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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헌의 공간디코딩 ⑧] 사진 찍는 인간, 기록되는 공간
공간은 ‘사는 곳’에서 ‘남기는 장면’이 되었다 퇴근 후 찾은 서울의 한 카페. 사람들은 메뉴판보다 먼저 포토존을 찾고, 스마트폰을 들어 사진을 찍는다. 몇 번의 포즈와 표정 확인 후, 사진은 곧바로 SNS에 업로드된다. 커피를 마시는 순간조차 알림과 좋아요 숫자에 시선이 빼앗긴다. 이곳의 가구는 더 이상 대화를 위한 것이 아니라 사진을 위한 소품이 되었다. 공간은 ‘머무는 곳’에서 ‘공유하는 장면’으로 바뀌고 있다. 공간은 ‘찍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제 도시에 들어선 카페나 매장을 방문할 때 우리는 먼저 그 장소가 사진으로 어떻게 표현될지부터 고민한다. 단순히 머무르는 경험보다, 그 경험을 얼마나 잘 기록하고 공유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기준이 된다. 서울 성수동과 도산공원 일대의 브랜드 팝업스토어, 더현대서울의 인기 있는 팝업 매장들이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전략은 명확하다. 그것은 고객이 그 공간을 경험하는 방식이 아니라, 카메라 프레임 속에서 얼마나 매력적인 장면을 연출할 수 있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러한 현상은 근대 건축가 루이스 설리번(Louis Sullivan)이 제시했던 모더니즘 건축의 핵심 개념인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Form follows function)“라는 원칙마저도 뒤바꾸고 있다. 모더니즘 시대의 공간 디자인은 사용자의 실용적 필요와 기능성을 중심으로 결정되었다면, 이제는 SNS의 피드(Feed)가 기능을 대신한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나는 이를 “형태는 피드를 따른다(Form Follows Feed)“라고 표현하고 싶다. 현대 공간 디자인에서 형태는 이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얼마나 매력적으로 인스타그램 피드에서 보여질 수 있는가 하는 기준에 따라 결정된다. 공간을 설계하는 건축가와 디자이너는 사용자 동선이나 사용성보다 먼저 카메라 앵글과 조명, 배경의 색감과 질감을 고려한다. 사용자는 공간을 사유하고 체험하기보다는, 그 공간을 어떻게 촬영할 것인지에 더 큰 관심을 갖게 되었다. 공간은 SNS 피드를 위한 하나의 프레임으로 재구성된 것이다. 공간이 사람을 기록하는 시대의 도래 그러나 인간만이 공간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공간을 소비하고 기록하는 동시에, 공간 역시 우리를 기록하고 분석하기 시작했다. CCTV와 GPS, RFID, 와이파이 로그 등 현대 도시의 각종 디지털 장치들은 사용자의 동선과 체류시간, 이동 경로를 기록하고, 이를 데이터화하여 분석한다. 공간은 사용자의 행동을 예측하고, 다음 행위를 유도하는 데이터 기반의 장치가 되고 있다. 이제 우리는 공간 속에서 기록자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데이터가 되어 공간에 의해 기록되고 있다. 공간은 사용자의 행동을 축적하고 분석하며, 이는 플랫폼의 알고리즘에 의해 다시 사용자의 행동을 제어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인간은 공간을 기록하는 주체이면서, 동시에 공간 속에서 기록되는 객체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감각과 경험의 축소, 플랫폼 속의 공간 이러한 공간 인식 방식의 전환은 인간의 감각과 경험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도시를 걸으며 만나는 공간은 더 이상 우연한 발견의 장이 아니다. 우리는 이미 온라인에서 인기 있는 장소와 사진에 어울리는 장면만을 선택적으로 소비한다. 이런 공간 소비 방식은 도시 전체를 플랫폼 알고리즘이 제시하는 제한된 프레임 안으로 압축시키고, 결국 도시는 서로 비슷한 공간과 경험으로 가득 차게 된다. 철학자 발터 벤야민(W. Benjamin)이 『사진과 복제 기술의 시대』에서 ‘아우라(Aura)’가 상실되었다고 했던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현대 도시에서 공간은 더 이상 독특한 경험의 장소가 아니라, 반복적으로 재생산되는 이미지의 무대가 되었다. 인간의 공간 경험은 깊이를 잃고, 순간적으로 소비되는 이미지의 표면적 수준으로 축소되고 있다. 공간의 감각을 다시 회복하려면 이제 우리는 중요한 질문 앞에 서 있다. 디지털 기록과 데이터의 홍수 속에서 인간이 공간을 통해 진정으로 얻고자 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기록과 공유를 넘어, 공간 그 자체의 의미와 감각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디지털 기록의 시대에도 도시는 우연히 발견할 수 있는 골목과 예상하지 못한 사건이 발생할 수 있는 장소를 허용해야 한다. 때로는 디지털 기기를 내려놓고 지도 없이 도시를 걷고, SNS 공유와 상관없이 존재하는 공간의 감각과 가치를 다시 느낄 필요가 있다. 공간을 설계하는 디자이너들 또한 단지 사진 찍기 좋은 공간이 아니라, 사용자가 온전히 경험하고 사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 그것이 기록되는 공간 속에서 다시 한번 ‘머무는 공간’, ‘체험하는 공간’을 회복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결국 공간디자인은 인간의 감각과 경험, 삶의 본질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고민하는 과정 속에서 다시금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김동헌 (Kim Dong Hun) | 디지털 시대, 공간의 미래를 연구하는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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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개인정보 유출과 ESG 전략 방안 제언
최근 SK텔레콤의 악성코드로 인한 유심(USIM)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면서,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기술적 실수를 넘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전 영역에 걸쳐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심대한 타격을 입힌 사건으로 해석된다. 특히 시장지배적 위치에 있는 기업이 대규모 개인정보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이에 상응하는 수준의 책임과 리스크 관리를 수행하지 못했다는 점은, ESG 경영체계 전반에 대한 근본적 성찰을 요구한다. SK텔레콤 유심 정보 유출 사고 2025년 4월, SK텔레콤의 유심(USIM) 관리 시스템이 악성코드에 감염되면서 대규모 개인정보가 유출되었다. 유출된 정보는 유심 일련번호로 가입자 식별 번호인 IMSI, 단말기 식별 번호 IMEI, 통신사와 HSS가 공유하는 공유키 K 등으로 SIM 카드 복제가 우려되는 정보이며, 그 피해 규모는 2,3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동통신 서비스를 통해 국민 대다수가 스마트폰으로 금융거래, 본인인증 등 지극히 사적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단순한 기업 내부 문제가 아니라 심각한 사회 인프라 리스크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사고 직후 시스템 점검과 일부 사실 공개를 통해 대응했지만, 늑장 대응과 늦은 개별 통지, 늦은 대응안 발표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나아가 유심 변경을 위한 유심 확보, 교체 방안, 구체적 보상 계획 등이 명확히 제시되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ESG 관점에서 본 문제의 본질과 대체 불가능 기업의 추가적 책임 개인정보 유출은 단순한 보안 사고가 아니다.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세 영역 모두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복합적 리스크이다. 우선, 데이터 복구 과정에서 서버 증설과 시스템 점검을 반복하게 되면 막대한 전력 소모와 탄소배출이 발생한다. 디지털 운영조차 환경적 책임을 요구받는 시대에, 사고 복구조차 탄소중립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기업의 환경책임 이행이 의심받게 된다. 사회적 측면에서 보면, 개인정보는 단순한 데이터가 아니라 현대사회의 인간 존엄성과 직접 연결되는 요소이다. 특히 유심 정보는 금융거래와 본인인증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기 때문에, 이번 사고는 심각한 2차 피해(명의도용, 금융사기 등) 가능성을 초래한다. 디지털 인권 보호 실패는 사회 전체의 신뢰 기반을 붕괴시키는 치명적 결과로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이사회 차원의 리스크 관리 실패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시장지배적 기업이라면 평상시부터 개인정보 보호 리스크를 전략적 차원에서 관리하고, 사고 발생 시 이사회가 즉각적으로 개입하여 책임 있는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 이동통신 서비스처럼 국민 생활에 필수적인 인프라를 제공하는 기업은 일반 민간기업과 다른 차원의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 대다수 국민이 스마트폰을 통해 금융, 행정, 본인 인증 등 핵심 서비스를 이용하는 상황에서, 개인정보를 수탁한 기업은 사실상 공공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기업에게는 단순한 법적 의무를 넘어, 공공신뢰 유지와 디지털 사회계약 재구축이라는 시대적 책무가 부여된다. 따라서 이번 사건은 기업 내부 시스템 개선에 그칠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차원의 디지털 신뢰 인프라를 다시 설계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전략적 대응 방안 제언, ‘디지털 패스트트랙 보상제’ 도입의 필요 이제 기업은 단순히 '복구'를 넘어, ESG 기반 위기관리 전략을 정교하게 수립해야 한다. 우선, 친환경적 데이터 복구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Microsoft는 2020년 SolarWinds 공격 이후 보안 인프라를 재구축하면서 탄소중립 목표를 적용하고, 데이터 복구 과정의 탄소배출량까지 관리·공시하였다. 이처럼 복구 작업조차 환경적 책임을 고려하는 것이 글로벌 표준이 되어가고 있다. 둘째, 사회적 신뢰 회복 프로그램을 가동해야 한다. 미국의 Capital One은 2019년 약 1억6천만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 당시, 피해자 전원에게 무료 신용 모니터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구체적 사고 경위를 신속히 공개하는 등 적극적 대응에 나섰다. 결국 중요한 것은 사과가 아니라, 피해자가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보호 조치와 투명성이다. 셋째, 이사회 차원의 지배구조 개혁이 절실하다. 페이스북(현 Meta Platforms)은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스캔들 이후, 개인정보 보호를 감독하는 전담 위원회를 이사회에 설치하고 외부 감사를 의무화했다. 리스크 통제 시스템을 이사회 주도로 강화함으로써, 장기적 투자자 신뢰를 회복할 수 있었다. 여기에 더해, 현재의 상황에 실질적이면서 즉각 도입이 필요한 기업의 대응 전략으로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디지털 패스트트랙 보상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상황에서는 USIM 도용으로 발생한 피해를 피해자가 일일이 신고하고 서류를 제출하는 기존의 절차가 아니라, AI 기반의 피해 판정 시스템을 통해 신속하고 자동화된 보상을 제공해야 한다. 이는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동시에, 디지털 사회에 맞는 민첩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인 조치이다. 이들 사례와 새로운 제안은 모두, 사고 이후 단순한 복구를 넘어 구조적 ESG 혁신으로 이어진 경우다. 환경, 사회, 지배구조 각각의 영역에서 통합적 개혁을 추진해야만, 기업은 생존할 수 있다. ESG로 지속가능한 신뢰를 구축해야 이번 SK텔레콤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단순한 기술적 오류가 아니다. 디지털 시대에 개인정보 보호 실패는 곧 ESG 경영 실패를 의미하며,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직접적으로 위협한다. 특히 시장지배적 기업은 환경책임을 수반한 사고 대응, 사회적 신뢰 회복을 위한 피해자 구제, 지배구조 차원의 구조적 개혁 을 신속하고 투명하게 이행해야 한다. 진정한 ESG 경영은 위기 앞에서 빛난다. 지금이야말로, 기업이 자신들의 진정성과 책임감을 증명해야 할 때다. 사회와의 새로운 신뢰 계약을 체결하는 것, 그것이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I 윤재은(Yoon Jae Eun) 예술, 문학, 철학적 사유를 통해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공간철학자이자 건축가이다. 현재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공간디자인학과, 테크노전문대학원 공간문화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 학사, 미국 뉴욕 프랫대학 인테리어디자인 석사, 홍익대학교 건축대학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 LH 이사회의장, LH ESG 소위원회 위원장, 2022년 대한민국 ESG소통 운영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미국의 UC버클리대학 뉴미디어 센터에서 1년간 방문학자로 있었다. 저자는 ‘해체주의 건축의 공간철학적 의미체계’ 박사 논문을 통해 공간철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적 영역을 개척하였다. ‘공간철학’이란 반성을 통해 지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직관을 통해 무형의 공간과 사물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다. 주요 저서로는 장편소설 ‘비트의 안개나라’, 시집 ‘건축은 나무다’, ‘건축은 선이다’, 건축 전문서적 ’Archiroad 1권(Hyun), 2권(Sun), 3권(Hee)‘, 철학 인문 서적 ‘철학의 위로’가 있다. 김동헌 (Kim Dong Hun) | 디지털 기술 기반 공간혁신 연구자, 칼럼니스트 AI 기반 공간디자인, 뉴미디어 아트, 공간 산업의 ESG를 연구하고 있다. 홍익대에서 기계공학과 법학을 전공한 뒤 LG전자 특허센터에서 기술 전략과 혁신 업무를 경험했다. 현재는 디지털 기술이 공간 경험을 확장하는 방식과 다양한 학문이 융합되는 공간디자인 교육의 진화 방향을 연구하고 있다. 국민대학교 디자인대학원 공간디자인전공 겸임교수로서 미래학(Futurology)과 공간철학을 강의하고 있으며, ㈜리네아디자인 이사로 공간의 미래를 설계하는 연구자이자 실천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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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헌의 공간디코딩 ➆] 마인크래프트 무비, 픽셀 속에 담긴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공간
게임에서 영화로, 마인크래프트의 변신 최근 전 세계적으로 2억 3천만 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1억 4천만 명에 달하는 인기 게임 마인크래프트(Minecraft)가 영화로 제작되어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마인크래프트는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독특한 공간 개념과 무한한 창의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디지털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렇다면, 마인크래프트가 영화라는 새로운 형태의 매체로 표현될 때, 공간의 의미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블록으로 만드는 창의적 공간 마인크래프트는 작은 픽셀 블록으로 이루어진 가상 세계에서 사용자가 자유롭게 건축과 탐험을 할 수 있는 게임이다. 마인크래프트(Minecraft)라는 이름은 "광산(Mine)"과 "만들다(Craft)"의 합성어로, 플레이어가 직접 광물을 캐고 다양한 재료를 조합하여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하는 게임의 핵심적 특징을 나타낸다. 이 점에서 마인크래프트는 레고(LEGO)와도 흥미로운 비교가 가능하다. 레고 역시 사용자가 블록을 조립해 다양한 구조물을 만들어내는 창의적 장난감이지만, 물리적 제약 속에서 완성도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둔다. 반면 마인크래프트는 디지털 공간이라는 무한한 영역 안에서 사용자 상상력의 자유를 극대화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레고가 정해진 조립 설명서와 실재하는 물성을 바탕으로 창작 활동을 유도한다면, 마인크래프트는 규칙과 물리적 제약이 거의 없는 환경에서 스스로 규칙을 만들고 세계를 구축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플레이어는 블록을 쌓고 부수며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간다. 이 독특한 방식 덕분에 게임은 사용자들의 창의성을 무한히 자극한다. 사용자는 정해진 스토리가 아닌 자신만의 이야기와 공간을 창조하며, 이 과정에서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하게 된다. 바로 이 점이 마인크래프트의 가장 큰 매력이다. 작은 픽셀 블록으로 이루어진 가상의 세계에서 사용자가 자유롭게 건축을 하고 탐험을 할 수 있는 게임이다. 영화라는 새로운 매체가 던지는 질문 마인크래프트가 영화로 제작되는 과정에서 가장 본질적인 변화는 '공간을 경험하는 방식'에 있다. 게임에서는 플레이어가 직접 블록을 조작하고 세계를 만들어나가는 주체였다면, 영화에서는 그 능동성을 내려놓고 타인이 창조한 세계를 따라가야 한다. 자유롭게 개입하던 공간이 서사를 따라 관람하는 공간으로 변모한 것이다. 영화에서는 공간 그 자체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이야기의 흐름과 감정선을 이끌어가는 적극적인 서사적 장치로 기능한다. 게임에서는 공간이 순간순간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생성되지만, 영화에서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공간이 변하고, 등장인물의 이동과 사건을 통해 공간에 시간성이 덧입혀진다. 이러한 시간적 전개는 공간에 '서사성'을 부여한다. 이는 독일의 철학자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가 강조한 '행위(action)'와 '이야기(storytelling)'의 관계를 떠올리게 한다. 아렌트에 따르면, 인간의 행위는 시간이 흐르면서 의미를 획득하고, 이야기를 통해 완성된다. 마인크래프트 무비 역시, 정지된 블록의 집합이 아니라, 사건과 감정이 흐르는 시간의 차원 위에서 비로소 하나의 이야기 공간으로 완성된다. 공간은 더 이상 배경이 아니라, 등장인물의 정체성과 서사를 매개하는 적극적 주체로 재구성된다. 특히 영화에서 주목할 점은 픽셀화된 큐브만으로 구성된 세상 속에 큐브가 아닌 사람의 형상이 등장하면서 생기는 이질감이다. 이 점은 프랑스 철학자 ‘자크 데리다(Jacques Derrida)’의 '차연(différance)' 개념과 연결된다. 데리다는 모든 의미가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다른 의미와의 차이(difference)와 완전한 의미 도달의 보류(deferment)를 통해 끊임없이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큐브로 통일된 세계에서 인간과 같은 이질적인 요소의 등장으로 인해 기존 세계의 의미는 흔들리고 재정의된다. 게임 속 균질했던 세계는 영화에서 이질적인 요소를 통해 관객에게 익숙한 현실 세계와의 유사성을 불러일으키며 새로운 성찰과 질문을 제기한다. 관객은 스스로 블록을 쌓지 않더라도 블록 하나하나의 상징성과 그 속에서 벌어지는 이질적 존재의 등장을 통해 세계의 의미를 다시 탐구하게 된다. 이는 디지털 공간의 능동성과 서사의 수동성이 절묘하게 교차하는 지점에서 탄생한, 새로운 형태의 '공간적 몰입'이라 할 수 있다. 현실과 가상 사이를 연결하는 전이 공간의 의미 『마인크래프트 무비』에서는 현실 세계와 마인크래프트 세계를 연결하는 장치로 '지배의 오브’와 ‘대지 수정’이'라는 열쇠와 그것의 결합을 통해 열리는 '포털'이 등장한다. 이 설정은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서 토끼굴이나 거울을 통해 다른 세계로 넘어가는 설정을 연상시킨다. 열쇠와 문은 단순한 장치가 아니라, 하나의 세계관에서 다른 세계관으로 이행하는 '전이 공간(transition space)'을 열어주는 매개체다. 철학적으로 볼 때, 열쇠와 문은 "존재의 경계"를 넘는 행위를 상징한다.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Martin Heidegger)는 인간 존재를 '세계-내-존재'로 규정하며, 존재란 항상 세계 안에서 열리고, 그 경계를 인식함으로써 스스로를 정의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영화 속 포털은 기존 현실 세계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의미 체계와 경험이 열리는 공간적, 존재론적 '틈'을 의미한다. 이러한 전이 공간은 단순한 이동을 넘어, 시간과 공간, 정체성의 전환을 의미한다. 관객은 포털을 통과함으로써 일상적 현실로부터 떨어져 나와, 규칙과 질서가 다른 세계에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는다. 이는 마인크래프트의 세계가 단순히 픽셀 블록으로 만들어진 가상공간이 아니라, 새로운 '세계-내-존재'의 가능성을 실험하는 장이라는 점을 부각시킨다. 블록이 주는 공간 디자인의 영감, 픽셀로 그려지는 공간의 미래 『마인크래프트 무비』는 간단한 픽셀 블록으로도 얼마나 다양하고 풍부한 세계를 창조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현실의 건축이나 도시 설계에서도 점차 디지털 기술과 가상현실이 접목되는 오늘날, 마인크래프트 영화가 보여주는 공간 디자인 방식은 많은 영감을 준다. 블록 형태의 단순함이 가진 창의적 가능성은 현실과 가상공간의 경계를 허물며, 공간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안한다. 마인크래프트가 게임을 넘어 영화로 전환되면서, 디지털 시대의 공간 개념은 더욱 넓고 깊게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마인크래프트는 우리에게 가상공간이 단지 현실의 모방이 아니라, 새로운 방식으로 경험하고 탐험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임을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디지털 기술과 가상공간의 발전과 함께 마인크래프트와 같은 콘텐츠가 어떻게 우리의 일상과 공간 경험을 변화시킬지 흥미롭게 지켜볼 만하다. 김동헌 (Kim Dong Hun) | 디지털 시대, 공간의 미래를 연구하는 전문가 AI 기반 공간디자인과 뉴미디어 아트, ESG 건축을 연구하는 공간디자인 박사과정 연구자. 기계공학과 법학을 전공한 후 LG전자 특허센터에서 기술 전략과 혁신을 경험했으며, 현재는 AI와 디자인, 철학이 융합된 공간의 방향성을 탐구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이 공간 경험을 어떻게 확장하는지, 인간성과 기술의 조화를 이루는 공간디자인 교육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현재 국민대학교 디자인대학원 공간디자인전공 겸임교수로 미래학(Futurology)와 공간철학을 강의하며, ㈜리네아디자인의 이사로 공간의 미래를 설계하는 연구자이자 실천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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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헌의 공간디코딩 ⑥]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와 ‘순간 소비’ 공간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세대는 경험을 소비하고 기록하며, 공간을 일상의 배경이 아닌 콘텐츠로 인식한다. 이들에게 공간은 머무는 장소가 아니라, 촬영하고 공유하고, 곧바로 이동하는 ‘순간 소비’의 무대다. 소비 방식이 변화하면서 공간의 존재 방식도 바뀌고 있다. 그렇다면,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가 선호하는 ‘순간 소비형 공간’은 어떤 특징을 가지며, 공간디자인은 어떻게 이에 대응해야 할까? *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는 개인용 컴퓨터, 노트북, 스마트폰, 타블릿 등 디지털 환경에 자연스럽게 노출되어 성장한 세대를 말한다. 2001년 미국 교육학자 마크 프렌스키가 그의 논문에서 처음 사용하였다. 순간 소비를 부르는 공간의 특성 디지털 네이티브는 공간을 ‘체류’가 아닌 ‘경험’으로 소비한다. 사진 한 장을 찍기 위해 방문하는 전시, 영상 속 한 장면을 위해 설계된 카페, 리포스팅과 공유를 위해 디자인된 팝업 공간 등은 모두 일회적이고 순간적인 공간 소비를 상징한다. 공간은 브랜드의 철학이나 기능보다, 촬영각도, 색감, 구조의 독특함 등 ‘기록성’에 따라 선택된다. 전라북도 완주의 한옥마을에 위치한 고택과 카페는 BTS의 방문 이후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다. 전통과 자연이 어우러진 이 공간은 조용한 아름다움과 정제된 감성이 공존하는 장소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게는 ‘나만 알고 싶은’ 공간으로 소비되며 온라인 상에서 공유되었다. 이처럼 전통적 맥락을 감각적으로 재해석한 공간은 순간적인 방문과 기록의 대상이 되며, 기존의 콘텐츠 중심 소비 흐름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회자된다. 또한 미국 뉴욕 더 브로드 현대미술관의 ‘인피니티미러룸(Infinity Mirrored Room)’은 거울로 둘러싸인 구조로 인해 SNS에서 수백만 건 이상 공유되며 세계적인 팝업 공간의 대표 사례가 되었다. 특히, SNS의 알고리즘은 이러한 ‘순간 공간’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 시각적으로 강렬하고 차별화된 공간은 더 많이 노출되고 소비된다. 결국 공간은 정체성과 기능보다는 경험성과 가시성에 따라 생존하게 되는 셈이다. 디자인 전략의 변화: 경험을 위한 연출, 사라짐을 위한 설계 순간 소비형 공간은 오래 존재하기 위해 만들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짧고 강렬하게 소비되기 위해, 철저히 이벤트성과 이동성을 고려해 설계된다. 서울 성수동은 명품 브랜드와 예술문화 팝업전시가 밀집된 지역으로, 루이비통, 구찌 디올 등 글로벌 브랜드가 짧은 기간 동안 감각적 팝업스토어를 열어 SNS 확산을 유도하고 있다. 동시에, 독립 예술가들이 전시와 체험을 결합한 이동형 전시장을 통해 공간을 예술 콘텐츠로 소비하는 흐름도 강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사라지기 위해 설계된 공간’의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공간은 ‘컨텐츠화’를 전제로 만들어진다. 색채, 조명, 반사 재료, 인터랙티브 미디어 등은 모두 촬영 결과를 고려하여 설계된다. 이 과정에서 AI 기반 시뮬레이션이나 가상공간 테스트는 소비자 반응을 예측하고, 최적의 연출을 설계하는 데 활용된다. 백화점의 변신과 팝업스토어의 재정의: 더현대서울의 사례 전통적인 백화점의 역할 변화 속에서 더현대서울은 공간, 브랜드, 소비자 경험을 재설계하는 독특한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공간이 아니라, 고객의 여가 시간과 감성을 사로잡는 ‘설레는 공간’으로서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팝업스토어가 있다. 더현대서울은 여의도라는 도심 거주인구가 적은 입지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 백화점과는 차별화된 MD 구성과 트렌디한 팝업 콘텐츠 전략을 도입했다. 특히 지하 2층은 젊은 세대를 위한 '크리에이티브 그라운드'로 탈바꿈했으며, 이곳의 핵심은 끊임없이 변하는 팝업스토어다. 브랜드가 정해진 것이 아니라, 매번 새로운 브랜드가 들어서고, 그 콘텐츠가 SNS 상에서 빠르게 확산되도록 유도된다. 특히 슬램덩크, 블랙핑크 지수 등 화제성 높은 IP를 활용한 팝업스토어는 젊은 세대의 ‘기다림’을 콘텐츠로 전환하고, 팝업 그 자체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기억될 경험’이 되도록 한다. 더현대서울의 팝업 전략은 공간이 단순히 임시 판매 공간이 아니라, 브랜드 실험의 장이며 소비자 소통의 플랫폼으로 기능한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또한, 매출 연동 수수료 기반의 상생 모델과 바이어의 적극적인 브랜드 발굴 경쟁 구조는 팝업스토어를 중심으로 한 백화점 운영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 공간은 고객에게는 놀라움과 즐거움을, 브랜드에게는 시장 테스트와 팬덤 확장의 기회를, 백화점에게는 활력과 유입을 제공하며 삼자 간의 긍정적 피드백 루프를 만들어낸다. 결국, 더현대서울이 보여주는 사례는 팝업스토어가 단순한 유행이 아닌, 백화점의 미래 전략이자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감성 소비’를 반영하는 새로운 도시 경험 플랫폼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순간 소비의 그림자와 지속 가능한 대안 순간 소비형 공간이 증가함에 따라 환경 측면에서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짧은 주기로 설치되고 해체되는 구조물은 자원의 낭비를 초래하고, 과도한 조명과 에너지 소비는 탄소 배출을 가중시킨다. 이러한 팝업 공간은 ESG 경영 측면에서 재고가 필요한 부분이다. 브랜드 마케팅을 위한 화려한 공간 연출은 소비자에게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반복되는 폐기와 자원 소모의 문제가 존재한다. 이에 대응하여 일부 브랜드와 디자이너들은 지속 가능한 소재 사용, 재조립 가능한 모듈형 구조, 폐기물 최소화를 고려한 설계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더현대 서울은 일부 팝업 공간에 재활용 가능한 구조물과 친환경 자재를 적용하고 있으며, 일회성 구조물을 최소화하는 운영 전략도 실험 중이다. 팝업스토어 후 남는 자재를 지역사회 전시나 공공 프로젝트에 재사용하는 순환 설계 사례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성수동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아모레 성수'에서 재활용과 업사이클링을 테마로 한 '아모레리사이클 팝업스토어'를 운영한 바 있다. 이 팝업스토어는 성수동에서 발생한 폐기물과 타 브랜드 팝업스토어에서 사용된 가구를 수거해 재활용 소재로 활용하였으며, 이를 기반으로 한 설치물과 친환경 브랜드 전시를 통해 소비자에게 지속 가능한 소비와 순환의 가치를 제안했다. 디지털 네이티브의 공간 소비는 무엇을 말하는가? 디지털 네이티브의 공간 소비는 기능보다는 관계, 체류보다는 이동, 건축보다는 콘텐츠 중심의 문화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공간디자인이 반드시 물리적 구조물을 전제로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이들은 공간을 '경험의 장면'으로 소비하며, 공유와 확산, 참여와 재해석을 통해 공간의 의미를 확장시킨다. 그러나 이러한 공간 소비 방식은 자칫 공간의 일회성, 자원 낭비, 감각의 피로도라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디지털 네이티브가 공간 소비를 보다 책임 있는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디자인 전략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공간 소비자 스스로가 팝업 공간의 제작 과정이나 지속가능한 재료 사용 여부에 대해 정보를 얻고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거나, 소비자가 직접 공간의 의미를 구성하는 참여형 디자인을 확대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지속 가능한 소비를 유도하기 위한 인센티브 시스템, 재사용 가능한 콘텐츠형 공간 모듈 등의 개발도 고려해볼 수 있다. 순간 소비형 공간은 지속 가능성과는 멀어 보이지만, 그 안에는 유연함과 확장성이라는 새로운 디자인 가치가 존재한다. 지속 가능한 구조물이 아닌, 지속적으로 반응하고, 의미를 생성하며, 관계를 맺는 공간이 필요하다. 지속 가능성과는 멀어 보이지만, 그 안에는 유연함과 확장성이라는 새로운 디자인 가치가 존재한다. 지속 가능한 구조물이 아닌, 지속적으로 반응하고, 의미를 생성하며, 관계를 맺는 공간이 필요하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는 공간을 빠르게 소비하고 잊는다. 하지만 그들은 그 공간을 이미지로, 경험으로, SNS 속 콘텐츠로 남긴다. 이들이 남긴 ‘순간’은 또 다른 누군가를 끌어들이며 공간의 수명을 연장시킨다. 그렇기에 공간디자이너는 ‘지속적으로 기억되는 순간’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기록될 수 있는 공간’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AI 시대, 공간은 감성을 이해하고 기억을 설계하며, 순간을 구조화할 수 있어야 한다. 디지털 네이티브가 선택하는 공간은 단순히 트렌디한 장소가 아니라, 감각의 언어이자, 감성의 플랫폼이다. 김동헌 (Kim Dong Hun) | 디지털 시대, 공간의 미래를 연구하는 전문가 AI 기반 공간디자인과 뉴미디어 아트, ESG 건축을 연구하는 공간디자인 박사과정 연구자. 기계공학과 법학을 전공한 후 LG전자 특허센터에서 기술 전략과 혁신을 경험했으며, 현재는 AI와 디자인, 철학이 융합된 공간의 방향성을 탐구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이 공간 경험을 어떻게 확장하는지, 인간성과 기술의 조화를 이루는 공간디자인 교육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현재 국민대학교 디자인대학원 공간디자인전공 겸임교수로 미래학(Futurology)와 공간철학을 강의하며, ㈜리네아디자인의 이사로 공간의 미래를 설계하는 연구자이자 실천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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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헌의 공간디코딩 ⑤] 감성을 배우는 AI, 공간을 창조하는 인간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함께 AI가 공간디자인에 깊이 스며들고 있다. 이제 우리는 단순히 기능적인 공간을 넘어, 인간의 감성을 반영하는 환경을 고민해야 하는 시대를 맞이했다. 과거의 공간 설계는 인간의 직관과 경험을 바탕으로 이루어졌지만,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하며, 인간의 감성적 요소까지 반영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AI는 인간의 감성을 어떻게 배우고, 공간을 창조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AI, 감성을 배우다: 인간 경험의 디지털화 AI는 인간의 감성을 학습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와 기술을 기반으로 발전하고 있다. 멀티모달 감정 인식 기술은 AI가 얼굴 표정, 음성 톤, 생체 신호 등을 동시에 분석하여 감정을 이해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UNIST 연구팀(김지윤 교수)은 얼굴 근육과 음성을 동시에 분석하는 AI를 개발하여 인간의 감정을 보다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Affective Computing(인공감성지능)은 사용자의 감정 상태를 인식하고 적절한 반응을 제공하는 기술로, 헬스케어, 심리 상담, 교육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사용자와의 대화를 통해 감정을 분석하고,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하는 감정 인식 AI를 연구한다. 교육 분야에서도 감성 인식 AI가 적극적으로 도입되고 있는데, AI가 학생의 표정과 음성 톤을 분석하여 학습 집중도를 평가하고, 학생의 정서 상태에 따라 맞춤형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학습자가 스트레스를 받거나 집중력이 떨어졌을 때, AI가 즉각적으로 학습 환경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학습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자율주행 자동차 분야에서도 감정 인식 AI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감정 인식 차량 컨트롤 기술은 AI가 운전자의 심박수, 얼굴 표정, 음성 변화를 분석하여 운전자의 감정이 격해지거나 스트레스가 높아져 위험해지는 상황을 감지하면, 즉시 차량의 제어권을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넘겨 사고를 예방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기술은 도로 안전성을 높이고, 운전자의 심리적 부담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나아가, 운전자의 감정 상태와 생체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음악, 온도, 조명 등 차량 실내 환경을 자동으로 조절하여 감성 주행이 가능하게 한다. 공간 디자인에서도 AI는 인간 감성에 반응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일본의 teamLab 유니버스는 특정 공간에서 사용자의 행동과 생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공간 내 환경(조명, 소리, 온도 등)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감성적 공간 경험을 최적화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단순한 편의성을 넘어, 인간과 기술이 협력하여 더욱 감성적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AI의 감성 학습은 단순한 기술적 발전을 넘어 인간과 기술이 공존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나아가고 있다. 감성 인식 AI는 교육, 자율주행, 공간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의 삶을 개선하고 있으며, 이러한 발전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AI가 인간의 감성을 보다 정교하게 이해하고 반응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구와 윤리적 고려가 필요하다. 결국, AI와 인간의 협업이 공간과 사회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AI와 인간의 협업: 공간을 창조하다. AI가 감성을 이해하고 반영하는 방식이 점점 정교해지면서, 인간과 AI의 협업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공간디자인의 미래는 인간의 창의성과 AI의 분석력이 결합될 때 더욱 풍부해질 수 있다. AI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을 활용해 실제 공간을 가상으로 재현하고, 다양한 설계 시뮬레이션을 수행할 수 있다. AI 기반 공간 모델링은 영화와 건축 분야에서도 활용되며, 설계 단계에서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적의 공간 구성을 찾는 데 도움을 준다. 미디어 아티스트 Refik Anadol은 AI를 활용하여 데이터 기반 예술을 창조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의 작업은 건축과 미디어 아트를 결합하여 감각적인 몰입형 경험을 제공하며, 공간이 인간의 감정과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일본의 디지털 아트 그룹 teamLab 또한 AI와 인터랙티브 미디어 기술을 활용하여 예술과 공간이 융합된 독창적인 경험을 창조하고 있다. 특히, 도쿄의 teamLab Borderless와 teamLab Planets는 디지털 프로젝션과 AI 기반 센서를 이용하여 방문자의 움직임에 따라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공간을 구현했다. 두바이의 레스토랑 크라소타(KRASOTA), 일본의 레스토랑 문플라워 사가야 긴자(MoonFlower Sagaya Ginza)는 AI를 활용하여 요리를 예술적인 방식으로 연출하며, 식사하는 동안 주변 환경이 변화하는 몰입형 다이닝 경험을 제공한다. 이러한 사례들은 AI가 감성적이고 상호작용적인 공간을 만들어가는 방향을 잘 보여준다. 스마트 시티와 AI의 역할: 하이퍼리좀(Hyper-Rhizome) 도시의 가능성 일본 토요타가 개발 중인 '우븐시티(Woven City)'는 AI와 자율주행, 스마트 인프라를 결합하여 도시의 모든 요소가 연결된 지속 가능한 미래 도시 모델이다. 스마트 시티는 단순한 효율성을 넘어, 인간 중심적이고 관계적인 공간으로 진화해야 한다. 이러한 개념은 하이퍼리좀(Hyper-Rhizome) 시티 모델과도 연결될 수 있다. 하이퍼리좀 개념은 질 들뢰즈(Gilles Deleuze)와 펠릭스 가타리(Félix Guattari)의 리좀(Rhizome)철학에서 발전한 개념으로, 도시가 고정된 중심 없이 다중적인 연결망을 형성하며, 유기적으로 변화하는 시스템임을 의미한다. AI는 하이퍼리좀적 스마트 시티를 구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AI는 실시간 데이터를 활용해 도심의 교통 흐름을 조정하고, 자율주행 시스템과 연계해 이동 경로를 최적화할 수 있다. 또한, 에너지 수요를 예측하고 자동으로 자원을 재분배하는 등, 도시는 끊임없이 변화하며 최적화되는 네트워크형 공간으로 작동하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AI가 단순히 기술적 혁신을 넘어, 인간이 보다 쾌적하고 지속 가능한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수행해야 함을 시사한다. 스마트 시티는 궁극적으로 인간과 AI가 공존하며, 변화하는 사회적·환경적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유기적인 네트워크형 공간으로 발전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 중심의 도시에서 중요한 것은 인간의 감성을 반영하는 방식이다. AI는 스마트 시티에서 단순히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넘어, 시민들의 정서적 요구를 분석하고 이에 반응하는 공간을 설계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AI는 도시 내 공공장소에서 실시간으로 시민들의 감정 데이터를 분석하여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지역에 힐링 공간을 조성하거나, 공원과 광장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분위기에 맞춰 조명과 음악을 자동 조정하는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 AI 시대, 인간 중심 공간디자인의 방향 AI가 공간디자인을 주도하는 시대에도, 우리는 공간이 인간 중심적인 방향으로 설계될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 개별 사용자의 정서와 신체 반응을 반영하는 맞춤형 공간이 구현되어야 하며, AI가 학습한 감성 데이터를 활용해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유동적 공간 디자인이 필요하다. 또한, 다중 감각적 경험을 제공하는 인터랙티브 공간이 조성되고, AI와 인간 디자이너가 협업하여 창의적이고 감성적인 공간을 창출해야 한다. 하이데거(Martin Heidegger)는 공간을 단순한 물리적 구조가 아니라, 인간의 '거주(Dwelling)'와 연결된 존재의 장(場)으로 보았다. AI 기반 공간디자인이 진정한 의미를 가지려면, 기술이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감성을 더욱 풍부하게 하고, 인간의 삶을 더욱 따뜻하고 의미 있게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AI는 공간을 정적인 형태로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함께 살아 숨 쉬는 유기적인 환경으로 발전시킬 수 있어야 한다. 궁극적으로 AI와 인간은 서로를 보완하는 방식으로 협력해야 한다. 기술이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감성을 더욱 풍부하게 하고, 삶을 의미 있게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는 AI를 도구로 활용하여 인간 중심의 공간을 만들어 나가야 하며, 궁극적으로 AI와 인간이 공진화(共進化)하는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 김동헌 (Kim Dong Hun) | 디지털 시대, 공간의 미래를 연구하는 전문가 AI 기반 공간디자인과 뉴미디어 아트, ESG 건축을 연구하는 공간디자인 박사과정 연구자. 기계공학과 법학을 전공한 후 LG전자 특허센터에서 기술 전략과 혁신을 경험했으며, 현재는 AI와 디자인, 철학이 융합된 공간의 방향성을 탐구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이 공간 경험을 어떻게 확장하는지, 인간성과 기술의 조화를 이루는 공간디자인 교육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현재 국민대학교 디자인대학원 공간디자인전공 겸임교수로 미래학(Futurology)과 공간철학을 강의하며, ㈜리네아디자인의 이사로 공간의 미래를 설계하는 연구자이자 실천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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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헌의 공간디코딩④] 지속가능한 공간디자인 교육, 생성형 AI와 함께 재편되다
생성형 AI는 데이터를 학습하여 새로운 콘텐츠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인공지능 기술이다. 기존 AI가 데이터를 분석하고 패턴을 찾아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생성형 AI는 새로운 이미지, 텍스트, 3D 모델, 음악 등을 직접 만들어내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대표적인 생성형 AI 기술로는 텍스트 기반 AI인 GPT, 이미지 생성 AI인 DALL·E, Stable Diffusion, Midjourney 등이 있으며, 공간디자인 분야에서도 그 활용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공간디자인에서는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자동으로 공간 배치를 생성하거나, 다양한 디자인 시안을 즉시 도출하며, 건축 요소를 최적화하는 방식으로 적용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을 통해 디자이너는 반복적인 작업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문제 해결에 집중할 수 있다. 글로벌 디자인 교육의 변화 해외 주요 대학과 기업에서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디자인 교육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기존의 디자인 교육 방식으로는 급변하는 산업 환경을 반영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많은 교육 기관과 기업들이 생성형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학생들과 실무자들이 최신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 과정을 개편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기술 습득을 넘어, 창의성과 데이터 기반 설계 역량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디자인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으로 자리 잡고 있다. AI 디자인 도구 활용이 확산되고 있는 디자인 대학 최근 전 세계 디자인 대학들은 생성형 AI를 활용한 교육 방식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생성형 AI는 기존의 수작업 중심 설계 과정을 혁신하며, 학생들이 보다 빠르고 효과적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AI 기반 디자인 툴을 활용하면 수십 가지의 디자인 시안을 자동으로 생성하고, 다양한 스타일과 공간 배치를 실시간으로 비교할 수 있어, 실험적이고 데이터 기반의 설계가 가능해진다. 프랫 인스티튜트(Pratt Institute)는 Certificate Course in AI Design를 통해 디자인 전문가, 학생, AI도구를 디자인 프로세스에 통합하려는 사람들에게 생성형 AI의 기본 개념부터 실무 적용까지 아우르는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AI가 생성한 디자인을 분석하고 수정하는 과정뿐만 아니라, AI 모델이 제안하는 다양한 공간 레이아웃과 색상 조합을 활용하여 보다 최적화된 디자인을 도출하는 법을 배운다. 국내에서도 AI를 활용한 디자인 교육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일부 대학에서는 더블 다이아몬드 모델을 활용한 AI 기반 디자인 교육을 도입하여, 학생들이 AI와 협력하는 방식으로 디자인 사고를 확장하고 있다. AI가 초기 디자인 시안을 생성하면, 학생들은 이를 수정 및 보완하는 과정을 거치며 창의적 문제 해결 역량을 키운다. 이러한 변화는 디자인 교육이 단순히 기술을 습득하는 것을 넘어, AI를 활용한 창의적 사고와 데이터 기반 설계를 학습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디자인 교육을 적극 도입하고 있는 기업 기업들은 생성형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내부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실무 환경에 AI 기반 설계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형 디자인 회사들은 AI를 활용한 디자인 워크숍을 정기적으로 운영하며, 직원들이 최신 AI 도구를 익히고 실제 프로젝트에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디자인 컨설팅 기업 IDEO는 AI 기반 디자인 프로세스를 실무에 적극 도입하고 있다. AI가 자동으로 생성한 공간 레이아웃을 분석하고 수정하는 방식으로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있으며, 직원들은 AI가 제공하는 설계안을 평가하고 최적화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디자인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일부 글로벌 기업에서는 사내 AI 연구소를 설립하여 디자인과 AI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프로세스를 개발하고 있다. LG전자는 사내 AI 강화를 위해 생성형 AI 활용에 관한 온오프라인 교육을 신설했으며, 세계적인 AI 분야 권위자들과 함께 다양한 온라인 세미나도 진행하고 있다. 생성형 AI의 윤리적 사용과 새로운 저작권 문제의 대두 생성형 AI가 디자인 산업에 깊이 자리 잡으면서, 저작권 문제와 윤리적 사용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AI가 기존 디자인과 유사한 결과물을 생성할 경우, 저작권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모호해지고 있으며, 법적 분쟁 가능성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과 대학에서는 생성형 AI의 윤리적 활용과 지적 재산 보호를 위한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대학에서는 학생들이 AI가 생성한 디자인이 기존 창작물과 얼마나 차별화되는지를 분석하고, 저작권법 및 데이터 윤리에 대한 학습을 병행하도록 하고 있다. 일부 교육기관에서는 AI가 만들어낸 디자인이 독창성을 가지려면 어떤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습을 포함한 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기업들은 AI 학습 데이터의 출처를 철저히 관리하고, 저작권이 있는 디자인이 무단으로 AI 모델에 반영되지 않도록 내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AI가 생성한 결과물에 대한 법적 소유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디자인 결과물의 창작 기여도를 평가하는 기준을 수립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AI 기술을 책임감 있게 활용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생성형 AI가 디자인 교육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래의 공간디자인 교육,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 과거의 공간디자인 교육은 주로 아날로그 방식에 의존하여, 손으로 스케치를 그리고, 도면을 작성하며, 실물 모형을 제작하는 과정이 핵심이었다. 그러나 현재 공간디자인 교육은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AI 및 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 단순한 설계 능력을 넘어, 데이터를 활용하여 공간을 최적화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다양한 환경에서의 공간 활용도를 평가하는 것이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기존의 설계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AI와 협업하는 방식, 데이터 기반 분석, 실시간 시뮬레이션, 디지털 윤리 교육 등이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 (1) AI와 협업하는 교육 모델로 전환되어야 한다. 디자인이 전적으로 인간의 창의성과 경험에 의존했던 과거와 달리, 앞으로는 AI가 디자인 과정의 핵심 도구로 자리 잡을 것이다. AI가 자동으로 생성한 공간 배치를 분석하고 수정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며, 학생들은 AI가 제공하는 다양한 디자인 옵션을 활용하여 창의적인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과거에는 디자인이 전적으로 인간의 창의성과 경험에 의존했지만, 현재는 AI가 디자인 과정에서 중요한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다. AI가 자동으로 생성한 공간 배치를 분석하고 수정하는 과정이 교육의 필수 요소가 되고 있으며, 학생들은 AI가 제공하는 다양한 디자인 옵션을 기반으로 창의적인 선택을 하는 역량을 키우고 있다. 디자이너가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디자인 파트너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 학생들은 AI 기반 설계 도구를 활용하여 창의적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발전시키는 경험을 하고 있다. (2) 코딩과 데이터 분석이 필수 역량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기존의 공간디자인 교육은 형태와 미적 요소에 집중했지만, 현재는 데이터 기반의 설계가 필수적인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공간 내 인구 밀도, 조명 배치, 공기 흐름 등 다양한 요소를 분석하여 최적의 디자인을 도출하는 과정이 중요해졌으며, 이를 위해 데이터 분석과 프로그래밍 역량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공간디자이너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의 설계를 도출할 수 있도록, 데이터 분석 및 코딩 교육이 포함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건축 환경 데이터를 분석해 공간 활용도를 최적화하는 실습 과정도 요구되고 있다. (3) 사용자의 언어 능력 또한 중요해지고 있다. 디자인 프로세스에서 AI와 협업하기 위해서는 디자이너가 AI에게 명확한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언어적 표현력이 필수적이다. 특히, 프롬프트 엔지니어링(prompt engineering) 능력이 중요해지면서, 학생들은 텍스트 기반 AI를 활용한 설계 방법을 익히고 효과적인 의사소통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글로벌 협업이 증가함에 따라 다국적 팀과 협력할 수 있도록 외국어 능력도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4) 디지털 윤리와 지속가능성 교육이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AI가 생성한 디자인이 환경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는 것이 필수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지속 가능한 소재와 에너지 효율적인 설계 방안을 연구하는 과정이 교육에 포함되어야 하며, AI의 저작권 문제와 데이터 편향성을 해결하기 위한 디지털 윤리 교육도 더욱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전까지 공간디자인 교육에서 지속가능성은 선택적인 주제였지만, 현재는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았다. AI가 생성한 디자인이 환경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고, 지속 가능한 소재와 에너지를 고려하는 방식으로 교육이 변화하고 있다. 또한, AI가 생성하는 디자인의 저작권 문제와 데이터 편향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디지털 윤리 교육도 강화되고 있다. AI를 활용한 디자인 과정에서 데이터 편향성과 윤리적 문제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며, 지속가능한 공간 설계를 위한 AI 활용 방안 연구도 병행되고 있다. 공간디자인 교육의 미래,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디지털 기술이 공간디자인 교육을 변화시키는 것은 단순한 흐름이 아니라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볼 수 있다. 공간디자이너는 이제 단순한 설계자가 아니라, AI와 협업하여 데이터를 분석하고 공간을 최적화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AI가 디자인의 일부를 자동화하는 시대에서 디자이너들은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과 기술을 활용하는 역량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공간을 설계하는 것이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공간디자인을 배우는 방식 자체를 재정의해야 하는 시점이다. 교육과 실무의 변화 속에서, 미래의 공간디자이너는 AI와 협업하는 새로운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이제, 공간을 설계하는 방식뿐만 아니라, 공간디자인을 배우는 방식도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김동헌 (Kim Dong Hun) | 디지털 시대, 공간의 미래를 연구하는 전문가 AI 기반 공간디자인과 뉴미디어 아트, ESG 건축을 연구하는 공간디자인 박사과정 연구자. 기계공학과 법학을 전공한 후 LG전자 특허센터에서 기술 전략과 혁신을 경험했으며, 현재는 AI와 디자인, 철학이 융합된 공간의 방향성을 탐구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이 공간 경험을 어떻게 확장하는지, 인간성과 기술의 조화를 이루는 공간디자인 교육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현재 국민대학교 디자인대학원 공간디자인전공 겸임교수로 미래학(Futurology)과 공간철학을 강의하며, ㈜리네아디자인의 이사로 공간의 미래를 설계하는 연구자이자 실천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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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청청의 ESG건축 칼럼 ⑦] 노르하운(Nordhavn), 덴마크의 지속 가능한 '5분 거리 도시’
-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도시로 손꼽히는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은 진정한 녹색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2014년 유럽 녹색 수도로 선정된 코펜하겐은 2025년까지 세계 최초의 탄소중립 도시가 되겠다는 목표 아래 불과 20년 만에 생태 대도시로 탈바꿈했다. 이러한 중심에 노르하운(Nordhavn)이 있다. 과거 산업 항구였던 노르하운(Nordhavn)은 축구장 625개 규모의 부지에 5분 도시(5-Minute City) 개념을 도입해 복합 용도 도시로 탈바꿈하면서 지속 가능한 도시 개발의 대표적인 성공 모델로 자리 잡았다. 노르하운은 한때 코펜하겐의 크루즈선 및 항만 물류의 중심지였으나 도시의 성장에 따라 통근 수요가 급증하며 교통 시스템에 부담이 가중되었다. 이에 따라 코펜하겐은 도시를 외곽이 아닌 중심부로 확장하는 내향적 성장 전략을 선택했고, 그 중심에 노르하운 개발이 있다. 노르하운 개발은 2007년 코펜하겐 하운 지역과 외레스타드 지역 개발을 위해 설립된 도시 개발 회사 ‘바이 앤 하운(By & Havn)’의 자회사인 ‘코펜하겐 말뫼 항(Copenhagen Malmö Port)’이 주도했다. 이 프로젝트는 지속 가능성 인증제도인 DGNB 시스템에서 ‘골드’ 인증을 획득한 유일한 신도시 개발 사례로, 생태적 기준뿐 아니라 경제적 요소까지 포괄적으로 평가하는 지속 가능한 건축 인증 방식이다. 이를 통해 도시의 장기적인 관리 가능성과 경제적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노르하운은 태양열 에너지, 빗물 재활용, 친환경 교통 시스템 등을 도입하면서 녹색 도시로 변모했다. 지하철 노선, 풍부한 자전거 도로, 넓은 보행자 전용 공간은 자동차 중심의 생활에서 벗어나 자연스럽게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전환되었다. 이 도시 전략은 주민들이 도보 또는 자전거로 5분 이내에 주요 시설에 접근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지하철역까지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그 결과 지속 가능한 사람 중심 도시환경을 조성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주거, 상업, 레크리에이션 공간을 근거리 내에 통합함으로써 지역사회의 응집력을 높이고 24시간 도시 생활을 가능하게 했다. 그리고 통근 필요성을 줄여 탄소 배출을 감소시켰고 녹지 공간과 해안 활동, 산책로 등은 주민삶을 향상시키고 소통 기회를 제공했다. 지역 주민의 일상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지역 기업, 소매점, 생활 서비스가 도보권에 집중 배치되어 이동 거리를 줄이는 동시에 지역 경제의 활성화에 기여했다. 또한 노르하운은 스마트 시티 기술을 활용해 교통 관리, 폐기물 처리, 에너지 효율적인 건물 운영 등에서 전반적인 도시 회복력을 강화했다. 지속 가능한 교통 체계와 에너지 효율적인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노르하운의 탄소 발자국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주민들은 대기질 개선과 환경적 영향의 감소라는 실질적인 혜택을 누리고 있으며 사회적 상호작용을 유도하는 디자인 원칙을 통해 지역 주민들 간의 강한 소속감을 형성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이와 같은 공동체 중심의 접근 방식은 응집력 있고 포용적인 환경을 조성하여 사회적 유대감과 공동체 정체성 형성에 기여했다. 노르하운은 도시 계획이 환경적 지속 가능성과 경제적 번영은 물론 사회적 결속력과 주민 삶의 질 향상까지 실질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지역 기업에 대한 지원은 경제 성장 촉진뿐만 아니라 지역 내 일자리 창출과 기업가 정신 확산에도 기여했다. 이러한 경제적 활력은 지역의 회복력과 지속 가능성 강화를 가능하게 했다. 과거 산업과 물류의 중심지였던 항만 지역은 이제 주거, 업무, 문화 기능이 유기적으로 어우러진 복합 도시로 재탄생했다. 이는 환경적 지속 가능성과 사회적 통합, 경제적 효율성을 고루 반영하는 새로운 도시 개발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노르하운 개발의 가장 큰 특징은 ‘탄소중립 도시’를 목표로 했다는 점이다. 코펜하겐 시는 2025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노르하운은 이 목표 실현의 선도 사례로 기획되었다. 이에 따라 교통, 에너지, 건축 등 도시 시스템 전반에 친환경 기술과 설계를 적용했다. 교통 측면에서는 보행자 및 자전거 중심의 이동 환경을 조성하고 대중교통 접근성을 강화해 자동차 사용을 최소화했다. 이는 일상적인 이동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 기여했다. 에너지 측면에서도 높은 자립성을 확보했다. 대부분의 건물에는 태양광 패널과 고효율 단열재가 설치되어 있으며 해수 냉난방 시스템과 지역 난방 시스템을 통해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했다. 이 같은 기술적 요소는 도시의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동시에 장기적으로 운영비 절감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노르하운은 환경과의 조화도 중시했다. 기존 수변 공간을 훼손하지 않고 보존·재생하는 방식으로 도시가 설계되었고, 자연 침투형 포장재를 통해 빗물의 자연 순환을 유도하고 있다. 도심 곳곳에는 다양한 녹지 공간이 조성되어 생태적 다양성을 확보하고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자연을 체감할 수 있도록 했다. 사회적 지속 가능성 또한 노르하운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이다. 도시 설계 초기 단계부터 지역 주민들의 참여를 유도했고 이들의 의견은 실제 공간 구성과 커뮤니티 중심 시설 설계에 적극 반영되었다. 공유 정원과 커뮤니티 센터 등은 주민 간의 유대감을 강화하고 도시 내 공동체 문화를 조성하는 데 기여했다. 1918년에 지어진 창고형 건물인 아우도 하우스(Audo House)는 현재 부티크 호텔, 콘셉트 스토어, 카페로 운영되고 있으며, 길 건너편에 위치한 식품 슈퍼마켓 MENY는 과거 총기 제조 공장이었던 공간을 재활용한 예이다. 이 건물은 보호 구역으로 지정되어 2차 세계 대전 당시의 벽, 창문, 천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미래지향적인 식품 시장으로 재탄생했다. 인근의 더 사일로(The Silo) 역시 과거 곡물 저장고였던 거친 철판 외관을 유지한 채, 현재는 17층 고급 주거용 건물과 레스토랑으로 새롭게 활용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노르하운은 기존 산업 인프라와 건축물을 철거하지 않고 재활용하는 방식을 채택함으로써 경제적 효율성까지 고려했다. 기존 건물의 구조를 보존하며 새로운 용도로 전환하거나, 자재를 해체해 다른 건축물에 재사용하는 전략은 환경적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개발 비용을 절감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이처럼 노르하운은 환경적, 사회적, 경제적 지속 가능성을 조화롭게 실현한 도시 개발 모델이다. 도시 재생과 기후 위기 대응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한 이 사례는, 전 세계 지속 가능한 도시 개발을 고민하는 도시들에게 실질적인 영감을 주고 있다. 묘청청 / 苗菁菁 / Miao Jingjing 묘청청은 중국 난징예술대학교와 경덕진도자대학원을 졸업하고 국민대학교 TED 공간문화디자인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논문으로는 ‘ESG기반 생태도시 구축 특성연구 (A Study on the Characteristics of ESG-Based Ecological City Construction)를 연구했다. 현재 ESG코리아뉴스 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도자 예술, 공간 디자인 및 그와 관련된 학제 간 융합을 포함해 ESG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ESG위원회(Korea ESG Committee) 폐기물 관리 위원회(Waste Management Committee) 부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현재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해 도자 재료의 순환 활용, 문화 기억의 현대적 표현, 도시 계획에서의 적용 및 ESG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생태 도시 발전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도자 폐기물의 재활용, 공간과 소리의 상호작용, 지속 가능성 개념을 예술 창작에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작품으로는 2024중국 포산 “석만배(石湾杯)” 국제 청년 도예 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다수의 국제 전시 및 학술 행사에 선정되었으며 현재까지 한국에서 KCI 논문 1편, 국제 학술대회 논문 3편을 발표했고 2점의 예술 작품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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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청청의 ESG건축 칼럼 ⑦] 노르하운(Nordhavn), 덴마크의 지속 가능한 '5분 거리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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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청문(姜倩雯)의 환경기호학 ①] 기후 위기: 2024년의 경고와 인류의 선택
- 물러설 곳 없는 기후 위기 앞에서 인류는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행동을 요구받고 있다. 2025년 현재 지구는 기후 변화로 인한 대형산불과 홍수, 가뭄, 생물 다양성의 붕괴, 플라스틱 오염 등의 심각한 환경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기후 위기는 특정 국가나 세대의 문제를 넘어 전 인류가 함께 해결해야 할 보편적 과제가 되었다. 이제는 누가 먼저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나서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이 칼럼은 기후 위기가 불러온 복합적인 문제들을 짚고, 인류가 함께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방향에 대해 성찰하고자 했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여정은 거창한 계획이 아닌 일상의 작은 변화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되새기고자 했다. 1.5°C를 넘은 지구 기후 재앙의 서막 2024년은 인류가 기후 위기의 임계점을 처음으로 넘긴 해로 기록됐다. 유럽연합 산하 코페르니쿠스 기후 변화 서비스(C3S)에 따르면, 이 해 전 세계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 1.6°C 상승해 파리협정에서 설정한 1.5°C 목표를 처음으로 초과했다. 이는 2023년보다 0.12°C 높은 수치로 기후 변화가 더 이상 예측이나 경고에 그치지 않고, 이미 현실 속에서 우리 삶을 위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2024년의 평균 지표면 기온은 관측 이래 가장 높았으며, 해수면 온도 역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전 지구적인 이상 고온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러한 고온 현상은 단지 통계상의 수치에 머물지 않았다. 실제로 세계 곳곳에서 기후 변화로 인한 재난이 잇따랐다. 2025년 4월, 미국 미시시피 강 유역에서는 기록적인 폭우와 홍수가 발생해 수십 명이 목숨을 잃고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경제적 피해가 발생했다. 과학자들은 해당 홍수의 강도는 9%, 발생 빈도는 40% 증가했다고 분석하며, 이는 명백히 기후 변화의 영향임을 지적했다. 이어 2025년 초 로스앤젤레스에서 발생한 대형산불은 약 18만 명의 대피와 최소 10명의 사망자를 초래했으며, 전문가들은 2024년의 고온과 극심한 가뭄이 산불을 악화시킨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재난의 근본 원인은 명확하다. 바로 인간 활동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 증가다. 2024년, 대기 중 이산화탄소(CO₂) 농도는 422ppm에 달하며 전년보다 2.9ppm 상승,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메탄(CH₄)과 아산화질소(N₂O) 역시 각각 1,897ppb와 336ppb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러한 온실가스는 지구의 에너지 균형을 붕괴시키며, 지표면과 대기의 온도를 끌어올려 폭염, 가뭄, 해수면 상승, 강수 패턴 변화 등 다양한 기후 이상 현상을 초래한다. 특히 유럽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는 지역 중 하나다. 2024년 유럽의 평균 기온은 10.69°C로, 1991~2020년 평균 대비 1.47°C 높았으며 이는 유럽 역사상 가장 높은 연평균 기온이다. 이러한 수치는 유럽이 세계 평균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온난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뜨거워진 지구, 차가운 경고 기후 위기는 단지 현재 세대의 문제가 아닌, 미래 세대에게 더욱 심각한 부담으로 작용할 중대한 위협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2020년에 태어난 아이들의 최대 92%가 생애 동안 극심한 폭염을 겪을 가능성이 있으며, 지구 평균 기온이 3°C 이상 상승할 경우 그 피해는 상상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단순한 환경 문제를 넘어 미래 세대의 생존과 삶의 질을 위협하는 정의와 형평의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집단일수록 기후 재난의 영향을 더욱 크게 받을 수밖에 없어, 기후 위기는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버클리 어스(Berkeley Earth)의 분석에 따르면, 2024년에는 지구 표면의 약 24%에서 연간 평균 기온이 지역별로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는 전 세계 인구의 약 40%에 해당하는 33억 명이 국지적인 기록적인 더위를 경험했다는 의미한다. 2024년에는 산불로 인해 대기 중 CO₂ 농도가 전년 대비 3.6ppm 증가했으며, 이는 파리협정 목표 달성을 위한 연간 증가 허용치(1.8ppm)의 두 배에 해당한다. 남극에서는 2024년 7월 중순, 겨울철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역에서 기온이 평년보다 최대 28°C 이상 상승하는 이례적인 열파가 발생했다. 이러한 기후 변화에 대해 유엔 기후변화 사무총장인 사이먼 스틸은 현재 추세대로라면 지구 평균 기온이 3°C까지 상승할 수 있으며, 이는 심각한 환경 및 인도적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위와 같은 추세는 인간의 화석 연료 사용뿐 아니라 산불 등 자연 현상, 그리고 산림의 탄소 흡수 능력 저하 등 복합적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지금 우리가 기후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다면, 그 책임은 미래 세대에게 고스란히 전가될 수밖에 없다. 이는 단순한 환경 보전의 문제가 아니라 다음 세대에게 어떤 지구를 물려줄 것인가에 대한 윤리적 책무이기도 하다. 기후 악순환과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 대기 중에 남아 있는 온실가스는 전체 배출량의 일부에 불과하다. 인간이 배출한 이산화탄소의 절반 이상은 해양과 육상 생태계가 흡수하지만 엘니뇨와 라니냐와 같은 자연적 기후 요인에 따라 그 흡수량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엘니뇨가 발생한 해에는 식생이 위축되고 산불이 빈번해져 탄소 흡수 능력이 현저히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처럼 자연의 탄소 흡수원이 기후 변화와 상호작용하며 오히려 탄소 배출원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는 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닌 악순환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NOAA(미국 해양대기청)의 자료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23년 사이 장수명 온실가스(대기 중에서 수명이 매우 길어 수십 년에서 수백 년 이상 머무르며 지구온난화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는 온실가스)에 의한 복사 강제력, 즉 지구를 따뜻하게 만드는 영향력은 무려 51.5% 증가했으며 이 중 81%가 이산화탄소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문제는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에서 수백 년 동안 머무를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 당장 온실가스 배출을 ‘제로’로 만들어도 현재의 온난화 추세는 수십 년 이상 지속될 수밖에 없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온도 상승이 지구 시스템의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그린란드와 남극 빙상, 아마존 열대 우림, 산호초, 영구 동토층, 해양 순환 등 주요 생태계가 1.5°C 상승 수준에서 이미 위험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이 임계점을 넘어서면, 지구는 스스로 조절할 수 없는 변화를 겪게 되며, 그 결과는 돌이킬 수 없을 수도 있다. 희망을 향한 행동과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전환의 길 2024년 기록적인 온도 상승은 인류에게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다시 한 번 경고하는 신호이지만, 아직 희망은 존재한다. 국제사회는 여전히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제로’로 줄이기 위한 다양한 대안을 모색하며, 이를 위해 각국 간 협력과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 등 주요 기구들은 전력, 운송, 산업, 농업 등 고탄소 배출 부문에서의 협력 강화를 통해 1.5°C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보고한다. 또한, 세계무역기구(WTO)와 국제통화기금(IMF) 등도 탄소 가격 책정과 정책 조율을 통해 국제적인 기후 대응을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각국은 재생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중국은 대규모 전력화 캠페인을 통해 에너지 사용의 상당 부분을 전기로 전환하며 태양광과 풍력, 전기차 등 청정에너지 기술 분야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 유럽연합은 리파워이유(REPowerEU)계획을 통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크게 늘리고, 태양광 패널 설치와 열펌프 보급 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라틴아메리카에서는 지역 사회가 주도하는 태양광 프로젝트가 주민들의 생활 환경 개선과 자립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어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환의 모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기후 금융 분야에서도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2024년 유엔기후변화협약(COP29)에서는 선진국들이 2035년까지 연간 최소 3,000억 달러의 기후 금융을 제공하기로 합의했으며, 이를 통해 개발도상국들의 기후 재난 대응과 청정에너지 전환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아제르바이잔은 화석 연료 생산국과 기업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재투자하는 기후 금융 행동 기금을 설립해 새로운 금융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 등에서는 지역 사회가 직접 참여하는 재생에너지 프로젝트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는 에너지 빈곤 문제를 해소하고 주민들의 경제적 자립과 환경적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도 경제 성장과 환경 지속 가능성을 조화시키는 균형 잡힌 에너지 전환을 강조하며, 아프리카 대륙 내 수많은 인구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받도록 국제 협력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결국 기후 위기는 거대한 도전이지만, 전 세계가 협력하고 각국 정부와 시민, 기업이 행동에 나선다면 1.5°C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길은 여전히 열려 있다. 2025년은 그 경고음 속에서도 행동을 통한 희망이 가능함을 일깨워주는 해이다. 지금은 말이 아닌 실천이 필요하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모두가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전환에 동참해야 할 때이다. 참고문헌 1. Deena Robinson, Martina Igini, Global Commons, 15 Biggest Environmental Problems of 2025, Jan 9th 2025, earth.org, https://earth.org/the-biggest-environmental-problems-of-our-lifetime/ 2. Martina Igini, Global Commons, The Tipping Points of Climate Change: How Will Our World Change?, https://earth.org/tipping-points-of-climate-change/, earth.org, Jan 11th 2024 3.Greenhouse gas concentrations surge again to new record in 2023, 28 October 2024, world meteoroligical, organization,28 October 2024 https://wmo.int/media/news/greenhouse-gas-concentrations-surge-again-new-record-2023?utm_source=chatgpt.com 4. World Breaches 1.5c global warming target for first time in 2024, financial times, https://www.ft.com/content/fd914266-71bf-4317-9fdc-44b55acb52f6?utm_source=chatgpt.com 5. Maxwell Akalaare AdombilaandColleen Goko, South Africa calls for affordable, balanced energy transition, Reuters, May 13, 2025 https://www.reuters.com/sustainability/climate-energy/south-africa-calls-affordable-balanced-energy-transition-2025-05-13/?utm_source=chatgpt.com 6. Constance Malleret, ‘A future on our terms’: how community energy is lighting up Latin America, The Guardian, 8 May 2025 https://www.theguardian.com/global-development/2025/may/08/latin-america-community-energy-indigenous-lighting-electricity-solar-pollution-diesel-just-transition?utm_source=chatgpt.com 덧붙이는글 I 강청문 / 姜倩雯 / JIANG, QIANWEN 강천문은 중국 광저우미술학원에서 전시예술디자인 전공으로 학사 및 디자인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에서 디자인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박사학위 논문은 《가상현실 박물관의 공간 인지 특성 연구》이다. 현재 한국ESG위원회 전시공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ESG코리아뉴스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디지털 전시 디자인, 가상현실 기술 및 문화 공간의 융합적 응용이며, ESG 분야의 혁신적 실천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화와 지속 가능 디자인의 융합 발전을 지향하고 있다. 한국 KCI 논문 1편과 EI 컨퍼런스 논문 2편을 발표했다. 주요 연구 방향은 문화유산 전시에 있어서 VR/AR 기술의 창의적 응용, 디지털 미디어와 공간 체험의 인터랙티브 디자인, 지속 가능한 전시 재료 개발, 그리고 ESG 이념에 기반한 지능형 전시 공간 구축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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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청문(姜倩雯)의 환경기호학 ①] 기후 위기: 2024년의 경고와 인류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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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청청(苗菁菁)의 ESG건축 칼럼 ⑥] 랭커셔주에 위치한 그림쇼의 에덴 프로젝트(Grimshaw's Eden Project)
- 에덴 프로젝트(The Eden Project)는 영국 콘월(Cornwall)의 버려진 점토 채석장을 세계적인 생태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 프로젝트는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미래의 가능성을 제시하며, 생태 복원, 지속 가능성, 교육, 예술, 건축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복합적인 공간으로 발전해왔다. 1996년, 팀 스밋(Tim Smit)과 조나단 볼(Jonathan Ball)에 의해 처음 구상되었고, 1998년부터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되었다.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2001년 3월에 문을 열었고, 채석장은 약 2년 반의 노력 끝에 생명력 넘치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프로젝트의 핵심은 거대한 반구형 온실인 ‘바이옴(Biome)’이다. 이 곳에서는 열대우림과 지중해 기후를 인공적으로 구현하여, 다양한 식물들이 자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열대우림 바이옴은 세계 최대 규모의 실내 열대 환경으로, 바나나, 커피, 고무나무 등 다양한 식물이 자라고 있으며, 지중해 바이옴은 올리브, 포도나무, 허브류 등 따뜻하고 건조한 기후에서 자라는 식물들이 중심이 된다. 또한, 야외 정원에서는 다양한 온대 지역의 식물들을 만나볼 수 있고, 차나 라벤더와 같은 실용 식물도 전시된다. 이 외에도 조형 예술이 에덴 프로젝트 곳곳에서 전시되어 있으며, '위맨(WEEEMan)'과 같은 작품은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에덴 프로젝트는 건축 면에서도 혁신적입니다. 바이옴은 가볍고 투명한 ETFE 소재로 만들어져 자연광을 최대한 받아들이면서도 구조적으로 안정적이다. 이는 자연의 진화 과정을 모방한 생체모방 건축의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2005년에는 교육 및 전시 공간인 '더 코어(The Core)'가 개장했으며, 이곳은 식물의 생장 원리를 본뜬 나선형 구조로 설계되어 독특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더 코어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전시를 통해 식물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주제로 한 배움의 장을 제공한다. 에덴 프로젝트는 환경 지속 가능성을 핵심으로 운영된다. 바이옴의 습도 유지와 화장실 용수는 현장에서 고인 빗물을 정화하여 사용하고, 친환경 전력을 활용한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운영한다. 2010년에는 지열 발전소를 건설해 자체 전력뿐만 아니라 인근 5,000가구에 전력을 공급하는 계획을 세웠다. 이는 신재생에너지의 실제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평가된다. 또한, 에덴 프로젝트는 문화 행사와 지역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영화 007 다이 어나더 데이((Die Another Day))의 촬영지로 사용되었고, 아프리카 콜링(Africa Calling) 콘서트와 세계 파스티 챔피언십 등 다양한 문화 행사를 개최하며, 1,00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을 유치하였다. 이로 인해 콘월 지역 경제에도 10억 파운드 이상의 기여를 하였다. 에덴 프로젝트는 그 영향력을 영국을 넘어 세계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2018년, 영국 모어캠브에서는 해양 생태계를 주제로 한 '에덴 프로젝트 노스(Eden Project North)'가 준비 중에 있으며, 중국 칭다오에서는 물을 주제로 한 ‘스톰 포레스트 바이옴(Storm Forest Biome)’이 착공되었다. 이러한 글로벌 확장은 에덴 프로젝트가 지역적 사례를 넘어서 세계적인 지속 가능성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에덴 프로젝트는 산업 폐허에서 자연을 배우고 이를 실천으로 옮길 수 있다는 가능성을 상징적으로 제시하는 공간이다. 기후 위기 시대에 자연과 인간이 바람직한 관계를 맺는 방법을 모색하며, 세대 간 자연에 대한 존중과 감탄을 나누는 살아있는 교육의 장이자 문화적 실험장이 되고 있다. 참고자료 https://www.archdaily.com/976162/grimshaws-eden-project-north-in-lancashire-receives-planning-approval?ad_campaign=normal-tag https://www.thevalleycornwall.co.uk/news/6-facts-eden-project/ https://neverenougharchitecture.com/project/edenproject/ https://www.visitcornwall.com/things-to-do/gardens/eden-project 묘청청 / 苗菁菁 / Miao Jingjing 묘청청은 중국 난징예술대학교와 경덕진도자대학원을 졸업하고 국민대학교 TED 공간문화디자인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논문으로는 ‘ESG기반 생태도시 구축 특성연구 (A Study on the Characteristics of ESG-Based Ecological City Construction)를 연구했다. 현재 ESG코리아뉴스 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도자 예술, 공간 디자인 및 그와 관련된 학제 간 융합을 포함해 ESG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ESG위원회(Korea ESG Committee) 폐기물 관리 위원회(Waste Management Committee) 부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현재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해 도자 재료의 순환 활용, 문화 기억의 현대적 표현, 도시 계획에서의 적용 및 ESG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생태 도시 발전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도자 폐기물의 재활용, 공간과 소리의 상호작용, 지속 가능성 개념을 예술 창작에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작품으로는 2024중국 포산 “석만배(石湾杯)” 국제 청년 도예 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다수의 국제 전시 및 학술 행사에 선정되었으며 현재까지 한국에서 KCI 논문 1편, 국제 학술대회 논문 3편을 발표했고 2점의 예술 작품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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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청청(苗菁菁)의 ESG건축 칼럼 ⑥] 랭커셔주에 위치한 그림쇼의 에덴 프로젝트(Grimshaw's Eden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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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려의 똑똑한 미래 ④] 도시 농업의 미래, 싱가포르 수직농장의 혁신
- 세라믹은 점토와 같은 무기 비금속 재료를 고온에서 성형 및 소성하여 제작되는 재료로, 경도, 취성, 내열성, 내식성 등의 특성을 갖추고 있다. 세라믹의 역사는 최소 기원전 24,0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싱가포르는 국토의 50%가 녹지로 덮여 있는 '정원 도시'로 알려져 있으며, 자국 농산물 생산량은 전체 농산물 소비의 약 7%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채소는 인접 국가에서 수입되며, 전체 식량의 90% 이상을 해외에서 수입하는 식량 의존 국가이다. 이와 같은 위기는 싱가포르가 자국 내 농업을 적극 개발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2018년 기준, 싱가포르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구 밀도가 높은 국가로, 인구와 토지의 불균형이 심각해 넓은 면적이 필요한 전통 농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는 좁은 면적에서도 높은 생산량을 낼 수 있는 첨단 농업 방식, 즉 ‘수직 농업(Vertical Farming)’을 선택하게 되었다. 싱가포르는 수직 농업 기술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으며, 이 기술은 기존의 전통 농업 방식과는 완전히 다르다. 싱가포르는 열대 지역에 위치해 햇빛이 풍부하다는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공간과 햇빛의 이용을 극대화했다. 농업용 토지가 부족한 싱가포르에서 수직 농장은 고층 건물의 옥상을 이용한 고기술 농업 생산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대부분의 고층 건물 옥상에는 꽃이나 잔디 대신 농장이 들어서 있으며, 수경재배나 어·식물 복합 양식(Aquaponics) 방식이 주로 사용된다. 현재 싱가포르의 많은 고층 건물들은 이미 수직 농장으로 전환되었다. 표 1 싱가포르 정부 허가 수직농장 7곳 현황 비교 싱가포르는 수직 농업을 상업화한 세계 최초의 국가이기도 하다. 20세기 초부터 수직 농업에 대한 연구를 시작해, 2012년에는 최초로 상업적 검증을 마친 수직농장이 등장했다. 현재 정부의 인정을 받은 7개의 수직농장이 채소, 어류, 게 등을 생산하고 있다. 표 1에 따르면, 수직농장은 밀폐된 기술 환경과 24시간 조명, 조절 가능한 습도를 통해 전통 농업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무균 농산물과 수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 또한, 농장의 규모에 따라 판매 방식이나 관광 프로그램도 달라진다. 무엇보다도 농산물 생산량은 510배, 수산물은 1,020배까지 증가한다. 싱가포르의 수직 농업은 고품질, 고수익 생산 방식이 농업 수익뿐 아니라 관광, 경관 문화 정보 제공에도 기여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싱가포르 수직 농업 기술이 성공한 가장 큰 이유는 햇빛을 충분히 활용한 점이다. 국토 면적은 710㎢에 불과하고 경작지는 약 250에이커(약 101헥타르)로 매우 제한적이다. 따라서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증가하는 식량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으며, 인구 밀도가 높고 토지 가격이 비싼 싱가포르에서는 단위 면적당 생산량을 높이는 유일한 방법이 수직 농업이다. 싱가포르 Sky Greens 수직 농장은 200 Lim Chu Kang Lane 3 Singapore에 위치해 있으며, 면적은 약 20,600㎡이다. 이 농장은 엔지니어 잭 응(Jack Ng)이 싱가포르 농식품수의국(AVA)의 지원을 받아 설립한 회사다. Sky Greens의 가장 성공적인 기술은 ‘A-Go-Gro’ 재배 시스템이다. 이 수직 재배 시스템은 약 6미터 높이의 A자형 재배 타워를 사용한다. 1) 이 기술의 독특한 점은 LED 조명을 사용하지 않고 자연 햇빛을 직접 이용한다는 것이다. 하나의 재배 타워에는 22~26개의 재배 트레이가 있으며, 알루미늄 프레임을 따라 재배 트레이가 초당 1mm 속도로 천천히 회전한다. 8시간에 한 바퀴를 돌며 각 층의 트레이가 회전하기 때문에 모든 채소가 고르게 햇빛을 받을 수 있다. 가장 위쪽의 채소는 햇빛에 많이 노출되어 온도가 높고, 가장 아래쪽은 온도가 낮아지는데, 이 온도 차이가 채소의 맛을 더 좋게 만든다. 트레이의 회전은 전력이 아니라 수력 시스템으로 구동되며, 빗물을 모아 동력을 제공하고 필터링을 거친 물은 다시 관개 시스템에 사용된다. 이 저탄소 설계 시스템은 소비 전력이 단 60와트 전구 하나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2) ‘A-Go-Gro’ 시스템은 전통 농업보다 5배 많은 수확량을 자랑하며, 배추, 상추, 브로콜리, 양배추, 청경채 등 다양한 채소를 재배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채소를 자연적인 방식으로 성장시키며 고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 Sky Greens 수직 농장은 LED 조명을 사용하지 않고, 햇빛이 풍부한 기후 조건을 최대한 활용해 전기료도 절약할 수 있다. 작물 재배의 경제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전통 농업과 경쟁에서 밀릴 수 있기 때문에, 전 세계 많은 기업들이 LED 조명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연구 중이다. Sky Greens 수직 농장의 식물 재배 기술은 무토양 재배 방식으로, 수경재배(hydroponics)와 기질재배(substrate cultivation) 방식을 사용하며, 햇빛을 이용하여 채소가 더 잘 자라도록 하고, 빗물을 수집해 재활용한다. 또한, Sky Greens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공간 설계를 통해 유리 외벽을 활용하여 모든 채소가 햇빛을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했으며, 각 층의 재배 트레이는 프레임을 따라 회전하여 최상단과 최하단의 채소 모두 고르게 햇빛을 받을 수 있다. 바닥은 청소가 쉽고 균이 자라기 어려운 저렴한 시멘트를 사용했으며, 열을 고르게 받아 채소 생장에도 유리하다. Sky Greens 수직 농장은 도심에 위치해 있어 채소의 신선도를 유지하기에 용이하다. 건물 외형은 직육면체 형태로, 더 많은 채소를 재배할 수 있으며 햇빛도 더 많이 받을 수 있어 작물 생장에 유리하다. 공간 구성은 A-Go-Gro 시스템의 회전 트레이로 이루어져 있으며, 고르게 빛과 공기를 공급하고 물을 주는 조건이 유지된다. 이 시스템은 적은 공간을 차지하면서도 단위 면적당 수확량은 전통 농업보다 훨씬 높다. 에너지 소비는 낮고, 자연광을 활용하며 인공조명이 필요 없다. 물 사용량도 적고, 식물은 빗물을 통해 관수와 비료를 공급받기 때문에 물 낭비와 전력 낭비가 없다. 1.7톤에 달하는 수직 구조물의 회전에 필요한 물은 단 0.5리터이며, 물은 밀폐된 지하 저장고에서 회수되고 재활용된다. Sky Greens는 학습 공간도 별도로 마련하여 학생들과 일반 방문객이 견학하고 배울 수 있도록 1층에 교육 공간을 배치하였다. 2011년 6월 싱가포르 개발부(2MND)가 주최한 도시 지속가능 개발 연구 대회에서 AVA와 함께 ‘수직 농업 연구개발 우수상’을 수상하였다. 이는 싱가포르의 도시 식량 지속가능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혁신적인 녹색 솔루션으로, Sky Greens는 세계 최초의 저탄소 수력 구동 수직 농업 시스템의 창시자이자 건설자임을 입증하였다. 참고자료1) https://zhuanlan.zhihu.com/p/20779197/ 2) https://baijiahao.baidu.com/s?id=1728282846441524008&wfr=spider&for=pc 진려 / 陈丽 / Chen Li 중국 난징예술학원 디자인학원에서 실내 디자인학 석사를 마치고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공간문화디자인학과 크리에이티브 인테리어 아키텍쳐랩(Creative Interior Architecture Lab)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학위 논문은 ‘미래도시 수직농장의 3T(ICT, Plant Technology, Spatial Technology) 기술 예측 연구’이다. 또한 현재 ESG 코리아 뉴스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며, 사단법인 한국 ESG 위원회(Korea ESG Committee) 미래기술위원회(Future Technology Committee)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현재 수직 농장의 정보화 기술, 재배 기술, 공간 기술에 대한 심층 연구를 진행 중이며, 한국에서 박사학위 기간 중 KCI에 2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스마트 팜의 공간 배치 특성에 관한 연구’와 중국 ‘예술백가’의 중문 핵심 정기간행물에 ‘해체주의 실내공간설계의 창작 관념과 수법’에 관한 논문을 발표하였다. 또한 2025년 6월에 출판 예정인 ’생태학의 풀리지 않은 문제들‘이라는 서적의 중국어, 영어 교정에도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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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려의 똑똑한 미래 ④] 도시 농업의 미래, 싱가포르 수직농장의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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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청청의 ESG건축 칼럼 ④] 세라믹 폐기물 재활용을 통한 지속 가능한 예술 실천
- 세라믹은 점토와 같은 무기 비금속 재료를 고온에서 성형 및 소성하여 제작되는 경도, 취성, 내열성 및 내식성을 갖춘 다양한 재료를 지칭한다. 세라믹의 역사는 최소 기원전 24,0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1) 세라믹은 경제, 예술 및 문화유산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경제와 문화의 중요한 매개체로서도 기능하고 있다.2) 따라서 전 세계적으로 세라믹은 사회적 생산 및 생활에서 널리 사용되는 일반적인 소재이며, 그 적용 범위도 매우 광범위하다. 산업혁명의 등장과 함께, 세라믹의 생산, 사용 및 소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였으며, 이는 자원 남용과 낭비, 에너지 낭비, 기후 변화, 환경 오염, 폐기물 배출 등 다양한 문제를 야기하였다. 유럽에서는 세라믹 산업의 각 생산 단계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양이 전 세계 생산량의 약 3~7%에 달하며, 이는 매년 수백만 톤의 세라믹 폐자재가 매립되고 있음을 의미한다.3) 이러한 고체 폐기물은 대량의 토지 자원과 석탄 등의 에너지를 소모할 뿐만 아니라, 과도한 탄소 배출로 인해 환경에 심각한 해를 끼치고 있다.4) 전반적으로 세라믹 산업은 높은 생산 가치와 높은 에너지 소비를 특징으로 하는 에너지 집약적 산업으로, 주요 산업 온실가스 배출 분야 중 하나이다. 이수경(Yeesookyung)은 가치 없다고 여겨지는 폐기된 작품들을 사용하여, 세라믹 조각들을 접착제와 금으로 연결함으로써 새로운 형태로 재조립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였다. 그녀는 버려진 사물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모든 기존 사물의 본래 모습을 중시하였다. 이수경(Yeesookyung)의 작품은 세라믹 폐자재 조각을 활용하여 창작되었으며, 예술가의 지속 가능한 창작과 환경 보호에 대한 신념을 반영하고 있다. 전통적인 소성 공법을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소성 과정에서의 자원 소모와 환경 영향을 감소시켰다. 세라믹 폐자재를 활용한 이 도예 작품은 쓰레기 예술(JUNK ART)의 미학적, 기능적 가치를 보여주며, 환경 보호 개념의 확산과 세라믹, 환경, 지속 가능성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촉진하고 있다. 이수경(Yeesookyung)의 세라믹 예술 작품은 전통 세라믹 작품에서 발생한 세라믹 폐자재를 현대 예술 기법과 결합하여, 현대적 미감을 반영한 예술 작품을 창작하였다. 이는 한국의 세라믹 문화를 전승함과 동시에 문화의 혁신적 발전을 이루어냈다. 문화적 정체성에 대한 인식과 시대 및 재료에 대한 고찰을 반영하며, 본토 문화에 대한 정체성을 강화한다.이수경(Yeesookyung)의 작품은 국내외 전시회에서 선보여졌으며, 전 세계 관객에게 세라믹 폐자재 재활용과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환경 보호의 메시지를 전달하였다. 이는 강한 교육적 의미를 지니며, 대중이 예술과 환경 보호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촉진할 수 있다. 이수경(Yeesookyung)은 창작 과정에서 자신의 창작 이념을 공개하였으며, 세라믹 폐자재를 사용하는 것이 환경 예술에 대한 대중의 신뢰와 지지를 구축하는 데 기여하였다. 이수경(Yeesookyung)의 성공 사례는 다른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과 관련 기관 및 환경 단체에 유용한 참고 자료를 제공하며, 대중이 지속 가능하고 책임감 있는 창작 방식을 채택하도록 독려할 수 있다. 이수경(Yeesookyung)의 작품은 대영박물관, 시카고미술관, 보스턴미술관, 서울미술관 등 세계적인 기관들에 소장되고 있다. 또한, 주요 언론들에서 관련 보도 및 홍보가 이루어졌으며, 그중 한국의 조선일보는 이수경(Yeesookyung)이 깨진 세라믹 조각을 이어붙인 작품이 영국 런던의 대영박물관에 소장된 부분을 보도하였다. 또한, 이수경(Yeesookyung)의 작품은 제57회 베니스 비엔날레와 같은 세계 각지의 주요 전시회에 초청되었으며, 13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베니스 비엔날레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화 기관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이 예술가는 세라믹 폐기물 자원의 재활용을 통해 의미 있는 작품을 창조하고, 개인적인 예술적 언어를 명확히 하여, 예술 감상을 통해 환경 보호와 사회 교육의 긍정적인 의미를 증진시킨 바 있다. 인도에서 찬디가르 찬디가르 록 가든(Rock Garden of Chandigarh)은 인도 예술가 네크 찬드(Nek Chand)가 1957년에 창작한 작품이다. 찬디가르 록 가든은 깨진 팔찌, 세라믹기, 기타 폐기물과 같은 재활용 소재로 만들어진 다양한 조각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가든은 찬디가르의 인기 있는 관광지로 매년 5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1976년에야 정부에 의해 공식적으로 인정받아 공원으로 선포되었다. 찬디가르 록 가든은 '환경 예술'의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전형으로 인정받아 여러 상을 수상하였다. 2002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등재되었다. 2015년 이후 찬디가르 록 가든은 네크 찬드의 예술가 및 장인 팀에 의해 지속적으로 관리 및 확장되고 있다. 예술과 창의성을 통해 세라믹 폐자재를 건축 자재로 활용하여 정원의 건설 및 장식에 적용함으로써 환경을 미화하는 동시에 생태적, 문화적 가치를 높였다. 세라믹 폐자재를 사용함으로써 새로운 건축 및 장식 자재를 완전히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자원 재활용을 촉진하고, 자원 채굴과 낭비를 줄이는 데 기여하였다. 이는 점토 자원의 채굴 감소, 제조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 및 에너지 소비 절감 등 자연환경 보호에 도움이 된다. 찬디가르 록 가든은 세라믹 폐자재를 가치 있는 자원으로 전환함으로써 대중의 환경 보호 의식과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많은 방문객과 자원봉사자를 끌어들이며, 지역 주민과 방문객들이 함께 환경 보호에 참여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지역 사회의 결속력과 참여 의식을 강화하였다. 1997년, 이 정원은 네크 찬드(Nek Chand)의 작업을 지원하고 록 가든에 대한 전 세계적인 인식을 높이기 위해 설립된 등록된 자선 단체인 '네크 찬드 재단(Nek Chand Foundation)'을 설립하였다. 이 재단의 프로젝트에는 조사 수행, 시급히 필요한 다큐멘터리와 홍보 자료 출판, 전시회 개최 및 반년마다 진행되는 자원봉사자 여행 조정 등이 포함되며, 이는 네크 찬드와 그의 예술 작품을 기념하고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이 정원의 건설과 유지에는 철저한 프로젝트 관리가 필요하며, 이는 정부, 재단, 지역 사회 및 자원봉사자들의 공동 노력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다. 공정하고 투명하며 책임 있는 관리 방식은 모든 이해관계자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을 보장하고 있다. 위의 두 사례는 세라믹 폐기물 재활용의 창의적 형식을 통해 폐기물 재활용의 기능성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대중의 환경 보호 의식을 제고함과 동시에 공공의 참여를 유도하였다. 미적 경험과 공간 체험을 통해 세라믹 폐기물의 재활용을 촉진하였을 뿐만 아니라, 대중의 높은 참여도와 예술적 체험을 가능하게 하였다. 참고문헌 1)https://depts.washington.edu/matseed/mse_resources/Webpage/Ceramics/ceramichistory.htm 2)Agata Lo Giudice, Carlo Ingrao, Maria Teresa Clasadonte, Caterina Tricase, Charles Mbohwa, 3) F. Pacheco-Torgal, S. Jalali,Reusing ceramic wastes in concrete,Construction and Building Materials,Volume 24, Issue 5,2010 4) https://www.archdaily.cn/cn/988055/jian-zhu-de-ren-wu-tan-jian-pai-cong-cai-liao-kai-shi 묘청청 / 苗菁菁 / Miao Jingjing 묘청청은 중국 난징예술대학교와 경덕진도자대학원을 졸업하고 국민대학교 TED 공간문화디자인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논문으로는 ‘ESG기반 생태도시 구축 특성연구 (A Study on the Characteristics of ESG-Based Ecological City Construction)를 연구했다. 현재 ESG코리아뉴스 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도자 예술, 공간 디자인 및 그와 관련된 학제 간 융합을 포함해 ESG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ESG위원회(Korea ESG Committee) 폐기물 관리 위원회(Waste Management Committee) 부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현재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해 도자 재료의 순환 활용, 문화 기억의 현대적 표현, 도시 계획에서의 적용 및 ESG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생태 도시 발전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도자 폐기물의 재활용, 공간과 소리의 상호작용, 지속 가능성 개념을 예술 창작에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작품으로는 2024중국 포산 “석만배(石湾杯)” 국제 청년 도예 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다수의 국제 전시 및 학술 행사에 선정되었으며 현재까지 한국에서 KCI 논문 1편, 국제 학술대회 논문 3편을 발표했고 2점의 예술 작품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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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청청의 ESG건축 칼럼 ④] 세라믹 폐기물 재활용을 통한 지속 가능한 예술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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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청청의 ESG건축 칼럼 ③] 상하이의 공중 정원, '1000 Trees'
- '1000 Trees' 프로젝트 1단계가 완공되어 상하이시의 명물로 자리 잡고 있다. 헤더윅 스튜디오(Heatherwick Studio)가 설계한 이 개발은 두 개의 나무로 뒤덮인 산의 형태를 띠고 있으며, 1,000개의 구조 기둥과 70종 이상의 식물이 포함되어 있다. 각 기둥에는 나무 군락이 자리 잡고 있으며, 통합된 자동 급수 시스템에 의해 유지된다. 12월 22일 열린 개장식에서는 공중에 매달린 나무들이 마치 천 개의 불빛처럼 빛을 발했다. 건축가 토마스 헤더윅(Thomas Heatherwick)이 이끄는 '1000 Trees'는 '상하이의 공중 정원'으로 묘사된다. 이 프로젝트는 8년에 걸친 개발 기간 동안 지역 주민과 방문객들의 관심을 끌어왔으며 300,000제곱미터 규모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아 상하이 도심을 가로지르는 42km 길이의 쑤저우 크릭(Suzhou Creek) 강변의 명물로 자리잡고 있다. 이 복합 단지는 산업 유산을 기념하는 동시에 다양한 용도로 활용된다. 1단계에는 레스토랑, 박물관, 갤러리, 엔터테인먼트 허브가 포함되며, 현재 2단계 공사가 진행 중으로 프로젝트는 더욱 확장될 예정이다. 또한, 과거 공장의 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네 개의 건물과 벨 타워(현재는 전망 엘리베이터로 개조됨)가 개발에 통합되었다. 이 디자인은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을 건설하는 대신,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따뜻하고 활기찬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개발은 상하이 푸퉈(Putuo) 구에 위치하며, 쑤저우 강변을 따라 1,100미터에 걸쳐 자리 잡고 있다. 주소는 모간산로(Moganshan Road) 600번지이다. 중국의 황산(Yellow Mountains)과 바빌론의 공중 정원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된 이 건축물은 멀리서 보면 산처럼 보이며, 계단식 구조가 초현실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이 구조물은 1,000개의 기둥과 400개의 계단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기둥에는 나무가 심어져 있습니다. 또한, 관목, 다년생 식물, 덩굴식물 등 약 25,000여 개의 식물이 전체 디자인에 통합되었다. 공공 공간으로는 900미터 길이의 강변 산책로, 조깅 코스, 조각 정원, 야외 활동 공간 등이 마련되어 있다. 서쪽 건물은 정글 산책로를 연상시키는 기하학적 사다리꼴 모양을 특징으로 하며, 북쪽 정면은 400개의 계단과 1,000개의 흰색 나무 모양 받침대로 구성된 테라스가 있다. 남쪽 면은 위에서 보면 평평해 보이며, 마치 잘려나간 산처럼 보이는 독특한 형상을 하고 있다. 또한 M50 예술 지구와의 조화를 위해 남쪽 높은 벽에 그래피티 예술가들을 초청하여 벽화를 제작하도록 했다. 이 프로젝트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엇갈린다. 일부는 획기적인 건축 걸작으로 평가하는 반면, 일부는 상하이의 고층 빌딩 사이에서 다소 이질적으로 보인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노출된 기둥과 유지 보수 비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0 Trees'는 기존 고층 건축의 틀을 깨는 상상력 넘치는 디자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이끈 토마스 헤더윅은 21세기의 '레오나르도 다 빈치'라고 불리는 세계적인 건축가로 평가 받고 있다. 그는 왕립 산업 디자인 메달(Royal Industrial Design Medal)과 프린스 필립 건축상(Prince Philip Award) 등을 수상한 바 있다. 헤더윅은 2010년 상하이 엑스포에서 자하 하디드(Zaha Hadid)를 제치고 영국관 디자인 권리를 획득하며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그는 '1000 Trees'를 설계하기 위해 직접 쑤저우를 방문하여 그곳의 정원과 전통 중국 산수화에서 영감을 얻었다. '1000 Trees'는 다양한 인기 명소와 가까운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모간산로의 창의적인 거리, 창화로(Changhua Road) 요트 선착장, M50 예술 지구, 옥불사(Jade Buddha Temple) 등이 인접해 있다. 독창적인 디자인, 문화적 중요성, 그리고 자연과 도시 생활이 완벽하게 조화된 이 개발은 상하이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주목받고 있다. 참고문헌 1. '1000 trees' by heatherwick studio opens to the public in shanghai, designboom 2. Heatherwick Studio's 1,000 Trees opens in Shanghai, dezzen 3. Heatherwick Homepage 4. Vimeo, 1000 trees aerial 묘청청 / 苗菁菁 / Miao Jingjing 묘청청은 중국 난징예술대학교와 경덕진도자대학원을 졸업하고 국민대학교 TED 공간문화디자인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논문으로는 ‘ESG기반 생태도시 구축 특성연구 (A Study on the Characteristics of ESG-Based Ecological City Construction)를 연구했다. 현재 ESG코리아뉴스 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도자 예술, 공간 디자인 및 그와 관련된 학제 간 융합을 포함해 ESG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ESG위원회(Korea ESG Committee) 폐기물 관리 위원회(Waste Management Committee) 부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현재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해 도자 재료의 순환 활용, 문화 기억의 현대적 표현, 도시 계획에서의 적용 및 ESG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생태 도시 발전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도자 폐기물의 재활용, 공간과 소리의 상호작용, 지속 가능성 개념을 예술 창작에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작품으로는 2024중국 포산 “석만배(石湾杯)” 국제 청년 도예 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다수의 국제 전시 및 학술 행사에 선정되었으며 현재까지 한국에서 KCI 논문 1편, 국제 학술대회 논문 3편을 발표했고 2점의 예술 작품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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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청청의 ESG건축 칼럼 ③] 상하이의 공중 정원, '1000 Tre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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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은의 ESG 건축 산책] 아크로스 후쿠오카, 건축물에 빼앗긴 녹지 공간을 상생적 아이디어로 해결하다.
- 인간과 자연은 하나의 공동체로 공존을 통해 살아가야 한다. 하지만 현대 도시는 이와 반대로 가고 있다. 자연과 문화의 이분법적 대립 속에서 도시의 생태계는 파괴되고 녹지 공간은 줄고 있다. 그러나 도시 문제를 친환경적으로 해결한 사례가 있다. 그것은 일본 후쿠오카 중심 도심에 위치한 아크로스 후쿠오카 국제 회관(ACROS Fukuoka Prefectural International Hall)이다. 아크로스의 명칭은 ‘Asian Cross Roads Over the Sea’의 약자를 따서 ACROS로 하였다. 아크로스는 문화 및 정보 교류의 중심지로 음악 홀, 심포니 홀, 6개국 동시통역 국제회의장, 외국인 문화정보센터, 아트리움 등을 갖추고 있다. 지하에는 100만 평방피트 (92,903㎡)가 넘는 다목적 공간도 있다. 지하 공간은 전시장, 박물관, 2,000석 규모의 프로시니엄 극장, 회의 시설, 정부 민간 사무소, 지하 주차장, 소매점 등이 있다. 일부 공간은 후쿠오카시가 직접 운영하고 나머지 공간은 수익 창출을 위해 사용된다. 아크로스가 지어진 부지는 후쿠오카시 중심부에 남은 마지막 미개발 부지였다. 시는 민간 기업과의 합작 투자를 통해 부지를 개발했다. 이 사업에 참여하는 민간 개발자는 60년 동안 토지를 임대하고 건축물을 건설할 수 있었다. 녹색 건축가 에밀리오 암바즈(Emilio Ambasz)는 건축물로 인해 사라져 가는 도시공원을 살리기 위해 100,000㎡ 규모의 공원을 15개의 계단식 테라스로 옮겼다. 구조는 철골철근콘크리트구조에 지상 14층, 지하 4층, 연면적 97,252㎡로 구성되어 있다. 아크로스는 ‘부지의 수익성’에 대한 개발자 욕구와 개방된 ‘녹지 공간’에 대한 대중적 요구를 반영했다. ‘도시는 건물을 위한 것’이고, ‘교외는 공원을 위한 것’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탈피했다. ‘도시에 공원을 없애고 건물을 짓거나, 교외에 자연을 두는 것’은 너무나도 쉬운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접근 방법은 전혀 상상력이 없는 발상이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으로 제시된 것이 옥상을 이용한 자연 생태계의 구축이다. 그는 텐진 중앙공원과 식재 지역의 연속성을 강조하기 위해 옥상 공간을 계단형 녹지공원으로 만들었다. 이렇게 형성된 건축물은 ‘산을 만들고 나무를 심어 사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공원’이 되었다. 정원은 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적으로 운영되었다. 아크로스 북면은 후쿠오카 금융가의 유명한 거리를 마주하고, 홀의 남쪽은 건물의 전체 높이까지 올라가는 일련의 계단식 정원으로 설계되었다. 파사드는 바깥쪽으로 경사져있고, 맨 위층 계단은 45° 튀어나와 처마 장식처럼 보인다. 계단식으로 구성된 각층의 테라스는 도시의 혼잡함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정원으로 구성되어 있어 명상과 휴식을 제공한다. 최상층 계단 테라스는 웅장한 전망대가 되어 하카다만과 주변을 감상할 수 있다. 계단으로 이루어진 정원은 76품종에 총 37,000그루의 나무와 식물이 심어져 있다. 이후 새들이 씨를 물고 들여와 현재는 120품종에 50,000그루의 식물로 성장했다. 수변공간은 위쪽으로 물을 분사하여 사다리와 같은 작은 폭포를 만들고 주변 소음을 저감 한다. 2000년 9월 다케나카 회사, 규슈대학, 일본공과대학이 공동으로 아크로스에서 열 환경 측정 조사를 통해 옥상정원이 도심 열섬현상 완화에 효과적임을 입증했다. 실험 결과 콘크리트 표면 온도 사이에 15°C의 차이가 나며, 녹화가 주변 온도 상승을 억제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아크로스 후쿠오카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인간과 자연은 ‘하나의 공동체’에서 ‘상생’을 통해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은 산지 비율이 72%에 달해 쉽게 자연에 접할 수 있지만, 인간이 밀집한 주거지역은 아직도 회색 아파트 타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서울은 고층아파트가 밀집되고 인구가 집중되면서 삶의 질이 떨어지고 많은 사회적 문제가 생겨나고 있다. 교통문제, 주거문제, 환경문제, 교육문제, 열섬현상 등은 도시의 밀집으로 생겨나는 문제이다. 거대해질 대로 거대해진 현대 도시에서 아크로스 후쿠오카처럼 자연과 공존하는 건축물이 더 많이 늘어나길 기대해본다. 덧붙이는 글 I 윤재은(Yoon Jae Eun) 예술, 문학, 철학적 사유를 통해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공간철학자이자 건축가이다. 현재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공간디자인학과, 테크노전문대학원 공간문화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 학사, 미국 뉴욕 프랫대학 인테리어디자인 석사, 홍익대학교 건축대학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 LH 이사회의장, LH ESG 소위원회 위원장, 2022년 대한민국 ESG소통 운영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미국의 UC버클리대학 뉴미디어 센터에서 1년간 방문학자로 있었다. 저자는 ‘해체주의 건축의 공간철학적 의미체계’ 박사 논문을 통해 공간철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적 영역을 개척하였다. ‘공간철학’이란 반성을 통해 지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직관을 통해 무형의 공간과 사물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다. 주요 저서로는 장편소설 ‘비트의 안개나라’, 시집 ‘건축은 나무다’, ‘건축은 선이다’, 건축 전문서적 ’Archiroad 1권(Hyun), 2권(Sun), 3권(Hee)‘, 철학 인문 서적 ‘철학의 위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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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은의 ESG 건축 산책] 아크로스 후쿠오카, 건축물에 빼앗긴 녹지 공간을 상생적 아이디어로 해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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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진칼럼] 바른 자세를 위한 자가 진단 및 해결책
- 평소 자신의 몸에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가? 컴퓨터를 본다고 목을 모니터 앞으로 쭉 빼고 앉아 있거나, 자신도 모르게 다리를 꼬고 있거나 짝발을 짚고 있지는 않은가? 무의식중의 우리의 몸은 편안한 방향으로 작동한다. 이러한 무의식중의 신체 사용은 몸을 점점 비대칭 상태로 만들고, 틀어진 방향으로 더욱 틀어지면서 결국엔 통증과 움직임이 제한된다. 사람들은 통증이나 신체에 변화가 생겼을때, 급한 불만 끄는 심정으로 정형외과나 통증의학과를 찾는다. 통증관리를 위해 의학적 도움을 받는것이 필요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는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지속가능한 건강관리를 위해 지금 자신의 몸이 얼마만큼, 어떻게 틀어지고 안 좋은지 셀프로 점검할수 있는 방법을 이번 칼럼에서 소개하려 한다. 간단한 테스트만으로도 내 몸의 현 상태를 알 수 있다. 1. 오른손잡이? 왼손잡이? 나는 오른손잡이인가, 왼손잡이인가? 이것은 셀프바디 체크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체크사항이다. 일하는 업무환경이나, 모니터의 위치 등 체형검사시 고려할 사항들이 많지만 대부분의 오른손잡이는 오른쪽의 신체가, 왼손잡이는 왼쪽의 신체가 틀어지거나 짧아져 있는 경우가 많다. 우세근육 사용에 의한 신체의 좌/우 비대칭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내가 만약 오른손잡이라고 하면, 대부분 오른쪽 골반 틀어짐, 목 통증, 허리 통증 등을 경험했을 것이다. Solution. (왼손잡이인 경우 그 반대) - 오른손잡이라면 왼손으로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왼손의 근력을 키워준다. - 왼손사용을 훈련한다. 2. 골반과 하체의 좌/우 비대칭 체크방법 매트위에 다리를 곧게 펴고 앉은 후에, 한쪽 발을 반대쪽 무릎위에 올려 놓는다.(발이 무릎 위로 올라가지 않으면 무릎 옆에 바닥에 내려 놓는다.) 수건이나 필라테스링을 이용하여 펴진 발끝에 걸어준다. 이때 골반을 오리궁댕이 모양을 만들어 주고, 호흡과 함께 배꼽-가슴-머리 순서대로 천천히 상체를 앞으로 숙여준다. 10초이상 동작유지. 이후 천천히 상체를 들어올려 정면을 바라본다. 반대 쪽도 동일한 방법으로 실시한다. 어떠한가? 좌/우 동작시 보다 아프고, 불편했던 곳이 있을것이다. 더 아프고 불편한 쪽의 하체와 골반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틀어져 있다는 의미이다. Solution. - 2-2번 동작은 체크방법이자 아주 좋은 골반교정 동작이다. 틀어진 쪽을 2~3배정도 더 많이 동작을 해준다. - 만약 디스크가 있는경우, 누운자세에서 발끝에 수건을 걸어서 스트레칭(사진 2-3) 하는것을 추천한다. 3. 발끝 In-toeing 또는 Out-toeing(아웃토잉) 체크방법 In-toeing이란? 대퇴-하퇴를 기준으로 발목 관절과 발의 전족 부분이 내전(adduction)-내번(Inversion)되어 있는 상태를 말하고(발끝이 안쪽으로 향하는 상태), Out-toeing이란? 대퇴-하퇴를 기준으로 발목관절과 발의 전족부분이 외전(abduction)-외번 (Eversion) 되어 있는 상태 (발끝이 바깥쪽을 향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는 보행시 더 뚜렷하게 구분이 된다. 다리를 길게 펴고 앉는다. 골반 앞쪽의 ASIS(오른손)와 슬개골 중심부(왼손)를 일직선상에 맞춰두고 발목과 발끝을 관찰해 보자. 짝발을 짚는 습관이나, 다리를 꼬는 습관이 고관절부터-대퇴-하퇴-발목에 영향을 주어 상대적으로 발끝이(발가락이) 보다 바깥쪽으로 돌아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다. (단, O다리인 경우 발끝이 안쪽으로 향해 있을 수 있음) 더 쉬운 체크 방법은, 매일 신는 신발굽을 살펴보는 것이다. 오른쪽 발이 Out-toeing이 되었다면, 분명 오른쪽 신발 뒷굽이 바깥쪽이 많이 닳아 있을것이다. 반대로 In-toeing경우, 신발 굽이 안쪽으로 닳는다. 필자의 경우 오른쪽 발이 Out-toeing이 되어 있는데 신발 굽을 보면 바깥쪽이 닳아 있다. 발끝이 Out-toeing 상태로 보행하게 되면 에너지의 축이 새끼 발가락 외측으로 향하게 되면서 오래 걷게 될 경우, 무게 분산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발바닥이 당기거나 무릎, 골반, 허리통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평발이 되기도 한다. (In-toeing은 Out-toeing과 그 반대로 증상이 나타남) Solution. - 보행은 우리가 생활하는데 가장 기본적인 활동으로 하지의 정렬과 골반의 균형에 많은 영향을 준다. 교정용 인솔(Insole)을 이용하여 보행 패턴 교정을 추천한다. -다리를 꼬지 않기. -짝발로 서있지 않기. 4. 하체의 가동범위 제한 체크방법 사진과 같이 동작을 취해준다. 좌/우 번갈아 가면서 천천히 상체를 앞으로 숙여준다. 만약 상체를 숙였을때, 오른쪽 다리 안쪽이 더 많이 당기는 느낌이 나거나 아프다면, 오른쪽 다리와 골반사이의 근육이 매우 짧아져 있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다리의 가동성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골반 좌/우 대칭에도 영향을 준다. Solution. -상대적으로 더 당기고 아픈쪽의 다리를 2~3배 스트레칭을 더 해준다. 5. 몸통회전 가동범위 제한 체크방법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앉는다. 무릎 사이에 쿠션이나 공을 끼워서 고정시킨다. 그리고나서, 골반과 다리는 고정시켜놓고 한손으로 등잡이 부분을 잡고 다른 손은 다리에 올려 놓은 후, 호흡과 함께 상체를 좌/우로 회전 해본다. 상대적으로 회전 가동범위가 안 나오는곳이 있을 것이다. 몸통 회전에 영향을 주는 근육이 상체 전/후/측면으로 그리고 골반과도 연관이 되어 있기 때문에 꾸준한 스트레칭과 생활습관 개선만이 답이다. Solution. - 몸통 측면 스트레칭을 자주 해준다. 단, 상대적으로 가동범위가 제한되는 방향의 스트레칭을 2~3배 더 해준다. 6. Round Shoulder(라운드 숄더) 체크방법 라운드 숄더 체크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편한 자세로 힘을 빼고 거울 앞에 서서 나의 손등이 어느 방향을 향하는지 관찰을 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나의 손등이 거울을 향하고 있으면, 어깨가 말려서 상완골이 내측회전 된 상태이므로, 라운드숄더인 것이다. 정상체형이라면 엄지손가락이 거울을 향하고 있다. Solution. - 양손을 뒤로 깍지끼고, 어깨를 펴는 스트레칭을 자주 해준다. - 턱이 너무 앞으로 빠지지 않게 의식적으로 턱을 당겨주며 머리의 위치를 바로 해준다. 7. 어깨 좌/우 높낮이 체크방법 사진과 같이 양쪽 어깨에 튀어 나와 있는 부위(Acromion)의 좌/우 높이를 거울을 보며 관찰해 본다. Solution. - 승모근상부 스트레칭 동작을 자주 해준다. 8. 경추부의 가동범위 제한 체크방법 사진과 같이 양손으로 어깨를 고정하고 천천히 고개를 좌/우로 회전해본다. Solution. - 사진7-1번 동작과 8-2번 동작으로 자주 스트레칭을 해준다. 자신의 몸에 대한 관심과 시간만 있다면, 체형 체크를 위해 따로 운동센터를 방문하거나 전문기관을 가지 않아도 혼자서 충분히 자기 몸을 점검해 볼수 있다. 누구나 쉽고, 간단하게 스스로의 점검을 통해 나의 신체적 문제점과 기능 제한 그리고 해결 방안까지 알게 된다면, 자신 스스로도 몸이 틀어지지 않게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 물론 전문기관에 가면 더 자세한 검사가 가능하지만, 이 글을 보면서 언제든지 무료로 할 수 있다는것이 지속가능한 건강 관리 비법이 될 것이다. 어렵지 않은 방법들이니, 글을 통해 자신의 몸을 체크하고 스스로 관리해 보기를 바란다. 덧붙이는 글 I 권수진 (Kwon Su Jin) 스무살 때 부터 필라테스 공부를 시작하며 물리치료학을 전공했다, 이후 관련 교육들을 이수하며 필라테스를 이용한 질환별 운동치료방법을 정립했다&자이로토닉 운동요법으로 치료하며 다양한 케이스 경험과 치료 노하우를 쌓아왔다. , 다양한 분야의 근골격계 치료법을 연구하며, 한국 내 필라테스의 대중화에 기여하고자 키네매틱 재활필라테스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자체 제작한 교재로 직접 교육생을 교육했다, 다양한 워크숍과 강의를 진행했다현재 미향 자이로토닉® 국제인증강사 및 측만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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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진칼럼] 바른 자세를 위한 자가 진단 및 해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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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은의 ESG 건축산책] 베를린 테겔 공항(Tegel Airport)... 환경(E), 사회(S), 거버넌스(G)라는 ESG 표준 선택
- 독일 연방 수도 베를린의 주요 국제공항인 테겔 공항(Tegel Airport)은 2019년 2,400만 명이 넘는 승객을 보유한 네 번째로 분주했던 공항이었다. 그러나 2020년 11월 8일 마지막 비행을 마치고 2021년 5월 4일 폐쇄되었다. 베를린시는 이 공항 부지에 새로운 랜드마크로 공항 본관과 타워를 유지하기 위해 ‘어반 테크 공화국(Urban Tech Republic)’을 건설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과학 및 산업 연구에 전념하는 새로운 도시 구역개념으로 ‘베를린 TXL’로 명명된다. 프로젝트는 500헥타르의 부지에 베를린 TXL과 새로운 주거 지역 슈마허 지구(Schumacher Quartier)가 공동 개발되며, 그린 베를린(Grün Berlin)이 개발할 200헥타르의 조경 구역도 포함된다. 베를린 주 정부는 베를린 TXL(Urban Tech Republic) 및 슈마허 지구의 개발 및 관리를 ‘테겔 프로젝트 GMBH’에 위임했다. 이 국영 기업은 64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건물 건설 계획, 기술, 운송 및 에너지 인프라, 건설 및 부지 관리, 공간 마케팅 및 프로젝트에 관여하며, 일반 대중과의 커뮤니케이션도 담당한다. 미래 도시 생활을 위한 새로운 청사진은 슈마허 지구에 탁아소, 학교 및 쇼핑 시설을 설치하며, 10,000명 이상의 사람들을 위한 5,000채 이상의 주택이 들어설 예정이다. 프로젝트는 기후 중립을 동참하기 위한 높은 수준의 에너지 정책과 이동성을 위한 새로운 기술이 요구된다. 어반테크공화국(Urban Tech Republic)에서는 이러한 기술을 연구 개발하고, 시티 파스퇴르(Cité Pasteur)와 TXL Nord 이웃 지역에 추가로 4,000채의 주택 공급이 이루어질 계획이다. 어반테크공화국(Urban Tech Republic)에서는 약 20,000명 직원에 1,000개 이상의 대기업 및 중소기업이 연구, 개발, 생산 분야에 참여하게 된다. 또한 2,500명 이상의 학생들이 베를린 응용과학 대학(Berliner Hochschule für Technik University)과 함께 터미널 건물로 이사한다. 이를 통해 약 5,000명의 학생들이 베를린 TXL 캠퍼스에 거주하게 된다. 베를린 TXL은 에너지의 효율적인 사용, 지속 가능한 건설, 친환경적 이동성, 재활용, 네트워크 시스템 제어, 깨끗한 물, 신소재 적용 등 21세기 기술중심의 친환경 도시에 초점을 두고 있다. 21세기는 자원 부족, 기후 변화, 에너지 위기, 도시화 등 다양한 도전에 직면할 것이다. 이 같은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테겔 프로젝트는 에너지, 이동성, 물, 재활용, 재료 및 통신 분야에서 새로운 솔루션을 모색했다. 특히 기후 온난화로 지구 환경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ESG 개념을 적용한 친환경 솔루션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프로젝트에서 주목하는 것은 제로 에너지를 통한 방법이다. 도시에 사용되는 모든 전력은 자체 생산하고 소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테겔 프로젝트의 많은 아이디어는 민간 기업과 협력을 통해 자체 개발 과정을 거쳤다. 테겔 프로젝트는 에너지 독립을 위해 태양광 및 지열 에너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전력 회사 E.ON과 합작 투자를 통해 로우엑스(LowEx)라는 혁신적 냉난방 시스템을 개발했다. 여기서 생산되는 지열은 바이오 가스와 함께 산업 활동 및 하수도 생성 열과 결합하여 열교환기 및 열펌프에 연결된다. 그리고 건물을 데우는 지하 수도관 12km를 가열하는데 사용한다. 주택 건설은 현지에서 조달한 목재를 사용하고, 지붕은 식물과 잔디를 깔아 녹지로 만든다. 그리고 뮌헨 공과 대학 및 카셀 대학의 동물 보조 설계 전문가들과 협력하여 황조롱이와 유라시아스위프트 같은 지역 동물들이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테겔 프로젝트는 잠만 자는 베드타운을 벗어나 학교, 탁아소, 레스토랑, 슈퍼마켓, 스포츠 경기장 등 생활 편의 시설을 설치하고 쾌적한 생활공간으로 계획한다. 자동차 사용을 최대한 억제하고 자전거, 전자 자전거, 스쿠터 등의 사용을 장려한다. 식료품과 같은 물건은 배달 로봇을 사용하여 배달한다. 테겔 프로젝트는 "스폰지 도시" 개념을 적용하고 있다. 스폰지 도시란, 빗물이 하수구로 흘러가지 않고 자연 공기 냉각의 형태를 유지하며 재사용, 흡수 또는 증발 방식을 거쳐 처리된다. BHT(Berliner Hochschule fὒr Technik) 응용과학 및 기술대학(Applied Sciences and Technology)은 이전 공항의 상징적인 육각형 터미널 A를 인수하고 터미널 B는 컨퍼런스 센터와 쇼룸을 갖춘 스타트업 센터로 사용하며, 터미널 D는 실험실로 사용된다. 테겔 공항은 정부 보호 건물로 건물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활주로에서 재활용된 콘크리트를 통해 새롭게 조성되는 거리와 인도에 재사용한다. 이는 환경(E), 사회(S) 및 거버넌스(G)라는 ESG 표준의 적합한 선택으로 베를린뿐 아니라 전 세계가 추구하는 ESG 사례의 좋은 본보기가 될 전망이다. 테겔 프로젝트는 2030년 말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I 윤재은(Yoon Jae Eun) 예술, 문학, 철학적 사유를 통해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공간철학자이자 건축가이다. 현재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공간디자인학과, 테크노전문대학원 공간문화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 학사, 미국 뉴욕 프랫대학 인테리어디자인 석사, 홍익대학교 건축대학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 LH 이사회의장과 ESG 소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미국의 UC버클리대학 뉴미디어 센터에서 1년간 방문학자로 있었다. 저자는 ‘해체주의 건축의 공간철학적 의미체계’ 박사 논문을 통해 공간철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적 영역을 개척하였다. ‘공간철학’이란 반성을 통해 지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직관을 통해 무형의 공간과 사물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다. 주요 저서로는 장편소설 ‘비트의 안개나라’, 시집 ‘건축은 나무다’, ‘건축은 선이다’, 건축 전문서적 ’Archiroad 1권(Hyun), 2권(Sun), 3권(Hee)‘, 철학 인문 서적 ‘철학의 위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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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은의 ESG 건축산책] 베를린 테겔 공항(Tegel Airport)... 환경(E), 사회(S), 거버넌스(G)라는 ESG 표준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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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은 칼럼] 넘쳐 나는 쓰레기를 위한 해결방안 ‘생산자 책임제’
- 지구온난화의 원인 중 하나인 ‘쓰레기’는 지구환경에 치명적이다. 이제 지구는 기후 변화 등을 통해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다. 만약 지구 환경에 대한 인간의 자정 노력이 없다면 쓰레기는 모든 생명체에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쓰레기는 인간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지고 사용 후 버려지는 것이다. 이제 쓰레기 문제는 생산에서부터 유통, 수거, 재활용 과정까지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 유럽 플라스틱 고무 제조자 협회(EUROMAP)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은 2015년 기준 132㎏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약 110개 정도의 페트병이 담긴, 8kg 무게의 포대 자루 16개 정도가 1인당 1년에 사용하는 플라스틱 양이다. 국내 배출 쓰레기 중 70∼80% 정도가 플라스틱이라는 점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는 중요한 사회적 문제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카페 일회용품 소비량이 세계 1위이며, 2015년 한 해 98.2kg의 쓰레기를 만들어낸다고 한다. 2018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순환 경제를 위한 플라스틱 대응 전략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EU 회원국들은 모든 플라스틱 용기에 대해 재사용 혹은 재활용하여야만 한다. 전 세계가 심각한 쓰레기 문제로 고민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정책적, 행정적 뒷받침이 절실하다. 이에 대한 해결책의 하나로 ‘생산자 책임제’가 있다. 현재 전 세계가 ESG를 통해 기업을 평가하고 있다. 과거 재무성과에 따라 기업의 투자가 이루어졌던 것에 비해, 이제 세계는 기업의 재무적 요소뿐 아니라 ESG 실천에 따라 투자의 판단이 달라진다. 이는 기업이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을 넘어 ‘사회적 책임’ 또한 중요하다는 것이다. 쓰레기 발생을 줄이고 탄소 제로를 실천하여,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들기 위한 해결책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국가는 ‘법제화’를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의무를 부여하는 ‘생산자 책임제’를 시행해야 한다. 과거 기업은 생산과 판매를 통해 재무적 이익만 있으면 성공하는 사회였다. 하지만 무분별한 자원의 낭비와 대량생산, 대량소비로 인해 지구는 자정능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제 생산자는 생산으로부터 수거, 폐기, 재활용까지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기업에 생산자 책임제가 적용되면, 기업은 생산 이전에 어떻게 자원을 수거하고 재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만약 기업이 수거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도덕적으로 인식한다면, 일회용품 포장을 지양하고 지속 가능한 포장 방법을 개발하고 실천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기업이 생산과 유통 문제만 고민하고, 소비 이후 환경오염에 대한 사회적 책무를 소홀히 했다. 하지만 생산자 책임제가 시행되면 기업은 생산 이전에 수거의 문제를 먼저 생각하며 쓰레기 발생을 최소화하는데 기업의 방향을 맞출 것이다. 생산자 책임제는 환경을 보호할 뿐 아니라, 자원의 재활용을 통해 기업의 경영활동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둘째, ‘생산자 책임제’를 통해 수거된 쓰레기를 자원으로 재활용해야 한다. 과거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들이 재활용 가능한 포장 방법을 개발한 적이 있다. 그 예로 삼성전자는 기존 종이와 스티로폼을 이용했던 1회용 냉장고 포장 방법을 해결하기 위해 친환경 소재인 무독성 폴리프로필렌(EPP)으로 바꾸었다. 그리고 내·외부 포장재를 40회 이상 재사용할 수 있도록 세계 최초 냉장고 친환경 포장 방법을 선보였다. 삼성전자의 무독성 냉장고 친환경 포장은 기존 일회용 박스에 사용되던 종이, 테이프, 스티로폼, 비닐 등을 사용하지 않아 휘발성유기화합물(TVOC)을 99.7% 이상 줄였다. 특히, 종이를 쓰지 않아 연간 7천 톤의 CO₂ 방출량을 줄이고 펄프 사용량까지 획기적으로 줄어 연간 약 13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를 냈다. 한 번 만든 포장은 여러 차례 재사용 할 수 있어 포장 재료비를 연 100억 원 이상 절감할 수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이렇게 좋은 포장 방법을 개발해 놓고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소비자의 의식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 결여 때문이다. 기업은 좋은 제품을 만들고도 그 제품을 사용하는 것 보다, 더 쉽고 편리한 일회용품을 선호하게 된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기업과 소비자가 한마음이 되어 지구 환경을 보호한다는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셋째, 기업의 ‘생산자 책임제’ 실천 비율을 평가하여 ‘환경부담금’을 부담하게 해야한다. 기업이 생산량 전체를 수거하지 못하면 비율에 따른 환경부담금을 부과해야 한다. 국가가 환경부담금을 부과하면 기업은 그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자신들이 생산하는 제품에 수거, 재활용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이다. 그리고 국가는 기업으로부터 얻게 된 환경부담금을 전액 투자하여 쓰레기 수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쓰레기 발전소를 만들어 재활용 폐기물에너지를 만들어야 한다. 넷째, 국가는 생산자 책임제를 통한 ‘자원 재활용 청’을 만들어 환경과 자원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국가는 기후와 환경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자원 재활용 청’을 만들고 시스템적으로 쓰레기와 환경문제를 관리해야 한다. 국가의 개입이나 기업의 자발적 참여가 없으면 쓰레기 문제는 영원히 해결될 수 없기 때문이다. 개인이 환경을 생각하여 일회용품을 쓰지 않겠다고 다짐해도, 생활환경이 이를 지원하지 못하면 개인은 일회용품을 쓸 수밖에 없다. 그 단적인 예가 위 사진이다. 위 쓰레기는 20명이 회의를 마치고 제공된 배달 도시락을 이용하여 한 끼 식사를 해결하며 만들어낸 쓰레기이다. 이러한 쓰레기는 사회적 시스템만 바꿔도 쉽게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국가가 정책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일회용품을 쓰지 않고 싶은 사람도 어쩔 수 없이 일회용품을 사용하게 되고 쓰레기를 만들어 낼 수밖에 없다. 만약 자원관리청이 있어 일회용품 억제 정책을 펼치고 회수 및 재활용을 유도한다면 위와 같은 쓰레기는 쉽게 줄일 수 있다. 이제 환경문제는 개인과 국가를 넘어 전 세계의 관심사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뒤따르지 않는 기업은 경쟁에서 도태되고 투자를 받을 수 없다. 이제 ESG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윤재은(Yoon Jae Eun) , , . , . , , . UC1. ‘’ . ‘’, . ‘’‘’, ‘, ’Archiroad 1(Hyun), 2(Sun), 3(Hee)‘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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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은 칼럼] 넘쳐 나는 쓰레기를 위한 해결방안 ‘생산자 책임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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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진칼럼] 바른자세, 바르게 걷기에 대한 정립
- 필라테스 운동을 시작한다면, 우선적으로 무엇을 알아야 할까? 내가 지금 앉아있는 자세, 서 있는 자세 그리고 걸어 다니는 보행패턴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신체가 편하다고 느끼는 방법으로 앉거나 움직인다. 잘못된 자세와 습관으로 인해 틀어진 체형은 몸이 편한 방향으로 통증이 없는 자세로 보상작용을 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더더욱 몸은 틀어지고 걷잡을 수 없을 때 쯤 디스크가 발생하거나 허리, 어깨뿐만 아니라 신체 이곳저곳에서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그렇다면 어떤 자세가 바른 자세, 바른 보행패턴인가? 오랫동안 움직임에 대한 연구와 필라테스 레슨을 해왔던 필자는, 바른 자세와 체형을 위해 우리 몸에서 ‘골반(Pelvis)’이라고 하는 관절이 가장 우선적으로 교정과 관리가 되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일반적인 관절들보다 골반이 상하-좌우-전후방면으로 많은 근육들이 연결되어 있어 그들의 영향을 쉽게 받는 다관절(Multidimensional Joint)이기 때문이다. 골반관절이 다관절이라는 사실을 이해했다면, 그 다음 필라테스에서 애기하는 골반의 중립상태(Neutral Pelvis)를 기준점으로 바른 자세, 바른 보행을 설명할 수 가 있다. 골반의 중립상태란, 골반의 해부학적인 구조상 앞쪽 ASIS(앞쪽 골반에 튀어나온 부분 / 빨간점표시)와 후면부의 PSIS(파란점표시)가 일직선상에 위치한 골반의 상태이며, 골반의 중립상태에서는 그 위에 척추가 바르게 S자 커브를 유지하며 정렬할 수가 있다. 예를 들어, 골반을 커다란 물그릇이라고 생각을 해보자. 골반의 무게중심은 3군데가 있는데 1. 치골(회음부쪽) 2. 좌골(엉덩이 바로 밑/초록점표시) 3. 꼬리뼈 이다. 골반 무게중심에 따른 요추부의 형태변화를 살펴보면, - 골반의 무게중심이 치골로 향하게 되면, 골반은 전방회전(Ant. Tilt)이 일어나면서 요추부에서는 굴곡(Flexion)이 발생하게 된다. - 골반의 무게중심이 좌골로 향하게 되면, 골반은 중립상태가 되고 척추도 바른 정렬로 중립척추 상태가 된다. - 골반의 무게중심이 꼬리뼈로 향하게 되면, 골반은 후방회전(Post. Tilt)이 일어나면서 요추부에서는 신전(Extension)이 발생하게 된다. 1. 앉아 있을 때의 바른 자세 엉덩이 아래 좌골(Ischial Tuberosity)이라는 부위가 있다. 이곳이 의자에 닿도록 해주고 배꼽을 당겨서 아랫배에 힘을 준 다음 허리를 곧게 펴고 턱을 쇄골방향으로 당겨준다. 이때 좌골이 닿는 양쪽부위의 압력이 균일하게 같은 양이어야 골반이 중립상태가 되면서, 그 위에 척추가 바르게 설 수가 있다. 앉은 자세에서 다리를 꼬는 자세(Twist)는 골반의 좌우 높낮이에 영향을 주어 측만증을 유발하거나, 허리통증의 주된 원인이 된다. 뿐만 아니라, 골반의 무게중심을 꼬리뼈에 두고 구부정하게 앉게 되면 요추부쪽 척추에 압박이 가해질 뿐만 아니라 상체 무게중심이 앞쪽으로 향하게 되면서 둥근 어깨(Round Shoulder)와 거북목(Turtleneck)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 2. 서 있을 때의 바른 자세 꼬리뼈를 말아주며 배꼽을 당겨서 아랫배에 힘이 들어가게 해준다. 동시에 엉덩이 둔부쪽에 근육이 수축되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아랫배의 힘을 유지하면서 턱을 쇄골방향으로 당겨주면서 척추를 곧게 펴준다. 서 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짝 다리를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 자세가 골반의 좌우 균형뿐만 아니라 고관절과 요추에 얼마나 안 좋은 영향을 주는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3. 보행할 때의 바른 자세 서 있을 때의 바른 자세와 같은 골반상태에서 보다 아랫배에 힘을 주고, 걸을 때 둔부의 근육을 이용하여 추친 보행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뒤꿈치가 먼저 바닥에 닿으면서 발바닥을 지나 자연스럽게 발가락이 떨어지는 ‘학다리 걸음’을 추천한다. 학이 우아하게 걷는 것처럼 다리를 길쭉길쭉하게 걷는 게 좋다. 엉덩이(대둔근) 근육이 약하게 되면 종아리근육을 사용해서 짧고 빠른 보행을 하게 된다. 이런 보행의 형태는 종아리의 근육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방법으로 종아리 근육을 크게 만들 수 있다. 보행을 할 때는 너무 일자로 걷는 것도, 너무 팔자로 걷는 것 또한 좋지 않다. 2번째 발가락이 나의 가슴(nipple)선상에 위치하면서 걷는 것이 좋다. 많은 사람들은 아랫배에 힘을 주지 않고, 오리엉덩이 상태(이는 골반이 ‘전방회전’된 상태)로 걸어 다니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가만히 서있는 상태(정지 상태)가 아닌 보행하는 상태 즉, 움직이고 있는 중에 골반과 요추부에 안정성을 제공하는 근육과 인대들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는 안 좋은 자세이며, 요방형근의 과사용으로 허리통증의 주된 원인이 되곤 한다. 내가 지금까지 어떤 자세로 생활해 왔는지를 생각해보자. 편하다고 생각해서 의자에 삐딱하게 기댄 상태에서 무심코 다리를 꼬고 앉아 있지 않은가? 바르게 앉기, 바르게 서있기, 바르게 걷기. 이것은 벌을 받는 자세가 아니다. 나의 몸이 바르게 사용되기 위한 스스로에 대한 관심이다. 지금부터 우리의 몸을, 나의 몸을 관심으로 관리해보자. 덧붙이는 글 I 권수진 (Kwon Su Jin) 스무살 때 부터 필라테스 공부를 시작하며 물리치료학을 전공했다. 학부생때 캐나다의 필라테스 교육과 다양한 워크샵을 경험했고, 이후 관련 교육들을 이수하며 필라테스를 이용한 질환별 운동치료방법을 정립했다. 척추관절병원에서 척추디스크 수술환자와 근골격계질환 환자들을 도수치료기법과 기구필라테스&자이로토닉 운동요법으로 치료하며 다양한 케이스 경험과 치료 노하우를 쌓아왔다. 2019년도 연세대학교 인간공학치료학과 석사과정을 공부하며, 다양한 분야의 근골격계 치료법을 연구하며, 보다 전문적인 근골격계 물리치료사 겸 운동치료사로서 고객의 체형교정과 통증을 관리해 왔다. 한국 내 필라테스의 대중화에 기여하고자 키네매틱 재활필라테스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자체 제작한 교재로 직접 교육생을 교육했다. 지도자 과정을 통해 많은 재활전문 필라테스 지도자들을 배출했으며, 다양한 워크숍과 강의를 진행했다. 현재 미향P&H의 자문위원과 쇼호스트로도 활동하며, 자이로토닉®&자이로키네시스® 국제인증강사 및 측만증, 척추 재활전문 필라테스 마스터로서 에스진필라테스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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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진칼럼] 바른자세, 바르게 걷기에 대한 정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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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은의 ESG 건축산책] 쓰레기 처리의 새로운 패러다임... 친환경 폐기물 발전소 ‘아마게르 바케 (Amager Bakke)’
- 쓰레기 문제는 환경문제뿐 아니라 소각장 건립으로 인해 지역 간 갈등 요소로 작용한다. 최근 서울시에서 발표한 상암동 쓰레기 소각장 건립은 지역주민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치고 있다. 쓰레기 처리 문제는 주변 환경과 생활권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지역주민과의 협의가 중요하다. 이와 같은 폐기물 처리의 갈등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한 사례가 있다. 그것은 바로 덴마크의 아마게르 바케 (Amager Bakke) 폐기물 발전소이다. 이 폐기물 발전소는 평지로 구성되어 있는 아마게르 지역에 인공 언덕을 형성하면서 코펜힐(Copenhill)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코펜하겐은 2025년 까지 탄소중립 도시를 목표로 도시 폐기물을 에너지로 전환하며, 친환경 기능을 갖춘 발전소 건립을 위해 2010년 국제 건축공모전을 개최했다. 이 공모전에는 전 세계 36개 설계사무실이 참가했고 그중 BIG(Bjarke Ingels Group)이 당선되었다. 설계의 조건은 “발전소 옥상중 적어도 20~30%를 대중에게 개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수네세이뷔에(SuneScheibye) ARC(Amager Resource Center)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는 모든 설계안가운데 BIG의 디자인이 가장 돋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덴마크 날씨는 스키와 같은 동계 스포츠를 즐기기 적합하지만, 산과 언덕이 없어 스키장 건설이 어려운 환경에서 직접 힐을 짓는다는 발상을 매우 매혹적이라고 보았다. 이렇게 당선된 아마게르 바케는 폐기물 처리를 위한 발전소와 생활문화공간으로 구분된다. 발전소의 운영은 ARC(Amager Resource Center)열병합발전소가 운영하고, 스키장과 문화시설은 코펜힐(Copenhill)이 운영한다. 아마게르 바케 (Amager Bakke)는 2017년 3월 운영을 시작했으며, 건축비로 6억7000만 달러(7216억 원)가 들었다. 이 발전소는 폐기물 처리뿐 아니라 잔류 폐기물을 지역난방 및 전기 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세계에서 가장 깨끗하고 효율적인 폐기물 발전소이다. 발전소는 굴뚝에서 일정량의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으로 배출할 때마다 스모크 링이 하나씩 방출된다. 이는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주기 위해 고안된 아이디어이다. 이때 직경 25미터, 높이 3미터의 도넛 모양 스모크 링은 실제로는 연기가 아니라 여러 단계의 정화를 거쳐 나오는 수증기로서 공기 중에 약 45초 정도 유지된다. 아마게르 바케는 연간 40만 톤의 폐기물을 처리하고 CO2 포집을 위한 매년 최대 500,000 톤의 CO2를 포집 할 수 있도록 설계 되었다. 또한 폐기물 처리를 통해 2.7MWh의 지역난방과 0.8MWh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어 약 15만 가구에 전기 및 지역난방을 제공한다. 이 시설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쓰레기 처리에서 나온 잔류 폐기물로 전기와 난방에너지를 만들어 재활용할 뿐 아니라, 발전소 옥상을 스키, 등산, 피크닉 등을 즐길 수 있는 생활 문화 공간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3,000㎡의 옥상 녹색 공간은 정원과 식물들을 관람할 수 있으며, 하이킹 및 조깅 코스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2019년 10월 오픈한 스키 슬로프는 365일 누구나 스키를 즐길 수 있다. 스키 슬로프 설계는 IAD(International Alpine Design in Colorado)가 참여했으며, 여러 난이도를 가진 네 개의 슬로프로 구성된다. 각 슬로프에는 자체 리프트 시스템이 있으며, 아래쪽 두 개의 하강 슬로프는 녹색으로 분류되고 기울기는 14 및 18 %이다. 세 번째 하강 슬로프는 파란색이며 기울기는 약 25 %이고, 마지막 하강 슬로프는 20-45 %의 기울기를 가지며 빨간색과 검은 색으로 구성되어 있다. 스키 슬로프는 눈이 아닌 특수 코팅된 플라스틱 잔디로 만들어 졌으며,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사람들이 사계절 스키를 즐길 수 있는 명소가 되었다. 스키장 주변에서는 공원과 산책로 뿐 아니라 등반 체험공간도 마련되었다. 80m 높이의 등반 벽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인공 등반 벽 중 하나에 속한다. 옥상공원에는 300그루의 나무와 7,000여 개의 식물 등이 심어져 있으며, 주민들의 산책을 위해 5%의 완만한 경사로와 35%의 험준한 경사로가 다양하게 설계되어 등산, 산길 달리기, 쉼터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옥상에는 코펜하겐을 전망할 수 있는 전망대와 카페가 있다. 아마게르 바케는 약 600,000 명의 시민과 68,000 개의 회사로부터 잔류 폐기물을 받아 재처리하고 이를 통해 얻은 에너지를 도시 전력 및 지역난방에 사용한다. 폐기물 처리장에서는 매일 250~300 대의 트럭이 폐기물을 가져오며 이를 처리한다. 소각장에 도착하는 약 5 % 폐기물은 소각에 적합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샘플링으로 사용된다. 사전 예비 검사는 폐기물의 분류 상태를 조사하고 독성이 포함되어 있는지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다. 폐기물 처리 사일로는 건조폐기물과 습식폐기물이 혼합되어 사용된다. 사일로는 약 22,000 톤의 폐기물을 보관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두 개의 자동 그래플(Grapple)은 잔류 폐기물을 혼합하여 균일성을 유지 한다. 폐기물의 균일성은 소각 공정의 안정성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마게르 바케에 설치되어 있는 두 개의 용광로는 각각 시간당 25~42 톤의 폐기물을 처리 할 수 있다. 소각로에서 폐기물을 태우는 데 걸리는 시간은 1.5~2시간이다. 또한 소각로의 온도는 950~1,100°까지 올라간다. 잔류 폐기물이 소각되면 17~20%의 슬래그(Slag)가 남는다. 슬래그는 폐기물, 자갈, 모래, 금속 및 연소 할 수 없는 기타 재료의 재로 구성된다. 이렇게 수집된 슬래그는 3-4 개월 동안 물을 뿌리는 성숙 과정을 거친다. 아마게르 바케에는 두 개의 보일러가 있다. 각 보일러는 시간당 최대 137 톤의 증기를 생산할 수 있고, 증기는 증기 레일이라는 증기 파이프에 수집되어 증기 터빈으로 전달된다. 증기가 임펠러(Impeller)를 통해 팽창함에 따라 운동 에너지가 형성되고 샤프트가 회전한다. 샤프트는 에너지를 전기로 변환하는 발전기에 연결되어 최대 63MW의 전기 에너지를 생산한다. 열교환기에서는 지역난방 물이 가열되어 지역난방 관리센터로 보내진다. 물속의 열이 소비자에 의해 사용되고, 사용 후 반환되어 재 가열한다. 지역난방 생산량은 최대 247MW이다. 사람들이 쓰레기 소각장에서 가장 걱정하는 것이 유독가스의 배출이다. 하지만 아마게르 바케의 배출 정화는 세계 최고에 꼽힌다. 이 발전소는 질소산화물(NOx, Nitrogen Oxide) 제거 촉매를 갖춘 덴마크 최초의 폐기물 에너지 공장이다. 액체를 이용해서 가스 속에 부유하는 고체 또는 액체 입자를 포집하는 스크러버는 다음과 같이 세 가지 기능을 한다. 첫 번째 스크러버(Scrubber)은 염산, 수은 및 기타 바람직하지 않은 물질을 제거하고, 두 번째 스크러버는 이산화황을 제거하며, 세 번째 스크러버는 응축 스크러버로 사용된다. 이때 수증기는 물방울로 응축되어 히트 펌프를 통해 연기의 잔류 열로 활용할 수 있다. 잔류 열은 열교환기를 통해 지역난방 관리센터로 보내진다. 전체적으로 지역난방 생산량의 약 20 %는 연기 정화와 연결된 히트 펌프에서 나온다. 폐기물 처리의 마지막 단계는 연기에 포함되어 있는 잔류 먼지를 제거하는 습식 먼지 필터이다. 정화 된 연기가 배출을 위해 굴뚝에 도착하기 전에 오염 물질의 함량을 지속적으로 감지하는 측정 스테이션을 통과해야만 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아마게르 바케는 지역 주민이 원하는 환경 요구 사항을 충족시킬 수 있었다. 두 용광로의 최대 부하에서 시간당 최대 13㎥의 폐수가 생산된다. 폐수는 처음에는 ph가 0.5와 2.5 사이이며 처리 및 중화는 네 단계로 진행된다. 첫 번째 정화 단계에서는 석회와 잿물이 첨가되어 폐수를 7과 8 사이의 ph로 중화시킨다. 다음 단계에서는 입자가 대형 탱크의 슬러지로 물에 정착한다. 젖은 슬러지는 필터 프레스로 전달되어 압착된다. 슬러지는 컨테이너에 수집되어 비산재로 퇴적된다. 세 번째 단계에서 물은 일부 모래 필터와 암모니아 스트리퍼(stripper)를 통과한다. 이 과정을 통해 이전에 침전되지 않은 더 작은 입자들은 걸러낼 수 있다. 암모니아 스트리퍼의 과도한 암모니아는 연기 클리너로 재활용된다. 최종 세척 단계는 탄소 필터와 이온 교환으로 구성되며, 여기에서 물은 유기 물질과 금속의 마지막 잔재물을 청소한다. 전체 에너지 발전소는 연간 365 일 24시간 운영되며, 전체 공정은 계량에서 처리까지 모니터링 된다. 약 10,000개의 경보 지점과 시각 시스템이 포함된 제어, 규제 및 모니터링 시스템(SCADA)을 통해 관리한다. 아마게르 바케는 850개의 펌프, 팬 및 압축기, 1,800개의 밸브 및 3,300개의 측정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세계건축축제 프로그램 디렉터 폴 핀치(Paul Finch)는 아마게르 바케에 대해 “코펜힐은 재활용과 탄소 제로라는 목적아래 건축의 역할이 무엇인지 역설합니다. 폐자재 발전소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풀어냄으로써 사람들이 ‘제발 내 뒷마당에 지어달라'(Yes in my back yard・NIMBY의 말장난)고 간청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아마게르 바케(Amager Bakke)는 ‘2021년 세계건축축제‘(WAF2021)에서 올해의 세계 건축물(World Building of the Year)로 선정되었다. 덧붙이는 글 I 윤재은(Yoon Jae Eun) 예술, 문학, 철학적 사유를 통해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공간철학자이자 건축가이다. 현재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공간디자인학과, 테크노전문대학원 공간문화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 학사, 미국 뉴욕 프랫대학 인테리어디자인 석사, 홍익대학교 건축대학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의 UC버클리대학 뉴미디어 센터에서 1년간 방문학자로 있었다. 저자는 ‘해체주의 건축의 공간철학적 의미체계’ 라는 박사 논문을 통해 공간철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적 영역을 개척하였다. ‘공간철학’이란 반성을 통해 지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직관을 통해 무형의 공간과 사물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다. 주요 저서로는 장편소설로 ‘비트의 안개나라’와 시집으로 ‘건축은 나무다’, ‘건축은 선이다가 있으며, 건축 전문서적으로 ’Archiroad 1권(Hyun), 2권(Sun), 3권(Hee)‘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또한, <현대지성 출판사>에서 ‘철학의 위로’라는 책이 최근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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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은의 ESG 건축산책] 쓰레기 처리의 새로운 패러다임... 친환경 폐기물 발전소 ‘아마게르 바케 (Amager Bak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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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은의 ESG 건축 산책] 스웨덴, 나무로 쌓아 올린 마천루 ‘사라 문화센터’
- 기후 위기로 환경에 대한 이슈가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나무(wood)와 고층빌딩(skyscraper)을 결합한 ‘우드스크레이퍼(wood scraper)’ 목조고층빌딩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목조 건축은 ‘탄소 중립’ 실현 방안 중 하나로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기술이다. 현재 고층 건물 대다수가 철근 콘크리트 구조로 지어지고 있으며, 지구 온실가스 배출의 약 11%를 차지하고 있다. 영국의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는 ‘목조 고층 건축물이 도시의 미래가 될 수 있다(Wooden skyscrapers could be the future for cities)’고 밝히며, 2050년까지 세계 인구는 약 100억 명으로 급증하게 되고, 현재 인구의 3분의 2는 도시에 거주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철과 콘크리트로 건설된 건축물이 즐비한 현대 도시에서 목재로 고층 건축물을 만들 수 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 건축물 중 하나가 ‘사라문화센터(Sara Cultural Center)’이다. 이 센터는 2019년 3월 노르웨이 브루문달( Brumunddal)에 85.4m 높이의 18층 목조건축물, 미에스토르네(Mjøstårnet) 호텔과 오스트리아 빈(Vienna) 도시 외곽에 84m 높이의 24층 건물, 호호 비엔나(HoHo Wien)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높은 목조건축물이다. 목조로 지어진 이 건축물의 수명은 100년으로 예상된다. 스웨덴의 대표적인 소설가 사라 리드만(1923-2004)의 이름을 딴 ‘사라문화센터(Sara Cultural Center)’는 스웨덴 북부 셸레프테오(Skellefteå) 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75m 높이의 20층 건물로 2021년 9월 오픈했다. 총면적 2만7,867㎡(약 8,430평) 규모로 내부공간은 극장, 무대, 도서관, 아트 갤러리, 컨퍼런스 센터 등과 함께 205개의 객실을 갖춘 호텔이 있다. 사라 문화센터 건축에 사용된 모든 목재는 스웨덴 셸레프테오(Skellefteå)시로 부터 반경 60㎞ 떨어진 숲에서 수확한 목재를 사용했고, 목재를 운송하기 위해 배출되는 탄소를 절감했다. 이 건축은 특수하게 제작된 구조용 집성재 글루램(GLT· Glue-laminated timber)을 사용했다. 글루램은 여러 층의 나무를 한 방향으로 쌓은 뒤 압축시켜 강도를 높인 일종의 고강도 구조체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고강도 집성재는 동일한 무게의 강철보다 높은 강도를 가질 수 있다. 건축물의 벽과 바닥은 교차 적층 목재(CLT·Cross-laminated timber)를 사용했다. 교차 적층 목재는 나무를 서로 교차시켜 쌓은 뒤 압축한 것으로 강도에서 철근의 2배, 콘크리트의 9배에 달한다. 교차 적층 목재 기술에 의한 목재의 무게는 콘크리트의 1/5에 불과하며, 작은 기중기로도 건축이 가능해 건설에 소요되는 시간과 인력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사라문화센터는 이 기술을 통해 공사 기간을 1년 이상 단축시켰고, 지역에서 생산된 목재를 이용함으로써, 재료 운반으로 소요되는 운송 배송 횟수를 평균치보다 90%가량 줄였다. 나무는 1㎥당 1톤의 이산화탄소가 저장되며, 사라문화센터에 사용된 목재의 이산화탄소 저장량은 약 9,000톤에 이른다. 스칸디나비아에서 지속가능한 건축을 평가하는 화이트 아키텍처에 따르면, 사라문화센터는 이산화탄소 순 배출량(5,631tCO₂eq)보다 이산화탄소의 양을 더 많이 줄여 (-1만190tCO₂eq) ‘탄소 네거티브’ 빌딩으로 등록되었다. 사라문화센터는 목조가 가지고 있는 재료의 심미성을 그대로 노출시키기 위해 이중유리로 건축물의 외관을 마감하고, 이중유리 사이로 공기를 순환시켜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한 친환경 구조를 만들었다. 이 센터는 인공지능 심장(AI heart)을 통한 에너지 최적화 시스템 기술로 에너지 소비량을 기존 스웨덴 건물보다 약 20% 낮췄다. 이 기술은 건물의 에너지 흐름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방문자 수와 에너지 소모량에 따라 전력을 자동으로 조절할 수 있다. 사라문화센터는 인근 건물들과 연계하여 필요할 때 잉여 에너지를 분배할 수 있다. 태양광을 통해 생성된 에너지를 인근 건물로 보내거나, 반대로 이웃 건물로부터 잉여분의 에너지를 공급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 건축물을 설계한 로버트 슈미츠(Robert Schmitz)는 “우리가 목재로 이와 같은 고층 건물을 제안하는 것에 대해 모두가 미쳤다고 말했지만 우리는 그것을 실현했다. 우리는 모든 것을 목재로 만들 수 없다면, 최소한 일부는 그렇게 할 수 있다”며 목조 건축의 가능성을 말했다. 사라문화센터는 WAF(World Architecture Festival)에서 문화 부문상, 최고의 자연광 사용상, 최고의 목재 사용상 후보에 올랐으며, 가디언의 비평가들이 2021년 최고의 건축물1위에 선정되었다. 새로운 유럽 바우하우스(New European Bauhaus) 이니셔티브에서도 우리 주변에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프로젝트로 인정받았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2015년 한 해에만 전 세계 에너지 관련 탄소 배출량의 38% 이상을 건설 작업이 차지했다고 밝혔다. 또한 시멘트 생산은 세계에서 가장 큰 CO2 배출량을 차지하는 단일 산업 중 하나이다. 현재 고층 건물을 짓는 데 사용하는 콘크리트와 철이 많은 탄소발자국을 만들어내고 있는 상황에서 사라문화센터의 목조건축은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해 반드시 고민해야할 문제이다. 이제 지구 온난화는 일개 국가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가 관심을 갖고 서로 협력하며 방안을 모색해야만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덧붙이는 글 I 윤재은(Yoon Jae Eun) 예술, 문학, 철학적 사유를 통해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공간철학자이자 건축가이다. 현재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공간디자인학과, 테크노전문대학원 공간문화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 학사, 미국 뉴욕 프랫대학 인테리어디자인 석사, 홍익대학교 건축대학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의 UC버클리대학 뉴미디어 센터에서 1년간 방문학자로 있었다. 저자는 ‘해체주의 건축의 공간철학적 의미체계’ 라는 박사 논문을 통해 공간철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적 영역을 개척하였다. ‘공간철학’이란 반성을 통해 지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직관을 통해 무형의 공간과 사물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다. 주요 저서로는 장편소설로 ‘비트의 안개나라’와 시집으로 ‘건축은 나무다’, ‘건축은 선이다가 있으며, 건축 전문서적으로 ’Archiroad 1권(Hyun), 2권(Sun), 3권(Hee)‘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또한, <현대지성 출판사>에서 ‘철학의 위로’라는 인문학 책이 최근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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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은의 ESG 건축 산책] 스웨덴, 나무로 쌓아 올린 마천루 ‘사라 문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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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호 칼럼] 기후변화 피해 예측지도가 필요하다
-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 재해가 다가오는 시기와 피해 규모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더더욱 커진다. 오랜 기간 재난 재해로 인한 피해가 심각한 일본의 경우는 이에 대비하고자 수도권 외곽 방수로와 같은 배수 시스템 뿐만 아니라 집을 구매 할 시 의무적으로 '해저드 맵'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관련 법령에 의한 계약 첨부 서류 중 하나 인 중요 사항 설명서 (35조) 서면에 수방법에 근거하여 거래하는 집의 위치가 홍수, 침수, 태풍에 의한 해일, 지진에 의한 쓰나미에 피해 예상이 있는지, 혹은 과거 피해가 발생된 재난 지역 등 위험도 등을 나타내는 맵의 설명과 각 지자체 시 구청의 최신 정보 맵의 첨부가 의무화 된 것이다. 앞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 과거에 있었던 피해도 확인 할 수 있게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제도를 잘 활용하였으면 하는 의미에서 이번 칼럼을 작성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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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호 칼럼] 기후변화 피해 예측지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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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은의 ESG 건축 산책] 넷제로(Net Zero)를 넘어 플러스 에너지(Plus Energy)로...‘불릿 센터(Bullitt Center)’
- 지구 환경은 우리의 예측을 넘어 빠르게 변해가고 있다. 이 위기를 극복할 방법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해답은 지속 가능한 친환경이다. 21세기 탄소 중립을 위한 친환경 건축의 야심 찬 실험이 미국 시애틀에서 이루어졌다. 그 실험은 바로 도시형 친환경 오피스 건축 ‘불릿 센터(Bullitt Center)’이다. 불릿 센터는 시애틀 이스트 매디슨 스트리트와 15thAve에 위치해 있는 오피스 건축물로서 밀러 헐(Miller Hull) 건축사무실의 로버트 헐(Robert Hull)과 데이비드 밀러(David Miller)에 의해 설계되었다. 이 건축물은 2013년 4월 22일 ‘지구의 날’에 공식적으로 문을 열었다. 지구의 날은 1970년 4월 22일 미국의 상원의원 게이로 닐슨(Gaylord Anton Nelson)이 하버드 대학생 데니스 헤이즈(Denis Hayes)와 함께 1969년 1월 28일 캘리포니아 산타 바바라(Santa Barbara)에서 있었던 기름유출 사고를 계기로 ‘지구의 날’ 선언문을 발표하면서 제정되었다. 불릿 센터는 건축 당시부터 건축물 수명으로 주목을 받았으며, 이 건축물의 수명은 무려 ‘250년’으로 계획되었다. 이렇게 건축물의 수명을 길게 설계한 것은 건축으로 인해 생겨나는 건설 폐기물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의도였다. 불릿 센터의 250년 건축 수명은 그동안 은행에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상황으로 투자 결정에 어려움을 주었다. 은행들은 이러한 프로젝트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투자에 주저했다. 왜냐하면 일반적인 상업용 건물의 수명은 40년을 기반으로 자금이 조달되기 때문이다. 불릿 센터는 시애틀 기반 도시 생태학에 중점을 둔 비영리 단체 불릿 재단(Bullitt Foundation)에 의해 건설되었다. 재단은 6층 건물에서 한 층의 절반을 차지하는 임차인일 뿐이며, 나머지 건물은 워싱턴 대학교, Hammer & Hand, Sonos, Intentional Futures 및 PAE Consulting Engineers에 임대하여 사용하고 있다. 불릿 센터는 52,000제곱피트(4,800m²) 규모로 건설 비용은 1,850만 달러(약 243억 원)였다. 토지 및 소프트 비용을 포함하면 3,250만 달러(약 436억 원)가 소요되었다. 데니스 헤이즈(Denis Hayes) 불릿 센터 대표는 “미국에는 진정으로 환경을 생각하며 지어진 건축물이 없어 아쉬웠지만, 이제 불릿 센터는 세계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도시형 오피스 빌딩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 건축물은 국제 생활 미래연구소( International Living Future Institute )에서 " 살아있는 건물"로 인증되었다. 불릿 센터 1층에는 워싱턴 주립대 건축학부 산하의 통합디자인 센터가 입주해있다. 통합디자인 센터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데보라 시글러는 “우리는 LEED(Low Energy Electron Diffraction) 인증 같은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놓고 점수 매기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불릿 센터는 딥 그린 빌딩(Deep Green Building) 기준을 제시하기 위해 만들어진 건축물로서 575개의 태양광 패널이 지붕을 덮고 있다. 이들이 추진하는 리빙 빌딩 챌린지(Living Building Challenge)는 친환경 건축을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7가지 가이드 라인을 발표했다. 첫째, Site(위치)이다. 건물이 들어설 위치는 보행자 및 자전거 친화적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둘째, Water(물)이다. 자연으로부터 얻는 빗물을 저장하여 건물 내에서 재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Energy(에너지)이다. 건물에 사용하는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해야 한다. 넷째, Health(건강)이다. 입주자의 건강을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건물 내부가 설계되어야 한다. 다섯째, Materials(건축자재)이다. 유해 화학물질로 정한 362가지의 ‘레드리스트(Red List)’를 만들어 건물에 사용되지 못하게 해야 한다. 여섯째, Equity(공평)이다. 건물 내 모든 사무실이 상쾌한 공기와 자연광을 받을 수 있게 창문의 사이즈와 위치를 적절하게 설계해야 한다. 일곱째, Beatuty(아름다움)이다. 건축물이 완공되면 사람들이 깜짝 놀랄만한 아이디어를 포함하여야 하며, 주변과 조화를 이루는 건축양식이어야 한다. 친환경 건축을 추구하는 불릿 센터의 내부 자재는 목재를 기본으로 하였다. 나무는 자연으로부터 얻는 친환경 재료로 탄소 발생을 억제하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건축물에 사용되는 모든 목재는 산림 관리 협회(Forest Stewardship Council)에서 설정한 표준에 따라 인증된 것을 사용했다. 불릿 센터는 산림 관리 협회 인증을 획득한 미국 최초의 상업용 건물이다. 불릿 센터의 공간 구성은 전면에 계단을 바로 보이게 하여, 이용자가 가능한 계단을 이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용자가 계단을 이용하면 엘리베이터 사용으로 인한 탄소를 줄이고 건강도 함께 가져다주는 이중효과를 거둘 수 있다. 따라서 불릿 센터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엘리베이터는 찾기보다 계단을 주로 이용하게 된다. 불릿 센터에서 가장 혁신적인 것은 퇴비화되는 화장실 시스템이다. 이곳 화장실은 생분해 거품 양변기를 사용한다. 생분해 화장실은 3스푼 정도의 물과 생분해성 비누가 만들어낸 거품이 소변과 대변을 처리하도록 설계되었다. 화장실 사용으로 인해 배출되는 오수는 배관을 통해 지하로 옮겨져 200°F 이상 온도에서 가열되고 혐기성 소화 시스템을 통해 비료로 전환된다. 이러한 친환경 화장실 시스템이 건물 전체에 설계된 것은 세계에서 유일하다. 양변기나 소변기 앞에 설치된 센서에 손을 대면 거품이 발생하고, 어느 정도 거품이 생길 때 화장실을 보면 최소의 물과 거품을 통해 화장실의 배설물과 악취를 처리할 수 있다. 양변기에 사용하는 배관은 일자 배관을 사용하여 거품과 배설물의 마찰을 줄여 쉽게 내려갈 수 있을 뿐 아니라, 화장실에서 나는 메탄 냄새도 잡아 악취가 나는 것을 막아준다. 이렇게 모여진 배설물은 건물 지하로 집적되고, 그것들을 자체적으로 퇴비화 작업을 한다. 그렇게 만들어지는 퇴비는 원예용으로 상품화되어 지역주민에게 판매된다. 불릿 센터는 빗물 저장 장치를 사용한다. 빗물을 모으고, 여과하고, 소독해 재활용할 수 있는 56,000갤런 용량의 탱크가 있다. 연간 빗물 유출량의 약 69% 정도를 저장고에 저장하여 재활용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이 시스템은 규제 기관의 승인을 받아 수집된 빗물을 집적하여 여과하고 음용을 포함한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불릿 센터의 시공자들은 자신들이 납품하는 제품이 360가지 이상의 독성 화학 물질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통과해야만 건축 자재 공급계약이 가능하다. 불릿 센터에 사용되는 모든 전기에너지는 지열과 태양광을 이용하여 충당했다. 지열은 지면으로부터 400피트(120m) 연장되는 26개의 지열 우물을 통해 55°F(13°C)를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설계되었다. 이렇게 설치된 지열 시스템은 겨울에 건물을 덮여주고 여름에 차갑게 한다. 불릿 센터는 친환경 에너지 활용뿐 아니라 자동 온도 조절 센서를 통해 창문의 채광과 퉁풍을 제어해 건물 내 공기 질을 관리한다. 건축물에 충분한 창을 설치하여 자연 채광과 자연 바람을 최대한 활용함으로써 에너지 사용량도 최소화하고 있다. 불릿 센터는 2014년에 실제로 사용한 에너지보다 60% 더 많이 생산해 에너지 자립을 이루어 냈다. 또한 2016년 지붕의 태양 전지판에서 건물에 필요한 에너지보다 30% 더 많은 에너지를 생산해냈다. 2016년 불릿 센터 에너지 사용 집약도(EUI)는 12로 시애틀의 평균 상업용 건물의 집약도가 90 이상인 점을 보면 매우 낮게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결과를 토대로 불릿 센터는 세계에서 가장 큰 "순 긍정적" 에너지 건물이 되었다. 불릿 센터가 이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건물의 에너지 소비를 비슷한 크기의 일반 사무실에 비해 약 15% 정도 줄이는 방식을 선택했기 때문이었다. 특히 불릿 센터는 사용에너지를 상환하기 위해 전력망에 연결되어 있어 자신들이 소모하고 남은 에너지를 반환하는 시스템까지 갖추고 있다. 불릿 센터는 순수 에너지 제로 기준에 적합하도록 설계되어 자연광 사용을 최대화하면서 눈부심을 최소화하기 위해 3중 유리창을 사용했다. 또한 단열벽, 커튼월 시스템을 사용하여 충분한 공기와 햇빛을 내부공간으로 유입했다. 특히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사용하는 조명등도 초절전형 LED등을 사용하였으며, 전력 제어시스템, HVAC(Heating, Ventilation, & Air Conditioning)시스템을 사용했다. 덧붙이는 글 I 윤재은(Yoon Jae Eun) 예술, 문학, 철학적 사유를 통해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공간철학자이자 건축가이다. 현재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공간디자인학과, 테크노전문대학원 공간문화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 학사, 미국 뉴욕 프랫대학 인테리어디자인 석사, 홍익대학교 건축대학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의 UC버클리대학 뉴미디어 센터에서 1년간 방문학자로 있었다. 저자는 ‘해체주의 건축의 공간철학적 의미체계’ 라는 박사 논문을 통해 공간철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적 영역을 개척하였다. ‘공간철학’이란 반성을 통해 지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직관을 통해 무형의 공간과 사물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다. 주요 저서로는 장편소설로 ‘비트의 안개나라’와 시집으로 ‘건축은 나무다’, ‘건축은 선이다가 있으며, 건축 전문서적으로 ’Archiroad 1권(Hyun), 2권(Sun), 3권(Hee)‘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또한, <현대지성 출판사>에서 ‘철학의 위로’라는 책이 최근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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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글로벌] ‘마나스 바티아(Manas Bhatia)’...AI를 통한 건축의 미래 가능성 제시
- 건축가가 AI에게 미래의 아파트를 설계하게 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이에 대한 실험적 해답을 제공한 건축가가 있다. 그는 인도 뉴델리에 기반을 둔 건축가이자 디자이너 ‘마나스 바티아(Manas Bhatia)’이다. 그는 자신의 디자인에 인공지능(AI) 도구 미드저니(Midjourney)를 사용했다. 그에게 AI는 무궁한 잠재력을 가진 설계 도구이며, 공생 건축(Symbiotic Architecture)을 초현실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방식이다. 바티아는 히페리온(Hyperion) 나무에서 영감을 받아 나무에서 살아가는 아파트 타워를 계획했다. 그는 숨 쉬고 성장하는 공생적 아파트 타워가 미래사회에서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바티아는이 작품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콘크리트 박스로 만들어진 성냥갑 같은 아파트가 생물처럼 숨을 쉴 수 있습니까?' 이 질문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에서, 인간의 주거가 생명력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다. 히페리온(Hyperion) 아파트는 이러한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태어난 모델 중 하나이다. 그는 AI를 통해 미래 건축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며, 인간의 상상과 자연을 완전히 통합해 초현실적 아파트를 디자인했다. 그 결과가 바로 '살아있는' 나무 아파트이다. 이 아파트에서는 콘크리트로 가득 찬 현대도시를 떠나 나무 그늘 아래에서 신문을 읽거나, 숲속을 산책하며 시간을 보내는 일상을 생각한다. 아파트는 나무처럼 숨을 쉬며, 나뭇잎처럼 다양한 색조를 표현한다. 나무를 관찰하고 이를 바탕으로 설계된 아파트는 강철이나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기존의 아파트에서 벗어난 "유토피아적 미래"를 꿈꾸고 있다. 바티아(Bhatia)는 "나무로 우거진 숲속에서 내부를 향해 들어오는 햇살과 새소리를 상상해 보라"고 말한다. “여러분은 미드저니(midjourney)와 같은 AI 도구를 사용하면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을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질문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가 생물처럼 숨을 쉴 수 있을까요?” 바티아(Bhatia)는 새로운 공생 건축(Symbiotic Architecture) 시리즈를 통해 건축가나 디자이너가 이미 존재하고 있는 자연 시스템을 AI를 통해 학습하면, 보다 효율적으로 디자인에 접근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나는 항상 작은 곤충과 생물이 자연 속에서 자신의 거처를 만드는 방식에 매료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개미는 토양에 복잡한 네트워크로 집을 만듭니다. 인간이 식물처럼 성장하고 숨 쉬는 건축물을 만들 수 있다면, 얼마나 놀라운 세상이 펼쳐질까요!” 자연 시스템에 대한 AI를 활용한 이 새로운 접근 방식은 기술로 보완되어 건축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러한 접근은 기술을 통한 생물학적 결합으로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AI 기술은 건축가나 디자이너에게 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미래의 비전을 만들어 낼 수 있게 한다. 미래 도시와 건축에 대한 상상 프로젝트 "AI x Future Cities"는 프롬프트를 기반으로 인공지능에 의해 계산되어 진 모델링이다. AI가 만들어낸 상상 도시는 "미래 건축", "유토피아 기술", "공생", "생물발광 물질"과 같은 프로그램 언어를 주입하여 만든 것으로서 인공지능 학습을 통해 만들어진다. 바티아(Bhatia)는 AI를 통해 미래 도시에 나타날 초현실적인 작품을 최대 20분이면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그는 포토샵을 사용하여 최종 이미지를 정리하기 전까지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텍스트를 편집하고 추가하면서 프로젝트당 100번 이상의 수정을 마친다. AI와 인간이 서로 상생 협력하며 만들어내는 그의 프로젝트는 "공생 건축"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바티아는 다양한 프로젝트에서 건물이 살아있는 재료로 만들어지는 미래를 상상하며 앞으로 생성될 도시를 예측하고 설계해 나간다. 특히 AI를 통한 프롬프트에 "거대한", "공허한"과 같은 언어를 사용하면 AI는 "유토피아적 미래"라고 부르는 이미지를 스스로 제작해낸다. 바티아(Bhatia)가 만들어내는 건축물은 건물의 '외피'에 유기적 자연을 접목하여 도시의 온도를 조절하고 유기적 환경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과정을 스스로 해결해 나갈 수 있다. 컴퓨터 기술 발달에 따른 오픈AI(OpenAI)의 DALL-E 2 및 구글 리서치(Google Research)의 이미지(Image)와 같은 AI 이미징 도구는 인간과 같이 창의적 결과물을 만들어내며 미래 건축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바티아(Bhatia)에게 AI는 설계를 위한 또 다른 도구일 뿐이다. 그는 "예술에 대한 해석은 완전히 열려 있다. 그리고 예술가는 예술을 만들기 위해 존재하는 모든 종류의 도구를 사용할 수 있다. 누구나 AI를 사용할 수 있지만 창의적인 사람만큼 좋은 결과를 얻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건물을 디자인하는 건축가는 상상력을 초월하여 무엇인가를 창조해야 하는 업무를 수행해야만 합니다. 만약 AI가 이러한 창의력을 제공한다면 건축에 대한 미래는 다양한 방식으로 발전하게 될 것입니다.” 그는 미래를 향한 AI 설계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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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글로벌] ‘마나스 바티아(Manas Bhatia)’...AI를 통한 건축의 미래 가능성 제시