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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수옥의 공간리질리언스 ①] 폐허에서 피어난 예술...삼탄아트마인
    산업화 시대에 지역 경제의 중심이었던 2차 산업시설들은 정보화 시대의 도래와 함께 기능을 상실하고 노후화되었으며, 지역 사회에 부담이 되는 존재가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폐산업시설은 단순한 쇠퇴의 결과물이 아니라, 시대적 가치를 지닌 산업유산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삼척탄좌 정암광업소가 있다. 이곳은 1964년부터 운영된 국내 최대 규모의 민영 탄광으로, 한때 정선과 태백 지역 경제를 이끌었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부터 탄광 산업이 급격히 쇠퇴하면서 정암광업소는 2001년 폐광되었고, 이로 인해 지역 사회는 급속한 침체를 겪었다. 지역 붕괴를 막기 위해 정부는 1995년 「폐광지역 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했다. 1996년에는 태백, 삼척, 정선, 영월, 문경을 폐광지역 진흥지구로 지정하여 제도적 지원을 마련했다. 이는 쇠퇴한 산업공간을 문화공간으로 전환함으로써 지역 재생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전환점이 되었다. 멈춘 광산, 깨어난 감각 — 삼탄아트마인의 재생 이야기 한때 수천 명의 광부가 오르내리던 광산이 멈췄다. 그러나 그 멈춤은 단절이 아니라, 새로운 흐름의 시작이었다. 강원도 정선 함백산 자락, 삼척탄좌의 옛 광업소에 자리한 삼탄아트마인은 기능을 잃은 공간이 감정을 되찾고, 사회적 감각(social sense)을 회복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쇳소리 대신 피아노 선율이 흐르고, 탄차가 오가던 자리에 예술가의 붓질이 이어졌다. 이곳은 단순한 산업유산이 아니라, 기억이 환기되고 감각이 중첩되는 문화공간의 재생 실험장이 되었다. 삼탄아트마인은 과거의 흔적을 지우지 않았다. 채탄갱도, 샤워실, 탈의장 등은 해체되지 않고 남겨졌으며, 그 위에 조명과 예술, 사람의 감각이 더해졌다. 석탄, 벽돌, 철재, 콘크리트에 각인된 기억은 이제 공동체가 함께 느끼고 공유하는 공감(empathy)의 장치로 작동한다. 이곳은 박제된 유물이 아니다. 시간을 저장하고 감정을 환기시키는 유연한 구조물이다. 공간 안에서 시간은 선형적으로 흐르지 않는다. 감각을 통해 입체적으로 되살아나며, 관람자의 경험 속에서 새로운 이야기로 확장된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비워진 여백’이다. 전시가 없는 날의 전시관, 광부의 옷이 걸린 휴게실, 햇살이 길게 드리우는 창고 안의 빈 공간은 모두 상상과 몰입을 유도하는 정서적 장치가 된다. 이 비워짐은 관람자에게 각자의 기억과 해석을 덧입힐 수 있는 여지를 준다. 삼탄아트마인은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보다 "무엇을 떠올릴 수 있는가"를 묻는 공간이다. 사람을 이끌지 않고 조용히 기다리는 태도를 취한다. 이곳은 각자의 감정과 기억이 스며들 수 있도록 여백을 남겨주는 장소다. ESG관점에서 본 삼탄아트마인이 공간 삼탄아트마인의 공간 재생은 단순한 설계나 운영 모델의 변화를 넘어 ESG실천의 모범사례이다. 그 사례를 ESG관점에서 보면 다음과 같다. 삼탄아트마인은 해체보다는 보존을 선택함으로써 환경적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의미 있는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기존 건축물을 철거하지 않고 재사용함으로써, 신축 시 발생할 수 있는 탄소 배출을 줄이고 자원 낭비를 최소화하였다. 이는 탄소 저감 효과뿐만 아니라, 공간에 담긴 시간의 흔적과 기억을 유지함으로써 물리적 자산 이상의 문화적, 역사적 가치를 지닌 지속 가능성을 실현한 사례다. 자연과 건축, 과거와 현재, 그리고 재료 간의 조화를 통해 환경을 고려한 설계 철학이 반영되었으며, 이는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관점에서 환경적 책임을 실천한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 삼탄아트마인은 사회적 기업, 예술가, 아이들, 지역 주민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정서적 공동체의 플랫폼으로서, ESG의 사회적(Social) 측면에서 높은 가치를 지닌다. 단순한 이벤트나 전시에 그치지 않고, 일상 속에서 다양한 감정이 교차하고 공유될 수 있는 구조를 지향함으로써, 지역사회 구성원 간의 유대감과 공감의 장을 형성한다. 이는 사회적 포용성과 접근성을 강화하며, 다양한 세대와 계층이 함께 소통하고 성장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사회적 인프라로 기능한다. 감정적 교류가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이 공간은 공동체의 정서적 안정을 도모하고, 사회적 연결망을 강화함으로써 사회적 지속 가능성을 실현하는 실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이 공간의 운영 방식은 전통적인 위계적 통제나 획일화된 시스템이 아닌, 다양한 주체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하고 협력하는 느슨한 연대에 기반한다는 점에서 ESG의 거버넌스(Governance) 측면에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다. 공간의 권력은 소유나 지시에 의한 것이 아니라 ‘돌봄’과 ‘신뢰’를 기반으로 형성되며, 이는 관리의 대상이 아닌 함께 가꾸는 공동체로서의 공간을 지향한다. 이러한 구조는 특정한 수치나 제도적 틀보다 사람과 공간 사이의 윤리적 관계를 중시함으로써, 투명성과 책임성, 그리고 참여 기반의 운영 원칙을 자연스럽게 실현한다. 결과적으로 이 공간은 거버넌스를 제도적 장치가 아닌, 신뢰와 연대에 기반한 공동체적 실천으로 풀어내며, ESG의 본질적 가치를 생활 속에서 구현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공간이 말을 걸 때 – 삼탄아트마인의 재생 이야기 삼탄아트마인의 수직갱을 걷는 순간, 사람은 단지 산업의 역사를 '배우는' 것이 아니다. 그곳에서 우리는 냄새, 어둠, 침묵, 빛의 방향 같은 감각적 요소들을 통해 과거를 몸으로 ‘재구성’하게 된다. 감정은 읽히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느껴지는 것이고, 공간은 정보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감정을 나누는 장이 된다. 이곳에서는 예술작품이 아닌, 공간 그 자체가 정서적 텍스트로 작용한다.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그것을 해석하고, 공유하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더해간다. 삼탄아트마인은 단순한 전시장이 아니다. 이곳은 광산이자 놀이터이며, 기억의 창고다. 예술가의 작업실이 되고, 공동체의 기념장이 되며, 때로는 아이들의 감성이 자라는 교실이 되기도 한다. 이 공간의 복합성은 단순한 목표가 아닌, 존재 그 자체의 조건이다. 다양한 층위의 감정과 기억, 기능과 해석이 동시에 공존하며, 도시는 이 안에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실험하고 감각을 확장한다. 삼탄아트마인은 말을 하지 않는다. 대신 공간 자체가, 오래된 재료의 질감과 물성, 조용한 공기와 빛의 결로 조용히 말을 건넨다. 그 안에서 사람들은 각자의 속도로 추억하고, 감탄하며, 때로는 울컥한다. 이러한 공간은 더 이상 낡고 버려진 폐산업시설이 아니다. 낭비되지 않고 되살아났다. 기능은 멈췄지만 감정은 확장되었고, 건물은 고정되어 있으나 그 안의 사람들은 서로를 향해 열린다. 궁극적으로 문화공간의 재생이란 감정을 설계하고, 기억을 관리하며, 상상력을 허락하는 공간의 윤리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리고 삼탄아트마인은 그 첫 문장을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수옥(Lee Su Ok) 국민대학교 디자인대학원 실내설계 전공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며, 학술연구의 일환으로 유휴 산업시설을 활용한 복합문화공간의 리질리언스 공간 특성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특히 리질리언스 연구는 기존 산업유산을 단순히 보존의 대상으로 한정하지 않고 현대 도시 안에서 지속가능한 문화·사회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해석하여 도시재생과 공간 정의의 관점에서 의미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한국이러닝교육원에서 강사로 활동하며 디자인 및 공간 관련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으며 한국 ESG위원회 인권전략위원장으로서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연구 분야로는 도시재생과 산업유산 재생, 문화유산의 활용 방안에 대해 보다 실제적이고 통합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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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4-24
  • [장초(张楚)의 사회기호학 ②] 외로움이라는 현대의 전염병, 우리 사회가 바꿔야 할 것들
    전 미국 공중보건국장 비벡 할레거 머시(Vivek Hallegere Murthy) 박사는 외로움을 ‘현대의 전염병’이라 했고, 실제로 외로움은 수면 장애, 염증, 우울, 불안, 심지어 수명 단축과도 연결된다. 이 외로움은 단지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도시화와 디지털화, 그리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회적 단절이 극심해진 지금,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가 마주한 공통의 현실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고요하지만 깊은 고통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외로움에 대한 사회적 대응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일상 속 관계 회복을 위한 사회적 구조 마련 미국의 정신과 의사 게일 잘츠(Gail Saltz) 박사는 "깊은 관계 회복은 시간이 걸리지만, 일상적인 작은 상호작용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커피숍에서 건네는 짧은 인사, 슈퍼마켓에서의 잡담도 외로움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이를 사회적 시스템으로 확대하면, 지역 기반 커뮤니티 활성화가 핵심이 된다. 영국에서는 이미 ‘외로움 담당 장관(Minister for Loneliness)’을 두고 고립 문제 해결에 나섰으며, 지역 도서관과 커뮤니티 센터에서 무료 프로그램을 통해 주민 간 소통을 장려하고 있다. 한국도 ‘동네 사랑방’ 개념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하여, 주민 누구나 쉽게 드나들며 교류할 수 있는 소소한 공간들이 늘어나고 있고 이를 활성화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를 위해 주민센터가 행정의 역할을 넘어서 정서적 중심지로 기능해야 할 때이다. 둘째, 디지털 연결의 역설, ‘진짜 연결’을 회복하자 소셜미디어는 빠르고 편리한 연결 수단이지만, 사람을 더욱 고립시키는 양날의 검이 되기도 한다. SNS를 통한 관계는 '진짜 나'보다는 '꾸민 나'를 보여주기 쉽고, 이는 비교와 불안, 단절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는 ‘디지털 디톡스’나 ‘SNS 안식일’을 사회적으로 장려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실제로 미국의 몇몇 고등학교에서는 일주일에 하루는 스마트폰 없이 생활하는 ‘기술 해방일’을 운영 중이며, 부모와 아이가 함께 참여하는 방식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이 일상화된 지금, 우리는 기술보다 사람이 우선임을 사회 전반에 걸쳐 인식시켜야 한다. 셋째. 자원봉사와 지역 참여의 문화화 자원봉사는 단순히 ‘누군가를 돕는 행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게일 잘츠(Gail Saltz)는 “다른 사람을 도우면 내 기분도 좋아진다”고 말하며, 외로움 해소에도 자원봉사가 효과적이라고 강조한다. 미국에서는 퇴직 후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하는 시니어들이 많으며, 일부 주에서는 자원봉사 시간을 대학 학자금 보조와 연계하는 정책도 운영 중이다. 한국도 봉사를 일회성 행사로만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자연스러운 생활의 일부로 유도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학교나 직장에서의 ‘지역 사회 참여 시간’ 제도화, 혹은 기업의 ‘사회공헌 참여일’ 지정은 일상 속 선한 연결을 확산시킬 수 있다. 넷째. 정신 건강을 일상에서 돌보는 습관 만들기 많은 사람들이 외로움 속에서 자신을 돌보는 법을 잊는다. 잘츠는 “취미, 자연 속 산책, 운동은 외로움을 이겨내는 자가 치유 도구”라고 말한다. 특히 유산소 운동은 스트레스와 불안을 완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핀란드에서는 ‘산림 치료’가 실제 정신 건강 치료법으로 사용되고 있고, 일본 삼림욕의 ‘신린요쿠(森林浴)’도 유사한 개념이다. 산림 치료는 나무 아래에서 마음을 챙기고 긍정의 힘을 키우는 활동이다. 우리도 정신과 상담만큼이나, ‘걷기 모임’ ‘취미 공유 모임’ 등 건강한 활동을 장려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정신 건강 상담을 더 쉽게 받을 수 있도록 사회의 시선과 제도 모두 변화해야 한다. 온라인 상담 확대, 지역 정신 건강 센터의 접근성 향상, 청소년·직장인 대상의 예방 중심 프로그램 등이 그 예이다. 외로움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지 않는다. 조용히, 천천히 스며든다. 그렇기에 예방과 회복의 방식도 일상 속에서 조용히, 하지만 꾸준히 이어져야 한다. 우리는 서로를 필요로 하는 존재다. 낯선 이에게 따뜻한 인사를 건네는 일, 내가 속한 지역에 관심을 갖는 일, 나부터 친절을 실천하는 일은 작지만 커다란 연결의 시작이다. 외로움이 점점 커져가는 지금, 우리 사회가 바꿔야 할 것은 거창한 정책만이 아니다. 조금 더 자주 마주 보고 웃고, 마음을 열어주는 문화. 그 작지만 따뜻한 변화들이, 지금 우리에게 가장 절실하다. 장초 / 张楚 / Zhang Chu 장초(张楚)는 중국 루쉰미술학원에서 디자인학 석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국민대학교 테크노전문대학원에서 공간문화디자인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학위 논문은 ‘신해혁명(辛亥革命) 이후의 중국 광고에서의 여성 이미지 변화연구’이다. 현재 루쉰미술학원 시각전달디자인학원에서 교직원로 재직 중이며 연구 분야로는 여성 이미지, 사회기호학(social semiotics), 시각 문법(visual grammar)에 대해 심도 있게 연구를 진행 중이다. 또한 사단법인 한국ESG위원회 환경청년위원회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ESG코리아뉴스의 칼럼리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박사학위 기간 중 KCI에 2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2024년 6월 24일 화석연료 줄이기 친환경 퍼포먼스’에 참석하여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해 환경 활동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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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4-01
  • [진려의 똑똑한 미래 ③] 2025년 프리츠커 건축상 수상자 류자쿤(Liu Jiakun)... 건축은 사회적 문제 해결의 도구이다.
    2025년 프리츠커 건축상(Pritzker Architecture Prize)이 중국 청두 출신의 건축가 류자쿤(Liu Jiakun)에게 수여되었다. 류자쿤은 1956년 출생으로, 충칭건축공정학원을 졸업했다. 그는 초기에는 작가로서 예술 활동을 시작했으나, 이후 건축으로 전향하여 자쿤건축설계사무소(Jiakun Architects)를 설립했다. 오늘날 건축계는 급변하는 사회적·환경적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이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류자쿤은 설득력 있는 해법을 제시하며, 건축을 단순한 조형 예술을 넘어 사회적 문제 해결의 도구로 삼아왔다. 그의 작품을 분석하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주요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1. 지역성을 반영한 맞춤형 설계와 건축 류자쿤의 작품은 특정한 미학이나 스타일을 따르지 않으면서도 일관된 건축적 전략과 높은 완성도를 유지한다. 그는 건축이 획일적인 양식에 갇혀서는 안되며, 각 프로젝트의 특성과 지역의 요구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통해 류자쿤의 건축은 장소와 환경에 맞춘 설계와 건축을 실현하며, 현지의 특성을 존중하는 형태로 구현된다. 2. 중국 현실에 대한 깊은 통찰과 ‘지역성으로부터 배우기’ 그의 건축 철학은 중국의 사회적·환경적 현실을 깊이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는 지역성을 핵심 가치로 삼아, 건축이 지역의 문화, 역사, 자연 환경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건축은 단순한 조형적 표현이 아니라, 토지, 재료, 기후, 인간의 실질적 요구에 기반해야 한다는 원칙을 따른다. 그는 “건축은 고립된 예술 작품이 아니라, 토지로부터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류자쿤의 작업에서 일관되게 나타나는 요소로, 지역의 환경과 건축을 긴밀하게 연결하려는 시도로 이어진다. 3. ‘저기술 전략(Low-Tech Strategy)’을 통한 지속 가능한 건축 류자쿤은 쓰촨 분지의 습하고 비가 많은 기후에서 영감을 받아 ‘저-기술 전략(Low-Tech Strategy)’을 개발하였다. 이는 현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예: 셰일 벽돌, 대나무 거푸집 콘크리트)를 활용하고, 전통적 건축 기법을 적용하여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전략은 건축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건축에 지역적 미학을 부여하는 효과를 가진다. 그는 단순히 기술력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전통적 건축 방식을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지속가능성을 실현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 중 루예위안(鹿野苑) 박물관에서는 대나무 거푸집 콘크리트를 사용하여 불교 석각 예술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는 공간을 조성하였다. 또한, 시춘다위안(西村大院)에서는 거대한 대나무 거푸집 콘크리트 기둥을 통해 도시적 맥락 속에서 서민적 정서를 담아내는 실험적인 시도를 했다. 4. 건축의 사회적 역할과 공공성 류자쿤은 40년 이상 건축 활동을 하면서, 도시와 농촌을 아우르는 다양한 공공 프로젝트를 수행하였다. 그는 건축이 단순히 미학적 완성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의 대표적인 사회적 건축 프로젝트로는 2008년 쓰촨 대지진 이후 진행한 재생 프로젝트가 있다. 그는 지진으로 인해 발생한 폐허를 친환경 건축 재료로 변환하는 방식을 연구하며, 재해 지역을 위한 건축적 해결책을 제시했다. 또한, 쑤저우 위야오진전박물관에서는 역사적 건축 유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접근법을 보여주었다. 그의 프로젝트들은 단순히 새로운 건축을 짓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맥락을 반영하고, 문화적 유산을 재조명하는 방식으로 전개되었다. 5. 도시와 건축의 기능적 통합 그는 도시의 다양한 기능을 통합하고, 상충하는 요구를 조율하는 시스템적 사고를 실천하였다. 이는 현대 도시가 직면한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중요한 접근법이다. 웨스트 빌리지 코트야드에서는 다양한 기능을 가진 공간을 조성하여 시민들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이는 단순한 건축 공간을 넘어, 사람들이 살아가는 장소로서의 가치를 강조하는 방식이었다. 그의 건축 철학은 "건축은 사람들이 우러러보는 대상이 아니라, 자유롭게 숨 쉴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말로 요약될 수 있다. 그는 건축이 소수의 엘리트를 위한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믿었다. 6. 문화적 전통과 현대적 해석의 조화 류자쿤의 건축은 중국의 전통 건축 기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방식을 따른다. 그는 단순한 복고주의를 지양하고, 전통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여 지속 가능한 건축을 만들어간다. 대표적인 예로 루예위안 석각 예술 박물관에서는 창이 없이 노출 콘크리트 공간을 통해 불교적 선 사상을 구현하였다. 또한, 쑤저우 위야오진전박물관에서는 거대한 기둥 구조를 통해 자금성에서 사용된 벽돌을 사용해 역사적 의미를 건축적으로 재현했다. 그에게 정체성이란 개인적인 것만이 아니라, 특정한 장소에 대한 집단적 소속감을 의미한다. 그는 전통을 단순히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창의적으로 변형하여 미래로 연결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류자쿤의 건축은 지역성과 현대성을 조화롭게 융합하며, 사회적 책임과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건축적 해법을 제시한다. 그는 단순히 아름다운 건물을 짓는 것이 아니라, 건축이 인간과 환경, 그리고 사회적 맥락 속에서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담아낸다. 그의 건축 철학은 토지로부터 배우고,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는 건축이라는 말로 요약될 수 있으며, 이는 오늘날 건축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시사하는 중요한 메시지라 할 수 있다. 진려 / 陈丽 / Chen Li 중국 난징예술학원 디자인학원에서 실내 디자인학 석사를 마치고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공간문화디자인학과 크리에이티브 인테리어 아키텍쳐랩(Creative Interior Architecture Lab)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학위 논문은 ‘미래도시 수직농장의 3T(ICT, Plant Technology, Spatial Technology) 기술 예측 연구’이다. 또한 현재 ESG 코리아 뉴스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며, 사단법인 한국 ESG 위원회(Korea ESG Committee) 미래기술위원회(Future Technology Committee)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현재 수직 농장의 정보화 기술, 재배 기술, 공간 기술에 대한 심층 연구를 진행 중이며, 한국에서 박사학위 기간 중 KCI에 2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스마트 팜의 공간 배치 특성에 관한 연구’와 중국 ‘예술백가’의 중문 핵심 정기간행물에 ‘해체주의 실내공간설계의 창작 관념과 수법’에 관한 논문을 발표하였다. 또한 2025년 6월에 출판 예정인 ’생태학의 풀리지 않은 문제들‘이라는 서적의 중국어, 영어 교정에도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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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구도 소외되지않는
    2025-03-14
  • [현동훈의 공간언어 ①] 공간철학이 담겨진 공동체의 공간언어 ‘판교 하우징’
    도시화가 가속화되면서 현대 주택은 사생활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는 밀폐형 구조로 발전해왔다.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이러한 공간 설계는 한편으로는 안전하고 편리한 생활을 보장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적 연결성을 약화시키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특히, 인구 고령화와 1인 가구의 증가로 인해 가족의 형태는 더욱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으며, 기존의 가족 공동체가 개인과 사회를 연결하는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하는 현실이 되고 있다. 과거에는 대가족이 중심이었지만, 산업화 이후 핵가족으로 분화되었고, 이제는 핵가족에서 다시 1인 가구로 세분화되는 추세이다. 이러한 변화는 개인이 독립적인 존재로서 사회와 관계를 맺는 방식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족이라는 전통적인 울타리가 약화된 시대에는 개인이 단순히 고립된 존재가 아니라, 사회 안에서 능동적으로 상호작용하며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를 구성해 나가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주거 공간의 역할도 새롭게 정의될 필요가 있다. 이제 주거는 단순히 사적 공간을 넘어, 이웃과 함께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장소로 변모해야 한다. 현대의 집합 주거는 단순한 물리적 집합체가 아니라, 공동체적 가치를 형성할 수 있는 공간적 배치와 관계를 담아내야 한다. 즉, 건축은 단순한 건물 설계를 넘어, 구성원들이 공동체적 경험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판교 하우징은 위와 같이 변화하는 현대 주거에 따라 기존의 문제점을 타파하고, 새로운 개념의 주거 형태를 선보인 일본 건축가 야마모토 리켄의 작품이다. 3-4층 규모의 건축물을 약 9-13개의 주거 단위로 구성한 클러스터가 9개로 구성된 판교 하우징은 2층의 공동 데크를 통해 각 주거 단위의 투명한 공간을 연결한다. 다양한 용도로 활용 가능한 거대한 현관 역할을 하며, 클러스터 주변 환경의 특성에 맞춰 구성이 가능하다. 공간을 여는 주거 자녀 교육을 위해 학교나 학원을 이용하고, 고령자는 요양 시설에 의탁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 되었다. 이는 주거 공간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외부 시설이 보완하는 구조로 변화했음을 보여준다. 결국, 주택의 한계가 외부와의 연결을 유도하는 계기가 되고 있으며, 이는 가족 단위에서 사회로 시선이 확장되는 하나의 흐름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생활 방식의 차이를 넘어, 거주자들이 주거 공간에 기대하는 기능과 프로그램의 다양성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예전에는 주택이 단순히 먹고 자는 공간이었다면, 이제는 재택근무, 여가, 공동체 활동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따라 주택의 공간 구성도 변화하고 있으며, 특히 공적 공간과 사적 공간의 관계에 대한 인식이 새롭게 정의되고 있다. 사적 공간과 공적 공간이 명확히 구분되던 과거 주거와 달리, 판교 하우징은 가변적이고 유동적인 형태로 설계되었다.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넘어 사회와 연결되는 주거 공간의 역할로서 지역사회 구성원과 더욱 풍요롭고 조화로운 생활 환경을 만들어간다. 관계를 설계하는 건축 야마모토 리켄은 기존의 건축이 지나치게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을 분리함으로써 개인을 사회로부터 단절시키는 문제를 지적하며, 개별 주거 공간이 지역사회와 적극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일정 부분 공유 가능한 영역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판교 하우징에서도 이러한 철학이 반영되어 공공 공간을 단순한 부대시설이 아닌,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활용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전통적인 아파트나 주거 단지처럼 개별 유닛이 독립적으로 배치되는 것이 아니라, 주거와 커뮤니티 공간이 자연스럽게 엮이는 구조를 취한다. 각 세대의 경계를 엄격히 나누기보다, 공동 마당, 공유 복도, 개방형 테라스 등을 통해 입주민들이 서로 마주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소통을 유도하는 장치로 기능한다. 이는 야마모토 리켄이 강조하는 ‘공간을 통해 공동체를 형성하는 과정’과 맞닿아 있다. 단순히 벽을 허물고 개방적인 구조를 만든다고 해서 지역사회가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이고 관계를 맺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건축은 가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건축은 단순한 공간의 창조가 아닌, 사람과 사람, 사람과 환경 간의 관계를 형성하는 매개체이다. 건축물이 완성된 이후에는 그 공간이 삶의 다양한 조건과 맥락 속에서 지속적으로 변화하며 인간 생활의 토대가 되어야 한다. 야마모토 리켄의 저서 『건축은 가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에서 “건축물은 가설을 바탕으로 지어지며, 지어진 건물은 역으로 그러한 가설을 강화시킨다. 가설은 어디까지나 가설에 불과하기 때문에 틀린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일단 건물로 지어지고 나면 … 가설이 더 이상 가설이 아니라 그 건축물을 만든 객관적인 근거로 받아들 여지는 것이다. … 단순한 가정이 건축물이라는 용기를 통해 보여질 때 하나의 당당한 근거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 우리는 그러한 바탕을 의심해야만 한다. 가설이 객관성을 지닌 것처럼 보이기 시작할 때, 우린 그것을 비판적으로 바라보아야 하는 것이다.” 를 통해 건축은 단순히 제공된 환경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사용자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당연한 조건으로 받아들이는 물리적 기반임을 주장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건축 공간은 생활의 기반으로써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어야 하며, 건축가는 공간을 구현하는 방식을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앞으로의 주거 공간은 단순한 주거 기능을 넘어, 다양한 관계를 구성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건축이 개인과 사회를 연결하는 매개체로 작용할 때, 우리는 더 따뜻하고 지속 가능한 도시 환경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현동훈 (Hyun Dong Hun) 유니버설 디자인, 친환경 건축 등 사회적인 가치를 연구하는 공간디자이너이다. 국민대학교 공간디자인과를 졸업한 후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에서 공간디자인을 전공하여 석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사회적 가치가 포함된 건축과 이를 표현하는 공간을 탐구하고 있다. 미래사회의 건축 방향성과 트렌드 변화를 연구하고 있다.
    • 오피니언
    • 누구도 소외되지않는
    2025-03-09
  • [윤재은 칼럼] 미래도시는 ‘하이퍼 리좀 시티(Hyper Rhyzome City)’로 변화한다.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은 2045년이 되면 기술적 특이점이 도래하여 인간의 삶에 거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단순한 공상이 아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미래는 내일이 아니라 오늘 시작된다"고 말했다. 미래 사회를 위한 변화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는 것이다. 과거, 현재, 미래라는 시간의 구분은 환상에 불과할지 모른다. 하지만 미래는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다가올 미래사회는 새로운 기술로 인해 혁신적으로 변화할 것이다. 드론 자동차, 하이퍼루프, 인공지능, 로봇 등의 발전은 미래도시에 대한 우리의 상상을 현실화할 것이다. 세계적인 건축회사 SOM(Skidmore, Owings & Merrill)의 전문가들은 미래도시를 위한 10가지 주요 원칙을 제시했다. 이 원칙은 생태학(Ecology), 물(Water), 에너지(Energy), 거주 적합성(Livability), 폐기물(Waste), 식품(Food), 이동성(Mobility), 문화(Culture), 인프라(Infrastructure), 경제(Economy) 등이다. 이러한 원칙은 지속 가능한 미래도시를 위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다. 거주 적합성(Livability)은 인류의 생존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필수적인 개념이다. 스마트 기술이 적용된 미래도시는 접근성, 편리성, 안전성이 강화된 생활 환경을 제공하며, 도시 공간의 기능을 한층 더 발전시킬 것이다. 첨단기술이 발전하면서 하늘을 나는 드론 자동차나 초고속 하이퍼루프가 주목받고 있다. 이는 기술적 열망뿐만 아니라, 미래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요소들이다.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은 개인용 비행체(PAV, Personal Air Vehicle)를 공개했으며, 우버와 협업해 개발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은 드론 택시 상용화를 위한 시험 비행을 허가하는 등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드론 자동차 중심의 이동사회가 도래하면 주차 시스템에도 혁신적인 변화할 것이다. 기존의 지상 및 지하 주차 방식에서 벗어나, 초고층 건물마다 개인용 플랫폼을 마련해 드론 자동차를 주차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미래의 도시는 더 이상 땅에 의존하지 않고, 공중 이동이 보편화된 사회로 변화할 것이다. 교통혁명과 네트워크형 미래도시 ‘하이퍼 리좀 시티(HRC)’ 드론 자동차와 하이퍼루프로 연결된 미래도시를 ‘하이퍼 리좀 시티(HRC, Hyper Rhizome City)’라고 한다. 하이퍼리좀시티는 지역 간 경계를 허물고 드론과 하이퍼루프를 통해 빠른 연결성을 갖춘 네트워크형 도시를 말한다. 하이퍼리좀시티의 발전은 하이퍼텍스트(Hypertext)처럼 발전한다. 하이퍼텍스트는 문서 간을 하이퍼링크로 연결하여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단일 선형 흐름이 아닌 비선형 구조를 갖는다. 마찬가지로, 미래 도시의 교통망 역시 선형이 아닌 비선형 구조를 이루며, 드론 자동차와 하이퍼루프를 통해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최근 미국에서는 이러한 미래도시 개념을 실제로 구현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덴마크 건축가 비야케 잉겔스(Bjarke Ingels)는 미국 사막에 인구 500만 명이 거주할 ‘텔로사(Telosa)’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이는 억만장자 기업가 마크 로어(Marc Lore)가 주도하며 무인 지역을 개발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가치 상승 이익을 주민 복지기금으로 활용하려는 혁신적인 미래도시 개발 모델이다. 미래도시는 지속 가능한 건축 자재, 드론 자동차, 하이퍼루프, 인공지능, 물관리, 스마트 팜 등 다양한 기술적 해결책을 필요로 하고 있다. 또한, 지구 온난화와 에너지 문제와 같은 난관을 해결하는 것도 무엇보다 필요한 문제이다. 만약 이러한 기술들이 해결된다면 우리가 꿈꾸는 미래도시는 하이퍼리좀시티로 변화할 것이다. 기술의 발전과 함께 미래는 이미 시작되었다. 우리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하며, 변화의 흐름 속에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설계해 나가야 한다. * 참고문헌: 시그널코리아 2025, 사)미래학회, 주)광문각출판미디어 윤재은 / Jaeeun Yoon 예술, 문학, 철학적 사유를 통해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공간철학자이자 건축가이다. 현재 다가올 미래도시와 기후위기를 고려한 ESG에 대해 연구 하고 있다.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공간디자인학과, 테크노전문대학원 공간문화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 학사, 미국 뉴욕 프랫대학 인테리어디자인 석사, 홍익대학교 건축대학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사단법인 한국ESG위원회 이사장, 한국토지주택공사 LH 이사회 의장, LH ESG 소위원회 위원장, 2022년 대한민국 ESG소통 운영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미국의 UC버클리대학 뉴미디어 센터에서 1년간 방문학자로 있었다. 저자는 ‘해체주의 건축의 공간철학적 의미체계’ 박사 논문을 통해 공간철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적 영역을 개척하였다. ‘공간철학’이란 반성을 통해 지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직관을 통해 무형의 공간과 사물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다. 주요 저서로는 장편소설 ‘비트의 안개나라’, 시집 ‘건축은 나무다’, ‘건축은 선이다’, 건축 전문서적 ’Archiroad 1(Hyun), Archiroad 2(Sun), Archiroad 3(Hee)‘, 철학 인문 서적 ‘철학의 위로’, 미래도시 연구 시그널코리아 2024(공저), 시그널코리아 2025(공저)가 있다.
    • 오피니언
    • 누구도 소외되지않는
    2025-03-08
  • [윤재은 칼럼] ‘바다의 경제학(Sea’s Economic)’에서 본 ‘육지의 경제학(Land’s Economic)’
    인간사회에서 생존 문제는 경제 문제와 집결된다. 경제란 재화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인간의 행위로 자본주의 사회를 돌아가게 하는 힘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존은 치열한 경쟁을 통해 이루어진다. 하지만 생존을 위한 경쟁도 공정과 균형 아래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만약 이러한 균형이 깨지면 사회는 불안, 증오, 폭력으로 흘러가게 된다. 최근 ‘묻지마 범죄’와 ‘자살’ 등이 이러한 불균형에서 비롯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에 대한 욕구는 분배보다 ‘축적의 욕구’가 강하다. 하지만 과도한 축척은 욕망이 되고 사회 시스템의 균형을 파괴할 수 있다. 만약 사회가 강한 자 중심으로 돌아간다면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현상은 가속화된다. 자본사회에서 인간의 욕망은 두 가지로 발전한다. 하나는 ‘공유 욕망(Shared Desire)’이며, 다른 하나는 ‘소유 욕망(Possession Desire)’이다. 공유는 ‘함께 사는 사회’를 뜻하고 소유는 ‘혼자 사는 사회’를 뜻한다. 공유 욕망은 자본의 축적이 아니라 사회적 배려를 기본으로 한다. 그러나 소유 욕망은 자신만을 생각할 뿐 타인에 대한 배려가 상실된다. 소유 욕망에서 타인은 경쟁의 대상일 뿐 고려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따라서 경쟁 중심의 사회는 갈등 사회가 되고 이러한 사회를 ‘생존 사회(survival society)’라 한다. 생존 사회에서 행복 사회로 가기 위한 국가의 경제정책은 공정경쟁을 기반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만약 경제정책이 한쪽에 편중되거나 정의롭지 못하면 그 국가는 갈등 사회로 진입하게 된다. 따라서 모두가 행복한 나라가 되기 위해선 ‘공평한 경제, 희망이 있는 경제, 함께하는 경제’가 되어야 한다. 바다의 경제학(Sea’s Economic)에서 배우는 육지의 경제학(Land’s Economic) 모두가 행복하고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바다의 경제학(Sea’s Economic)’을 배워야 한다. 지구 표면의 70.8%를 차지하는 바다의 경제는 육지의 경제와 사뭇 다르다. 하지만 그 ‘근본은 하나’이다. 바다는 살아있는 생태계를 유지하면서도 3단계의 경제체제를 잘 유지하고 있다. 바다의 기초경제: ‘플랑크톤 경제(Plankton Economy)’ 바다 경제의 1단계는 ‘플랑크톤 경제(Plankton Economy)’이다. 바다 경제의 최소단위인 플랑크톤은 바다 생태계의 기초경제이다. 바다에 서식하는 모든 생태계는 플랑크톤의 먹이사슬로부터 시작된다. 이들은 바다 경제의 밑바탕이 되며, 상위 포식자인 피시(Fish)의 먹이가 된다. 바다에 물고기가 살 수 있는 것은 플랑크톤이 있기 때문이다. 플랑크톤은 바다 경제 생태계의 기초가 된다. 육지경제의 플랑크톤은 ‘노동자(Worker)’이다. 이들은 생산의 주체가 되며, 모든 생산의 기초를 담당하며 육지경제의 기반 된다. 육지경제의 모든 생산과 분배는 이들의 ‘땀방울(Drops of Sweat)’에서 만들어진다. 프랑크톤 경제의 노동자들은 사회로부터 많은 것을 원하지 않고 먹고 살 수 있을 정도의 경제적 여건에도 만족하며 살아간다. 이들의 경제 활동 요구는 인간의 기본권에 들어가는 최소한의 요구로 공정한 사회를 원한다. 모두가 함께 사는 사회에서 ‘노동’을 통해 흘린 땀은 고귀하고 신성하다. 바다의 중심경제: ‘피시 경제(Fish Economy)’ 바다 경제의 2단계는 ‘피시 경제(Fish Economy)’이다. 물고기들은 바다 생태계의 먹이사슬 중 하위생태계인 플랑크톤을 통해 살아간다. 피시는 플랑크톤의 작은 경제체계엔 관심이 없다. 그렇다고 고래나 상어와 같은 상위 포식자의 그룹에도 관심이 없다. 이들은 자신의 위치에 만족하며 바닷속 중심 세력이 되어 플랑크톤을 흡수하고, 상위 포식자의 생존을 유지하며 바다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한다. 육지경제의 피시(Fish)는 ‘샐러리맨(Salaryman)’과 ‘중소기업’이다. 이들은 육지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며, 국가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한다. 이들은 임금 노동자의 자리를 탐내지 않고, 그렇다고 슈퍼부자(Super rich)를 부러워하지도 않는다. 이들은 자본주의 경제체계 속에서 주어진 자리에 만족하며, 자신의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그룹이다. 바다의 거대경제: ‘고래 경제(Whale Economy)’ 바다 경제의 3단계는 ‘고래 경제(Whale Economy)’이다. 이들은 물고기이 아닌 포유류이지만 바다 생활을 하면서 최상위의 포식자에 들어간다. 이들은 몸집이 너무 커서 엄청난 물고기를 먹어야 산다. 물고기가 플랑크톤을 먹는 양은 비교도 할 수도 없다. 바다의 생태계를 유지 시켜주는 것은 고래가 아니라 피시이다. 하지만 거대한 바다의 경제는 고래와 같은 거대한 생물이 있어야 한다. 고래는 거대한 몸짓을 통해 파도를 만들고 바다를 잠들지 않게 하기 때문이다. 육지경제의 고래(Whale)는 대기업이다. 대기업은 국가 경제의 모든 것을 좌우할 만큼 큰 영향력을 가진다. 이들의 경제활동은 개인의 경제활동을 넘어 국가 경제를 좌우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그룹(group)이다. 특히 국제사회의 경쟁력이 중요한 상황에서 대기업은 국가의 운명을 결정할 만큼 중요한 경제주체이다. 이들은 소수의 그룹을 가지고도 다수의 그룹을 리드한다. 이들의 정책과 행동은 육지경제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대기업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이들의 역할에도 균형이 필요하다. 만약 대기업이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 경제에 들어가 모든 것을 독식하려 한다면 이는 매우 위험한 일이다. 중소기업, 소상공인과 상생하려는 대기업의 자세 대기업이 국가 경쟁력을 위해 기술을 개발하고 세계시장에서 승리하려면 대기업의 품격에 맞는 일에 치중하여야 한다. 특히 대기업은 막대한 자산을 통해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이 생업으로 살아가는 분야에서 사업을 확장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대기업이 빵집, 식당, 편의점, 커피전문점 등을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이 사업 분야는 플랑크톤이나 피시가 살아가는 작은 경제이기 때문이다. 만약 대기업이 이런 분야까지 모두 장악하려 한다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몰락할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대기업은 막대한 자본을 들여 순식간에 소규모 경제를 장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기업은 자신들의 규모와 기술에 맞는 사업에 집중해야 하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생태계를 보호하여 공정경제가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바다 경제(sea economy)는 서로의 배려를 통해 상생으로 나아가는 육지 경제(land economy)의 나침판이다. 육지와 바다의 3가지 경제 군은 자신의 자리에서 스스로를 만족하며, 약자에 대한 배려와 함께 성장해야 한다. 만약 고래와 같은 포식자가 자신이 배고프다고 플랑크톤과 피라미 같은 물고기를 다 잡아먹는다면, 바다의 생태계는 혼란을 휩싸이며, 피시(Fish)의 멸종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 하지만 피시의 종말은 결국 상위 포식자인 고래의 종말로 막을 내릴 수밖에 없다. 플랑크톤과 피시(fish)가 존재하지 않는 바다 경제의 생태계를 생각해보라! 아무리 최상위의 포식자인 고래일지라도 먹지 않고 살 수 없다. 그들의 몸 규모는 너무 커서 플랑크톤이나 작은 고기로는 배를 채울 수 없다. 따라서 피시의 종말은 결국 고래의 종말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고래의 종말에도 작은 규모의 플랑크톤이나 피시는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것이다. 이들은 적게 먹고도 생존하는 법을 알기 때문이다. 큰 기업이 중간 기업의 영역을 탐내고, 중견 기업이 소상인의 영역을 탐내는 것은 육지경제계의 생태계를 망치는 것뿐 아니라, 국가 경제의 몰락을 가져올 것이다. 조그마한 탐욕이 큰 화를 가져오는 것처럼 대기업은 대기업으로서의 영역에서 큰 크림을 그리고, 중소기업은 중소기업의 영역에서 국가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때, 그 국가는 더불어 행복하게 사는 국가가 될 것이다. 이러한 국가 경제체계 속에서 노동자는 자신의 땀방울을 흘릴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 덧붙이는 글 I 윤재은(Yoon Jae Eun) 예술, 문학, 철학적 사유를 통해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공간철학자이자 건축가이다. 현재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공간디자인학과, 테크노전문대학원 공간문화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 학사, 미국 뉴욕 프랫대학 인테리어디자인 석사, 홍익대학교 건축대학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사단법인 한국ESG위원회 이사장, 한국토지주택공사 LH 이사회 의장, LH ESG 소위원회 위원장, 2022년 대한민국 ESG소통 운영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미국의 UC버클리대학 뉴미디어 센터에서 1년간 방문학자로 있었다. 저자는 ‘해체주의 건축의 공간철학적 의미체계’ 박사 논문을 통해 공간철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적 영역을 개척하였다. ‘공간철학’이란 반성을 통해 지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직관을 통해 무형의 공간과 사물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다. 주요 저서로는 장편소설 ‘비트의 안개나라’, 시집 ‘건축은 나무다’, ‘건축은 선이다’, 건축 전문서적 ’Archiroad 1권(Hyun), 2권(Sun), 3권(Hee)‘, 철학 인문 서적 ‘철학의 위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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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구도 소외되지않는
    2023-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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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선영칼럼] 농인으로 살아간다는 것
    1900년대 초, 사람들은 무성영화 속에서 보디랭귀지로 하나의 예술을 보여준 찰리채플린에 열광했다. 그 시대 힘들었던 시절을 채플린을 통해 위안을 얻었다. 대사를 말로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이해하며 웃고 공감한 것이다. 실제로 찰리채플린은 시·청각 복합장애인이었던 미국 여류작가 헬렌 켈러와 수어로 소통하거나 편지를 주고받는 등 친분을 가지고 있었다. 헬렌 켈러의 삶이 채플린에게 영향을 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농인 역시 무성 세계 속에서 오랫동안 시각 중심의 언어인 수화를 사용하며 살아왔다. 그런데도 길거리에서 수화를 하는 사람을 보면 외계인 쳐다보듯 힐끔거리는 게 다반사다. 수어통역사도 텔레비전 화면 한쪽 구석에 동그랗게 처리되어 등장하는 사람일 뿐이다. 왜 수화라는 언어에 대한 인식이 저조한 것일까? 1880년 이태리 밀라노에서 개최된 농아에 관한 국제회의에서 구화주의를 결의한 이후로 농교육 현장에서 차츰 수화를 부정하기 시작했다. 수어가 농아의 구어와 언어 기술의 발달을 저해하므로 사용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이후 많은 농인이 수어를 쓴다는 이유로 차별과 핍박을 받았다. 사람들은 청각장애인이 말을 잘하면 일반사회에 빨리 흡수되어 성공의 문이 열린다고 믿었다. 그러나 구화는 어떤 식으로든 농인을 좌절하게 만들었다. 장애를 최대한 숨기고 청인과 부대끼며 살며 삶의 피로를 호소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입 모양을 읽기 힘들어했고 더욱 위축되어 청인 세계에 완벽하게 편입하지 못했다. 코로나 19로 마스크를 착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입모양도 읽을 수 없었다. 농인들 중 일부는 변화무쌍한 자기 표현력과 분명한 뜻을 알게 하는 '수어'라는 새로운 세계를 접하며 소통 방식과 지식 습득에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그러면서 농인의 모국어라 할 수 있는 수어로 회귀하는 일이 늘게 되었다.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에서도 ‘농인은 신체적인 손상으로 동정과 시혜를 받고 돌보아주는 복지의 대상이 아니라 시각적인 다른 언어로 의사소통하는 사람일 뿐이며, 이런 시각적인 의사소통은 다양하고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그러므로 그들만의 생각과 판단, 생활이 있고 청인과 똑같은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사람들은 수어를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손짓이나 제스처’로 인식했다. 이렇듯 농인은 수화를 언어로 인정하지 못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완벽한 이해를 받을 수 없었다. 스웨덴은 100년 이상 투쟁한 결과, 일찌감치 수어를 동등한 언어로 인정하고 사용하는 나라이다. 스웨덴 국립농아인협회는 청각장애인의 핸디캡이 듣지 못하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농인과 농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 TV나 영화 자막에서 오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농인과 청인의 다름을 인정하고 차이를 줄여나가기 위해 활발한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수어와 농인에 대한 인식이 개방적인 외국에서는 농인이 동등한 권리를 얻을 수 있도록 제도적인 지원을 많이 한다. 농인 국회의원, 의사, 변호사, 약사로 활동할 수 있게 해서 농사회에 도움이 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수어를 예술적인 관점으로 보고 수어 문학뿐만 아니라 코미디언, 배우로 활동하며 자신의 재능을 펼칠 수 있게 한다. 일반학교 외국어 선택과목에도 수어교육을 넣거나 기관 교육을 통해 청인 역시 다른 나라의 언어를 배우는 것처럼 수어를 배우며 사회적으로 소통하는 것을 의미 있는 일로 생각한다. 나는 19살에 농인의 문화와 언어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는데, 이를 접하기 전에는 내 정체성을 찾기 힘들었고 장애에 대해 부정적인 편이었다. 하지만 농인의 언어와 문화를 되찾으면서 구화보다 깊은 감정까지 전달할 수 있는 수화가 편하게 느껴졌고 나 자신을 좀 더 깊이 알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농인’이라는 정체성이 확실해져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더 나아가 농문화, 청문화 두 개의 문화를 상호적이고 통합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2017년 ‘한국수화언어기본법 및 농문화지원법’이 제정되고 한국수화언어법이 인정되었다. 한국수화발전 기본계획안에는 원활한 언어생활을 위한 농인의 수어 능력 향상, 수화 언어 환경 개선을 위한 제도 마련 및 정비, 수어 지위 향상을 위한 인식 개선 사업, 수어 연구 활성화를 위한 기반 구축 사업 등이 포함되어 있다. 구체적으로는 농유아·농학생·농성인을 위한 수화 교육, 수어 통역 개선, 수어 교원 양성 제도 마련, 청인을 위한 수어 교육 지원, 수화 관련 서적 편찬 사업 지원, 수어 및 농문화 보존 및 홍보 사업, 수어연구소 설립 등이다. 2022년 현재는 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이 법안으로 인해 사회적 소수자인 농인에게 농문화 향유권을 돌려줄 수 있고 수화 통역 서비스도 개선되며 수어 사용권과 수어로 교육받을 권리를 받을 수 있다. 또한 곳곳에 장애이해 교육이 활성화되어 농인 후배들이 내 아픔의 역사를 되풀이하는 일이 줄어들 것이다. 덧붙이는 글 I 노선영 (Roh Sun Young) 한국수어를 제1언어로 사용하는 농인으로 글을 쓰고 미디어아트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 『보이는 소리 들리는 마음』 『고요 속의 대화』 등을 썼고, 《고요 속의 대화(Whisper in Silence)》(2019), 《같은 사람, 다른 감각》(2020), 《고요 속의 대화(Dialogue in Silence)》(2021) 등 미디어아트 체험형 전시를 총괄 진행했다. 현재 노선영교육문화연구소 소장으로서 글을 쓰고 강연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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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10-01
  • [장한별 칼럼] S(Social)관점으로 바라본 ESG
    ESG는 기업 평가에 있어 재무적 요소가 아닌 비재무적 요소가 중요함을 강조하며, 투자 관점에서 발전했다.즉, ESG는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는 기업인지를 평가하는 주요 지표가 된다. 또한 고객들이 어떤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함에 있어서도 ESG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고 있다. 특히 ESG 중 S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다. 사회 공헌, 인권과 안전, 노동과 고용의 안정, 공급망 관리, 윤리, 소비자 보호 등 기업과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의 권리를 제대로 보장하는 경영 전략이다. 단순히 ‘해도 되고, 안 해도 되지만, 하면 좋다’는 식이 아닌 이해관계자들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기업의 책임 있는 ESG경영이 필요하다. 만약 기업이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면 엄청난 위험부담을 안게 된다. 지난 몇 년간 포털사이트를 뜨겁게 달궜던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갑질 논란’이다. 최근에도 모 기업이 납품업체를 상대로 부당이익을 챙겨 크게 논란이 된 바 있다. 또 과거에는 한 재벌그룹의 오너리스크가 터지기도 했다. 물벼락 갑질, 땅콩 갑질, 폭력행사 등 오너일가의 직원을 상대로 한 갑질로 브랜드 평판과 주가가 대폭 하락하는 위기를 맞았다. 이렇듯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기업의 이미지를 넘어 경영환경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제는 기업을 선택하고, 투자하고, 평가할 때 단순히 재무적인 지표만을 보지 않고, 기업이 얼마나 이해관계자들과 잘 소통하고, 그들의 인권과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가 매우 중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고객의 니즈도 점점 변화하고 있다. 다양한 서비스와 제품, 기술을 경험한 고객들은 더 이상 단순히 제품과 서비스의 우수성만으로 선택하지 않음을 깊게 새겨야 하겠다. CS(Customer Satisfaction)를 전제로 고객만족경영을 통해 이익을 창출해야 하는 기업이라면 고객의 니즈에만 귀 기울일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안전과 인권을 보장하고, 그들과 꾸준히 소통하기 위해 자발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덧붙이는 글 I 장한별 (Jang Han Byeol) 장한별 칼럼니스트는 프로커뮤니케이션의 대표이자 『내 인생은 도대체 왜 이럴까?』, 『기적의 7초 고객 서비스』, 『강사 트렌드 코리아 2019』, 『강사 트렌드 코리아 2020』의 저자다. 커뮤니케이션 강의, 대인관계 강의, 감정 및 스트레스관리 강의, 매너 강의, 고객만족경영 강의 등을 활발하게 하고 있으며, 한국강사신문에서 대인관계, 감정관리, 고객만족경영 등에 대해 칼럼을 게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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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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