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3-15(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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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Grand Canal Hangzhou Steelworks Park, Hangzhou, China, 2025 [사진=Jiakun Architects]

 

2025년 프리츠커 건축상(Pritzker Architecture Prize)이 중국 청두 출신의 건류자쿤(Liu Jiakun)게 수여되었다. 류자쿤은 1956년 출생으로, 충칭건축공정학원을 졸업했다. 그는 초기에는 작가로서 예술 활동을 시작했으나, 이후 건축으로 전향하여 자쿤건축설계사무소(Jiakun Architects)를 설립했다.


오늘날 건축계는 급변하는 사회적·환경적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이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류자쿤은 설득력 있는 해법을 제시하며, 건축을 단순한 조형 예술을 넘어 사회적 문제 해결의 도구로 삼아왔다. 그의 작품을 분석하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주요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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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Renovation of Tianbao Cave District of Erlang Town, Sichuan, China, 2021 [사진=Jiakun Architects]

 

1. 지역성을 반영한 맞춤형 설계와 건축


류자쿤의 작품은 특정한 미학이나 스타일을 따르지 않으면서도 일관된 건축적 전략과 높은 완성도를 유지한다. 그는 건축이 획일적인 양식에 갇혀서는 안되며, 각 프로젝트의 특성과 지역의 요구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통해 류자쿤의 건축은 장소와 환경에 맞춘 설계와 건축을 실현하며, 현지의 특성을 존중하는 형태로 구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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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ngyang Cultural Neighborhood, Zhejiang, China, 2020 [사진=Jiakun Architects]

 

2. 중국 현실에 대한 깊은 통찰과 ‘지역성으로부터 배우기’


그의 건축 철학은 중국의 사회적·환경적 현실을 깊이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는 지역성을 핵심 가치로 삼아, 건축이 지역의 문화, 역사, 자연 환경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건축은 단순한 조형적 표현이 아니라, 토지, 재료, 기후, 인간의 실질적 요구에 기반해야 한다는 원칙을 따른다.


그는 “건축은 고립된 예술 작품이 아니라, 토지로부터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류자쿤의 작업에서 일관되게 나타나는 요소로, 지역의 환경과 건축을 긴밀하게 연결하려는 시도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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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CT-LOFT (Renovation of Ningliang Auto Factory), Chengdu, China, 2017 [사진=Jiakun Architects]

 

3. ‘저기술 전략(Low-Tech Strategy)’을 통한 지속 가능한 건축


류자쿤은 쓰촨 분지의 습하고 비가 많은 기후에서 영감을 받아 ‘저-기술 전략(Low-Tech Strategy)’을 개발하였다. 이는 현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예: 셰일 벽돌, 대나무 거푸집 콘크리트)를 활용하고, 전통적 건축 기법을 적용하여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전략은 건축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건축에 지역적 미학을 부여하는 효과를 가진다. 그는 단순히 기술력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전통적 건축 방식을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지속가능성을 실현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 중 루예위안(鹿野苑) 박물관에서는 대나무 거푸집 콘크리트를 사용하여 불교 석각 예술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는 공간을 조성하였다. 또한, 시춘다위안(西村大院)에서는 거대한 대나무 거푸집 콘크리트 기둥을 통해 도시적 맥락 속에서 서민적 정서를 담아내는 실험적인 시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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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zhou Museum of Imperial Kiln Brick, Suzhou, China, 2016 [사진=Jiakun Architects]

 

4. 건축의 사회적 역할과 공공성


류자쿤은 40년 이상 건축 활동을 하면서, 도시와 농촌을 아우르는 다양한 공공 프로젝트를 수행하였다. 그는 건축이 단순히 미학적 완성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의 대표적인 사회적 건축 프로젝트로는 2008년 쓰촨 대지진 이후 진행한 재생 프로젝트가 있다. 그는 지진으로 인해 발생한 폐허를 친환경 건축 재료로 변환하는 방식을 연구하며, 재해 지역을 위한 건축적 해결책을 제시했다.


또한, 쑤저우 위야오진전박물관에서는 역사적 건축 유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접근법을 보여주었다. 그의 프로젝트들은 단순히 새로운 건축을 짓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맥락을 반영하고, 문화적 유산을 재조명하는 방식으로 전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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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est Village, Chengdu, China, 2015[사진=Jiakun Architects]

 

5. 도시와 건축의 기능적 통합


그는 도시의 다양한 기능을 통합하고, 상충하는 요구를 조율하는 시스템적 사고를 실천하였다. 이는 현대 도시가 직면한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중요한 접근법이다.


웨스트 빌리지 코트야드에서는 다양한 기능을 가진 공간을 조성하여 시민들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이는 단순한 건축 공간을 넘어, 사람들이 살아가는 장소로서의 가치를 강조하는 방식이었다.


그의 건축 철학은 "건축은 사람들이 우러러보는 대상이 아니라, 자유롭게 숨 쉴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말로 요약될 수 있다. 그는 건축이 소수의 엘리트를 위한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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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vartis (Shanghai) Block – C6, Shanghai, China, 2014 [사진=Jiakun Architects]

 

6. 문화적 전통과 현대적 해석의 조화


류자쿤의 건축은 중국의 전통 건축 기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방식을 따른다. 그는 단순한 복고주의를 지양하고, 전통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여 지속 가능한 건축을 만들어간다.


대표적인 예로 루예위안 석각 예술 박물관에서는 창이 없이 노출 콘크리트 공간을 통해 불교적 선 사상을 구현하였다. 또한, 쑤저우 위야오진전박물관에서는 거대한 기둥 구조를 통해 자금성에서 사용된 벽돌을 사용해 역사적 의미를 건축적으로 재현했다.


그에게 정체성이란 개인적인 것만이 아니라, 특정한 장소에 대한 집단적 소속감을 의미한다. 그는 전통을 단순히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창의적으로 변형하여 미래로 연결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류자쿤의 건축은 지역성과 현대성을 조화롭게 융합하며, 사회적 책임과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건축적 해법을 제시한다.


그는 단순히 아름다운 건물을 짓는 것이 아니라, 건축이 인간과 환경, 그리고 사회적 맥락 속에서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담아낸다.


그의 건축 철학은 토지로부터 배우고,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는 건축이라는 말로 요약될 수 있으며, 이는 오늘날 건축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시사하는 중요한 메시지라 할 수 있다.

 

 

진려 / 陈丽 / Chen Li

중국 난징예술학원 디자인학원에서 실내 디자인학 석사를 마치고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공간문화디자인학과 크리에이티브 인테리어 아키텍쳐랩(Creative Interior Architecture Lab)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학위 논문은 ‘미래도시 수직농장의 3T(ICT, Plant Technology, Spatial Technology) 기술 예측 연구’이다. 또한 현재 ESG 코리아 뉴스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며, 사단법인 한국 ESG 위원회(Korea ESG Committee) 미래기술위원회(Future Technology Committee)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현재 수직 농장의 정보화 기술, 재배 기술, 공간 기술에 대한 심층 연구를 진행 중이며, 한국에서 박사학위 기간 중 KCI에 2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스마트 팜의 공간 배치 특성에 관한 연구’와 중국 ‘예술백가’의 중문 핵심 정기간행물에 ‘해체주의 실내공간설계의 창작 관념과 수법’에 관한 논문을 발표하였다. 또한 2025년 6월에 출판 예정인 ’생태학의 풀리지 않은 문제들‘이라는 서적의 중국어, 영어 교정에도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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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려의 똑똑한 미래 ③] 2025년 프리츠커 건축상 수상자 류자쿤(Liu Jiakun)... 건축은 사회적 문제 해결의 도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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