신적인 미래도시 개발 모델이다. 미래도시는 지속 가능한 건축 자재, 드론 자동차, 하이퍼루프, 인공지능, 물관리, 스마트 팜 등 다양한 기술적 해결책을 필요로 하고 있다. 또한, 지구 온난화와 에너지 문제와 같은 난관을 해결하는 것도 무엇보다 필요한 문제이다. 만약 이러한 기술들이 해결된다면 우리가 꿈꾸는 미래도시는 하이퍼리좀시티로 변화할 것이다. 기술의 발전과 함께 미래는 이미 시작되었다. 우리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하며, 변화의 흐름 속에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설계해 나가야 한다. * 참고문헌: 시그널코리아 2025, 사)미래학회, 주)광문각출판미디어 윤재은 / Jaeeun Yoon 예술, 문학, 철학적 사유를 통해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공간철학자이자 건축가이다. 현재 다가올 미래도시와 기후위기를 고려한 ESG에 대해 연구 하고 있다.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공간디자인학과, 테크노전문대학원 공간문화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 학사, 미국 뉴욕 프랫대학 인테리어디자인 석사, 홍익대학교 건축대학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사단법인 한국ESG위원회 이사장, 한국토지주택공사 LH 이사회 의장, LH ESG 소위원회 위원장, 2022년 대한민국 ESG소통 운영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미국의 UC버클리대학 뉴미디어 센터에서 1년간 방문학자로 있었다. 저자는 ‘해체주의 건축의 공간철학적 의미체계’ 박사 논문을 통해 공간철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적 영역을 개척하였다. ‘공간철학’이란 반성을 통해 지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직관을 통해 무형의 공간과 사물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다. 주요 저서로는 장편소설 ‘비트의 안개나라’, 시집 ‘건축은 나무다’, ‘건축은 선이다’, 건축 전문서적 ’Archiroad 1(Hyun), Archiroad 2(Sun), Archiroad 3(Hee)‘, 철학 인문 서적 ‘철학의 위로’, 미래도시 연구 시그널코리아 2024(공저), 시그널코리아 2025(공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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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은 칼럼] 미래도시는 ‘하이퍼 리좀 시티(Hyper Rhyzome City)’로 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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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은 칼럼] ‘바다의 경제학(Sea’s Economic)’에서 본 ‘육지의 경제학(Land’s Economic)’
- 인간사회에서 생존 문제는 경제 문제와 집결된다. 경제란 재화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인간의 행위로 자본주의 사회를 돌아가게 하는 힘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존은 치열한 경쟁을 통해 이루어진다. 하지만 생존을 위한 경쟁도 공정과 균형 아래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만약 이러한 균형이 깨지면 사회는 불안, 증오, 폭력으로 흘러가게 된다. 최근 ‘묻지마 범죄’와 ‘자살’ 등이 이러한 불균형에서 비롯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에 대한 욕구는 분배보다 ‘축적의 욕구’가 강하다. 하지만 과도한 축척은 욕망이 되고 사회 시스템의 균형을 파괴할 수 있다. 만약 사회가 강한 자 중심으로 돌아간다면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현상은 가속화된다. 자본사회에서 인간의 욕망은 두 가지로 발전한다. 하나는 ‘공유 욕망(Shared Desire)’이며, 다른 하나는 ‘소유 욕망(Possession Desire)’이다. 공유는 ‘함께 사는 사회’를 뜻하고 소유는 ‘혼자 사는 사회’를 뜻한다. 공유 욕망은 자본의 축적이 아니라 사회적 배려를 기본으로 한다. 그러나 소유 욕망은 자신만을 생각할 뿐 타인에 대한 배려가 상실된다. 소유 욕망에서 타인은 경쟁의 대상일 뿐 고려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따라서 경쟁 중심의 사회는 갈등 사회가 되고 이러한 사회를 ‘생존 사회(survival society)’라 한다. 생존 사회에서 행복 사회로 가기 위한 국가의 경제정책은 공정경쟁을 기반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만약 경제정책이 한쪽에 편중되거나 정의롭지 못하면 그 국가는 갈등 사회로 진입하게 된다. 따라서 모두가 행복한 나라가 되기 위해선 ‘공평한 경제, 희망이 있는 경제, 함께하는 경제’가 되어야 한다. 바다의 경제학(Sea’s Economic)에서 배우는 육지의 경제학(Land’s Economic) 모두가 행복하고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바다의 경제학(Sea’s Economic)’을 배워야 한다. 지구 표면의 70.8%를 차지하는 바다의 경제는 육지의 경제와 사뭇 다르다. 하지만 그 ‘근본은 하나’이다. 바다는 살아있는 생태계를 유지하면서도 3단계의 경제체제를 잘 유지하고 있다. 바다의 기초경제: ‘플랑크톤 경제(Plankton Economy)’ 바다 경제의 1단계는 ‘플랑크톤 경제(Plankton Economy)’이다. 바다 경제의 최소단위인 플랑크톤은 바다 생태계의 기초경제이다. 바다에 서식하는 모든 생태계는 플랑크톤의 먹이사슬로부터 시작된다. 이들은 바다 경제의 밑바탕이 되며, 상위 포식자인 피시(Fish)의 먹이가 된다. 바다에 물고기가 살 수 있는 것은 플랑크톤이 있기 때문이다. 플랑크톤은 바다 경제 생태계의 기초가 된다. 육지경제의 플랑크톤은 ‘노동자(Worker)’이다. 이들은 생산의 주체가 되며, 모든 생산의 기초를 담당하며 육지경제의 기반 된다. 육지경제의 모든 생산과 분배는 이들의 ‘땀방울(Drops of Sweat)’에서 만들어진다. 프랑크톤 경제의 노동자들은 사회로부터 많은 것을 원하지 않고 먹고 살 수 있을 정도의 경제적 여건에도 만족하며 살아간다. 이들의 경제 활동 요구는 인간의 기본권에 들어가는 최소한의 요구로 공정한 사회를 원한다. 모두가 함께 사는 사회에서 ‘노동’을 통해 흘린 땀은 고귀하고 신성하다. 바다의 중심경제: ‘피시 경제(Fish Economy)’ 바다 경제의 2단계는 ‘피시 경제(Fish Economy)’이다. 물고기들은 바다 생태계의 먹이사슬 중 하위생태계인 플랑크톤을 통해 살아간다. 피시는 플랑크톤의 작은 경제체계엔 관심이 없다. 그렇다고 고래나 상어와 같은 상위 포식자의 그룹에도 관심이 없다. 이들은 자신의 위치에 만족하며 바닷속 중심 세력이 되어 플랑크톤을 흡수하고, 상위 포식자의 생존을 유지하며 바다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한다. 육지경제의 피시(Fish)는 ‘샐러리맨(Salaryman)’과 ‘중소기업’이다. 이들은 육지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며, 국가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한다. 이들은 임금 노동자의 자리를 탐내지 않고, 그렇다고 슈퍼부자(Super rich)를 부러워하지도 않는다. 이들은 자본주의 경제체계 속에서 주어진 자리에 만족하며, 자신의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그룹이다. 바다의 거대경제: ‘고래 경제(Whale Economy)’ 바다 경제의 3단계는 ‘고래 경제(Whale Economy)’이다. 이들은 물고기이 아닌 포유류이지만 바다 생활을 하면서 최상위의 포식자에 들어간다. 이들은 몸집이 너무 커서 엄청난 물고기를 먹어야 산다. 물고기가 플랑크톤을 먹는 양은 비교도 할 수도 없다. 바다의 생태계를 유지 시켜주는 것은 고래가 아니라 피시이다. 하지만 거대한 바다의 경제는 고래와 같은 거대한 생물이 있어야 한다. 고래는 거대한 몸짓을 통해 파도를 만들고 바다를 잠들지 않게 하기 때문이다. 육지경제의 고래(Whale)는 대기업이다. 대기업은 국가 경제의 모든 것을 좌우할 만큼 큰 영향력을 가진다. 이들의 경제활동은 개인의 경제활동을 넘어 국가 경제를 좌우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그룹(group)이다. 특히 국제사회의 경쟁력이 중요한 상황에서 대기업은 국가의 운명을 결정할 만큼 중요한 경제주체이다. 이들은 소수의 그룹을 가지고도 다수의 그룹을 리드한다. 이들의 정책과 행동은 육지경제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대기업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이들의 역할에도 균형이 필요하다. 만약 대기업이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 경제에 들어가 모든 것을 독식하려 한다면 이는 매우 위험한 일이다. 중소기업, 소상공인과 상생하려는 대기업의 자세 대기업이 국가 경쟁력을 위해 기술을 개발하고 세계시장에서 승리하려면 대기업의 품격에 맞는 일에 치중하여야 한다. 특히 대기업은 막대한 자산을 통해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이 생업으로 살아가는 분야에서 사업을 확장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대기업이 빵집, 식당, 편의점, 커피전문점 등을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이 사업 분야는 플랑크톤이나 피시가 살아가는 작은 경제이기 때문이다. 만약 대기업이 이런 분야까지 모두 장악하려 한다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몰락할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대기업은 막대한 자본을 들여 순식간에 소규모 경제를 장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기업은 자신들의 규모와 기술에 맞는 사업에 집중해야 하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생태계를 보호하여 공정경제가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바다 경제(sea economy)는 서로의 배려를 통해 상생으로 나아가는 육지 경제(land economy)의 나침판이다. 육지와 바다의 3가지 경제 군은 자신의 자리에서 스스로를 만족하며, 약자에 대한 배려와 함께 성장해야 한다. 만약 고래와 같은 포식자가 자신이 배고프다고 플랑크톤과 피라미 같은 물고기를 다 잡아먹는다면, 바다의 생태계는 혼란을 휩싸이며, 피시(Fish)의 멸종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 하지만 피시의 종말은 결국 상위 포식자인 고래의 종말로 막을 내릴 수밖에 없다. 플랑크톤과 피시(fish)가 존재하지 않는 바다 경제의 생태계를 생각해보라! 아무리 최상위의 포식자인 고래일지라도 먹지 않고 살 수 없다. 그들의 몸 규모는 너무 커서 플랑크톤이나 작은 고기로는 배를 채울 수 없다. 따라서 피시의 종말은 결국 고래의 종말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고래의 종말에도 작은 규모의 플랑크톤이나 피시는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것이다. 이들은 적게 먹고도 생존하는 법을 알기 때문이다. 큰 기업이 중간 기업의 영역을 탐내고, 중견 기업이 소상인의 영역을 탐내는 것은 육지경제계의 생태계를 망치는 것뿐 아니라, 국가 경제의 몰락을 가져올 것이다. 조그마한 탐욕이 큰 화를 가져오는 것처럼 대기업은 대기업으로서의 영역에서 큰 크림을 그리고, 중소기업은 중소기업의 영역에서 국가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때, 그 국가는 더불어 행복하게 사는 국가가 될 것이다. 이러한 국가 경제체계 속에서 노동자는 자신의 땀방울을 흘릴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 덧붙이는 글 I 윤재은(Yoon Jae Eun) 예술, 문학, 철학적 사유를 통해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공간철학자이자 건축가이다. 현재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공간디자인학과, 테크노전문대학원 공간문화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 학사, 미국 뉴욕 프랫대학 인테리어디자인 석사, 홍익대학교 건축대학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사단법인 한국ESG위원회 이사장, 한국토지주택공사 LH 이사회 의장, LH ESG 소위원회 위원장, 2022년 대한민국 ESG소통 운영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미국의 UC버클리대학 뉴미디어 센터에서 1년간 방문학자로 있었다. 저자는 ‘해체주의 건축의 공간철학적 의미체계’ 박사 논문을 통해 공간철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적 영역을 개척하였다. ‘공간철학’이란 반성을 통해 지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직관을 통해 무형의 공간과 사물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다. 주요 저서로는 장편소설 ‘비트의 안개나라’, 시집 ‘건축은 나무다’, ‘건축은 선이다’, 건축 전문서적 ’Archiroad 1권(Hyun), 2권(Sun), 3권(Hee)‘, 철학 인문 서적 ‘철학의 위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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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은 칼럼] ‘바다의 경제학(Sea’s Economic)’에서 본 ‘육지의 경제학(Land’s Econom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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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임 칼럼] 저출생 문제 해결의 마지막 기회: 10년의 골든타임을 잡아라 ②
- 대한민국 저출산의 가장 큰 이유는 젊은이들이 결혼, 출산, 육아보다 노동시장에서의 생존에 더 큰 에너지를 쓰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개인의 선택의 문제가 아닌 부모세대의 삶을 보면서 학습된 사회문제의 결과다. 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가정과 사회의 균형을 재조정하고, 노동시장에서 일과 가정의 양립이 실현되도록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그 첫 번째 전략은 육아휴직 제도의 개선이다. 이 계획은 육아휴직 이용을 촉진하고, 특히 남성의 육아휴직 참여를 장려하는 방안을 포함한다. 이는 전통적인 성 역할에서 벗어나, 양성 모두가 육아에 적극 참여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육아휴직 제도의 개선과 남성의 육아휴직 참여 촉진은 성 평등의 관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남성과 여성 모두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성별에 기반한 전통적인 역할 분담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양성 평등한 사회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이러한 접근은 남성이 육아에 동참하는 것을 거부하지 않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아빠 육아휴직의 실질적 사용으로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노동자의 90%가 일하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국가 지원(휴직 급여, 대체 인력 비용 등)은 필수이고, 국가가 지원해주지 않으면 육아 휴직 제도는 현실적으로 의미가 없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속담처럼, 육아는 부모만의 책임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가 함께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한민국의 두 번째 전략은 영유아에 대한 집중 지원이다. 그동안 정부는 보육시설 중심의 정책에 집중해서 예산을 투여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0, 1세의 영유아의 지원이 부족했다. 그 결과 경력단절 여성의 대부분이 이 시기에 발생했다. 다행히 필자가 대통령 비서실 여성가족비서관으로 근무하며 영유아 지원예산을 기본계획에 수립하고 예산도 확보하여 21년부터 부모급여 형태로 지원하고 있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하며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하는 것은 부모뿐만 아니라 국가에도 중요한 투자이다. 자녀들이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것은 국가의 큰 기틀을 다지는 일이며, 이를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과 투자는 필수적이다. 이러한 정책과 지원은 미래 세대의 발달과 국가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기여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세 번째 전략으로 근로시간의 단축이 있다. 이 전략은 근로자들이 일과 가정 생활 사이에 균형을 찾을 수 있게 하고, 저출산 문제를 완화하는 데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근로시간 단축은 노동의 질을 향상시키고, 가정 내에서 공평한 역할 분담을 장려함으로써 특히 여성 근로자들이 직장과 가정을 병행하는 데 도움을 준다. 더불어 이는 새로운 고용 기회를 창출하여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러한 정책은 노동 생산성의 향상과 직장 내 스트레스 감소에도 기여하며, 노동시장의 유연성 증가와 새로운 고용 창출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는 경제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동시에, 가정이 단순한 쉼터가 아닌 삶의 근원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한다. '저녁이 있는 삶'을 통해 가족 구성원들이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나며, 이는 가정 환경을 개선하고 더 많은 가정이 자녀를 갖기를 원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기여한다. 네 번째 전략으로는 방과 후 돌봄 서비스의 확대와 개선이 있다. 학교나 지역사회에서 제공되는 다양한 방과 후 프로그램은 부모가 안심하고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아이들에게 더 많은 학습 기회와 사회적 상호작용을 제공한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아이들의 전반적인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저출산 문제에 대응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방과 후 돌봄 서비스의 확대는 아동의 사회적 기술과 학습 능력을 발달시키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 이는 부모가 직장 생활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고, 가족 구성원 모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아이들이 건강하고 꿈을 가진 어린이로 성장하는 데 기여한다. 국가는 이러한 아이들을 국가의 미래로 여겨야 하며, 그에 따른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이는 단순히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는 것을 넘어서, 보육과 교육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지혜로운 접근이 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아이들이 본인과 국가 모두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건강한 어린이로 자라도록 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우리가 직면한 저출생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위기이며, 지금이 바로 행동을 취할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육아휴직의 개선, 영유아 지원의 확대, 근로시간의 단축, 그리고 방과 후 돌봄 서비스의 질적 향상은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중요한 전략들이다. 이러한 정책들이 효과적으로 실행되고, 사회 전반적인 인식 변화가 함께 이루어진다면, 우리는 저출생의 하락 곡선을 멈추게 하고 반등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 아직 우리에게는 현재 인구의 구조상 10년의 골든타임이 남아 있다. 덧붙이는 글 김유임 (Kim, You Im) 한국ESG위원회 저출생대책위원장이며, ESG코리아뉴스 칼럼니스트로 활동중이다. 이화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를 취득했다. 문재인대통령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으로 근무하며 저출생고령사회기본계획을 수립했다. 현재 저출생과 국가경제위기를 고민하며, ESG평가분야에서 저출생과 사회적 기업경영문제를 포함하여 K-ESG 기준을 마련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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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임 칼럼] 저출생 문제 해결의 마지막 기회: 10년의 골든타임을 잡아라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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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칼럼] 중소기업과 ESG경영(3) –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유감
- 우리나라 「중대재해처벌법」 의안에서는 이 법이 제안된 배경을 “사업주, 법인 또는 기관 등이 운영하는 사업장 등에서 발생한 중대산업재해와 공중이용시설 또는 공중교통수단을 운영하거나 위험한 원료 및 제조물을 취급하면서 안전·보건 조치의무를 위반하여 인명사고가 발생한 중대시민재해의 경우,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및 법인 등을 처벌함으로써 근로자를 포함한 종사자와 일반 시민의 안전권을 확보하고, 기업의 조직문화 또는 안전관리 시스템 미비로 인해 일어나는 중대재해사고를 사전에 방지하려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이 발효되어 있는 상태에서 안전에 대한 새롭고 더 강한 법률이 제정된 것으로 세부적으로 기업 경영책임자가 안전 확보 의무를 소홀히 해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1년 이상 징역형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는 법으로, 2021년 제정 뒤 2022년 1월부터 50명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공포 당시 50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된 유예 기간이 종료되고, 유계 기간 연장에 대한 국회에서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27일부터 유예 기간이 종료되어 5인 이상 전국 83만여개의 사업장에 전면 적용된다. 노동계는 환영, 사용자는 유감이라고 신문은 전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기업 경영책임자가 안전 확보 의무를 소홀히 해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1년 이상 징역형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는 법으로, 2021년 제정 뒤 2022년 1월부터 50명 이상의 사업장을 대상으로 시행됐으며, 5~49명 사업장에는 2년간 적용을 유예해 27일부터 시행할 예정이었으나 정부와 국민의힘 쪽은 현장이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다며 2023년 9월부터 2년 추가 적용 유예 내용을 담은 법 개정을 추진해 왔다. 임시국회에서의 법 개정이 무산됨에 따라 노동자 5~49명이 일하는 전국의 사업장(전체 사업장의 24%)에도 27일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된다. 이들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800만 여명에 달한다고 한다. 반복되는 일터의 죽음을 막기 위해 안전보건관리체계에 소홀한 사업주에 대한 처벌 등 강력한 의무를 부과해야 한다는 취지로 중대재해처벌법이 만들어진지 꼭 3년 만이다. 인간 세계를 다루는 법률이 완벽하기는 아마 불가능할 것이다. 3년전 중대재해처벌법을 제정할 때 법의 적용에 대한 로드맵이 공지되었고 그에 따라 쉽지는 않지만 중소기업 등 소사업장을 지원하는 책무를 가진 정부와 자구노력을 이행해야 할 의무를 가진 중소기업 모두 유예기간을 제대로 활용하였어야 하는데, 유감스럽게도 집권 여당과 정부는 준비가 미흡하니 유예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하고, 다수 의석을 가진 야당에서는 명분만을 중시하며(개인적 생각임)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여 이제 5~49명 사업장에서도 중대재해처벌법이라는 미지의 세계로 우리 모두가 들어서게 된 것이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2년 산업재해 중 사망사고 발생 현황' 보도 자료에 의하면 611건에 644명의 아까운 생명이 희생되었다. 업종별로는 건설 341명(328건), 제조 171명(163건), 기타 132명(120건) 순으로 발생하였고, 규모별로는 50인(억) 미만 388명(381건) 발생, 50인(억) 이상 256명(230건) 발생하였다고 한다. 기타 업종의 경우 총 132명 사망 중 5인 미만에서 31명, 5~49인 44명, 50~99인 7명, 100~299인 5명, 300~999인 13명, 1000~ 20명이다. 50인 미만에서 75명으로 62.5%에 달하는 실정이다. 한 해 통계만으로 경향을 해석하는 것은 무리이겠지만 규모가 적은 사업장에서 안전에 대한 대비가 상대적으로 미흡한 것이 현실인 것이다. 국가통계의 정교성을 높임으로써 보다 지혜로운 정책 결정을 지원할 수 있다. 5~49 범위를 5~9, 10~19, 20~49 등으로 세분화하여 조사하는 방식 등으로 말이다. 이러한 현실을 마주하며 중대재해처벌법의 유예 연장에 동의하기 어렵다. 5~49라는 적용 범위를 정할 때 어떤 논의를 거쳤을까? 유예기간 2년 동안 정부는 어떤 활동을 하였는가? 등에 대해 생각해 본다. 그리고 또 새로운 법을 제정할 때 이와 같은 혼선을 겪지 않을까 그것이 걱정이 된다. 사실 50인 이하 특히 10인 이하 정도의 사업장(상당히 많은 중소기업이 여기에 해당됨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임)에서 ESG경영을 논하는 것이 합당한가라는 논쟁이 가능할 정도로 영세 사업장에서는 내일보다는 오늘이 힘들다. ESG경영의 3대축 중 S에 해당하는 현실적인 관련 규제가 바로 중대재해처벌법이다. 근로자의 생명과 인권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소중한 가치이다. 또 사업장이 무너지면 근로자들의 일터가 사라져 당장 호구지책이 문제가 될 것이다. 이런 상황을 직시하여 사용자가 좀 더 적극적으로 근로자의 안전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대책을 강구해나가도록 정부는 지원하고 독려하여야 한다. 물론 국회도 당리당략, 선거 등 근시안적인 자세를 버리고 무엇이 진정으로 우리나라를 지속가능한 신바람나는 나라로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하야 한다. 그것이 우리 모두가 살아있는 이유이고 밥 값 제대로 하는 길일 것이다. 덧붙이는 글 I 이상호(Sang Ho Lee) 충북대학교에서 평생을 대학에서 IT 분야의 교육, 연구 활동을 하였으며,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애쓰는 학자이자 실천가이다. 2018년 정년 퇴직을 하여 현재 충북대학교 소프트웨어학부 명예교수이며, 지속가능경영을 지원하는 주식회사 에셈시의 수석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숭실대학교에서 전자계산학(현재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컴퓨터공학이라고 부름)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호주 텔레콤 연구소 방문 연구원과 캐나다 UBC 전산학과 초빙교수로 있었으며 멜번과 밴쿠버의 자연을 지금도 부러워하고 있다. 인류와 함께 영원토록 함께해야 할 지구를 생각하며. 2000년대 중반부터 중소기업청과 인연을 맺고 중소기업의 정보화를 위해 활동하였고, 2010년에는 중소기업융합학회를 설립하고 회장으로 재임하며 중소기업의 융합기술 보급과 확산 등을 위해 노력하였다. 대학 재직 시절 학부 및 대학원생들을 지도하며 20건의 특허를 등록하고 그 중 여러 건을 중소기업에 기술이전을 한 바 있다. 평생을 배우며 돕는다는 신념으로 살아가고 있다. 최근에는 ESG경영에 대해 학습하고 있으며, 중소기업 중 특히 제조 기업들에 대하여 스마트공장 기반의 ESG경영의 가치를 강조하고 그 구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고객의 상황과 눈높이에 맞춘 ESG 관련 교육과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애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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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칼럼] 중소기업과 ESG경영(3) –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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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영의 ESG브랜딩] ESG, 기업 브랜딩의 새로운 패러다임
- 애플이 지난 9월 자사의 제품을 발표하는 이벤트 데이에 ‘Mother Nature’라는 광고를 방영했다. 상징적 존재인 ‘Mother Nature’(어머니 대자연)를 실존인물로 구현하여 수행 비서와 함께 애플을 방문하고, CEO 팀 쿡을 비롯한 담당자들에게 각 영역의 업무현황을 보고받고 내년에 또 보자며 다음 장소로 보고 받으러 가는 형식의 광고다. 이 광고는 탄소중립을 위한 기업의 다양한 노력과 등장 인물을 통한 다양성, 포용성의 기업문화를 애플와치에 자연스럽게 제시했고, ESG의 G를 활용한 기업광고의 새로운 기준으로 평가받으며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필자는 이 광고가 ESG를 본격적으로 기업 브랜딩에 반영하는 신호탄이었다고 평가한다. ESG브랜딩은 기업이 수행하는 ESG 활동을 기업 브랜딩의 주요 신뢰근거(Reason to Believe)로 활용하여, 기업 브랜드 아이덴티티 정립과 브랜드 내재화 및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기업 브랜딩은 한 기업이 기업명을 중심으로 고객에게 인식시키고자 하는 혜택과 가치를 전달하는 활동으로 기업이 발생한 시기부터 그 역사를 같이 해왔다. 최초에는 기업명을 제품과 서비스의 제조자로 인식시키는 식별의 기능부터 시작하여,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가 믿을 수 있는 품질을 보유하고 있다는 품질 보증의 기능으로 발전하였고, 품질 수준이 상승하여 품질 격차를 차별적으로 인식하기 어려운 단계에 도달하면, 사용자의 이미지나 혜택 및 상징적 전달 가치 등으로 차별화하여 경쟁제품보다 높은 가격을 부과하더라도 지속적인 선택을 받을 수 있는 프리미엄을 부여하는 기능으로 진화해 왔다. 최근 인터넷 마케팅이 등장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e-커머스가 발전함에 따라 제품 브랜드를 직접 검색하거나 후기를 확인하고 구매하는 경향이 강해져 기업 브랜드 보다는 제품 브랜드에 대한 인지와 이미지가 중요해짐에 따라 기업 브랜드의 중요성이나 필요성이 점점 약화되는 듯이 보였다. 그러나 ESG의 등장과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기업 브랜드의 중요성이 다시 논의되어야 하는 시점으로 판단된다 ESG 환경에서 기업 브랜딩이 중요해지는 이유는 첫째, ESG 활동이 기업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총체적인 활동이기 때문이다. 탄소중립을 위한 공급망 관리, 원재료 매입, 제조공정 관리나 다양성과 포용성을 추구하는 인력 및 일터 관리, 투명성을 추구하는 조직 및 재무 구조 등 ESG의 모든 영역은 기업차원의 활동을 전제로 한다, 제품 브랜드는 이러한 시스템의 산출물로 기업 차원의 시스템이 완벽히 구축되지 않으면 제품차원의 ESG는 구축되기 어려워진다. 둘째, ESG는 다양한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탄소중립 제품과 친환경 구매 경험을 제공해야 하며 직장에서 일하는 직원에게는 다양성과 공정한 대우 및 포용성을 제공하는 안전한 직장을 제공하고, 이해관계자와 주주에게는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는 등 다양한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의무적으로 대응하여야 한다. 따라서 기업차원의 일관되고 체계적인 시스템과 효율적인 관리체계가 구축되지 않으면 이러한 활동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힘들다. 셋째, 지속적으로 누적된 진정성 있는 실행을 통해 신뢰를 얻지 못하면 ESG 활동의 효과를 최대한 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업차원의 명확한 목표설정 및 이를 지원하는 시스템 구축하에 장기적인 노력이 담보되지 않으면 ESG를 기업의 경쟁력으로 활용하기 어려워지고, 따라서 브랜딩도 기업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ESG 활동이 거의 모든 기업에 의무사항으로 요구되는 시점에서 ESG를 기업 브랜드에 활용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다. 과거 모든 기업이 일정 수준이상의 품질경영을 요구받았을 때도 품질 경영을 기업의 주요한 사명으로 삼고 이를 지속적으로 브랜드화 한 기업들은 오랫동안 고객의 사랑을 받아왔다. ESG도 모든 기업이 반드시 지켜야 할 사항이지만 이를 한 발 앞서 기업의 사명과 목표로 설정하고 장기간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추구한다면 다음 세대에 장기간 사랑받는 기업으로 기업의 가치창조 및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 앞으로 ESG를 기업 브랜딩에 효과적으로 도입하기위한 다양한 방법과 사례 및 그 성과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덧붙이는 글 I 권오영(Oh Young, Kwon) 어드밴스드 브랜딩(Advanced Branding) 대표로,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마케팅 석사학위를 받은 후 27년간 LG, SK, Intel 등 국내외 유수의 기업과 Interbrand, LG경제연구원 등 컨설팅 회사에서 브랜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한 경험이 있는 풀 스택(Full-Stacked) 브랜드 전략가이다. F&B, ICT, 테크 등 다양한 제품/서비스 브랜드 전략 외에 사업 전략을 기반으로 한 기업 브랜드 전략과 브랜드 가치 평가 및 그룹 브랜드 체계를 설계하고,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성원에게 전파하는 내재화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최근에는 ESG와 기업 브랜딩의 연결을 통해 기업 이미지 재구축과 기업 가치를 강화하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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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피니언
- 누구도 소외되지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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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영의 ESG브랜딩] ESG, 기업 브랜딩의 새로운 패러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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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은 칼럼] ‘바다의 경제학(Sea’s Economic)’에서 본 ‘육지의 경제학(Land’s Economic)’
- 인간사회에서 생존 문제는 경제 문제와 집결된다. 경제란 재화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인간의 행위로 자본주의 사회를 돌아가게 하는 힘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존은 치열한 경쟁을 통해 이루어진다. 하지만 생존을 위한 경쟁도 공정과 균형 아래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만약 이러한 균형이 깨지면 사회는 불안, 증오, 폭력으로 흘러가게 된다. 최근 ‘묻지마 범죄’와 ‘자살’ 등이 이러한 불균형에서 비롯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에 대한 욕구는 분배보다 ‘축적의 욕구’가 강하다. 하지만 과도한 축척은 욕망이 되고 사회 시스템의 균형을 파괴할 수 있다. 만약 사회가 강한 자 중심으로 돌아간다면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현상은 가속화된다. 자본사회에서 인간의 욕망은 두 가지로 발전한다. 하나는 ‘공유 욕망(Shared Desire)’이며, 다른 하나는 ‘소유 욕망(Possession Desire)’이다. 공유는 ‘함께 사는 사회’를 뜻하고 소유는 ‘혼자 사는 사회’를 뜻한다. 공유 욕망은 자본의 축적이 아니라 사회적 배려를 기본으로 한다. 그러나 소유 욕망은 자신만을 생각할 뿐 타인에 대한 배려가 상실된다. 소유 욕망에서 타인은 경쟁의 대상일 뿐 고려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따라서 경쟁 중심의 사회는 갈등 사회가 되고 이러한 사회를 ‘생존 사회(survival society)’라 한다. 생존 사회에서 행복 사회로 가기 위한 국가의 경제정책은 공정경쟁을 기반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만약 경제정책이 한쪽에 편중되거나 정의롭지 못하면 그 국가는 갈등 사회로 진입하게 된다. 따라서 모두가 행복한 나라가 되기 위해선 ‘공평한 경제, 희망이 있는 경제, 함께하는 경제’가 되어야 한다. 바다의 경제학(Sea’s Economic)에서 배우는 육지의 경제학(Land’s Economic) 모두가 행복하고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바다의 경제학(Sea’s Economic)’을 배워야 한다. 지구 표면의 70.8%를 차지하는 바다의 경제는 육지의 경제와 사뭇 다르다. 하지만 그 ‘근본은 하나’이다. 바다는 살아있는 생태계를 유지하면서도 3단계의 경제체제를 잘 유지하고 있다. 바다의 기초경제: ‘플랑크톤 경제(Plankton Economy)’ 바다 경제의 1단계는 ‘플랑크톤 경제(Plankton Economy)’이다. 바다 경제의 최소단위인 플랑크톤은 바다 생태계의 기초경제이다. 바다에 서식하는 모든 생태계는 플랑크톤의 먹이사슬로부터 시작된다. 이들은 바다 경제의 밑바탕이 되며, 상위 포식자인 피시(Fish)의 먹이가 된다. 바다에 물고기가 살 수 있는 것은 플랑크톤이 있기 때문이다. 플랑크톤은 바다 경제 생태계의 기초가 된다. 육지경제의 플랑크톤은 ‘노동자(Worker)’이다. 이들은 생산의 주체가 되며, 모든 생산의 기초를 담당하며 육지경제의 기반 된다. 육지경제의 모든 생산과 분배는 이들의 ‘땀방울(Drops of Sweat)’에서 만들어진다. 프랑크톤 경제의 노동자들은 사회로부터 많은 것을 원하지 않고 먹고 살 수 있을 정도의 경제적 여건에도 만족하며 살아간다. 이들의 경제 활동 요구는 인간의 기본권에 들어가는 최소한의 요구로 공정한 사회를 원한다. 모두가 함께 사는 사회에서 ‘노동’을 통해 흘린 땀은 고귀하고 신성하다. 바다의 중심경제: ‘피시 경제(Fish Economy)’ 바다 경제의 2단계는 ‘피시 경제(Fish Economy)’이다. 물고기들은 바다 생태계의 먹이사슬 중 하위생태계인 플랑크톤을 통해 살아간다. 피시는 플랑크톤의 작은 경제체계엔 관심이 없다. 그렇다고 고래나 상어와 같은 상위 포식자의 그룹에도 관심이 없다. 이들은 자신의 위치에 만족하며 바닷속 중심 세력이 되어 플랑크톤을 흡수하고, 상위 포식자의 생존을 유지하며 바다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한다. 육지경제의 피시(Fish)는 ‘샐러리맨(Salaryman)’과 ‘중소기업’이다. 이들은 육지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며, 국가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한다. 이들은 임금 노동자의 자리를 탐내지 않고, 그렇다고 슈퍼부자(Super rich)를 부러워하지도 않는다. 이들은 자본주의 경제체계 속에서 주어진 자리에 만족하며, 자신의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그룹이다. 바다의 거대경제: ‘고래 경제(Whale Economy)’ 바다 경제의 3단계는 ‘고래 경제(Whale Economy)’이다. 이들은 물고기이 아닌 포유류이지만 바다 생활을 하면서 최상위의 포식자에 들어간다. 이들은 몸집이 너무 커서 엄청난 물고기를 먹어야 산다. 물고기가 플랑크톤을 먹는 양은 비교도 할 수도 없다. 바다의 생태계를 유지 시켜주는 것은 고래가 아니라 피시이다. 하지만 거대한 바다의 경제는 고래와 같은 거대한 생물이 있어야 한다. 고래는 거대한 몸짓을 통해 파도를 만들고 바다를 잠들지 않게 하기 때문이다. 육지경제의 고래(Whale)는 대기업이다. 대기업은 국가 경제의 모든 것을 좌우할 만큼 큰 영향력을 가진다. 이들의 경제활동은 개인의 경제활동을 넘어 국가 경제를 좌우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그룹(group)이다. 특히 국제사회의 경쟁력이 중요한 상황에서 대기업은 국가의 운명을 결정할 만큼 중요한 경제주체이다. 이들은 소수의 그룹을 가지고도 다수의 그룹을 리드한다. 이들의 정책과 행동은 육지경제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대기업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이들의 역할에도 균형이 필요하다. 만약 대기업이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 경제에 들어가 모든 것을 독식하려 한다면 이는 매우 위험한 일이다. 중소기업, 소상공인과 상생하려는 대기업의 자세 대기업이 국가 경쟁력을 위해 기술을 개발하고 세계시장에서 승리하려면 대기업의 품격에 맞는 일에 치중하여야 한다. 특히 대기업은 막대한 자산을 통해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이 생업으로 살아가는 분야에서 사업을 확장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대기업이 빵집, 식당, 편의점, 커피전문점 등을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이 사업 분야는 플랑크톤이나 피시가 살아가는 작은 경제이기 때문이다. 만약 대기업이 이런 분야까지 모두 장악하려 한다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몰락할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대기업은 막대한 자본을 들여 순식간에 소규모 경제를 장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기업은 자신들의 규모와 기술에 맞는 사업에 집중해야 하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생태계를 보호하여 공정경제가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바다 경제(sea economy)는 서로의 배려를 통해 상생으로 나아가는 육지 경제(land economy)의 나침판이다. 육지와 바다의 3가지 경제 군은 자신의 자리에서 스스로를 만족하며, 약자에 대한 배려와 함께 성장해야 한다. 만약 고래와 같은 포식자가 자신이 배고프다고 플랑크톤과 피라미 같은 물고기를 다 잡아먹는다면, 바다의 생태계는 혼란을 휩싸이며, 피시(Fish)의 멸종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 하지만 피시의 종말은 결국 상위 포식자인 고래의 종말로 막을 내릴 수밖에 없다. 플랑크톤과 피시(fish)가 존재하지 않는 바다 경제의 생태계를 생각해보라! 아무리 최상위의 포식자인 고래일지라도 먹지 않고 살 수 없다. 그들의 몸 규모는 너무 커서 플랑크톤이나 작은 고기로는 배를 채울 수 없다. 따라서 피시의 종말은 결국 고래의 종말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고래의 종말에도 작은 규모의 플랑크톤이나 피시는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것이다. 이들은 적게 먹고도 생존하는 법을 알기 때문이다. 큰 기업이 중간 기업의 영역을 탐내고, 중견 기업이 소상인의 영역을 탐내는 것은 육지경제계의 생태계를 망치는 것뿐 아니라, 국가 경제의 몰락을 가져올 것이다. 조그마한 탐욕이 큰 화를 가져오는 것처럼 대기업은 대기업으로서의 영역에서 큰 크림을 그리고, 중소기업은 중소기업의 영역에서 국가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때, 그 국가는 더불어 행복하게 사는 국가가 될 것이다. 이러한 국가 경제체계 속에서 노동자는 자신의 땀방울을 흘릴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 덧붙이는 글 I 윤재은(Yoon Jae Eun) 예술, 문학, 철학적 사유를 통해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공간철학자이자 건축가이다. 현재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공간디자인학과, 테크노전문대학원 공간문화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 학사, 미국 뉴욕 프랫대학 인테리어디자인 석사, 홍익대학교 건축대학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사단법인 한국ESG위원회 이사장, 한국토지주택공사 LH 이사회 의장, LH ESG 소위원회 위원장, 2022년 대한민국 ESG소통 운영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미국의 UC버클리대학 뉴미디어 센터에서 1년간 방문학자로 있었다. 저자는 ‘해체주의 건축의 공간철학적 의미체계’ 박사 논문을 통해 공간철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적 영역을 개척하였다. ‘공간철학’이란 반성을 통해 지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직관을 통해 무형의 공간과 사물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다. 주요 저서로는 장편소설 ‘비트의 안개나라’, 시집 ‘건축은 나무다’, ‘건축은 선이다’, 건축 전문서적 ’Archiroad 1권(Hyun), 2권(Sun), 3권(Hee)‘, 철학 인문 서적 ‘철학의 위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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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은 칼럼] ‘바다의 경제학(Sea’s Economic)’에서 본 ‘육지의 경제학(Land’s Econom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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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은 칼럼]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애드벌룬 통한 ‘대형 그늘막’ 설치 필요
- 8월 1일부터 12일까지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가 전북 부안군 새만금에서 열리고 있다. 세계 청소년 잼버리 축제는 세계 각국의 스카우트 대원들이 대한민국이라는 하나의 지붕 아래 함께 모여 벌이는 축제이다. 이 행사는 세계스카우트연맹에 의해 4년마다 개최되며 전 세계 스카우트 청소년들이 야영을 통해 배우고 즐기는 축제이다. 이 축제에는 전 세계 150여 개 회원국에서 수만 명의 청소년과 지도자들이 참가하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교류와 우애를 나눔으로써 청소년들이 세계시민으로 성장하는데 기여하는 세계 최대의 청소년 국제행사이다. 이번에 잼버리대회가 열리는 새만금은 노태우 정부 시절인 1991년 11월에 착공하여 약 18년 5개월에 걸쳐 건설되었다. 만경강과 동진강의 유로를 연장하고 그 이외 지역은 주변 수역의 준설토로 매립하여 완성하였다. 2006년 물막이 공사와 함께 2010년 방조제 도로 공사가 끝나고 매립작업과 부지조성을 통해 2020년 마무리됐다. 폭염으로 쓰러지는 세계잼버리 참가 청소년들 세계 청소년들의 축제인 잼버리대회에 새로운 복병이 나타났다. 그것은 바로 ‘이상기후로 인한 폭염’이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는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유럽에서는 45도의 폭염으로 대형 산불이 일어나고 도로에서 쓰러지거나 사망하는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폭염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더위로 고통받고 있고 쓰러지거나 사망하고 있다. 이번 새만금 세계 잼버리대회에서도 폭염의 피해는 피해갈 수 없었다. 첫날 치러지는 잼버리 개영식 행사에서 84명이 탈진하거나 부상으로 인해 앰블란스에 실려 병원으로 응급 호송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발생한 부안의 낮 최고 기온은 34도까지 치솟았었다. 개영식이 진행되는 오후 9시에도 기온이 27도를 넘는 열대아로 많은 청소년들이 고통을 받았다. 대회가 개막되기 전날인 1일에도 야영지 내에서 807명의 환자가 발생해 약 400명의 청소년이 온열 질환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에 다녀오기도 했다. 또한 3일까지 집계된 온열환자는 약 540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위는 청소년들이 폭염으로 인해 온열 질환을 일으키며 쓰러진 것으로 보고 사태 파악에 나섰다. 대회가 끝날 때까지 지속될 폭염 오늘도 세계 청소년들의 잼버리 활동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하지만 계속되는 폭염으로 어린 청소년들이 더 큰 사고나 어려움에 처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기상청은 전북의 기온이 3일 1시부터 5시까지 31도~32도가 유지될 것으로 예보했다. 애드벌른을 통한 대형 그늘막 설치 시급 찌는 듯한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 청소년들이 활동하는 야영지와 활동 지역에 대형 애드벌룬을 이용한 그늘막 설치가 절실한 실정이다. 애드벌룬은 헬륨가스를 채워 대형 벌룬에 넣고 광고하는 공중풍선이다. 이러한 애드벌룬을 이용한 대형 그늘막은 태양으로부터 내려오는 직사광선을 막을 수 있어 그늘을 만들기에 매우 효과적이다. 특히 잼버리와 같은 행사장에서는 더욱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정부나 지방의 큰 행사장에 가 보면 대형 애드벌룬을 하늘에 띄워 홍보용으로 사용하는 것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이러한 애드벌룬이 태양을 가려주고 땅에는 그늘을 만들어 주는 것을 자주 목격한다. 만약 새만금 잼버리장 상공에 수십 개의 에드벌룬이 하늘에 떠 있고 그 그늘막을 통해 지상에 그늘이 만들어진다면 세계 청소년들이 태양으로부터 받는 일사 광선은 차단 할 수 있고 폭염으로 인한 사고를 미리 예방할 수 있다. 사고는 예측하지 않는 곳에서 사소한 일과 무관심 때문에 일어난다. 이태원의 참사가 그랬고, 오송 지하도 참사가 그랬다. 지금 새만금의 잼버리 행사장도 이와 같은 상황이다. 현재 새만금 잼버리대회는 폭염에 대한 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세계 청소년들의 축제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더 이상의 사고나 피해가 없어야 할 것이다. 세계 경제 10위권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이 국제 위상에 알맞은 행사 준비와 지원으로 전 세계 청소년들이 태양으로부터 오는 폭염을 피할 수 있는 나무 그늘과 같은 애드벌룬 그늘막이 하루 속히 설치되길 기원해 본다. 덧붙이는 글 I 윤재은(Yoon Jae Eun) 예술, 문학, 철학적 사유를 통해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공간철학자이자 건축가이다. 현재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공간디자인학과, 테크노전문대학원 공간문화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 학사, 미국 뉴욕 프랫대학 인테리어디자인 석사, 홍익대학교 건축대학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사단법인 한국ESG위원회 이사장, 한국토지주택공사 LH 이사회 의장, LH ESG 소위원회 위원장, 2022년 대한민국 ESG소통 운영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미국의 UC버클리대학 뉴미디어 센터에서 1년간 방문학자로 있었다. 저자는 ‘해체주의 건축의 공간철학적 의미체계’ 박사 논문을 통해 공간철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적 영역을 개척하였다. ‘공간철학’이란 반성을 통해 지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직관을 통해 무형의 공간과 사물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다. 주요 저서로는 장편소설 ‘비트의 안개나라’, 시집 ‘건축은 나무다’, ‘건축은 선이다’, 건축 전문서적 ’Archiroad 1권(Hyun), 2권(Sun), 3권(Hee)‘, 철학 인문 서적 ‘철학의 위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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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은 칼럼]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애드벌룬 통한 ‘대형 그늘막’ 설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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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칼럼] 대도시의 그늘, ‘슬럼’을 개선하기 위한 공간 전략
- 세계도시의 미래를 위한 가장 큰 도전 중 하나는 가난한 시민들에 의한 인구의 과밀현상과 비공식 정착지의 빠른 확산이다. 역사적으로 이러한 도시의 비공식 정착지의 확장에 대한 사회적 움직임은 1976년 벤쿠버에서 개최된 유엔 인간 정착 프로그램(United Nations Conference on Human Settlements)의 첫 번째 주거 회의를 통해 정치적인 이슈로 관심을 나타내었다. 특히 개발도상국에 거주하는 많은 사람들은 ‘인권’이 결여된 삶의 환경에 노출되어 있으며, UN 회원국은 해당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이러한 상황이 더욱더 악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식했다. 해당 회의의 결과로 ‘적절한 주거(adequate shelter)’에 대한 최초의 정의와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각 국가의 권장 사항을 마련함으로써 도시의 비공식 정착지의 개선에 대한 사회적 기준이 제시되었다. 1990년대를 기점으로 UN회원국 정부들은 도시의 비공식적 정착지에 대해 무차별적 제거의 대상이 아닌 확립된 사회적 사실로 인식하여 점차 더 큰 도시적 맥락에 통합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 대표적으로 라틴 아메리카의 가장 큰 나라인 브라질에서는 제도적 허용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확립된 사회 구조를 보존하면서 빈민가를 개선하기 위한 건축 방법을 실험하기 시작했다. 브라질을 대표하는 도시 중 하나인 리우데자네이루는 세계에서 주거환경이 취약한 도시로 알려져 있으며, 해당 도시에 구성된 빈민가는 가장 기본적인 인프라와 서비스가 부족한 다수의 비공식 거주지가 조성되어 있다. 특히 브라질과 같은 저개발국가의 중심 기능을 하는 다수의 도시에는 주로 급속한 인구 증가로 인해 주택문제가 발생하는데, 도시화는 계획되지 않은 주거시설에 대한 무차별적 생산을 시작으로, 폐기물처리 시설, 상하수도 시설, 그리고 공공 서비스 시설 등의 드러나지 않는 복합적인 문제를 포함한다. 더욱이 이러한 저개발국가의 도시로 이주하는 많은 시민 또는 이민자들은 대부분 주택을 구입할 경제적인 여력이 없으며, 그들은 주거를 위해 무단 거주지역 내에서 자발적인 정착지를 마련하는 현실에 놓여있다. 브라질 정부와 미주개발은행(Inter-American Development Bank)은 리우 시 빈민가의 환경 개선을 통해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1994년부터 2008년까지 ‘Favela-Bairro’라고 불리는 9년 프로그램을 설립했으며, 이것은 라틴 아메리카에서 가장 큰 비공식 거주지 개선 프로젝트다. 그들은 ‘Favela-Bairro’ 프로젝트를 위한 공개경쟁을 통해 선정된 브라질의 사회주택 건축가 Jorge Mario Jáuregui(이하: Jáuregui)가 운영하는 Jorge Mario Jáuregui Architects(이하: JMJA)에게 권리를 부여하고, 도시 및 건축 설계를 의뢰했다. JMJA는 리우 시에 기반을 두고, 도시의 '공식' 및 '비공식' 지역 모두에서 공익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으며 리우의 빈민가 업그레이드 및 도시의 나머지 지역과의 통합에 대한 도시 및 건축 이니셔티브로 잘 알려져 있다.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나 1978년에 정치적인 이유로 브라질로 이주한 Jáuregui는 1980년대부터 리우 시의 도시계획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는 오랫동안 비공식 정착지에 거주하는 저소득 빈민 집단과 공식적인 시민 집단 사이에 자리한 사회적·경제적 격차를 완화할 수 있는 공간적 개선을 고민했다. ‘Favela-Bairro’ 프로젝트 이름에서 예상했듯, 건축가와 정부는 도시 내 황폐한 빈민가를 의미하는 Favela를, 건축적 변화를 통해 주민 거주지를 의미하는 Bairro로 바꾸는 것을 추구했으며,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공식적인 도시공간과 비공식적인 도시공간을 연결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JMJA은 1996년 Vidigal 지역의 Favela-Bairro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해당 프로젝트의 총괄 계획안을 통해 알 수 있듯이, JMJA가 수행하는 Favela-Bairro 프로젝트에는 주택 이외에도, 레크레이션 활동과 직업 훈련을 제공하는 복합문화커뮤니티센터, 어린이 교육시설, 공유 주방 등의 건설 프로그램을 설계한다. 또한, 물, 배수 및 전기공급의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하거나, 폐기물 수집 및 긴급 서비스를 위한 이동권을 위한 도로 및 인도의 개선 프로그램도 포함하고 있다. Vidigal 지역은 리우 시 남부 해변에 공식적인 도시와 약 1Km 떨어진 비공식 정착지로, JMJA가 목표하는 공식과 비공식을 연결하기 위한 도시계획 모델이었다. 건축가는 빈민가 개선 프로젝트에서 무엇보다 공공 인프라와 서비스를 확장하는 것을 강조하였다. Vidigal 마을 진입에 시작 위치에 해당하는 Articulation Square는 총괄 계획 제1구역에 해당하는 프로젝트로, 공동체의 자유로운 문화활동 및 만남의 장을 제공하는 공공 서비스를 부여한다. 또한 마을 중간에 직업 센터를 설립하여, 지역 주민의 직업 교육 및 알선을 지원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였다. 프로젝트 이후 마을 좌측 전경 이미지에 나타나듯, Vidigal 지역 주민을 위한 Sports Court와 Olympic Village를 새롭게 구성하였고, 각 세대에 접근할 수 있는 인도 및 차도를 개선하였다. 이외에도 공동체가 이용할 수 있는 세탁시설과 어린이집, 시니어 센터, 환경 공원 등 소규모의 건축적 전략을 통해 신속하고 필수적인 지역의 생활을 개선하여 지속가능한 공간의 혁신적인 가능성을 증명했다. 이외에도 거주가 불가능한 판잣집의 대안으로 주변 지역의 대체 주택을 제공하여 거주민의 이동을 최소화하였고, 지역 폐기물 관리센터 구축하여 위생을 위한 공공 서비스 인프라를 제공했다. 이처럼 건축가는 비공식 정착지에 거주하는 주민의 제도적인 권리를 부여하여 거주자들이 안전하게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의 필요를 제시했다. Favela-Bairro 프로젝트는 리우 시의 다수 비공식 거주지에 같은 목적으로 수행되었으며, 공공 인프라 구축 및 건물을 리모델링을 통해 정착지의 점진적인 합법화와 조성 등 추가적인 사회 복지 프로그램과 같은 다른 조치들을 수반하며 진행되었다. 전체적으로 Favela 개선 프로젝트는 지역 단체에 충분한 권한을 이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일부 사람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JMJA의 도시계획에 대한 미시적인 접근 방식은 빈민가 내의 이동을 원할하게 하고, 도심과의 접근성을 개선하여 연결 가능성을 높이고 위생 및 소방시설의 개선을 통한 건강 및 환경문제를 해결하며 무엇보다 빈민가의 공간적 권리의 지위를 개선하는데 성공적인 결과를 나타냈다. 리우 시 관계자는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약 105개 빈민가의 약 45만명의 주민에게 도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Favela-Bairro 프로그램의 자금지원이 종료된 2008년, 건축가는 범죄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진 11개의 빈민가를 포함하는 넓은 지역에 위치한 리우의 Manguinhos Complex 프로젝트 대한 의뢰를 받았다. Favela-Bairro 프로젝트가 작은 개입을 통한 개선 아이디어에 기반을 둔 반면, Manguinhos Complex 프로젝트는 큰 도시부지를 완전히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하는 훨씬 더 광범위한 프로젝트이다. Manguinhos Complex 프로젝트는 단지를 구성하는 비공식 빈민가와 도시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철도의 고가화를 통해 이동 관계에 대한 장애물을 제거하고 장소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안전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지상 공간을 활용한 시민회관과 중학교, 영화관, 도서관, 법률 지원센터, 보행 보건실 등 공공 복지시설과 기차역을 연결하는 2Km의 공원을 마련하여 커뮤니티를 위한 공공 서비스를 제공한다. JMJA는 빈민가와 같은 비공식 지역을 위한 네 가지 과정을 통해 도시계획을 수립한다. 첫 번째, 해당 장소를 직접 걷고 공간을 경험하며 커뮤니티에 필요한 정보의 파편들을 수집하는 작업이다. 두 번째, 정부의 공모 또는 제안사업과 같은 공식적인 절차에 필요한 자료를 구축하기 위해 현장 정보를 수집할 컨설턴트를 고용해 지속적인 소통을 이어간다. 세 번째, 프로젝트 입찰 후 공사가 시작되면 건설 회사가 최소 현지 인력의 40%를 고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지역 커뮤니티 내에서 교육 및 협동조합 등의 노동력을 증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프로젝트 기간 또는 이후에 지역사회에서 경제적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효과를 부여한다. 마지막으로, 공사 종료 이후 정부에서 해당 지역을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해당 장치를 통해 건축가, 엔지니어, 사회복지사, 시청 공무원 등 모두가 지역사회의 갈등을 중재하거나 완화하는 것을 목적한다. 이처럼 JMJA의 방식에서 주목할 만한 특징은 도시계획을 위한 건축가와 기획자 및 정책결정자 등의 이해관계자가 원활하게 소통하기 위한 창구를 마련하여 지역사회에 지속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그들의 공간 전략은 형태적인 재구성을 위한 것이 아니라, 비공식적 및 공식적 환경 사이의 관계에 ‘건축적 개입’을 통해 새로운 사회적 커뮤니티의 가치를 생산한다.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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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도 소외되지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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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칼럼] 대도시의 그늘, ‘슬럼’을 개선하기 위한 공간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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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칼럼] 소외된 이민자의 도시 정책을 위한 사회참여 건축운동
- *테디크루즈(Teddy Cruz, 이하: 크루즈)는 남아메리카과테말라출신의건축가이며, 1982년과테말라 내전을 피해 미국 센디에이고에 정착했다. 현재 미국 남부 샌디에이고 주립대학교(UCSD) 시각예술학과 공공문화 및 도시주의 전공 교수로 재직중이며, 미국과 멕시코를 연결하는 샌디에고-티후아나국경에 대한 도시 및 건축 연구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나는 1 %를 위해 부티크 호텔이나 갤러리 또는 주택을 디자인하는 전통적인 건축 사무실을 갖고 싶지 않습니다. 나의 건축적 실천은, 미국-멕시코 국경에 초점을 맞추고 국경 조건의 영향을 받는 지역 사회와 협력하고 싶었습니다.” _ Teddy Cruz 크루즈의 대표적인 사회참여 건축 프로젝트 중 하나인 은, 샌디에이고(미국)와 티후아나(멕시코)의 가까운 국경지역의 60마일 구간을 조사하여, 국경을 넘나드는 갈등과 경제적, 구조적 불평등이 있는 도시 공간을 다루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에서 건축가는, 안정적이고 동질적인 샌디에이고의 도시 모습과는 다른 티후아나의 낙후된 환경의 비인간적인 환경의 모순을 발견하고, ‘국경’이라는 제도적 경계가 생산하는 사회적 문제를 드러낸다. 프로젝트를 통해 티후아나 빈민지역의 건축 환경을 조사하고, 대학과 기관에서 답습한 건축이 현실적 문제로 닥친 사회적 빈곤, 불평등, 이민과 같은 도시의 현실적 조건과 격차가 있음을 파악했다. 지금까지 그의 연구에서 공간을 다룬 사회적인 문제가, 사용자가 아닌 개발자와 정치인의 결정에 맡겨지는 제도적 조건이 도시생태 모순의 원인임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티후아나의 비공식 정착지의 많은 주택은 샌디에이고에서 버려진 폐기물이 활용된다. 판자촌에 거주하는 빈민들은 집을 짓기 위해 차고문을 재활용하거나, 폐타이어를 건축의 기초로 사용한다. 이는 한 도시에서 ‘폐기물’의 요소를 가져와 ‘건축 자재’로 변하며 새로운 생명으로서의 내러티브를 형성한다. 크루즈는 티후아나 빈민지역의 이질적인 건축 환경을 경험하며, 건축적 미학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고 사회적 안정과 기회를 얻기 위한 이민자들에게 필요한 도시 정책, 저렴한 주택, 공공 공간의 새로운 방식을 제안한다. 프로젝트에서 크루즈는 티후아나의 미국 국경 주변에 자라고 있는 비공식 정착촌을 산업 자재로 지원할 것을 제안했다. 신속하게 구축할 수 있는 가설 자재를 활용한 건축구조의 연구를 통해 다양한 구조의 모형을 공개했다. 나아가 크루즈는 이론과 실제 사이의 전통적인 방식의 건축방법을 모호하게 하고, 건축과 도시주의, 정치 이론과 도시정책, 시각 예술과 공공문화를 병합을 유도하는 국경지역과 그 외에 다양한 이민자의 환경에 따른 연구 의제와 시민과 공공의 개입을 주도했다. 2001년부터 2022년까지 약 20년간 진행된 샌디에이고 San Ysidro 지역에 이민자를 위한 주거시설 및 커뮤니티 프로젝트는, 약 10년간 이민자의 문화와 생활, 그리고 지속가능한 정책을 면밀하게 검토하여 설계가 완성되었다. 현재 국민대학교 디자인대학원 실내설계 전공. 국민대학교 금속공예학 미술학사, 동대학원 실내설계 석사, 동대학원 건축디자인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사회참여건축과 공간정의를 주제로 박사 논문을 연구했으며, 건축과 디자인 분야에서 공간정의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 및 사회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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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칼럼] 소외된 이민자의 도시 정책을 위한 사회참여 건축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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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칼럼] 삶을 개선하기 위한 건축, 방글라데시의 ‘METI Handmade School’
- 유니세프(UNICEF: the United Nations Children's Fund)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세계 10명 중 1명의 아동이 노동현장에 투입된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아동노동의 사례는 특히 사회적 빈곤의 문제를 안고 있는 많은 저개발 국가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방글라데시에서 아동노동이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신체적 장애에 대한 위험과 더불어, 아이들에게 필요한 기초 교육에 대한 결핍을 이유로 방글라데시가 높은 문맹률을 기록하고 있는 현실에 있다. 이는 오랜 과거부터 많은 국민이, 소년기 때부터 노동 시간에 소비되는 시간에 비례해 기초 교육을 받지 못하는 환경에 노출된 반복된 사회적 문제의 결과로 이해할 수 있다. 현재 어린이의 기초교육을 위해 정부 및 다수의 NGO가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지역사회에 제공하며 아동 인권에 대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방글라데시의 교육 NGO 딥시카(Dipshikha Society for Village Development)의 지원으로 북부 지역에 건설된 Modern Education and Training Institute-Handmade School(이하: METI 학교)은, 지역사회의 기초교육과 커뮤니티의 노동기회를 제공한 사회적 건축의 사례로 방글라데시 정부와 세계 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방글라데시 북부 루드라푸르(Rudrafur)지역에 건설된 METI 학교는, 오스트리아와 독일에서 활동하는 건축가 애나 에이링거(Anna Heringer)와 아이크 로스웍(Eike Roswag)이 개발한 자연 소재의 친환경 건축 구조법을 중심으로 시공되었다. 많은 저개발 국가에서는, 일반적인 도시의 건설 인프라 및 에너지가 부족한 조건에 놓여있다. 이러한 조건으로 콘크리트, 강철, 유리 등의 모더니즘 양식의 건축 보다 오히려 전통적인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더욱더 현실적인 대안으로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19세때 해당 지역 개선을 위한 NGO지원 봉사활동을 경험한 에이링거는 마을에서 전통적으로 건축을 위해 사용해 온 진흙과 짚의 혼합물에 집중했다. 건축가는 지역의 높은 강수량으로 인한 반복적인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건축이 자리하는 기초에 고비용 콘크리트 구조를 활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고려하여 안정적인 내구성과 방수장벽을 제공하는 가마벽돌을 활용한 구조를 선택하였다. 또한, 기초에 방습역할을 위한 가벼운 방수 필름으로 덮어 물이 흙벽으로 침투하는 것을 방지해 주었다. 특히 건축가는 건축 벽체를 위해 일반 진흙에 내구성을 보완할 수 있는 석회질 점토를 활용한 혼합물을 배합하여 개선된 재료를 개발했다. METI 학교 건축에서 미학적인 요소를 강조한 표현 요소는 선재구조를 활용한 2층에 나타나는데, 건축가는 마을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대나무를 활용한 구조를 적용했다. 새로 개발한 대나무 구조는 수제 삼베 끈과 대나무 가지를 활용해 결합하는 방법으로 강한 내구성을 발휘하며, 매듭을 묶는 수단과 가림막 천으로 사용된 사리(인도 전통 의복)는 지역에 축적된 시간의 역사와 관련 있는 마을의 언어적 과거를 표현한다. 건축가의 아이디어는 이전의 산업재료로 계획하던 높은 비용을 지불하는 건축 관행에서 벗어나, 지역 소재와 공법을 활용한 지속가능한 건축 기술에 대한 긍정적인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시공에 필요한 인력은 지역 노동자와 마을 주민의 참여로 이뤄졌으며, 그들의 건설교육을 위해 독일의 동료 건축가와 기술자, 그리고 학생들이 현지에서 건축 교육과 동시에 시공에 큰 도움을 주었다. METI 학교에 담긴 건축가의 목적은 지속가능한 지역 빈민의 아동교육을 위해 건설되었다. 또한, 목적의 일부는 마을 주민과 아이들이 그들의 문화에 담겨있는 정체성을 깨우는데 있으며, 지역 재료와 지역 문화의 사회적 자원을 활용한 건축을 실험하는 계기가 되었다. 모든 마을 사람이 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공간이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나타낸다. 특히 건물1층 출입구에 새겨진 아이들의 이름에서 공동체의 발전을 엿볼 수 있다. 해가 더할수록 이름 장식은 증가할 것이며, 이는 학교의 사명과 소속감을 반영하는 내재적인 힘을 전달한다. 건축가의 사회적 책임에서 실천된 사회참여건축은, 마을과 주변 지역사회의 성장을 위한 공간생산의 미래에 청사진을 제시했다. 건축가는 학교의 건설과정에서 지역 주민들이 가용할 수 있는 공간 생산의 기술과 지식을 제공하였고, 무엇보다 빈곤과 무력함에 노출되어 있는 마을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부여했다. 특히 어린이의 교육권과 지역 주민의 노동권은 미래를 위한 사회적 자원으로 성장 잠재성을 부여한다. 2005년 학교가 완성되고, NGO와 지역사회는 동일한 방법의 건축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건축기술을 제공하는 전문가의 부재와, 장비 및 자원이 부족할 것이라는게 그 이유였다. 그러나 2017년에 계획하고 2020년에 준공한 장애인 센터 및 직물 스튜디오 아난달로이(Anandaloy) 프로젝트가 완성되었고, 그들의 걱정은 기우였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아난달로이는 건축가가 설계에만 참여하고, 시공에 대한 부분은 지역 노동자들 스스로 진행했기 때문이다. 건축의 결과에 나타나듯 해당 지역은 상대적으로 주변지역에 비해 많은 사회적 혁신을 스스로 이루고 있다. 거대하고 튼튼한 지역재료 건축의 재발견과 공동체의 결속을 통한 공간생산에서 마을은 스스로 문제를 개선하고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었다. 무엇보다 마을 어린이의 건강한 교육권을 위해 시작된 건축은 그들의 방식을 존중하는 방식을 통해 지역의 문화적, 경제적 가치의 성장을 유도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합리적인 방법의 긍정적인 방향을 제시한다. 덧붙이는 글 I 민경훈 (Min Kyeong Hoon) 현재 국민대학교 디자인대학원 실내설계 전공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국민대학교 금속공예학 미술학사, 동대학원 실내설계 석사, 동대학원 건축디자인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사회참여건축과 공간정의를 주제로 박사 논문을 연구했으며, 건축과 디자인 분야에서 공간정의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 및 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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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칼럼] 삶을 개선하기 위한 건축, 방글라데시의 ‘METI Handmade Sch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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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호칼럼] 행사에도 ESG 도입이 필요하다.
- 2022년 10월 29일, 대한민국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호텔 서편의 작은 골목에 할로윈 축제를 즐기려는 수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발생한 압사 사고로 156명이 별이 되었고, 197명이 부상을 입게 되는 참사 희생자가 발생하였다. 제 2의 이태원 참사가 다시는 일어 나지 않기 위한 ESG 방안을 E.S.G 형태로 나누어 간단히 나열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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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호칼럼] 행사에도 ESG 도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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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_칼럼] 국가는 어디 있나요?
- 국가는 어디 있나요?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1번 출구를 찾는 추모객들은 꽃과 메시지로 뒤덮인 참사 추모현장을 방문하며 묻고 있다. 국가는 어디 있나요? 국민의 안전을 지켜야 하는 국가는 어디 가고, 이름 없는 영혼들만 추모 꽃에 기대여 이승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핼러윈을 앞둔 지난달 29일 밤 참사는 156명의 목숨을 한꺼번에 앗아가 버리고, 말 잃은 자연처럼 침묵하고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보면 국가는 ‘모든 사회적 폐습과 불의를 타파하며,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완수하게 하여...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한다고 되어 있다. 우리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한다는 헌법 전문을 통해, 국가의 의무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알 수 있다. 과연 헌법 전문처럼 국가는 이번 참사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였는가? 이태원 참사 현장을 방문하는 추모객들은 국가에게 묻고 있다. 이번 이태원 참사를 보면 국가가 과연 우리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국민이 국가에 충성하고 의무를 지키며 따르는 것은 국가가 국민을 안전하게 보장해 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이태원 참사에서 국가는 보이지 않고 ‘죽어가는 어린 영혼’들만 보인다. 이태원 참사 현장은 사고 당시 혼란스러웠던 모습 그대로 경찰에 의해 보존되고 있다. 그리고 그 주변에는 참사로 희생된 영혼들을 위로하기 위해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추모의 꽃 속에는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고, 너희들은 아무 잘못 없어... 진짜 미안해...’ ‘부디 그곳에서는 아픔 없이 아름다운 꽃이 되기를...’ ‘애들아, 미안하다’ ‘어른들이 미안해... 할 수 있는 게 애도뿐이라 ... 너무 미안해... 먼저 기다리고 있어, 훗날 꼭 만나요. 행복하게 잘 있길...’ ‘한없이 미안하고 또 한없이 미안합니다. 다시는 이러한 참사가 일어나지 않게 하는 건 살아 있는 자의 몫이며 의무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눈물을 흘리는 사람에게 손수건을 건네는 것은 바보짓이다. 눈물은 눈이 흘리는 게 아니라 가슴이 흘리는 것이다. 가슴 속을 닦아주는 손수건이 없다면 말없이 꼭 안아줘야 한다. 그 사람의 가슴이 따뜻해질 때까지 내 가슴을 빌려줘야 한다.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추모객들의 메시지를 보면서 눈물이 난다. 그리고 다시 한번 묻는다. 국가는 어디에 있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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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_칼럼] 국가는 어디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